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드론 한 대를 떨어뜨리는 레이저와, 드론 여러 대의 전자 장비를 한꺼번에 멈추게 하려는 마이크로파 장치가 있습니다. 하나는 바늘처럼 가는 빛줄기를 쓰고, 다른 하나는 눈에 보이지 않는 전파를 넓게 내보냅니다. 겉모습은 이렇게 다른데, 미국 국방 자료는 둘을 한 이름 아래 묶습니다.
무엇이 같아서 함께 묶이고, 무엇이 달라서 따로 개발할까요? 이 글은 두 무기가 어떤 전자기파를 쓰는지, 무엇에 효과를 내는지, 공식 자료가 각각 어디에 쓸 수 있다고 하는지를 나란히 놓습니다. 어느 쪽이 낫다는 판정 대신, 서로 다른 성질과 그 성질에 붙은 조건을 함께 봅니다.
같은 묶음, 다른 빛
묶음의 이름은 지향성 에너지 무기(directed-energy weapon, DEW)입니다. 미 국방부는 이것을 운동 에너지 대신 집중된 전자기 에너지로 적의 장비, 시설, 인원을 무력화하거나 손상시키거나 파괴하는 무기로 정의합니다. 총알이나 미사일처럼 물체를 날려 보내 부딪히게 하는 대신, 에너지 자체를 보낸다는 뜻입니다.
미 의회조사국(Congressional Research Service, CRS)의 국방 지향성 에너지 무기 보고서는 이 묶음에 두 가지를 넣습니다. 고에너지 레이저(high-energy laser, HEL) 무기와 고출력 마이크로파(high-power microwave, HPM) 무기입니다. 입자 빔 무기 같은 다른 갈래도 있지만 그 보고서는 다루지 않습니다.
두 무기의 관계와 레이저 무기라는 말의 뜻은 「레이저 무기란 무엇인가: 영화와 실제의 차이」에서 먼저 정리했습니다. 이 글은 그 관계 그림의 두 상자를 하나씩 열어 봅니다.
둘 다 전자기파다: 파장이 다를 뿐
레이저가 내는 빛과 마이크로파는 같은 종류의 파동입니다. 둘 다 전기와 자기의 성질을 함께 지닌 전자기파이고, 전파, 마이크로파, 가시광선, X선, 감마선이 모두 한 줄로 이어진 전자기 스펙트럼 위에 놓입니다. 레이저도 전파 송신기, 전자레인지처럼 전자기 복사를 내는 인공 광원입니다.
차이는 파장(wavelength)입니다. 파장이 짧을수록 진동수(frequency, 주파수)와 에너지가 높고, 길수록 낮습니다. 빛이 전자기파라는 것은 「빛의 기초: 파동, 파장, 주파수, 광자」에서, 파장마다 성질이 달라지는 까닭은 「파장은 왜 중요한가: 보이는 빛과 보이지 않는 빛」에서 자세히 다룹니다.
NASA는 마이크로파 영역을 파장 1 mm에서 1 m까지로 적습니다. 진동수로 적으면 300 MHz에서 300 GHz이고, CRS는 이 구간을 전파 가운데 진동수가 가장 높은 쪽으로 설명합니다. 가시광은 0.4~0.7 µm, 적외선은 0.7~100 µm입니다. 밀리미터와 미터로 재는 마이크로파에 견주면 빛의 파장은 훨씬 짧은 쪽에 있습니다.
레이저 무기의 빛은 이 띠의 어디쯤일까요? 영국 국방부는 2024년 12월 시험한 레이저 무기를 "적외선의 강한 빔"을 표적에 보내는 장치로 설명했습니다. 미군은 통신과 정보 수집에서도 적외선과 자외선 영역의 레이저 기술을 씁니다.
마이크로파 쪽에는 익숙한 이웃이 있습니다. 레이다가 이 띠를 쓰고, 목적에 따라 여러 전파·마이크로파 진동수에서 작동합니다. 레이다가 전파로 거리를 재는 방법은 「레이다: 전파로 거리와 움직임을 어떻게 알까」에 있습니다.
레이저: 좁은 빔이 한 점에 머문다
레이저 무기의 빔은 좁습니다. 레이저가 비추는 넓이는 지름 몇 밀리미터에서 몇 인치쯤일 수 있습니다. 그 넓이 안에 든 것에만 영향을 주고, 가까이 있는 다른 물체에는 대체로, 적어도 직접은 영향을 주지 않습니다. 이런 성질을 정밀 교전이라고 부릅니다.
좁은 빔에는 대가가 따릅니다. 표적을 무력화하려면 빔이 표적의 한 점에 초점을 둔 채 머물러야 하고, CRS는 그 시간을 레이저 출력에 따라 "몇 초 안"이라고 적습니다. 한 표적을 마치면 다음 표적으로 돌리는 데 다시 몇 초가 걸립니다. 레이저 무기는 한 번에 한 표적만 상대할 수 있습니다.
빛은 거의 바로 닿는데 왜 머무는 시간이 필요한지는 「레이저 무기는 왜 "쏘는 즉시" 끝나지 않나」에서 풉니다. 빔을 한 점에 붙잡아 두는 일은 레이저 혼자 하지 않습니다. 레이저 무기를 이루는 다른 덩어리들은 「레이저 무기는 레이저만으로 되지 않는다: 체계 구성 한눈에」에 있습니다.
HEL은 지상군의 단거리 방공, 대무인기, 대로켓·포·박격포 임무에 쓰일 수 있습니다. 위성과 센서를 잠시 눈부시게 해 쓰지 못하게 하거나 손상시키는 데 쓰일 수 있다는 서술도 있습니다.
고출력 마이크로파: 넓게 퍼져 전자 장비에 닿는다
고출력 마이크로파 무기는 겨누는 대상이 다릅니다. HPM 무기는 적의 전자 장비와 통신 체계를 운동 에너지 없이 불능화하는 수단이 될 수 있습니다. 표적의 겉면 한 점이 아니라 그 안의 전자 장비가 대상입니다.
퍼지는 모양도 다릅니다. HPM 무기는 레이저보다 넓은 곳에 효과를 낼 수 있고, 전자기 원뿔 안의 전자 장비를 모두 불능화하는 식입니다.
CRS 부록은 원뿔 안의 보호되지 않은 전자 체계를 모두 불능화할 수 있으니 무인기 떼를 포함한 여러 체계를 한꺼번에 불능화할 수 있다고 적습니다. 여기에는 두 가지 조건이 붙습니다. 원뿔 안이어야 하고, 보호 처리되지 않은 장비여야 합니다.
손전등과 방 전등을 떠올리면 모양은 잡힙니다. 손전등은 벽의 한 곳을 밝히고, 방 전등은 방 안의 물건을 한꺼번에 비춥니다. 실제로는 다른 점이 많습니다. 고출력 마이크로파는 눈에 보이는 빛이 아니고, 원뿔 안에 있어도 보호 처리된 장비에는 효과가 없을 수 있으며, 멀어질수록 크게 약해집니다.
그 약해짐이 HPM의 첫째 한계입니다. HPM 빔은 레이저보다 더 퍼지고 그만큼 좁게 모을 수 없어, 넓이당 에너지가 거리에 따라 크게 줄어듭니다. 그래서 작전에 효과를 내는 거리가 제한될 수 있습니다.
넓게 닿는 성질은 반대쪽 문제도 낳습니다. 거리 안의 보호되지 않은 전자 장비에 모두 영향을 줄 수 있어, 쓸 때는 아군 장비가 영향을 받지 않도록 조치해야 합니다.
HPM에는 장점도 꼽힙니다. 탄창이 깊고 한 발 비용이 낮고 교전이 빠르며 단계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는 점에 더해, 겨냥한 전자 체계를 잠시 또는 영구히 교란하면서 다른 것은 그대로 둘 수 있습니다. 건물 같은 구조물에는 부수 피해를 거의 내지 않아 도시 지역이나 전쟁에 이르지 않은 상황에서 쓸모가 있을 수 있습니다.
사람을 겨냥한 비살상 용도도 검토됐습니다. CRS의 지향성 에너지 무기 입문서(IF11882)는 HPM 무기가 군중 통제용 비살상 "열선" 체계로도 검토됐다고 적습니다. 다만 그런 대인 HPM 무기는 군인과 민간인을 가려내지 못해 원뿔 안의 민간인에게도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공식 자료가 드는 쓰임새 비교
아래 표는 앞의 내용을 한자리에 모은 것입니다. 마지막 칸은 근거가 된 자료입니다.
| 항목 | 고에너지 레이저(HEL) | 고출력 마이크로파(HPM) | 근거 |
|---|---|---|---|
| 쓰는 전자기파 | 빛. 시험 사례는 적외선 | 마이크로파(파장 1 mm~1 m) | 영국 국방부, NASA |
| 효과를 내는 곳 | 빔이 비추는 지름 몇 밀리미터~몇 인치 | 전자기 원뿔 안의 보호되지 않은 전자 장비 | CRS R46925 |
| 한 번에 상대하는 수 | 한 표적, 다음 표적까지 몇 초 | 원뿔 안의 여러 체계를 한꺼번에(조건 있음) | CRS R46925 |
| 공식 자료가 드는 쓰임새 | 단거리 방공, 대무인기, 대로켓·포·박격포, 센서 눈부시게 하기 | 전자 장비·통신 체계 불능화, 미사일 일제 사격과 무인기 떼에 맞선 지역 방어(분석가 견해) | CRS R46925, IF11882 |
| 주로 꼽는 한계 | 한 번에 한 표적, 시선 안의 표적만, 비·안개 | 거리에 따라 크게 약해짐, 아군 장비 영향, 보호 처리된 표적에는 효과가 없을 수 있음 | CRS R46925 |
표의 칸은 체계마다 다를 수 있습니다. 장점과 한계는 체계마다 달라서, 모든 체계에 똑같이 들어맞지 않을 수 있습니다. 레이저 쪽 장점과 한계를 더 자세히 모은 표는 「레이저 무기의 장점과 한계」에 있습니다.
공식 자료에 나오는 HPM 사업 이름도 몇 개 있습니다. 공군의 THOR(Tactical High-Power Microwave Operational Responder)는 미 공군연구소(AFRL)가 업계와 함께 설계한 기술 시연체로, 짧은 거리의 공군 기지 방어를 위한 대무인기 무기를 목표로 합니다. CHIMERA는 THOR와 달리 더 먼 거리의 무인기를 상대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데, 비밀이 아닌 정보가 적습니다.
2024년 7월 판 CRS 보고서에서 육군의 IFPC-HPM은 무인기 떼에 대응하려 개발하는, 옮겨 다닐 수 있는 컨테이너형 체계로 나옵니다. 같은 보고서에는 2024 회계연도 4분기까지 시제 4대를 인도하고 2025 회계연도에 정식 사업으로 넘어갈 가능성을 계획한다는 육군의 일정이 실려 있습니다. 2026년 초에 고친 CRS 입문서에는 국방부가 지향성 에너지 정식 사업을 가지고 있다고 알려진 바가 없다는 문장이 있습니다.
시연체, 시제, 정식 사업은 서로 다른 단계입니다. 정식 사업은 시제를 넘어 실제 획득 사업이 된 단계를 말합니다. 이런 단계 낱말을 기사에서 어떻게 가려 읽는지는 「레이저 무기 기사 읽는 법: "kW급", "사거리", "한 발 비용"」에서 다룹니다. 레이저 쪽 공개 사례는 「지금 공개된 레이저 무기 사례」에 모았습니다.
둘을 함께 두는 이유
공식 자료는 두 무기를 경쟁자보다 짝으로 그립니다. 육군 예산 문서를 인용한 CRS 보고서에 따르면 IFPC-HPM은 IFPC-HEL과 짝을 이루어 고정·준고정 시설을 지키는 층층 방어의 일부가 됩니다. 미 회계감사원(Government Accountability Office, GAO)의 2023년 4월 보고서도 요약 쪽 그림에 "고출력 마이크로파와 고에너지 레이저가 시설을 지키는 개념도"라는 이름을 붙였습니다.
앞의 표를 다시 보면 두 무기의 성질이 겹치지 않습니다. 레이저는 한 번에 한 표적을 좁고 정밀하게 다루고, HPM은 원뿔 안의 보호되지 않은 여러 전자 장비에 한꺼번에 닿을 수 있지만 거리가 멀어지면 크게 약해집니다. 공식 자료가 "짝"과 "층층 방어"라는 낱말을 쓴 것도 이런 차이와 함께 읽을 수 있습니다.
함정 쪽에서도 같은 관심이 보입니다. CRS의 함정 레이저 보고서는 2023~2025년 홍해와 아덴만 작전이 탄창 깊이와 비용 교환비 문제를 드러냈고, 레이저(와 HPM 무기)가 함정의 한정된 대공 미사일을 덜 쓰면서 드론에 맞설 가능성에 관심을 모았다고 적습니다. GAO는 국방부와 각 군이 군 기지를 노리는 미사일·드론 떼 공격에 대응하는 등의 목적으로 여러 HPM 능력을 개발했다고 썼습니다.
넘어야 할 벽도 같이 적혀 있습니다. GAO는 국방부가 이 기술들을 실험실에서 현장으로 옮기는 데 여러 이유로 어려움을 겪어 왔다고 지적합니다. 레이저와 마이크로파가 함께 나오는 최근 시범사업 소식은 뉴스 해설 「미 육군 E-HEL 레이저 계약과 본토 기지 지향성 에너지 시범사업」에 있습니다.
두 무기는 미사일, 방공포 같은 기존 수단과도 역할을 나눕니다. 그 이야기는 「레이저, 요격미사일, 방공포: 서로 어떤 역할을 나눌까」로 이어집니다.
다음에 읽을 글
- 「레이저, 요격미사일, 방공포: 서로 어떤 역할을 나눌까」: 레이저와 다른 방어 수단을 비용, 탄 수, 날씨, 탑재라는 잣대로 나란히 놓습니다.
- 「지금 공개된 레이저 무기 사례」: 각국 정부가 공식 발표한 레이저 무기 사례를 모읍니다.
- 「눈 안전과 국제 규범: 실명 레이저 무기 금지 의정서」: 실명을 노린 레이저 무기를 금지한 국제 규범을 봅니다.
- 「레이저 무기의 역사: 화학 레이저에서 전기 레이저로」: 지금의 레이저 무기가 전기로 쏘는 레이저가 되기까지의 길을 따라갑니다.
- 「전자전: 보이지 않는 전자기 환경의 경쟁」: 마이크로파를 포함한 전자기 환경 전체에서 벌어지는 경쟁을 다룹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