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정 한 척의 레이다가 볼 수 있는 하늘에는 끝이 있습니다. 같은 바다 위를 나는 항공기, 해안의 지상 부대도 저마다 한 조각씩만 봅니다. 세 곳이 본 것을 한데 모을 수 있다면 어떨까요?
그 일을 맡는 연결이 데이터링크(data link)입니다. 이름 그대로 자료(data)를 장비와 장비 사이에 잇습니다. 데이터링크에서 먼저 부딪히는 것은 장비보다 "같은 규칙"입니다. 그 규칙은 누가 정하고, 어긋나면 무슨 일이 생길까요?
데이터링크는 무엇을 잇나
군은 전자기 스펙트럼을 정보 수집과 작전에 두루 씁니다. 물속 잠수함과 교신하는 매우 낮은 주파수의 전파가 한쪽 끝이라면, 항공기·위성·지상군·함정 같은 무기 체계를 잇는 데이터링크용 마이크로파가 다른 쪽에 있습니다. 미 의회조사국(CRS)은 항공기와 항공기 사이를 계속 잇는 데이터링크도 그 예로 듭니다.
무인기를 보면 데이터링크가 얼마나 기본인지 드러납니다. 무인 항공기(UAV)는 지상 통제소, 데이터링크와 묶여야 비로소 무인 항공 체계(UAS)라고 부릅니다. 하늘에 뜬 기체만으로는 체계가 되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오래 떠 있는 무인기 이야기는 정찰·감시 무인기에 있습니다.
데이터링크는 한 번 달고 끝나는 장비도 아닙니다. 미 공군은 1987~2001년 블록 30/35 사업으로 E-3 조기경보통제기를 개량했습니다. 그 일의 한 부분이 더 많은 항공기와 통신하도록 데이터링크를 개선하는 것이었습니다. 하늘의 관제탑이라 불리는 이 항공기는 조기경보통제기에서 따로 다룹니다.
여러 사람이 지도 한 조각씩을 들고 있다가 한 장으로 맞붙이는 장면을 떠올리면 됩니다. 실제로는 그보다 까다롭습니다. 조각은 계속 바뀌고, 맞붙이려면 모든 장비가 같은 방식으로 자료를 적고 읽어야 합니다. 여기서 표준이 등장합니다.
같은 말을 쓰게 하는 표준
NATO는 다국적 작전을 하려면 나라들이 공통된 표준을 나눠야 한다고 설명합니다. 범위는 탄약 크기와 철도 궤간에서 병사들이 서로 주고받는 낱말까지 걸쳐 있습니다. 표준이 있으면 처음 함께 일하는 나라의 사람들도 호환되는 장비를 갖고 서로의 절차를 이해하며 매끄럽게 움직일 수 있습니다. 이것이 상호운용성(interoperability)이고, 표준화의 궁극 목표입니다.
이런 합의를 담는 문서가 표준화 협정(Standardization Agreement, STANAG)입니다. 회원국이 어떤 표준을 이행하기로 했다는 약속을 적은 NATO 문서입니다. 그런 협정에는 나라마다 다른 통신 체계를 호환되게 하는 규격, 정보와 다른 자료를 나누기 쉽게 하는 형식도 들어 있습니다.
상호운용성에 꼭 같은 장비가 필요한 것은 아닙니다. 중요한 것은 장비가 다른 장비와 연결되고, 소통하고, 자료와 서비스를 주고받을 수 있느냐입니다. 상호운용성은 기술만이 아니라 절차, 사람, 정보의 면에도 걸쳐 있습니다. 센서와 무기를 하나로 엮는 방공의 경우는 통합방공과 센서 융합에서 이어집니다.
링크 16과 MIDS 단말
CRS 보고서와 미 해군 자료에 나오는 이름으로 링크 16(Link 16)이 있습니다. CRS 보고서에서도 링크 16은 데이터링크의 하나로 등장합니다. 여기서 흔히 섞이는 것이 있는데, 링크라는 이름과 그 링크에 참여하는 장비는 다른 것입니다.
미 해군 항공체계사령부(NAVAIR)는 MIDS(Multifunctional Information Distribution System)를 세계에서 가장 널리 배치된 링크 16 단말 계열로 소개합니다. 이 계열에는 항공기, 함정, 지상 이동 장비, 고정 시설에 쓰는 제품이 있습니다. 링크가 무엇이고, 그 링크에 참여하는 무선 장비가 무엇이며, 그 장비를 싣는 것이 무엇인지를 나눠 보면 아래와 같습니다.
MIDS 저용량 단말(Low Volume Terminal, LVT) 사업은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스페인, 미국이 함께 개발한 국제 공동 사업으로, 25년 넘는 협력의 역사가 있습니다. MIDS JTRS는 미 해군이 돈을 대는 사업으로, MIDS-LVT를 바탕으로 여러 채널을 쓰고 소프트웨어로 기능을 정하는 변형입니다. MIDS 사업단은 임무를 설명하며 상호운용과 보안을 앞세우고, 그 대상을 합동·연합·국제 전투원으로 적습니다. 다섯 나라가 함께 만든 단말이 항공기, 함정, 지상 장비, 고정 시설에 두루 쓰이니, 링크 16은 여러 나라의 여러 종류 플랫폼이 같은 링크에 참여하는 예가 됩니다.
표준이 다르면 생기는 일
표준이 어긋나면 같은 나라, 같은 군 안에서도 정보가 막힙니다. CRS는 국방부가 맞닥뜨린 과제로 개별 무기 체계 사이, 각 군 사이의 상호운용성을 듭니다. 그 예가 미 공군의 F-22와 F-35입니다. 두 전투기는 서로 호환되지 않는 데이터링크 프로토콜을 따로 개발했고(F-22는 IFDL, F-35는 MADL), 그래서 서로 정보를 나누지 못하는 문제가 기록됐습니다.
각 군은 자기 필요에 맞춰 지휘·통제·통신 체계를 만듭니다. 보고서가 나올 무렵 해군의 이지스 탄도미사일 방어 체계는 육군의 통합전투지휘체계(IBCS)에 레이다 자료를 보내지 못했습니다. IBCS는 비슷한 일을 하는 육군 체계입니다. 이지스가 어떤 체계인지는 이지스 전투체계에 있습니다.
반대로 표준을 맞추려는 움직임도 있었습니다. 미 하원 군사위원회 위원들은 모든 전술 무인기에 전술 공통 데이터링크(TCDL)를 갖추라고 요구하는 조항을 넣었습니다. 2012년 CRS 보고서 시점에 TCDL은 각 군의 표준화된 통신 수단이 되어 있었습니다.
더 넓은 연결 구상과 남은 물음
칸막이를 넘어서려는 더 큰 구상도 있습니다. 합동 전영역 지휘통제(Joint All-Domain Command and Control, JADC2)는 육군, 해군, 공군, 해병대, 우주군의 센서를 하나의 네트워크로 잇겠다는 국방부의 구상입니다. 전통적으로 각 군은 다른 군과 맞지 않는 자기 전술 네트워크를 따로 만들어 왔습니다. 국방부는 바라는 모습을 차량 호출 서비스 우버에 빗대어 설명하기도 합니다.
물음도 많습니다. CRS가 옮긴 분석가들은 기술이 충분히 성숙했는지, 비용을 감당할 수 있는지 묻습니다. 전자전이 심한 환경에서 안전하고 믿을 만한 네트워크를 펼치는 것이 가능하기나 한지도 의심합니다. 영역을 넘나드는 결정 권한을 누가 가질지, 군사 결정에서 사람의 몫을 줄여도 되는지도 묻습니다.
데이터링크와 전자전은 떼어 놓고 보기 어렵습니다. CRS의 정의에서 전자전은 상대의 레이다, 무선 통신, 데이터링크 같은 전자 체계를 탐지하고 엿듣고 재밍하고 기만하는 작전이며, 상대의 같은 시도를 막는 일도 포함합니다. JADC2를 두고 나온 "전자전이 심한 환경" 물음도 이 정의와 함께 읽으면 뜻이 또렷해집니다.
레이저와 맞닿는 점: 체계에 들어가야 쓸 수 있다
레이저 무기도 혼자 일하지 않습니다. CRS가 옮긴 2021년 10월의 해군 정보 문서는 레이저 무기 체계가 다른 무기와 센서, 전투체계 전체를 복잡한 방식으로 보완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그래서 각 플랫폼의 기여에 "전투 가치"를 따로 매기기 어렵다고도 했습니다. 레이저 무기를 성숙시키면서 전투체계 전체에 어떻게 통합할지도 해군이 계속 분석하는 과제입니다.
함정 안의 전투체계 통합과 장비 사이의 데이터링크가 같은 것은 아닙니다. 그래도 질문은 닮았습니다. 해군의 문장도 레이저가 다른 센서·무기를 보완하며 쓰일 것으로 봅니다. 레이저 무기를 이루는 여러 부분은 레이저 무기 체계 한눈에에서 볼 수 있습니다.
다음에 읽을 글
- 전자전: 보이지 않는 전자기 환경의 경쟁: 데이터링크가 쓰는 전파를 두고 벌어지는 경쟁을 봅니다.
- 통합방공과 센서 융합: 여러 센서를 하나의 그림으로: 나눈 정보가 방공에서 어떻게 하나의 그림이 되는지 봅니다.
- 레이저 무기는 레이저만으로 되지 않는다: 체계 구성 한눈에: 레이저 무기가 어떤 부분들로 이뤄지는지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