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생성 이미지: 노을 진 들판에서 둥근 빔 지향 장치가 빛줄기를 내고, 그 아래 열린 상자 안에 전원·냉각 장치와 배관이 보이는 장면. 실제 장비가 아니다
실제 장비를 그린 것이 아닙니다(AI 생성 이미지)

레이저 무기라고 하면 빛줄기 하나를 먼저 떠올리기 쉽습니다. 그런데 미 해군은 2021년 10월의 정보 문서에서 앞으로 함정에 실을, 출력이 더 큰 레이저 무기의 값을 어림하면서, 그 값에 레이저 하나만 넣지 않았습니다. 레이저, 빔 지향기(beam director), 빔 제어, 전력과 열 관리, 전투 체계 통합, 설치가 함께 들어갔습니다.

빛을 만드는 장치는 그 목록의 첫 줄일 뿐입니다. 만든 빛을 먼 곳의 한 점까지 보내 그 자리에 붙들어 두어야 하고, 그동안 전기를 대고 열을 빼내야 합니다. 이 덩어리들이 어떻게 이어지는지 블록 도표 한 장으로 그려 보고, 덩어리마다 맡은 일을 차례로 짚어 보겠습니다.

먼저 낱말 하나를 정해 둡니다. 미 국방부는 지향성 에너지 무기(directed-energy weapon, DEW)를 운동 에너지 대신 모은 전자기 에너지를 쓰는 무기로 정의합니다. 고에너지 레이저(high-energy laser, HEL) 무기와 고출력 마이크로파 무기가 여기에 들어갑니다. 두 무기의 차이는 「레이저와 고출력 마이크로파: 지향성 에너지 두 가지」에 있습니다.

레이저 무기가 실제로 하는 일은 「레이저 무기란 무엇인가」에 따로 있습니다.

한 장으로 보는 체계 구성

공개 자료는 레이저 무기를 몇 개의 부체계(subsystem)로 나눠 적습니다. 미 의회조사국(CRS) 보고서가 옮긴 미 육군 예산 문서는 기지 방어용 레이저 시제품 하나를 차량, 레이저 부체계, 전력·열 부체계, 빔 제어 부체계로 적습니다. 그리고 이것들이 전투 관리·지휘·통제·통신 소프트웨어와 통합된다고 설명합니다.

2014년 미 육군 기사에 나온 시험 체계도 비슷하게 짜여 있었습니다. 상용 레이저에 빔 제어·전력·열 부체계를 더해 군용 트럭 한 대에 모두 통합한 것입니다. 자료마다 이름은 조금씩 다르지만 큰 덩어리는 겹칩니다.

자료를 모아 보면 큰 덩어리는 다섯입니다. 빛을 만드는 레이저발진기, 그 빛을 표적으로 보내고 붙드는 빔 지향기와 빔 제어, 전기를 대는 전력, 열을 다루는 열 관리, 이 모두를 전투 체계와 잇는 지휘·통제 소프트웨어입니다. 여기서 레이저발진기는 공식 자료가 "레이저"나 "레이저 부체계"라고 부르는, 빛을 만드는 부분 전체를 가리킵니다. 아래 도표는 이 다섯 덩어리를 한 장에 놓은 것입니다.

레이저 무기 체계의 블록 도표. 점선으로 그린 플랫폼(차량·함정·항공기) 안의 위 줄에 전력(전기를 대 준다), 레이저발진기(빛을 만든다), 빔 지향기·빔 제어(빛을 보내고 붙든다)가 화살표로 이어진다. 전력에서 레이저발진기로 가는 파란 화살표는 전기, 레이저발진기에서 빔 지향기로 가는 빨간 화살표는 빔이다. 빨간 화살표는 점선 밖의 대기(비·안개·난류)를 지나 표적(가시선 안)에 닿는다. 아래 줄에는 열 관리(냉각)와 지휘·통제 소프트웨어가 있고, 그 위의 괄호 선에 '위의 모든 상자를 받친다'고 적혀 있다. 맨 아래에 점선 안의 모든 상자가 플랫폼의 크기·무게·전력(SWaP)과 냉각 안에 들어가야 한다는 글이 있다
레이저 무기 체계의 큰 덩어리입니다. 상자 이름은 미국 공식 자료가 쓰는 부체계 이름을 따랐고, 실제 장비의 모양이나 배치를 그린 것은 아닙니다 (도표)(도표)

빛은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흐릅니다. 전력이 레이저발진기에 전기를 대고, 레이저발진기가 만든 빔을 빔 지향기가 받아 대기 속으로 내보냅니다. 레이저 빛은 대기를 거의 곧은 길로 지나기 때문에, 고에너지 레이저 무기는 가시선(line of sight) 안의 표적만 상대할 수 있습니다. 수평선 너머나 무언가에 가린 표적에는 빛이 닿지 않습니다.

점선은 플랫폼의 경계입니다. 차량이든 함정이든 항공기든, 점선 안의 상자는 모두 그 플랫폼 하나에 실려야 합니다. 이 조건이 뒤에서 볼 크기·무게·전력(size, weight and power, SWaP) 문제로 이어집니다.

아래 줄의 지휘·통제 소프트웨어는 이 체계를 바깥과 잇는 덩어리입니다. 육군 예산 문서에서 레이저·전력·열·빔 제어 부체계는 전투 관리·지휘·통제·통신 소프트웨어와 통합되고, 미 해군의 비용 항목에도 "전투 체계 통합"이 따로 한 줄을 차지합니다. 레이저 무기가 혼자 서는 장비가 아니라 더 큰 전투 체계 안에 들어가는 한 부분이라는 뜻입니다.

레이저발진기: 빛을 만드는 곳

레이저발진기(laser source)는 전기를 받아 무기로 쓸 빛을 만드는 부분입니다. 레이저가 빛을 만드는 원리는 「레이저란 무엇인가」에서 볼 수 있습니다. 미국의 지금 사업 가운데 많은 것은 전기로 돌아가는 고체 레이저(solid-state laser)를 씁니다. 화학 레이저에서 이쪽으로 옮겨 온 까닭은 「레이저 무기의 역사: 화학 레이저에서 전기 레이저로」에서 다룹니다.

전기로 돌아간다는 점이 체계 전체의 모양을 정합니다. 함정에 실린 고체 레이저는 함정 전체의 전력에서 전기를 끌어옵니다. 레이저가 계속 작동하고 발전용 연료가 남아 있는 한 되풀이해 쏠 수 있습니다. 탄약 대신 전기와 연료가 탄창 구실을 하는 셈이어서, 레이저발진기는 언제나 전력 부체계와 붙어 다닙니다.

레이저발진기에 바라는 것은 센 출력만이 아닙니다. 미 국방부의 고에너지 레이저 출력 확장 사업(HELSI)은 빔 품질과 효율을 지키거나 높이면서 출력을 키우는 것을 보이려 합니다. 출력, 빔 품질, 효율이 한꺼번에 걸려 있다는 뜻입니다.

레이저발진기가 바뀌면 이웃 덩어리의 일도 바뀝니다. 새 전기 레이저는 앞선 화학 레이저보다 파장이 훨씬 짧고 출력이 낮습니다. 짧은 파장과 낮은 출력 때문에 성능의 부담이 빔 제어 체계 쪽으로 더 옮겨 갔습니다.

빔 지향기와 빔 제어: 빛을 보내고 붙드는 곳

레이저발진기가 만든 빔이 저절로 표적에 닿지는 않습니다. 빔을 받아 표적 쪽으로 내보내는 광학 장치가 빔 지향기입니다. 미 공군이 2025년에 낸 연구 과제는 빔 지향기를 잘 모인 빔을 표적까지 보내는 광학 장치로 부릅니다.

바라는 일은 두 가지입니다. 비행하는 플랫폼에서 고에너지 레이저 빔을 내보내면서, 빔이 떨리는 정도인 지터(jitter)를 낮게 지켜야 합니다. 또 협조하지 않는 표적에 빔의 초점을 잘 맞춰야 합니다. 빔을 맞춰 주려고 가만히 있지 않는 표적이라는 뜻입니다.

빔 지향기는 따로 노는 부품이 아닙니다. 공군 과제가 적은 다음 단계는 빔 지향기를 공군의 레이저·빔 제어 체계와 하나로 묶는 일입니다. 미 해군의 비용 항목에서도 빔 지향기와 빔 제어는 나란히 한 줄씩 따로 있습니다.

빔 제어(beam control)를 2014년 미 육군 기사는 고에너지 레이저 무기의 "또 하나의 첨단 부분"이라고 부릅니다. 빔 제어 체계는 레이저를 표적에 정밀하게 겨누고, 빔을 표적 위에 붙들어 두어야 합니다. 그 표적은 음료수 병만 할 수 있고, 레이저에서 여러 킬로미터 떨어져 있을 수 있습니다.

멀리서 손전등으로 굴러가는 공 하나를 계속 비추는 장면을 떠올리면 이 일의 어려움이 조금 짐작됩니다. 실제로는 사람의 손과 눈 대신 기계가 겨누고, 빛이 지나는 공기까지 빔을 흔든다는 점이 다릅니다. 먼 길의 대기 난류는 빔을 퍼지게 하고, 빔 제어 체계는 때로 복잡한 적응광학(adaptive optics, AO)으로 이 퍼짐을 바로잡아야 합니다.

전력과 냉각: 빛 뒤의 살림

공개 자료에서 전력과 열은 한 묶음으로 자주 나옵니다. 육군 예산 문서의 "전력·열 부체계"도, 미 해군 비용 항목의 "전력과 열 관리"도 한 덩어리입니다. 2014년 기사에서 미 육군 관계자는 더 높은 출력에서 오래 돌릴 수 있게 지원 부체계를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전기를 대는 일과 열을 다루는 일은 빛을 직접 만들지 않습니다. 그래도 이 둘이 받쳐 주어야 레이저발진기가 높은 출력에서 오래 일할 수 있습니다. 공연을 끝까지 이어 가게 하는 무대 뒤의 살림과 닮았습니다. 다만 무대 뒤와 달리 이 살림은 무대와 같은 차량이나 함정에 함께 실려야 합니다.

여기서 전체를 묶는 제약이 나옵니다. 크기·무게·전력, 줄여서 SWaP입니다. 미 의회조사국은 지향성 에너지 무기의 기술 성숙도 문제로 두 가지를 듭니다. 빔 품질과 제어를 군사적으로 쓸 만한 수준까지 높이는 일, 그리고 지금의 플랫폼에 통합하기 위한 SWaP와 냉각 요구를 맞추는 일입니다.

군용 차량에 실릴 만큼 작은 체계도 있습니다. 하지만 많은 체계는 더 큰 플랫폼이나 고정된 자리가 필요하고, 그만큼 어디에 둘지와 어떻게 쓸지가 좁아질 수 있습니다. 아래 도표처럼 체계의 모든 부분이 플랫폼 하나가 내줄 수 있는 몫을 나눠 씁니다.

왼쪽 상자에 레이저 무기 체계의 부분(레이저발진기, 빔 지향기·빔 제어, 전력, 열 관리, 지휘·통제 소프트웨어)이 적혀 있고, 화살표가 오른쪽의 점선 상자 '플랫폼이 내줄 수 있는 몫'을 가리킨다. 그 안에 크기(공간)·실을 자리, 무게·견딜 수 있는 무게, 전력·대 줄 수 있는 전기, 냉각·빼낼 수 있는 열의 네 칸이 있다. 아래에 군용 차량에 실릴 만큼 작은 체계도 있지만 많은 체계는 더 큰 플랫폼이나 고정된 자리가 필요하다는 글과, 칸의 크기는 값을 뜻하지 않는다는 글이 있다
체계의 모든 부분이 플랫폼 하나가 내줄 수 있는 크기·무게·전력과 냉각을 나눠 씁니다. 칸의 크기에는 수치의 뜻이 없습니다 (도표)(도표)

함정도 사정이 비슷합니다. 2024년 1월 보도에서 레이저 무기 개발을 맡은 미 해군 장성은 지향성 에너지에 공간, 무게, 전력, 냉각이 필요하고 지금의 수상 전투함에서는 이것이 어려울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앞으로 살 함정에 고체 레이저를 실을 공간·무게·전력·냉각 능력이 충분한지는 의회가 따져 볼 물음으로도 꼽힙니다.

SWaP는 실을 자리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비·안개·연막 같은 대기 조건과 함께 SWaP와 냉각 요구도 지향성 에너지 무기의 사거리와 빔 품질을 제한할 수 있습니다. 무엇을 실을 수 있느냐가 얼마나 멀리, 얼마나 고른 빔을 보낼 수 있느냐와 이어져 있는 것입니다.

여러 분야가 같이 풀어야 하는 이유

덩어리를 하나씩 떼어 보면 저마다 다른 분야의 일입니다. 아래 표의 부체계 이름은 공식 자료에서 왔고, 하는 일과 맞닿는 분야는 이 글이 덧붙인 것입니다. 분야는 이름을 보고 묶은 것이라 실제 개발 조직의 나눔과 다를 수 있습니다.

부체계하는 일맞닿는 분야
레이저발진기전기를 받아 빛을 만든다레이저, 광학
빔 지향기·빔 제어빔을 표적으로 보내고, 겨누고, 붙들어 둔다광학, 기계, 제어
전력레이저발진기에 전기를 댄다전기
열 관리체계에서 생긴 열을 다룬다열
지휘·통제 소프트웨어체계를 전투 체계와 잇는다소프트웨어, 통신

떼어 놓으면 깔끔하지만 실제로는 서로 얽혀 있습니다. 레이저발진기의 파장과 출력이 바뀌자 빔 제어의 짐이 커졌고, 출력을 높이면 그 출력으로 오래 돌릴 지원 부체계가 따로 필요해집니다. 무기의 효과는 레이저와 빔 제어 체계를 합친 결과로 정해집니다. 그리고 이 모두가 SWaP 안에 들어가야 합니다.

남은 과제의 목록에도 여러 분야가 한꺼번에 나옵니다. 미 해군의 한 기술 개발·시연 과제가 꼽은 남은 기술 과제에는 대기 난류, 정밀 추적, 고급 빔 제어, 더 높은 출력의 레이저 개발이 함께 들어 있습니다. 공기의 물리, 기계와 제어, 레이저 자체가 한 줄에 나란히 놓인 셈입니다.

만들고 고치는 쪽의 사정도 있습니다. 2021년 미 해군 정보 문서는 레이저 무기의 주요 부체계와 부품을 만드는 산업 기반이 생산 능력 면에서 아직 성숙하지 않았다고 적었습니다. CRS가 옮긴 미 회계감사원(GAO)의 지적으로는, 지향성 에너지 무기의 내부 장치가 민감해 수리에 대개 전용 청정실이 필요합니다.

개발을 맡은 쪽의 말도 담담합니다. 앞의 미 해군 장성은 이 기술을 두고 짧게 "어렵다"고 말하며, 해군과 업계가 레이저 무기를 더 정직하게 이야기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어느 한 덩어리만 앞서서는 체계가 완성되지 않는다는 것이 여러 공식 자료가 함께 보여 주는 그림입니다.

이 묶음의 글 안내

체계 통합 묶음은 이 글의 블록 도표를 한 상자씩 열어 보는 글들로 이어집니다. 아래 표의 글들이 상자 하나씩을 맡습니다.

글이어지는 상자무엇을 보나
김발과 조준·추적: 빔을 한 점에 붙들어 두는 일빔 지향기·빔 제어김발이 무엇인지, 포착·추적·조준이라는 말의 뜻
빔 지향기의 광학계: 렌즈, 거울, 코팅과 큰 구경빔 지향기·빔 제어구경과 먼 거리 초점, 코팅
전력과 효율: 전기가 빛이 되는 비율이 체계 크기를 정한다전력효율과 전력·냉각 부담의 관계
냉각과 열 관리: 빛이 되지 못한 열은 어디로 가나열 관리남는 열을 빼는 일
무게와 탑재: 차량, 함정, 항공기에 싣는다는 것플랫폼플랫폼마다 다른 조건
진동과 충격: 흔들리는 곳에서 광학계를 지키기플랫폼흔들림과 광학 정렬
FSM: 떨림을 잡는 작고 빠른 거울빔 지향기·빔 제어FSM이 맡는 빠른 떨림
환경성: 비, 먼지, 더위와 추위, 염분플랫폼야외 장비가 견뎌야 하는 것
대기 전파: 흡수, 산란, 난류, 열 블루밍대기날씨와 공기가 빔에 주는 영향
적응광학: 흐려진 빔을 되살리는 기술빔 지향기·빔 제어적응광학이 흐려진 빔을 되살리는 원리

레이저 무기의 기초를 다루는 묶음과도 이어집니다. 빔이 표적에 닿은 뒤에도 일이 바로 끝나지 않는 까닭은 「레이저 무기는 왜 "쏘는 즉시" 끝나지 않나」에 있습니다. 공식 보고서가 꼽는 장점과 한계는 「레이저 무기의 장점과 한계」, 기사 속 "kW급"이나 "사거리" 같은 말은 「레이저 무기 기사 읽는 법」에서 이어 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