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켓이 발사대를 떠날 때 꼬리에서 눈부신 불꽃이 뿜어져 나옵니다. 이 불꽃은 빛만 내지 않습니다. 엄청난 열도 함께 내고, 그 열은 사람 눈에 보이지 않는 빛인 적외선으로 퍼져 나갑니다.
그렇다면 그 열을 아주 멀리서, 지구 밖에서 볼 수는 없을까요? 조기경보위성은 이 물음에서 나왔습니다. 이 글은 적외선이 무엇인지, 왜 땅이 아니라 우주에서 보는지, 그리고 미국의 조기경보위성이 어떤 길을 거쳐 왔는지를 공개된 자료로 따라갑니다.
눈에 보이지 않는 열의 빛
적외선은 전자기 스펙트럼의 한 부분입니다. 눈으로는 보지 못하지만 피부로는 열로 느낍니다. 보이는 빛보다 파장(wavelength)이 긴 빛이라서, 무지개의 빨강 끝 바로 바깥에 자리합니다.
이 빛은 1800년에 처음 알려졌습니다. NASA의 설명에 따르면 윌리엄 허셜은 보이는 빛의 색마다 온도계를 놓고 온도 차이를 쟀습니다. 파랑에서 빨강으로 갈수록 온도가 올랐고, 빨강 끝 바로 바깥에서는 더 높은 온도가 나왔습니다. 눈에 보이지 않는 빛이 거기 있었던 것입니다.
불처럼 아주 뜨거운 물체는 보이는 빛과 적외선을 함께 냅니다. 사람처럼 덜 뜨거운 물체는 적외선만 냅니다. 그래서 적외선 카메라 같은 기구로 보면 사람과 동물이 내는 열이 모습으로 드러납니다.
위성도 이미 적외선으로 지구를 봅니다. 지구 관측 위성의 기구는 땅과 바다가 내는 적외선을 재어 표면 온도의 변화를 살핍니다. 미국 Aqua·Terra 위성에 실린 MODIS라는 기구는 적외선 자료로 연기를 살피고 산불이 난 곳을 짚어 냅니다.
로켓으로 움직이는 미사일도 다르지 않습니다. 미사일은 추진하는 동안 밝은 배기 화염 신호를 보입니다. 이 열로 미사일을 찾자는 생각은 꽤 오래됐습니다.
조지워싱턴대 국가안보문서보관소(National Security Archive)가 기밀 해제 문서를 모아 정리한 자료에 따르면, 1948년에 이미 미국 정부 과학자들이 미사일이 발사될 때 내는 열과 화염의 적외선 신호로 미사일을 찾고 추적할 수 있는지 연구하고 있었습니다.
1955년에는 RAND 연구소의 연구 하나가 여러 과학 자문위원회의 눈길을 끌었습니다. 이 연구는 대륙간탄도미사일이 이륙할 때와 대기권에 다시 들어올 때 열을 내고, 뜨거운 금속은 적외선을 잘 낸다는 점에 주목했습니다. 그리고 공중에서 찾는 방법의 한계를 짚으며 위성에서 찾는 것이 가능할 수 있다고 보았습니다.
왜 땅이 아니라 우주에서 볼까
지구가 둥글어서 땅 위의 레이다는 수평선 너머를 보기 어렵습니다. 미 국립연구회의(National Research Council) 보고서는 지금 미국이 쓰는 조기경보위성 체계인 SBIRS(뒤에서 자세히 봅니다)가 대개 미사일을 처음 찾고 추적한다고 적었습니다. 특히 어느 레이다의 수평선도 넘어선 나라 안쪽에서 쏜 미사일이 그렇습니다.
높이 올라가면 더 넓게 보입니다. 미 의회조사국(CRS) 보고서가 옮긴 2019년 미국 미사일 방어 검토 보고서도 우주의 센서가 우주에서 내려다볼 수 있는 넓은 지역을 이용한다고 적었습니다.
산 아래 마을보다 산꼭대기의 망루에서 더 멀리 보이는 것과 비슷합니다. 실제로는 다른 점이 있습니다. 망루의 파수꾼은 연기와 불빛을 눈으로 보지만, 위성은 지구 표면과 구름이 내는 열 사이에서 미사일의 열을 가려내야 합니다.
어느 궤도에 위성을 올리느냐도 중요합니다. 정지궤도(geostationary orbit) 위성은 적도 바로 위에서 지구와 함께 돌아 늘 같은 곳 위에 머뭅니다. 같은 지역을 끊김 없이 볼 수 있다는 것이 장점입니다. 그러나 적도 위에 있다 보니 아주 북쪽이나 남쪽은 늘 시야의 가장자리에 걸립니다.
높은 위도를 보려면 다른 궤도가 필요합니다. 길게 늘어난 타원 궤도인 몰니야 궤도는 높은 위도를 보는 데 알맞습니다. 미국의 SBIRS도 정지궤도(GEO)와 긴 타원 궤도(highly elliptical orbit, HEO) 두 가지에 위성과 탑재 센서를 둡니다.
MIDAS: 우주에서 열을 찾는 첫 시험
MIDAS부터 DSP 후속 사업까지의 역사도 같은 자료를 따릅니다. 첫걸음은 1950년대 말에 시작됐습니다. 1958년 11월 초에는 미국의 위성 사업 가운데 한 부분에 미사일 방어 경보 체계(Missile Defense Alarm System, MIDAS)라는 이름이 붙어 있었습니다.
시험은 순탄하지 않았습니다. 1960년 2월 26일에 쏜 MIDAS 1은 위성과 발사체가 분리되지 않아 대서양에 떨어졌습니다. 같은 해 5월 24일 MIDAS-2는 궤도에 올랐지만, 통신 연결이 고장 나 적외선 자료를 땅으로 보낸 시간은 아주 짧았습니다.
가능성이 분명해진 것은 1963년 5월 9일에 쏜 MIDAS 7부터입니다. 이 위성은 시험을 위해 일정을 맞춰 쏜 미사일의 발사를 탐지해 냈습니다. 그래도 곧바로 실전 배치로 가지는 않았습니다. 비용, 그리고 경보 위성이 어떤 능력까지 갖춰야 하는지에 대한 문제가 남아 있었기 때문입니다.
DSP에서 SBIRS까지
실전용 위성군을 만드는 사업은 이름이 몇 번 바뀐 끝에 국방 지원 프로그램(Defense Support Program, DSP)이 됐습니다. DSP 위성은 정지궤도로 올리기로 했습니다. 1970년 11월 5일에 쏜 첫 위성은 제 궤도에 오르지 못했고, 두 번째 위성은 제 궤도에 올랐습니다.
DSP는 처음 목적보다 쓰임이 넓어졌습니다. 이란-이라크 전쟁(1980~1988)과 1991년 걸프 전쟁 같은 지역 분쟁에서 쏜 미사일도 탐지해 정보를 주었습니다.
DSP 다음을 잇는 위성에 대한 검토는 1979년에 이미 시작됐습니다. 그러나 실제 후속 사업이 자리 잡기까지는 오래 걸렸고, 1995년에야 공군이 SBIRS(Space-Based Infrared System), 곧 우주 기반 적외선 체계를 발표했습니다. 미 회계감사원(GAO)은 2010년 보고서에서 SBIRS High를 DSP를 대체할 계획인 위성 체계로 적었고, 체계 개발은 1996년에 시작됐습니다.
제조사 록히드 마틴(Lockheed Martin)은 SBIRS를 적외선 감시로 미군에 미사일 조기 경보를 주는 체계라고 소개합니다. 정지궤도와 긴 타원 궤도의 위성·탑재 센서, 그리고 지상의 장비와 소프트웨어가 한 체계를 이룹니다. SBIRS 시리즈의 마지막 정지궤도 위성도 이미 미 우주군의 미사일 경보 위성군에 들어갔습니다.
다음 세대도 준비되고 있습니다. 미 의회조사국(CRS)의 2021년 보고서에 따르면 미 우주군은 SBIRS의 후속 위성군을 개발하고 있었습니다. 우주개발청(Space Development Agency, SDA)은 SBIRS와 비슷한 적외선 기술을 쓰는 극초음속 미사일 탐지 위성군을 저궤도에 개발하고 있었습니다.
쉽지 않았던 점
열을 본다는 원리는 단순하지만, 그것을 우주에서 믿을 만하게 해내는 일은 처음부터 쉽지 않았습니다. MIDAS 시절에는 배경 복사(background radiance)와 구름에서 오는 잡신호 같은 문제 때문에 쓸 만한 체계를 만들 수 없을지 모른다는 걱정이 있었습니다. 공군과 업체 쪽에는 더 낙관한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후속 사업의 길도 길었습니다. 비용과 기술 요구를 둘러싼 논쟁과 이견 때문에 여러 DSP 후속 사업이 15년 넘게 제안됐다가 취소됐습니다. SBIRS가 발표된 뒤에도 높은 궤도 위성용 적외선 센서의 문제, 일정 지연, 예상 비용의 큰 증가로 첫 위성 발사가 늦어졌습니다.
GAO의 2010년 평가는 더 구체적입니다. SBIRS High는 1996년에 개발을 시작할 때 핵심 기술 세 가지인 적외선 센서, 위성 안 처리, 열 관리 가운데 성숙한 것이 하나도 없었습니다. 비행 소프트웨어 설계 문제도 여러 해 동안 비용 증가와 일정 지연을 낳았습니다.
레이저와 맞닿는 점: 열을 읽는 눈
추진 중인 미사일의 열을 적외선으로 찾는다는 생각은 레이저 무기의 역사에도 나옵니다. 미 국립연구회의 보고서는 공중 레이저(Airborne Laser, ABL)가 기체에 실은 적외선 센서로 추진 중인 미사일의 배기 화염을 찾아 위협을 가려내는 개념이었다고 설명합니다. ABL이 어떤 사업이었고 왜 멈췄는지는 레이저 무기의 역사에서 이어집니다.
물체가 스스로 내는 적외선을 받아 상대를 찾는다는 점에서, 조기경보위성은 항공기에 싣는 적외선 탐색·추적(IRST) 장비와 같은 바탕 위에 있습니다. 하나는 우주에서 지구를 내려다보고, 다른 하나는 항공기에서 하늘을 훑습니다.
다음에 읽을 글
- 군사 정찰위성: 우주에서 얻는 정보: 광학 위성과 레이다 위성, 궤도와 재방문의 개념을 봅니다.
- 적외선 탐색·추적(IRST): 전파를 쏘지 않고 항공기를 보기: 같은 적외선을 하늘에서 쓰는 방법을 봅니다.
- 레이저 무기의 역사: 화학 레이저에서 전기 레이저로: 공중 레이저(ABL)가 걸어온 길을 봅니다.
- 탄도미사일: 왜 높이 올라갔다가 내려올까: 조기경보위성이 지켜보는 미사일의 비행 단계를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