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레이저 무기 기사에는 같은 말이 자주 나옵니다. 한 발에 몇 달러, 탄이 떨어지지 않는다, 빛의 속도로 닿는다. 틀린 말은 아닙니다. 그런데 그 말이 나온 공식 자료를 끝까지 읽으면 전력이 있어야 하고, 비나 안개가 없어야 하고, 한 번에 한 표적만 상대한다는 단서가 대개 따라붙습니다.
이 글은 미 의회조사국(Congressional Research Service, CRS)이 의회에 낸 공개 보고서 두 편에서 장점과 한계를 같은 무게로 꺼내 한 표에 모읍니다. 하나는 미 국방부의 지향성 에너지 무기(directed energy weapon, DEW) 전체를 다룬 R46925(2024년 7월 11일 판)이고, 다른 하나는 미 해군 함정 레이저를 다룬 R44175(2026년 개정판)입니다. 아래에서는 앞의 것을 국방부 보고서, 뒤의 것을 함정 레이저 보고서라고 부릅니다.
지향성 에너지 무기는 운동 에너지 대신 한데 모은 전자기 에너지로 상대에 맞서는 무기입니다. 운동 에너지 무기는 미사일이나 포탄처럼 맞혀서 부수는 무기를 말합니다. 국방부 보고서는 여기에 고에너지 레이저(high-energy laser, HEL) 무기와 고출력 마이크로파(high-power microwave, HPM) 무기를 함께 넣습니다. 이 글의 주인공은 HEL입니다.
한 가지는 먼저 새겨 둘 만합니다. 장점과 한계는 체계마다 달라서, 모든 체계에 똑같이 들어맞지는 않을 수 있습니다.
공식 보고서가 꼽는 장점
맨 앞에 오는 장점은 세 가지입니다. 기존 탄약과 견주어 군수 부담이 적고, 한 발 비용이 낮고, 탄창이 깊다는 것입니다. 탄창 쪽에만 "충분한 전원이 있다고 할 때"라는 조건이 붙습니다.
탄창이 깊다(deep magazine)는 말은 쏠 수 있는 횟수가 실은 탄 수에 묶이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함정의 고체 레이저를 예로 들면, 배 전체의 전력에서 전기를 받아 레이저가 계속 작동하고 발전용 연료가 있는 한 되풀이해 쏠 수 있습니다.
미사일과 기관포는 다릅니다. 수상함은 방공 미사일과 근접 방어 무기의 탄약이 떨어지기 전까지 정해진 수의 표적만 격추할 수 있고, 함정 레이저 보고서는 이것을 지금 수상함이 안은 약점으로 꼽습니다.
국방부 보고서의 부록에는 네 가지가 더 있습니다.
- 빠른 교전. 빛은 표적에 거의 바로 닿습니다. 요격 미사일처럼 만날 경로를 계산할 필요가 없습니다. 다만 표적을 무력화하려면 빔이 한 점에 머물러야 하고, 그 시간은 레이저 출력에 따라 "몇 초 안"입니다. 다음 표적으로 돌리는 데도 몇 초가 걸립니다.
- 급기동 미사일 대응. 요격체가 따라가기 버거울 만큼 급하게 꺾는 미사일에도 빔을 붙여 유지할 수 있습니다.
- 정밀 교전. 빔이 비추는 넓이는 지름 몇 밀리미터에서 몇 인치 정도입니다. 맞은 것에 영향을 주고, 가까이 있는 다른 물체에는 대체로 직접 영향을 주지 않습니다.
- 단계적 대응. 부수는 일 말고도 표적을 탐지하고 지켜보거나, 카메라처럼 빛으로 보는 전자광학(EO) 센서를 되돌릴 수 있게 교란하는 데 쓸 수 있습니다. 경고에서 무력화까지 대응을 여러 단계로 나눌 수 있다는 뜻입니다.
빛은 거의 바로 닿는데 왜 몇 초가 걸릴까요? 그 까닭은 「레이저 무기는 왜 "쏘는 즉시" 끝나지 않나」에서 따로 풉니다.
공식 보고서가 꼽는 한계
운동 에너지 무기에는 없는 한계를 겪을 수 있다는 경고는 국방부 보고서의 요약에 이미 나옵니다. 두 보고서가 드는 한계를 일곱 가지로 묶으면 이렇습니다.
- 가시선. 레이저 빛은 대기 속을 거의 곧게 나아갑니다. 그래서 막힘 없이 곧게 바라보이는 범위, 곧 가시선 안의 표적만 상대할 수 있고, 수평선 너머나 무언가에 가린 표적은 상대하지 못합니다.
- 대기를 지나는 빛. 공기 속 수증기를 비롯해 모래, 먼지, 소금 입자, 연기가 빛을 흡수(absorption)하고 산란(scattering)합니다. 대기 난류(atmospheric turbulence)는 빔의 초점을 흐립니다. 바다 위 공기에는 수증기가 많아, 수증기 흡수는 함정 레이저에서 특히 따질 점입니다.
- 열 블루밍(thermal blooming). 같은 방향으로 한동안 계속 쏘면 빔이 지나는 공기가 데워지고, 데워진 공기가 다시 빔을 흐립니다. 대체로 출력이 클수록 더 걱정거리입니다.
- 한 번에 한 표적. 한 표적에 몇 초, 다음 표적으로 돌리는 데 몇 초가 더 듭니다. 그래서 정해진 시간 안에 무력화할 수 있는 수에 상한이 있습니다. 공간과 에너지가 허락하는 만큼 레이저를 여러 대 달면 이 한계를 줄일 수 있습니다.
- 보호된 표적. 출력을 메가와트(MW)가 아니라 킬로와트(kW)로 재는 레이저는 보호 처리를 한 표적에 덜 효과적일 수 있습니다.
- 크기·무게·전력(size, weight and power, SWaP)과 냉각, 정비. SWaP는 장비의 부피와 무게, 쓰는 전력을 묶어 부르는 말입니다. 국방부 보고서는 지금의 탑재 수단에 들어갈 만큼 SWaP와 냉각 요건을 맞추는 일을 빔 품질(beam quality)을 높이는 일과 함께 기술 성숙도의 물음으로 듭니다. 일부 체계는 군 차량에 실을 만큼 작지만 많은 체계는 더 크거나 고정된 자리가 필요합니다. 정비도 기존 무기보다 어려울 수 있습니다. 미 회계감사원(GAO) 자료를 인용한 대목을 보면 내부 장치가 예민해 수리에 보통 전용 클린룸이 필요합니다.
- 주변 위험. 위로 쏜 빛이 표적을 맞히지 못하면 곧게 계속 올라가 항공기나 위성에 피해를 줄 위험이 있습니다. 해군이 개발하는 고체 레이저의 빛은 사람 눈에 실명을 포함한 영구 손상을 줄 수 있고, 실명은 표적을 손상시키는 거리보다 훨씬 먼 거리에서도 일어날 수 있습니다. 눈을 지키는 기준은 「레이저 안전: 등급과 보안경 읽는 법」에서 다룹니다. 실명을 노린 레이저 무기를 금지한 국제 규범은 「눈 안전과 국제 규범: 실명 레이저 무기 금지 의정서」에 있습니다.
한계마다 줄이는 길도 함께 적혀 있습니다. 수증기 흡수가 크게 줄어드는 파장이 있어서 레이저를 그 근처 파장으로 설계할 수 있습니다. 흡수는 대체로 거리와 함께 커지므로 짧은 거리에서는 덜 문제입니다. 적응광학(adaptive optics, AO)은 관측한 난류에 맞춰 빔을 빠르고 잘게 계속 고쳐 그 영향을 상쇄할 수 있습니다.
그래도 남는 것이 있습니다. 두 보고서 모두 레이저가 비나 안개 속에서는 잘, 또는 전혀 작동하지 않을 수 있어 전천후 수단이 되지 못한다고 봅니다. 파장과 대기의 관계는 「파장은 왜 중요한가: 보이는 빛과 보이지 않는 빛」이 바탕이 됩니다.
장점과 한계를 한 표로
아래 표는 앞의 두 목록을 나란히 놓은 것입니다. 장점 일곱, 한계 일곱이고 마지막 칸은 보고서 번호와 쪽입니다. R46925가 국방부 보고서, R44175가 함정 레이저 보고서입니다.
| 구분 | 항목 | 보고서의 말(줄여 옮김) | 어디에 |
|---|---|---|---|
| 장점 | 깊은 탄창 | 전력과 연료가 있는 한 되풀이해 쏠 수 있음 | R46925 요약, R44175 3쪽 |
| 장점 | 낮은 한 발 비용 | 한 발 비용은 그 한 발에 드는 전력 비용 | R46925 1쪽, R44175 3쪽 |
| 장점 | 적은 군수 부담 | 기존 탄약보다 군수 요구가 적을 수 있음 | R46925 요약 |
| 장점 | 빠른 교전 | 빛은 거의 바로 닿음, 무력화는 출력에 따라 몇 초 | R46925 20쪽 |
| 장점 | 급기동 미사일 대응 | 급하게 꺾는 미사일에도 빔을 유지 | R46925 20쪽 |
| 장점 | 정밀 교전 | 맞은 것에 영향, 주변에는 대체로 직접 영향 없음 | R46925 20쪽 |
| 장점 | 단계적 대응 | 감시와 센서 교란에서 무력화까지 | R46925 20쪽 |
| 한계 | 가시선 | 수평선 너머나 가린 표적은 상대 못 함 | R46925 20쪽 |
| 한계 | 대기 | 흡수·산란·난류, 비와 안개 | R46925 요약, 20~21쪽 |
| 한계 | 열 블루밍 | 데워진 공기가 빔을 흐림, 출력이 클수록 | R46925 21쪽 |
| 한계 | 한 번에 한 표적 | 시간당 무력화할 수 있는 수에 상한 | R46925 21쪽 |
| 한계 | 보호된 표적 | kW급 레이저는 덜 효과적일 수 있음 | R46925 21쪽 |
| 한계 | SWaP·냉각·정비 | 탑재 수단에 넣기, 클린룸 수리 | R46925 17쪽 |
| 한계 | 주변 위험 | 항공기·위성, 사람 눈 | R44175 27쪽 |
표를 위아래로 견주어 보면 짝처럼 읽히는 줄이 있습니다. 빠르고 정밀한 교전과 가시선·날씨의 한계는 모두 빛을 쏜다는 데서 나오는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깊은 탄창과 전원·냉각의 짐도 탄 대신 전기를 쓰는 무기의 두 얼굴처럼 보입니다. 장점만 떼어 읽으면 이런 짝을 놓치기 쉽습니다.
"한 발 비용이 싸다"는 말의 뜻
설명은 짧습니다. 국방부 보고서에 따르면 지금 미국의 레이저 사업 다수는 전기로 움직이는 고체 레이저라서, 한 발 비용은 그 한 발을 쏘는 데 드는 전력의 비용과 같다는 것입니다.
값으로 보면 함정 고체 레이저는 빔 출력에 따라 한 발에 약 1달러에서 10달러 미만이 드는 것으로 추정되고, 그 가운데 상당 부분은 전기를 만드는 연료값입니다. 근거는 2021년 10월 미 해군이 낸 정보 문서입니다.
함정 레이저 보고서가 같은 해군 문서를 길게 옮긴 대목에는 출력별 추정도 있습니다. 60 kW급은 1.15달러, 480 kW급은 9.20달러입니다. 같은 보고서 3쪽에는 해군 방공 미사일 한 발의 조달 비용도 나옵니다. 종류에 따라 수십만 달러에서 수백만 달러입니다.
차이가 엄청나 보이지만, 미사일 값은 사는 값이고 레이저 값은 쏘는 값이라 성격이 다릅니다. 레이저 쪽 값의 원문 이름은 "한계 비용(marginal cost)"입니다. 이미 사서 달아 놓은 레이저로 한 발을 더 쏠 때 더 드는 돈이라는 뜻입니다. 해군 문서도 "조달 뒤(after procurement)"의 교전 비용이라고 단서를 붙였습니다.
체계 자체의 값은 따로입니다. 해군은 60 kW급 레이저 한 대의 단가를 소량일 때 약 1억 달러로 추정했습니다. 견줄 만한 앞선 정식 사업이 없어 비용 분석의 정확도에 한계가 있다는 단서도 달았습니다. 조달 비용만 놓고 보면 운동·비운동 무기 체계도 레이저 체계와 비슷하게 7천만~1억 5천만 달러 범위에 있습니다.
처음 드는 돈도 다릅니다. 국방부 보고서는 성공적인 체계를 배치하려면 기존 운동 에너지 무기보다 초기 투자가 더 클 수 있다고 봅니다. 그래서 수명 주기 총비용이 어떻게 견주어지는지를 의회가 물어야 할 물음으로 남겼습니다.
그러니 "한 발 몇 달러"는 틀린 말이 아니라 반쪽짜리 말입니다. 쏠 때마다 드는 돈은 아주 적지만, 그 한 발을 쏠 수 있게 되기까지의 돈은 그 숫자에 들어 있지 않습니다. 기사에서 이런 숫자를 만났을 때 무엇을 함께 물을지는 「레이저 무기 기사 읽는 법: "kW급", "사거리", "한 발 비용"」에 정리되어 있습니다.
기존 무기와의 관계: 대신이 아니라 보탬
해군의 생각은 함정 레이저 보고서가 옮긴 해군 문서의 한 문장에 담겨 있습니다. 해군은 레이저 무기 체계가 다른 무기와 센서, 전투 체계 전체를 보강할(augment) 것으로 봅니다. 레이저가 이들과 복잡하게 얽혀 방어에 보태므로, 레이저 몫의 전투 가치만 따로 떼어 값을 매기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것이 같은 문서의 판단입니다.
보탬의 예도 있습니다. 소형 보트와 무인기를 상대할 만하지만 대함 순항 미사일을 상대할 만큼 출력이 크지 않은 레이저라도 쓸모가 있다는 것입니다. 레이저가 무인기를 맡으면 방공 미사일을 무인기에 덜 쓰게 되고, 그만큼 대함 순항 미사일에 더 쓸 수 있습니다. 레이저가 미사일을 직접 대신하지 않아도 방어 전체가 나아질 수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반대쪽 사정도 있습니다. 대기 조건과 SWaP·냉각 요건은 지향성 에너지 무기의 사거리와 빔 품질을 제한할 수 있지만, 기존 무기는 이런 요인의 영향을 덜 받습니다. 함정의 고에너지 고체 레이저는 대체로 짧은 거리의 방어 무기여서, 상대할 거리가 약 1마일에서 언젠가 몇 마일 정도입니다. 그러니 비 오는 날과 먼 거리에서는 기존 무기가 맡을 몫이 남습니다.
탄 수에 묶인 무기와, 전력이 있는 한 쏠 수 있지만 날씨와 거리에 묶인 무기. 둘의 한계가 서로 다른 자리에 있으니 함께 둘 때 빈칸이 줄어듭니다. 국방부 보고서가 의회에 던진 물음도 군의 능력 묶음 안에서 지향성 에너지 무기와 기존 탄약 사이의 알맞은 균형이 무엇인가였습니다. 세 수단을 비용, 탄 수, 날씨, 탑재라는 잣대로 나란히 놓은 글은 「레이저, 요격미사일, 방공포: 서로 어떤 역할을 나눌까」입니다.
다음에 읽을 글
- 「레이저 무기의 역사: 화학 레이저에서 전기 레이저로」: 오늘의 레이저 무기가 전기로 쏘는 레이저가 되기까지의 길을 따라갑니다.
- 「지금 공개된 레이저 무기 사례」: 여기서 본 장점과 한계를 각국이 공식 발표한 사례에 비춰 봅니다.
- 「레이저 무기는 레이저만으로 되지 않는다: 체계 구성 한눈에」: 이 글에서 짐으로 꼽은 SWaP와 냉각이 체계의 어느 부분에서 생기는지 봅니다.
- 「레이저 무기 기사 읽는 법: "kW급", "사거리", "한 발 비용"」: 기사에서 한 발 비용 같은 말을 만났을 때 무엇을 함께 물어야 하는지 봅니다.
- 「대기 전파: 흡수, 산란, 난류, 열 블루밍」: 날씨와 공기가 빔을 어떻게 약하게 하는지 한계 하나하나를 자세히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