우주에서 찍은 사진을 땅으로 가져오려고 필름 통을 낙하산에 매달아 떨어뜨리고, 그것을 비행기가 공중에서 받아 내던 때가 있었습니다. 미국의 첫 정찰위성 계획 코로나(CORONA)가 그렇게 일했습니다. 코로나가 만들어지던 1950년대에는 위성으로 땅을 찍어 정찰하는 일 자체가 아직 없었습니다.

정찰위성은 무엇으로 땅을 보고, 왜 원하는 곳을 늘 내려다볼 수는 없을까요? 빛을 받는 광학 위성과 전파를 쏘는 레이다 위성의 차이, 궤도와 재방문의 관계, 그리고 1995년에 기밀이 풀린 코로나의 역사로 그 물음을 풀어 봅니다.

위성 정찰이 시작된 까닭

코로나는 1950년대 말 미국 중앙정보국(CIA)과 미 공군의 공동 사업으로 시작했습니다. 아이젠하워 대통령은 1958년 2월에 이 계획을 공식 승인했습니다. 맡은 일은 소련 땅을 넓게 찍어 미사일 발사장과 생산 시설을 가려내는 것이었습니다.

계획은 처음부터 비밀이었습니다. 대중에게는 디스커버러(DISCOVERER)라는 과학 연구 계획으로 알려졌습니다. 코로나에는 지도용 영상을 찍는 아르곤(ARGON), 짧게 운용된 랜야드(LANYARD)라는 자매 계획도 있었습니다.

비교 대상은 U-2 정찰기였습니다. CIA는 처음 성공한 코로나 임무 한 번이 그때까지의 U-2 비행을 모두 합친 것보다 더 넓은 소련 땅을 찍어 왔다고 설명합니다. 처음부터 코로나에 맡긴 일도 넓은 땅을 찍는 것이었습니다.

필름을 하늘에서 받아 내던 시절: 코로나

코로나의 목표를 순서대로 적으면 이렇습니다. 큰 카메라를 지구 궤도에 올려 정해진 지점과 지역을 찍습니다. 찍은 필름은 캡슐에 담아 낙하산으로 내려보내고, 태평양 위 공중에서 그 캡슐을 낚아챕니다. 마지막으로 필름을 현상해 정보 물음의 답을 찾습니다.

한 단계만 어긋나도 사진은 돌아오지 않습니다. 발사 실패, 궤도 진입 실패, 카메라 고장, 우주선 오류, 회수 실패가 실제로 계획을 괴롭혔습니다. 처음 13번의 임무는 쓸 만한 영상을 하나도 돌려보내지 못했습니다.

1960년 8월 18일, 코로나 14호 임무에서 처음으로 모든 체계가 제대로 작동했습니다. 첫 영상은 거칠고 쓸모가 적었지만, 뒤 임무로 갈수록 화질과 정보 가치가 빠르게 나아졌습니다. 145번째이자 마지막 발사는 1972년 5월 25일, 마지막 회수는 5월 31일이었습니다.

가로 연표 도표. 1958년 2월 대통령 승인, 1960년 8월 18일 14호 임무 성공(앞선 13번은 쓸 만한 영상 없음), 1972년 5월 145번째 마지막 발사와 마지막 필름 회수, 1995년 2월 행정명령 12951로 영상 공개. 아래 상자에 필름이 돌아오는 순서(궤도의 카메라, 필름 캡슐 낙하, 항공기가 받아 냄, 필름 현상)가 화살표로 이어져 있다
코로나 계획의 주요 날짜와 필름이 땅으로 돌아오던 순서. CIA 자료와 행정명령 12951에 적힌 것만 옮겼습니다 (도표)(도표)

이 사진들은 무엇을 바꿨을까요? CIA 판독관들은 몇 달 안에 이른바 "미사일 격차"와 "폭격기 격차"를 걷어 냈습니다. 판독해 보니 소련은 쓸 만한 대륙간 탄도 미사일(ICBM) 개발에서 실제로 미국보다 크게 뒤처져 있었다는 것이 CIA의 설명입니다.

군비 통제에서도 쓰임이 컸습니다. CIA에 따르면 코로나 덕분에 미국은 소련과의 전략무기제한협정(SALT)에서 검증할 수 있는 조건을 정할 수 있었고, 위성 영상은 미국 군비 통제 검증의 중심이 됐습니다.

운용 기간에 걸쳐 미 국방부는 이 영상으로 들어갈 수 없는 지역의 군사 지도를 전보다 정확하게 만들었습니다. 그 기간에 코로나가 모은 사진은 80만 장이 넘습니다.

광학 위성과 레이다 위성

멀리서 정보를 얻는 일을 원격 탐사(remote sensing)라고 합니다. 위성에 실린 기기는 지표가 반사하거나 내보내는 에너지를 감지해 기록합니다. 기기는 그 에너지를 어디서 얻느냐에 따라 두 갈래로 나뉩니다.

수동(passive) 기기는 자연 환경에서 오는 에너지를 받기만 합니다. 광학 영상이 이 방식이고, 가시광선·근적외선·단파 적외선 영역의 빛을 모읍니다. 필름 카메라로 빛을 받아 찍은 코로나도 같은 갈래입니다.

능동(active) 기기는 스스로 에너지를 내보내고, 돌아온 신호의 변화로 자료를 모읍니다. 합성개구레이다(synthetic aperture radar, SAR)가 그런 기기입니다. 에너지 펄스를 쏜 뒤 지표와 부딪쳐 되돌아온 에너지의 양을 기록합니다.

두 칸 도표. 왼쪽 수동(광학) 칸에서는 햇빛이 지면에 닿아 반사된 빛이 위성으로 가고, 다른 햇빛 줄기는 구름에 막힌다. 오른쪽 능동(레이다, SAR) 칸에서는 위성이 펄스를 아래로 쏘고 되돌아온 메아리를 받으며, 펄스는 구름을 지나고 달 그림 옆에 밤이든 낮이든이라고 적혀 있다
수동 센서는 지표가 반사하거나 내보내는 에너지를 받고, 능동 센서는 스스로 펄스를 쏘아 되돌아온 신호를 기록합니다 (도표)(도표)

어두운 골짜기에서 소리를 지르고 메아리를 듣는 장면을 떠올리면 능동 방식이 잡힙니다. 실제로는 레이다가 받는 것이 소리가 아니라 되돌아온 전파 에너지이고, 영상은 그 양을 바탕으로 만듭니다. 레이다의 기본 원리는 레이다: 전파로 거리와 움직임을 어떻게 알까에 있습니다.

두 방식은 쓰임에서 갈립니다. 레이다는 센티미터에서 미터 규모의 긴 파장(wavelength)을 써서, 구름에 덮였거나 빽빽한 숲 아래에 있는 지형도 영상으로 만들 수 있습니다. 미 항공우주국(NASA)은 SAR이 밤이든 낮이든, 날씨와 상관없이 영상을 만들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

이름의 "합성개구"는 안테나 크기 문제에서 나왔습니다. 같은 파장이라면 안테나가 길수록 공간 해상도가 높아지는데, 그만큼 긴 안테나는 우주의 위성에 달 수 없습니다. 그래서 짧은 안테나로 잇달아 얻은 자료를 합쳐 훨씬 큰 안테나를 흉내 냅니다. 자세한 원리는 합성개구레이다(SAR): 전파로 사진 같은 영상을 만드는 법에서 풉니다.

궤도와 재방문

궤도의 성질은 위성이 무슨 일을 하든 같은 물리를 따릅니다. 여기서는 NASA가 공개한 과학·기상 위성의 예로 봅니다. 지구 궤도는 크게 낮은 궤도, 중간 궤도, 높은 궤도로 나뉩니다.

위성이 지구에 가까울수록 중력이 세지고, 위성은 더 빨리 돕니다. 높은 쪽에는 정지 궤도가 있습니다. 지표에서 약 36,000 km 높이에서는 위성의 공전이 지구 자전과 맞아떨어지고, 적도 위 정지 궤도의 위성은 늘 같은 곳 바로 위에 머뭅니다. 같은 지역을 계속 볼 수 있어 기상 관측에 값진 궤도입니다.

낮은 궤도는 지표에 훨씬 가깝습니다. NASA 지구 관측 위성 다수는 거의 극궤도를 돌며, 한 바퀴에 약 99분이 걸립니다. 그동안 아래에서 지구가 돌기 때문에, 위성이 다시 낮 쪽으로 올 때는 지난번에 본 곳의 이웃 지역 위에 있습니다.

두 칸 도표. 왼쪽에는 지구 가까이 도는 낮은 궤도와 훨씬 큰 점선 원의 정지 궤도(약 36,000 km, 한 곳 위에 머묾)가 축척 없이 그려져 있다. 오른쪽에는 극궤도 위성이 세 번 지나가며 본 땅의 띠 세 개가 나란히 있고, 지구가 아래에서 돌아 지날 때마다 이웃 띠를 본다는 설명이 있다
낮은 궤도와 정지 궤도, 그리고 극궤도 위성이 지날 때마다 이웃 띠를 보는 모습. NASA 과학·기상 위성의 예이고 축척은 맞지 않습니다 (도표)(도표)

잔디 깎는 기계가 한 줄씩 옆으로 옮겨 가며 마당을 덮는 모습과 닮았습니다. 실제로는 위성이 옆으로 비켜 가는 것이 아니라, 위성 아래에서 지구가 돌아 다음 줄이 앞에 놓입니다. 극궤도 위성은 24시간 동안 지구 대부분을 두 번, 낮에 한 번 밤에 한 번 봅니다.

궤도를 돌아 같은 관측 지역을 다시 찾는 데 걸리는 시간을 시간 해상도(temporal resolution)라고 합니다. 이 시간은 궤도, 기기의 특성, 한 번에 훑는 폭(swath)에 달려 있습니다. 낮은 궤도의 위성은 가까이에서 보지만 한 곳에 머물 수 없고, 정지 궤도의 위성은 한 곳을 계속 보지만 지표에서 멀리 떨어져 있습니다.

과학 관측에 쓰이는 태양 동기 궤도(Sun-synchronous orbit)도 있습니다. 날마다 거의 같은 지방시에 적도를 지나기 때문에, 태양과 지표가 이루는 각이 비교적 일정하게 유지됩니다. 덕분에 여러 해에 걸친 같은 계절의 영상을 그림자와 조명의 큰 차이를 크게 걱정하지 않고 견줄 수 있습니다.

어느 궤도를 고를지는 무엇을 보려는 위성인지에 달려 있습니다. 궤도가 기울어진 정도(경사각)도 그 위성이 무엇을 관측하려고 쏘아졌는지에 따라 정해집니다. 낮은 궤도에는 대가도 있습니다. 대기의 가장 얇은 층이라도 저항이 있어, 위성을 궤도에서 조금씩 끌어내립니다.

기밀이 풀린 사진들

코로나의 사진은 오랫동안 비밀이었습니다. 1995년 2월 22일 클린턴 대통령이 행정명령 12951에 서명했고, 2월 24일 고어 부통령이 CIA 본부에서 이를 발표했습니다.

명령의 핵심은 짧습니다. 코로나·아르곤·랜야드가 찍은 영상을 18개월 안에 기밀 해제해 국립문서기록관리청(NARA)으로 넘기고, 사본을 미 지질조사국(USGS)에 보냅니다. 넘긴 영상은 기밀이 풀린 것으로 보고 누구나 볼 수 있게 합니다.

왜 풀었을까요? USGS 기록으로는 1992년 환경 태스크포스가 초기 위성 자료를 환경 연구에 쓸 수 있는지 평가했습니다. 이 자료는 더는 국가 안보에 결정적이지 않았고, 지구 변화 연구에 역사적 가치가 있을 수 있었습니다.

고어 부통령은 발표에서 위성 덕분에 군비 통제 협정을 밀고 나갈 자신감을 얻었다고 말했습니다. 또 위성이 냉전의 풍경보다 훨씬 많은 것을 기록했다고 했습니다. 어느 나라도 지구 자원 위성을 쏘기 적어도 10년 전에, 지구의 환경 역사를 후대를 위해 남겼다는 것입니다.

USGS는 세 계획이 1960~1972년에 찍은 지표 영상이 86만 장이 넘는다고 적었습니다. 처음에는 정찰과 미국 정보기관의 지도 제작에 쓰였던 영상입니다. 이미 디지털로 바꾼 파일은 USGS의 EarthExplorer에서 무료로 찾고 내려받을 수 있습니다.

모든 정찰위성 영상이 풀린 것은 아닙니다. 같은 명령은 세 계획 밖의 체계가 찍은 영상을 중앙정보장(DCI)이 달리 정할 때까지 비밀로 두고, 정기적으로 검토할 계획을 세우게 했습니다.

레이저와 맞닿는 점: 스스로 쏘는 센서

레이다 위성의 능동 방식은 레이저 쪽에도 있습니다. 라이다(Light Detection and Ranging, lidar)는 펄스 레이저의 빛으로 지구까지의 거리를 재는 원격 탐사 방법입니다. 전파 대신 레이저 빛을 쏘고 되돌아온 신호를 읽는다는 점에서, 앞에서 본 능동 기기와 같은 갈래입니다.

빛이 갔다 오는 시간으로 거리를 재는 원리는 레이저로 재기: 거리 측정과 라이다의 기초에서 자세히 풉니다. 쏘는 것이 전파냐 레이저 빛이냐가 다를 뿐, 두 글을 나란히 읽으면 "스스로 쏘고, 돌아온 것을 읽는다"는 같은 뼈대가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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