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즘에 햇빛을 비추면 흰빛이 무지개 색으로 갈라집니다. 빨강과 보라는 무엇이 다르기에 서로 다른 자리에 놓일까요? 답은 파장(wavelength)입니다. 빛의 색은 파장으로 정해집니다.

파장은 빛을 파동으로 볼 때 쓰는 말이고, 주파수(진동수, frequency)와 늘 짝을 이룹니다. 그런데 빛에는 파동만으로는 설명되지 않는, 입자 같은 성질도 있습니다. 그 입자가 광자(photon)이고, 광자 하나의 에너지도 파장과 묶여 있습니다.

파장, 주파수, 광자는 레이저 글에 되풀이해 나오는 말입니다. 아래에서는 파동의 기본부터 이 말들을 하나씩 다시 짚습니다. 자외선·가시광·적외선이 어디서 갈리는지, 빛이 물질에 닿으면 무슨 일이 생기는지도 그 길에서 만납니다.

빛은 파동이다: 파장과 주파수

고등학교 물리에서 파동은 어떤 모양이 반복되며 나아가는 것이었습니다. 파동의 한 모양이 되풀이되는 거리가 파장입니다. 한 점을 한 번 오르내리는 데 걸리는 시간은 주기이고, 단위 시간에 한 점을 지나가는 파동의 수가 주파수입니다. 주파수의 단위는 헤르츠(Hz)로, 1초에 한 번이 1 Hz입니다.

사인 곡선 모양의 파동에서 이웃한 두 마루 사이의 거리를 파장으로 표시한 도표
파동과 파장: 마루에서 다음 마루까지의 거리 (도표)(도표)

파동의 속도는 파장에 주파수를 곱한 값입니다. 이 관계는 모든 종류의 파동에 성립하고, 빛도 예외가 아닙니다. 진공에서 빛의 속도를 c라고 하면 c는 파장 λ와 주파수 f의 곱입니다. 속도가 정해져 있으니 파장이 짧을수록 주파수는 높아집니다.

진공에서 빛의 속도는 국제단위계(SI)의 정의값입니다. 국제도량형국(BIPM)의 SI 안내서는 c를 299 792 458 m/s로 정의하고, 미국 국립표준기술연구소(NIST)도 같은 값을 적습니다. 이 값은 1983년에 미터를 다시 정의하면서 고정됐습니다. 그 뒤로 빛의 속도는 측정할 때마다 달라지는 값이 아니라 정의로 고정된 값이고, 거꾸로 미터가 이 값으로 정해집니다.

파장이 500 nm인 빛의 주파수는 이 관계로 계산하면 약 6.0 × 10¹⁴ Hz입니다. 파장과 주파수는 하나를 알면 다른 하나가 정해지는 짝이고, 이 사이트의 레이저 글은 주로 파장 쪽을 적습니다.

전자기파 스펙트럼에서 빛의 자리

눈에 보이는 빛은 전자기파 스펙트럼의 한 부분입니다. 맥스웰 방정식은 빛을 전자기파로 설명하고, 전자기파는 전파, 적외선, 자외선 등의 갈래로 나뉩니다. 전자기파는 우주 공간의 진공에서도 나아갑니다.

이 글의 파장은 nm와 μm로 적습니다. BIPM의 SI 안내서에 따르면 nano(n)는 10⁻⁹, micro(μ)는 10⁻⁶입니다. 따라서 1 μm는 1000 nm입니다.

파장을 로그 눈금으로 놓고 자외선, 가시광(약 380~700 nm), 적외선의 자리를 띠로 보인 도표. 가로축은 100 nm~100 μm 부분만 보여 주며 양 끝은 잘려 있다
자외선, 가시광, 적외선의 파장 자리(가로축 100 nm~100 μm 부분만). 가시광은 NASA의 값(약 380~700 nm)이고, 옅은 띠(700~750 nm)는 OpenStax 값까지 이어지는 경계 불분명 구간입니다 (도표)(도표)

사람 눈이 감지하는 파장은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값으로 대략 380~700 nm입니다. 파장이 가장 짧은 쪽이 보라, 가장 긴 쪽이 빨강입니다. 가시광의 범위는 출처마다 조금씩 달라서, OpenStax 교재는 약 400~750 nm라고 적고 경계가 완전히 뚜렷하지는 않다고 밝혔습니다.

가시광보다 파장이 짧은 쪽이 자외선입니다. OpenStax는 자외선의 파장이 400 nm에서 약 10 nm까지라고 합니다. 그래서 380~400 nm 부근은 출처에 따라 가시광의 보라로도, 자외선으로도 분류됩니다.

가시광보다 긴 쪽이 적외선입니다. 어디서부터 적외선인지는 가시광의 끝을 어디로 잡느냐에 달렸습니다. NASA는 그 끝을 약 700 nm, OpenStax는 약 750 nm로 적으므로, 700~750 nm 부근은 가시광의 빨강 끝으로도, 적외선의 시작으로도 볼 수 있습니다.

적외선은 다시 여러 구간으로 나눠 부릅니다. 아래는 광학 백과 RP Photonics의 나눔이고, 이 백과는 가시광의 위쪽 한계를 700~800 nm로 적습니다.

구간 (약어)파장
근적외선 (NIR)약 750~1400 nm
단파 적외선 (SWIR)1.4~3 μm
중파 적외선 (MWIR)3~8 μm
장파 적외선 (LWIR)8~15 μm
원적외선 (FIR)15 μm~1 mm

구간의 이름과 경계는 기준마다 다릅니다. RP Photonics의 설명으로는 국제표준 ISO 20473:2007에서 원적외선은 50 μm부터이고, "중적외선(mid-infrared)"은 3~50 μm 전체를 가리킵니다. 이름은 비슷해도 표의 중파 적외선(MWIR)과 같은 말이 아닙니다.

미국 OSHA의 기술 매뉴얼은 적외선을 IR-A(0.780~1.400 μm), IR-B(1.400~3.00 μm), IR-C(3.00~1000 μm)로 나눕니다. 이름도 경계도 표와 다릅니다. 긴 파장 쪽 끝인 적외선과 마이크로파의 경계 역시 뚜렷하게 정해져 있지 않습니다. 그래서 기사나 논문에서 "근적외선"이나 "중적외선"을 만나면 어느 기준인지 확인해야 합니다.

빛은 알갱이이기도 하다: 광자와 에너지

빛을 파동으로만 보면 풀리지 않는 현상이 있었습니다. 20세기 초의 실험으로 빛이 입자 같은 성질도 지닌다는 것이 드러났고, 이를 파동-입자 이중성이라고 부릅니다. 이 입자 쪽 이야기에 나오는 낱개가 광자입니다. 광자는 빛의 속도로 움직이며 에너지 덩어리 하나를 지닌 빛의 입자입니다.

광자 하나의 에너지는 주파수에만 달려 있습니다. 주파수 f인 광자의 에너지는 플랑크 상수 h에 f를 곱한 값입니다. 앞의 관계로 f를 파장으로 바꾸면 다음과 같이 쓸 수 있습니다.

E = h × f = h × c ÷ λ

  • E: 광자 하나의 에너지
  • h: 플랑크 상수. SI 안내서가 정한 값은 6.626 070 15 × 10⁻³⁴ J s
  • c: 진공에서 빛의 속도
  • λ: 파장

식에서 파장 λ는 나누는 자리에 있습니다. 그래서 파장이 짧을수록 광자 하나의 에너지는 커지고, 파장이 두 배가 되면 에너지는 절반이 됩니다. 스펙트럼 위에서 보면 적외선에서 가시광, 자외선 쪽으로 갈수록 광자 하나의 에너지가 커집니다.

파장을 nm로 적을 때는 곱 hc를 1240 eV·nm로 기억해 두면 계산이 쉽습니다. eV는 전자볼트로, 광자의 에너지를 말할 때 쓰는 단위입니다. 500 nm 광자라면 1240을 500으로 나눠 약 2.5 eV입니다.

빛을 모래 한 줌이라고 해 봅시다. 광자는 모래알 하나입니다. 모래 전체의 무게는 알갱이 수와 알갱이 하나의 무게로 정해집니다.

다만 실제 광자는 자리를 차지하는 모래알과 다릅니다. 이 비유로는 빛이 파동처럼 퍼지는 모습을 설명할 수 없습니다. 여기서는 "빛의 에너지는 광자 낱개 단위로 주고받는다"는 뜻으로만 받아들이면 충분합니다.

빛이 물질을 만나면: 반사, 굴절, 흡수

빛이 물질을 만나면 투과, 반사, 흡수(absorption), 굴절, 편광, 회절, 산란 가운데 하나 이상을 겪을 수 있습니다. 어느 쪽이 될지는 물체와 빛의 파장에 달렸습니다. 그 가운데 반사, 굴절, 흡수를 차례로 봅니다.

공기와 물질의 경계면에서 입사광이 반사되고, 법선 쪽으로 굴절되고, 물질 안에서 흡수되는 모습을 한 장에 그린 도표
반사, 굴절, 흡수 (도표)(도표)

반사. 입사각과 반사각은 같습니다. 두 각 모두 표면에 수직인 선(법선)에서 잰 값입니다. 거울처럼 파장에 견줘 매끈한 면은 빛을 한 방향으로 되돌리고, 종이처럼 거친 면은 여러 방향으로 흩어 반사합니다.

굴절. 빛이 다른 물질로 들어가면 속도가 바뀌어 진행 방향이 꺾입니다. 물질 안에서 빛의 속도가 v일 때 굴절률 n은 c ÷ v로 정의하며, 항상 1 이상입니다. 공기의 굴절률은 약 1.00, 물은 약 1.33입니다. 굴절률이 낮은 쪽에서 높은 쪽으로 들어가는 빛은 법선 쪽으로 꺾입니다.

굴절률은 파장마다 달라서 파장에 따라 꺾이는 각도도 다릅니다. 글머리의 프리즘이 흰빛을 여러 색으로 가른 것도 이 때문입니다.

흡수. NASA의 설명을 따르면, 입사한 빛의 광자가 원자와 분자에 닿아 이들을 진동시킬 때 흡수가 일어납니다. 이렇게 흡수된 에너지는 나중에 열로, 더 긴 파장의 적외선으로 나옵니다.

파장과 주파수는 파동의 모양을, 광자는 에너지의 낱개를, 굴절률은 물질 속 빛의 속도를 나타냅니다. 이 네 가지를 기억하면 뒤의 글이 한결 수월합니다.

다음에 읽을 글

  • 「파장은 왜 중요한가: 보이는 빛과 보이지 않는 빛」: 이 글의 파장과 스펙트럼 이야기를 이어서 다룹니다.
  • 「간섭과 회절: 빛이 겹치고 퍼지는 방식」: 빛이 파동이라서 생기는 현상을 설명합니다.
  • 「광섬유는 어떻게 빛을 가두나: 코어와 클래드」: 이 글의 반사와 굴절이 바탕이 됩니다.
  • 「레이저를 이루는 세 가지: 이득 매질, 펌핑, 공진기」: 레이저가 무엇으로 이루어지는지 살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