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에서 "이지스함이 출항했다"는 문장을 보면, 이지스라는 이름의 배가 따로 있는 것처럼 들립니다. 그런데 미 해군에서 이지스함이라고 불리는 배의 함급 이름은 타이콘데로가, 알레이 버크입니다. 이지스라는 낱말은 함급 이름에 없습니다.
그렇다면 이지스는 무엇의 이름일까요? 배에 실린 전투체계의 이름입니다. 레이다부터 미사일까지 무엇을 묶었는지 알면, 그 이름이 왜 배를 부르는 말이 됐고 어떻게 육지까지 갔는지도 보입니다.
이지스는 배가 아니라 체계다
이지스 함정 전투체계는 센서, 컴퓨터, 소프트웨어, 화면 장치, 무장 발사대, 무장을 하나로 묶은 모음입니다. 이름은 그리스 신화에서 제우스를 지킨 방패에서 따왔습니다. 배를 지키는 체계에 방패 이름을 붙인 것입니다.
처음 목적도 방패에 가깝습니다. 이지스 체계는 1970년대에 항공기, 대함 순항미사일, 수상 위협, 수중 위협으로부터 함정을 지키려고 개발됐습니다. 미 해군이 처음 배치한 해는 1983년이고, 그 뒤 여러 번 고쳐 왔습니다.
휴대전화에 비유해 볼 수 있습니다. 여러 회사의 전화기에 같은 운영체제가 깔려 있으면, 사람들은 기종보다 운영체제 이름으로 전화기를 묶어 부르기도 합니다. 실제로는 다른 점이 큽니다. 이지스는 소프트웨어만이 아니라 레이다, 발사대, 무장 같은 장비까지 포함하는 체계입니다.
하나로 묶인 것들: 센서, 지휘, 무장
묶음의 앞쪽에는 센서가 있습니다. 대표는 레이다입니다. 타이콘데로가급 순양함과 초기 알레이 버크급 구축함에는 SPY-1 레이다가 달렸고, 지금 조달하는 알레이 버크급 Flight III 설계에는 SPY-6이라는 새 레이다가 들어갑니다. 미 의회조사국(Congressional Research Service, CRS)은 SPY-6이 SPY-1보다 성능이 높다고 적었습니다.
이지스의 레이다는 안테나를 돌리지 않고 전파의 방향을 바꾸는 위상배열 레이다로 출발했습니다. 링컨 연구소 저널의 레이다 기술 역사 논문은 1974년에 RCA가 미 해군용으로 개발한 S 대역 이지스 위상배열 레이다를 예로 듭니다. 레이다가 전파로 거리를 재는 기본 원리는 레이다 글에 있습니다.
가운데에는 컴퓨터, 소프트웨어, 화면 장치가 있습니다. 체계를 만드는 록히드 마틴은 이지스를 무장, 센서, 지휘통제(command and control, C2), 전투 관리를 겹겹이 묶은 통합 체계로 설명하고, 중앙화·자동화된 지휘통제와 무장 통제가 탐지부터 교전까지를 받친다고 적었습니다.
끝에는 발사대와 무장이 있습니다. 갑판 아래에 미사일을 세워 넣는 수직발사체계(VLS)가 그 예입니다. 센서와 무장을 잇는 일의 기본은 사격통제체계 글에 있습니다.
배를 짓는 회사와 체계를 만드는 회사가 다르다는 점도 눈여겨볼 만합니다. 알레이 버크급은 제너럴 다이내믹스 배스 아이언 웍스와 헌팅턴 잉걸스 조선소가 짓습니다. 모든 알레이 버크급에 실린 이지스 체계의 주 계약 업체는 록히드이고, Flight III의 주 레이다인 SPY-6은 레이시온이 만듭니다.
이지스함이라는 말은 어떻게 생겼나
미 해군의 이지스함은 두 함급입니다. 타이콘데로가(CG-47)급 순양함과 알레이 버크(DDG-51)급 구축함입니다. 두 함급 모두 이지스 전투체계를 갖췄기 때문에 각각 "이지스 순양함", "이지스 구축함", 함께 "이지스함"으로 자주 불립니다. 배가 싣고 있는 체계의 이름이 배를 부르는 말이 된 것입니다.
두 함급 모두 여러 척을 지었습니다. 타이콘데로가급은 1978~1988 회계연도에 모두 27척을 조달했고 1983~1994년에 취역했습니다. 2025년 10월 1일 기준으로 일곱 척이 남아 있었습니다.
알레이 버크급은 1985 회계연도부터 조달하기 시작해 2025 회계연도까지 모두 97척을 조달했습니다. 첫 배는 1991년에 취역했고, 2025년 10월 1일 기준 76척이 취역해 있었습니다.
모든 수상 전투함이 이지스함은 아닙니다. 미 해군 순양함·구축함 가운데 줌왈트(DDG-1000)급 구축함 세 척은 이지스 체계를 쓰지 않고, 탄도미사일 방어 능력도 없습니다. 록히드 마틴의 설명으로는 항공모함도 이지스가 아닌 다른 자체 방어 체계를 씁니다.
탄도미사일 방어와 육상형 이지스
이지스가 처음 지키려던 것은 항공기와 순항미사일 같은 위협이었습니다. 지금은 미사일방어청(Missile Defense Agency, MDA)과 해군이 함께 하는 이지스 탄도미사일 방어(ballistic missile defense, BMD) 사업이 이지스 순양함과 구축함에 탄도미사일 방어 능력을 줍니다.
방법은 새 배를 만드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이지스 체계의 컴퓨터와 소프트웨어를 바꾸고, 탄도미사일 방어용 요격미사일을 싣는 것입니다. 요격미사일은 SM-3과 SM-6입니다. 오래된 이지스함도 고쳐서 BMD 함정이 될 수 있고, 2010 회계연도 이후 조달한 알레이 버크급은 처음부터 이 능력을 갖추고 지어졌습니다.
BMD 능력이 있는 이지스함은 시간이 지나며 늘어 왔습니다. CRS가 인용한 MDA의 2026 회계연도 예산 문서에는 그해 말까지 정비 지원이 필요한 BMD 능력 이지스함이 모두 63척이 된다고 적혀 있습니다. 여러 겹으로 미사일을 막는 구조에서 이 배들이 어디쯤 있는지는 다층 미사일 방어에서 볼 수 있습니다.
체계 이름이 배와 따로 있다는 것은 육지에서 더 분명해집니다. 이지스 BMD 체계의 육상형을 이지스 어쇼어(Aegis Ashore)라고 부릅니다. 기지는 유럽의 루마니아와 폴란드에 한 곳씩 있고, 두 기지 계획은 2009년에 발표됐습니다.
각 기지에는 이지스함의 갑판 구조물과 비슷한 건물이 있고, 그 안에 이지스 체계가 들어 있습니다. 미사일은 이지스함에 실린 VLS를 바탕으로 만든, 옮길 수 있는 VLS에서 발사됩니다. 배가 없어도 이지스라는 이름은 그대로 남습니다.
미국 밖의 이지스
이지스 체계를 동맹국에 수출하기 시작한 때는 1980년대 후반입니다. 이지스 함정을 운용하거나 짓고 있거나 지을 계획인 동맹국은 일본, 한국, 호주, 스페인, 노르웨이입니다. 록히드 마틴은 이지스가 120척이 넘는 함정에 실려 있다고 밝힙니다.
나라마다 같은 이지스는 아닙니다. 일본의 이지스함은 탄도미사일 방어 능력이 있습니다. CRS가 옮긴 2023년 10월 16일 보도에 따르면 한국의 최신 이지스 구축함도 이 능력을 갖출 예정입니다. 호주, 스페인, 노르웨이의 이지스함은 지금 탄도미사일 방어 능력이 없습니다.
배 크기에 맞춘 경우도 있습니다. 노르웨이 함정은 다른 이지스함보다 조금 작아서, 더 작고 힘이 약한 SPY-1 레이다를 넣은 축소판 이지스 체계를 싣습니다. 같은 이름 아래에서도 배와 나라에 따라 구성이 달라진다는 뜻입니다.
레이저와 맞닿는 점: 새 무기를 체계에 붙이기
함정용 레이저 무기도 이지스와 이어집니다. HELIOS는 이름 첫머리부터 고에너지 레이저(high energy laser, HEL)를 내건 미 해군의 함정 레이저 체계이고, 알레이 버크급 USS 프레블(DDG-88)에 설치됐습니다. CRS가 옮긴 해군의 2026 회계연도 예산 문서는 HELIOS가 Flight IIA 구축함의 이지스 전투체계에 통합된 상태로 쓰인다고 적었습니다.
이 사례는 이지스가 왜 체계인지를 다시 보여 줍니다. 새로 들어온 레이저가 혼자 움직이는 장비로 남지 않고, 이미 있는 이지스 전투체계 안에 들어간 것입니다. 레이저 무기 자체도 레이저 하나가 아니라 여러 부분이 묶인 체계로 보는 편이 이해하기 쉽습니다. 그 이야기는 레이저 무기는 레이저만으로 되지 않는다에서 이어집니다.
다음에 읽을 글
- 위상배열과 AESA 레이다: 안테나를 돌리지 않고 방향을 바꾼다: 이지스 레이다의 출발점인 위상배열 레이다의 원리를 봅니다.
- 수직발사체계(VLS): 군함 갑판 아래에는 무엇이 있을까: 이지스함에 실리고 이지스 어쇼어 발사대의 바탕이 된 발사 체계를 봅니다.
- 레이저 무기는 레이저만으로 되지 않는다: 체계 구성 한눈에: 레이저 무기를 하나의 체계로 보는 법을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