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생성 이미지: 수면을 경계로 위는 옅은 하늘과 가는 비행운, 아래는 푸른 물속에서 작은 원통이 앞으로 나아가며 둥근 물결을 남기는 장면.. 실제 장비가 아니다
실제 장비를 그린 것이 아닙니다(AI 생성 이미지)

잠수함을 찾았다고 해서 일이 끝나지는 않습니다. 물속으로 어뢰를 보내야 하는데, 어뢰가 가는 동안 잠수함이 가만히 기다려 주지 않습니다.

홍상어(Red Shark)는 이 문제에 다른 답을 냅니다. 어뢰를 유도탄에 실어 먼저 하늘로 날려 보내고, 잠수함 가까운 바다에 떨어뜨립니다. 어뢰가 왜 하늘을 나는지, 홍상어가 어떤 단계를 거치는지, 개발과 양산이 어떻게 이어졌는지를 국방과학연구소(ADD)와 방위사업청의 공식 발표로 따라가 보겠습니다.

물속에서 어뢰가 늦는 까닭

바닷속에서는 눈보다 귀가 먼저입니다. 함정과 잠수함은 서로를 찾을 때 소리로 위치와 속도를 알아냅니다.

함정이 잠수함을 먼저 찾아 경어뢰를 쏘았다고 해 봅시다. 함정이 잠수함을 공격할 때 쓰는 어뢰는 경어뢰(lightweight torpedo), 잠수함에서 잠수함이나 함정을 공격하는 어뢰는 중어뢰(heavyweight torpedo)로 나눠 부릅니다. 홍상어가 싣고 가는 것도 경어뢰인 청상어입니다.

어뢰가 나아가는 물의 저항이 커서, 어뢰는 이따금 표적을 놓칠 수 있습니다. 어뢰보다 어뢰가 내는 소리가 잠수함에 먼저 닿고, 잠수함은 그 소리를 듣고 전속력으로 달아날 수 있습니다. 2009년 정부 브리핑에 실린 설명입니다.

ADD는 이것을 "소리보다 늦을 수밖에 없는 어뢰의 한계"라고 불렀습니다. 홍상어는 이 한계를 넘고, 어뢰의 사거리보다 먼 곳의 잠수함을 공격하려고 개발됐습니다. 잠수함이 숨은 바다 바로 위까지 날아가서, 어뢰 소리를 듣고 달아날 시간을 줄이려는 것입니다.

비유하자면 멀리 있는 사람에게 공을 굴리는 대신, 던져서 그 사람 발밑에 떨어뜨리는 것과 비슷합니다. 실제로는 다릅니다. 떨어진 뒤의 일은 물속에서 어뢰가 스스로 맡아야 하고, 공처럼 그대로 멈춰 있는 것이 아니라 잠수함을 찾아 나아갑니다.

하늘로 실어 나르고 물속에서 찾는다

홍상어는 어뢰 한 발이 아니라 한 벌의 체계입니다. 수직발사형 유도탄, 수직발사체계, 발사통제콘솔로 이루어지고, 함정의 전투체계(combat system)와 연동해 운용됩니다. 유도탄 안에는 경어뢰 청상어(Blue Shark)가 들어 있습니다.

흐름은 네 덩어리로 나눌 수 있습니다. 먼저 함정 갑판 아래에서 유도탄이 위로 솟구친 뒤 방향과 자세를 잡습니다. 이어 잠수함 근처 바다 위까지 날아가는데, 2009년 개발 완료를 알린 국방일보 기사는 이 비행을 10 km 이상, 초음속이라고 적었습니다.

세 번째로 유도탄에서 경어뢰가 떨어져 나와 물로 내려갑니다. 물에 들어갈 때의 충격을 줄이려고 낙하산을 씁니다. 마지막으로 물에 들어간 경어뢰는 해수전지가 켜지며 스스로 움직이고, 낙하산을 떼어 낸 뒤 음탐부로 잠수함을 찾아 공격합니다.

홍상어의 네 단계를 보여 주는 개념 그림. 왼쪽 함정 갑판 아래 칸에서 유도탄이 위로 솟아(1) 하늘을 날아가고(2), 오른쪽 바다 위에서 어뢰가 낙하산에 매달려 내려오며(3), 물속에서 어뢰가 스스로 나아간다(4). 축척·거리·각도가 없다는 메모가 있다
홍상어가 거치는 네 단계. 2009년 발표에 적힌 흐름을 개념으로만 그렸습니다 (도표)(도표)

날아가는 동안 길을 잡는 방법도 발표에 한 줄 나옵니다. 중간 구간에서는 관성항법장치를 이용한 유도, 곧 중기유도를 씁니다. 바깥 신호 없이 가속도와 회전으로 자기 위치를 셈하는 관성항법은 관성항법과 위성항법 글에서 자세히 다룹니다.

갑판 아래의 수직발사체계

홍상어는 갑판 위에서 비스듬히 쏘지 않고, 갑판 아래에서 곧게 세운 채로 쏩니다. 홍상어를 쏘는 함정의 수직발사체계도 국내 기술로 개발됐고, 함상의 덮개만 열면 어느 방향으로든 쏠 수 있다는 것이 정부 브리핑의 설명입니다.

2009년 발표 때 홍상어를 실을 수 있는 배는 4400톤급 한국형 구축함(DDH-Ⅱ)과 7600톤급 이지스 구축함 세종대왕함(DDG)이었습니다. 이 함정들에는 홍상어를 운용할 수 있게 한국형 수직발사기가 설치돼 있었습니다.

홍상어는 구축함에 이어 호위함에도 실렸습니다. 한 예로 2023년 10월 해군에 인도된 신형 호위함, 울산급 Batch-Ⅱ의 8번함 춘천함이 있습니다. 이 배는 예인형 선배열음탐기(TASS)와 장거리 대잠어뢰 홍상어를 실어 대잠작전 능력을 보강했습니다.

미사일을 갑판 아래 칸에 세워 두는 장치 자체가 궁금하다면 수직발사체계(VLS) 글을 함께 보면 좋습니다.

다른 나라의 비슷한 무기

어뢰를 로켓에 실어 보내는 생각이 홍상어에서 처음 나온 것은 아닙니다. 2009년 정부 브리핑은 어뢰를 품은 유도탄 체계로 미국의 VLA, 프랑스의 MILAS, 러시아의 Medvedka를 들었습니다.

브리핑에 따르면 미국은 1956년에 ASROC(Anti-Submarine Rocket)를 개발했습니다. 어뢰 뒤에 낙하산을 넣고 로켓 모터를 이은 형태였고, 일정한 각도로 기울여 쏘는 경사발사형이었습니다. 미국은 뒤에 이것을 갑판 아래서 수직으로 쏘는 VLA로 고쳤고, 수직발사 덕분에 모든 방향을 공격할 수 있게 됐습니다.

브리핑의 분류로는 미국 VLA가 홍상어와 같은 수직발사형이고, 프랑스와 러시아의 것은 경사발사형입니다. 2009년 국방일보 기사는 함정에서 수직으로 쏘는 대잠수함 유도무기로는 홍상어가 미국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라고 적었습니다.

두 칸 비교 그림. 왼쪽은 갑판 아래 칸에서 곧게 위로 쏘는 수직발사로, 홍상어(한국)와 VLA(미국)가 적혀 있다. 오른쪽은 갑판 위의 기울어진 발사대에서 비스듬히 쏘는 경사발사로, 초기 ASROC(미국, 1956년), MILAS(프랑스), Medvedka(러시아)가 적혀 있다
수직발사와 경사발사. 2009년 정부 브리핑의 분류를 옮겼고, 각도는 축척이 아닙니다 (도표)(도표)

개발과 양산의 걸음

ADD의 홍상어 개발은 2009년 6월에 끝났습니다. 착수한 지 9년 만이었고, 개발비는 1000억 원이 들었습니다. 개발 완료를 알리면서 ADD는 위력과 신기술의 우수성이 10여 차례의 함정 실험으로 입증됐다고 말했습니다.

두 달이 채 안 돼 다음 단계가 정해졌습니다. 2009년 8월 13일 열린 제38회 방위사업추진위원회가 홍상어체계 1차 양산계획을 의결했습니다. 그해부터 2012년까지 약 1800억 원을 들여 홍상어와 수직발사대를 생산하는 계획입니다.

만드는 곳은 LIG넥스원이며, 지금 누리집 이름은 LIG 디펜스&에어로스페이스입니다. 회사는 홍상어를 "어뢰에 유도로켓을 결합한" 무기체계로 소개하고, 개발을 마쳐 양산하는 무기 가운데 하나로 듭니다. 2011년부터는 홍상어의 성과기반 군수지원(PBL)도 이 회사가 맡고 있습니다.

ADD의 연혁은 2000~2019년을 "정밀무기 개발" 시기로 묶고, 그 성과에 청상어(경어뢰)와 홍상어(대잠유도무기)를 나란히 올려 두었습니다.

가로 연표. 2009년 6월 국방과학연구소가 9년 만에 개발 완료, 2009년 8월 1차 양산계획 의결(유도탄과 발사대, 2009~2012년), 2011년 제조사의 성과기반 군수지원(PBL) 시작, 2023년 10월 예인형 음탐기와 홍상어를 실은 호위함 춘천함 인도. 아래 상자에 개발비 1000억 원, 양산 계획 약 1800억 원, 2009년 기준 4400톤급 한국형 구축함 이상에서 운용이라는 설명이 있다
홍상어의 주요 연도. 정부 발표와 제조사 누리집에 적힌 것만 옮겼습니다 (도표)(도표)

공식 발표를 읽을 때

2009년의 발표문에는 평가하는 문장이 여럿 있습니다. 정부 브리핑은 홍상어로 해군이 "세계 최고 수준의 대(對)잠수함 전투능력"을 갖게 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국방일보 기사도 홍상어가 세계 최고 수준의 성능으로 평가받는다고 썼습니다.

이런 문장은 개발을 막 마친 때 개발 기관과 정부가 내놓은 판단이자 전망입니다. 사실을 적은 문장과 나눠서 읽는 편이 좋습니다. 개발 기간, 개발비, 양산 의결 날짜는 사실이고, "세계 최고 수준"은 누가 한 말인지와 함께 읽을 평가입니다.

수치에도 시점이 있습니다. 10 km 이상, 초음속이라는 값은 2009년 개발 완료 기사에 적힌 것입니다. 기사에서 다른 숫자를 보면 언제 누가 낸 값인지부터 확인하는 것이 순서입니다.

레이저와 맞닿는 점: 닿기까지의 시간

홍상어 이야기의 한가운데에는 시간이 있습니다. 어뢰가 물속을 가는 동안 소리가 먼저 퍼져 상대에게 피할 틈이 생기고, 홍상어는 그 구간을 하늘로 건너뛰어 틈을 줄이려 합니다.

무기가 쏜 뒤 표적에 닿기까지 걸리는 시간은 레이저 무기를 이야기할 때도 자주 나오는 주제입니다. 레이저 무기란 무엇인가 글은 그 시간을 빛의 속도라는 다른 각도에서 다룹니다. 두 글을 나란히 읽으면, 같은 물음에 무기마다 전혀 다른 답을 찾는다는 것이 보입니다.

다음에 읽을 글

  • 청상어 경어뢰: 작은 어뢰의 역할. 홍상어가 싣고 가는 경어뢰가 어떤 무기인지 이어서 봅니다.
  • 수직발사체계(VLS): 군함 갑판 아래에는 무엇이 있을까. 홍상어가 들어가는 갑판 아래 칸의 짜임을 봅니다.
  • 소나: 물속에서는 왜 소리로 볼까. 함정과 잠수함이 왜 소리로 서로를 찾는지 원리부터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