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가에 서서 바깥을 보면 풍경과 함께 내 얼굴이 흐릿하게 겹쳐 보입니다. 유리는 빛 대부분을 통과시키면서 일부를 되돌려 보내기 때문입니다. 레이저를 다루는 곳에서는 이 흔한 현상을 일부러 키우고 다듬어 씁니다.

빛 한 줄기를 두 갈래로 나누는 부품이 빔 분리기(beamsplitter, 빔 분할기)입니다. 나누는 기준이 세기의 몫이면 보통의 빔 분리기, 빛의 색이면 이색성 거울(dichroic mirror)입니다. 이색성 거울은 어떤 색은 반사하고 다른 색은 통과시킵니다.

생김새는 둘 다 코팅한 유리판이나 유리 덩어리입니다. 그런데 무엇으로 나누느냐에 따라 속에서 일어나는 일이 다릅니다. 판과 큐브에서 시작해 실험대와 우주 망원경, 역사와 눈 안전까지 이어 갑니다.

유리 한 장이 빛을 둘로 나누는 까닭

빛이 얇은 막이나 유리 면에 닿으면 일부는 반사되고 일부는 굴절해 안으로 들어갑니다. 창유리의 흐릿한 반사가 이것입니다. 빔 분리기는 표면에 광학 코팅(optical coating)을 입혀 이 반사와 투과의 몫을 정해 둔 부품입니다.

나누는 몫은 반사(R)와 투과(T)의 비율로 적습니다. 반반으로 나누는 50/50이 흔한 예입니다. 편광(polarization) 상태가 중요하지 않은 곳에서는 햇빛처럼 편광되지 않은 빛을 정해진 R/T 비율로 나누는 보통의 빔 분리기를 씁니다.

같은 부품을 거꾸로 쓸 수도 있습니다. 두 방향에서 들어온 서로 다른 빔을 하나로 합치는 것입니다. 나누는 부품이 곧 합치는 부품이라는 점은 빔 결합(beam combining) 이야기에서 다시 중요해집니다.

판형과 큐브형

빔 분리기는 흔히 구조에 따라 판형과 큐브형으로 나눕니다. 판형은 얇고 평평한 유리판의 첫 면에 코팅을 한 것입니다. 대부분 둘째 면에는 무반사 코팅(anti-reflection coating)을 해서 뒷면의 원치 않는 반사를 없앱니다. 보통 빔에 45° 기울여 놓도록 설계합니다.

큐브형은 대개 직각 프리즘 두 개로 만듭니다. 한 프리즘의 빗면에 코팅을 하고 두 프리즘을 붙여 정육면체 꼴로 만듭니다. 빛은 면에 수직으로, 곧 0°로 넣습니다.

두 구조의 장단점은 서로 엇갈립니다. Edmund Optics의 해설에 따르면 판형은 가볍고 비교적 싸며 큰 크기로 만들기 쉽습니다. 대신 반사 빛과 투과 빛이 지나는 길의 길이가 다르고, 비스듬한 판을 지난 빛은 옆으로 조금 밀리며, 45° 각 때문에 맞추는 데 시간이 더 들 수 있습니다. 큐브형은 빔이 밀리지 않고 두 갈래의 길이가 같지만, 통유리라 무겁고 크게 만들기 어렵고 값이 더 듭니다.

빔 분리기 두 가지를 좌우로 견준 그림. 왼쪽은 판형으로, 45°로 기운 얇은 유리판의 앞면에 코팅이, 뒷면에 무반사 코팅이 있다. 들어온 빔은 일부가 위로 반사되고 일부는 판을 지나 오른쪽으로 나가는데, 지난 빔은 옆으로 조금 밀려 있다. 아래에 가볍고 싸고 크게 만들기 쉽지만 두 갈래의 길이가 다르고 45°로 놓아야 한다고 적혀 있다. 오른쪽은 큐브형으로, 프리즘 두 개를 코팅한 대각선 면에서 붙인 정육면체다. 빔은 곧게 들어가 일부는 위로 반사되고 일부는 밀림 없이 곧게 지난다. 아래에 밀림이 없고 두 갈래의 길이가 같고 0°로 넣지만, 무겁고 크게 만들기 어렵다고 적혀 있다. 맨 아래에는 거꾸로 쓰면 두 빔을 하나로 합칠 수 있다는 문장이 있다. 값은 없다
판형 빔 분리기와 큐브형 빔 분리기. 판형은 가볍지만 지난 빔이 옆으로 밀리고, 큐브형은 밀림이 없지만 무겁습니다. 값이 없는 개념도입니다 (도표)(도표)

편광으로 나누기

빛은 진행 방향에 수직으로 흔들리는 파동이고, 흔들리는 방향을 편광이라고 합니다. 비스듬한 표면에서 반사된 빛은 편광에 따라 몫이 달라집니다. 반사된 빛은 부분적으로 편광되어 있고, 브루스터 각(Brewster's angle) 가까이에서는 강하게 편광됩니다.

빔 분리기에서는 두 편광을 s와 p로 부릅니다. s 편광은 전기장이 반사면과 같은 평면에서 흔들리는 빛입니다. p 편광의 전기장은 반사면과 나란한 성분과 면에 수직인 성분을 함께 가집니다.

편광 빔 분리기(polarizing beamsplitter)는 빛을 반사되는 s 편광과 투과되는 p 편광으로 가릅니다. 편광되지 않은 빛을 반반 나누는 데도 쓰고, 광 아이솔레이터(optical isolator)처럼 편광을 갈라내야 하는 곳에도 씁니다. 반대로 무편광 빔 분리기는 들어온 빛의 편광 상태를 그대로 지키면서 정해진 비율로 나눕니다.

완벽하게 가르지는 못합니다. 빔 분리기는 대개 s 편광을 잘 반사하지만, p 편광이 반사되는 것은 그만큼 잘 막지 못합니다. 그래서 투과된 빛에는 s 편광이 거의 없어도, 반사된 빛에는 p 편광이 섞여 남습니다. 편광 자체는 「편광: 빛이 흔들리는 방향」에서 자세히 다룹니다.

색으로 나누기: 이색성 거울

햇빛 아래 비눗방울은 무지갯빛으로 반짝입니다. 막의 앞면과 뒷면에서 반사된 빛이 겹치며 간섭(interference)하기 때문이고, 이를 얇은 막 간섭이라고 부릅니다. 가장 밝게 보이는 색은 보강 간섭을 일으키는 색입니다.

어떤 색이 보강될지는 막의 두께가 빛의 파장(wavelength)에 견줘 어떤지에 크게 달려 있습니다. 굴절률이 더 큰 물질과의 경계에서 반사될 때 빛의 위상이 180° 바뀌는 것도 따져야 합니다. 두께가 정해진 막은 그래서 색마다 다르게 반사합니다.

이색성 거울은 이런 얇은 막을 여러 겹 입힌 유리판으로, 파장에 따라 빛을 통과시키거나 반사합니다. 색유리 같은 필터는 유리가 빛을 흡수(absorption)해서 막습니다. 이런 흡수형 필터와 달리 이색성 필터는 원치 않는 파장을 반사로 돌려보냅니다. 돌려보낸 빛도 다른 길로 나가므로, 이색성 거울은 빛을 색으로 나누는 빔 분리기 구실을 합니다.

모양은 쓰임에 따라 갈립니다. 장파장 통과(longpass)는 정한 경계보다 긴 파장을 통과시키고, 단파장 통과(shortpass)는 짧은 파장을 통과시킵니다. 장파장 통과에서 투과가 50%로 올라서는 파장을 컷온 파장(cut-on wavelength)이라 부릅니다.

두 칸으로 된 그림. 왼쪽 칸은 45°로 기운 장파장 통과 이색성 거울에 여러 색의 빛이 들어와, 파랑(짧은 파장)은 위로 반사되고 빨강(긴 파장)은 거울을 지나는 모습이다. 그 사이의 파장은 일부 반사되고 일부 지난다고 적혀 있다. 아래 작은 그림은 유리판 위에 얇은 막이 여러 겹 쌓인 모습을 모식적으로 보여 준다. 오른쪽 칸은 같은 거울에서 파장에 따라 지나는 빛의 몫을 그린 곡선으로, 짧은 파장 쪽은 낮고 긴 파장 쪽은 높으며, 50%를 지나는 곳이 컷온 파장으로 표시되어 있다. 점선 곡선은 거울을 더 기울였을 때 경계가 짧은 파장 쪽으로 옮겨 간 모습이다. 50% 말고는 값이 없다
장파장 통과 이색성 거울은 짧은 파장을 반사하고 긴 파장을 통과시킵니다. 투과가 50%인 곳이 컷온 파장이고, 더 기울이면 경계가 짧은 파장 쪽으로 옮겨 갑니다. 층 수와 두께는 그리지 않은 모식도입니다 (도표)(도표)

이름이 붙은 것도 있습니다. 냉 거울(cold mirror)은 가시광을 잘 반사하고 적외선을 잘 통과시켜, 열이 쌓이면 곤란한 곳에 씁니다. 열 거울(hot mirror)은 거꾸로 적외선을 반사하고 가시광을 통과시키며 주로 영사기와 조명에 들어갑니다. Edmund Optics는 특정 레이저 파장에 맞춘 레이저 빔 결합기도 이색성 빔 분리기로 분류하고, 형광 응용에 흔히 쓰인다고 적습니다.

기울이면 색이 옮겨 간다

이색성 거울에는 까다로운 점이 하나 있습니다. 흡수형 필터는 각도에 별로 민감하지 않지만, 이색성 필터는 각도에 아주 민감합니다. 회사 해설에 따르면 대략 입사각을 키울수록 경계가 짧은(더 푸른) 파장 쪽으로, 줄일수록 긴 파장 쪽으로 옮겨 갑니다.

설계한 각도 밖에서 쓰면 처음 정한 투과율과 파장 사양을 지키지 못합니다. 45°용으로 만든 이색성 거울을 다른 각도로 놓으면 나누는 색의 경계가 달라진다는 뜻입니다. 이색성 거울에서는 놓는 각도까지 사양의 일부입니다.

실험대에서 우주 망원경까지

가장 흔한 쓰임은 빛을 조금 떼어 내 재는 일입니다. Keller의 교과서에 나오는 반사율 측정 장치는 코팅하지 않은 작은 각의 쐐기 유리판을 빔 분리기로 씁니다. 이 판의 앞면 반사는 들어온 출력에 비례하므로, 약한 반사만 재도 출력의 오르내림을 알 수 있습니다. 실험대에서 빔 분할기로 빛을 나눠 파워미터와 빔 모양 측정 장치로 보내는 모습은 「레이저 실험실에는 무엇이 있나」에 그려져 있습니다.

같은 책에는 빔을 같은 세기의 두 갈래로 나눈 뒤 한쪽 팔의 길이를 바꿔 한 빔을 늦추는 장치도 나옵니다. 아주 짧은 펄스의 길이를 재는 방법입니다. 다이오드로 펌핑(pumping)하는 레이저에서는 이색성 거울이 펌프 빛과 레이저 출력을 다른 길로 보냅니다. 한 실험에서는 펌프 빛은 통과시키고 출력 빔은 반사하는 이색성 빔 분리기를 거쳐 결정을 펌핑했습니다.

빔 분리기는 정밀 측정의 한가운데에도 있습니다. 마이컬슨 간섭계는 빛을 둘로 나눠 서로 다른 길을 지나게 한 뒤 다시 합쳐 간섭무늬를 만듭니다. 중력파 검출기 LIGO에서도 레이저 빛은 빔 분리기에서 길이 4 km인 두 팔로 나뉩니다. 각 팔에서 거울 사이를 300번쯤 오간 빛은 다른 팔의 빛과 다시 합쳐집니다.

세 칸으로 된 쓰임 그림. 첫째 칸은 코팅하지 않은 쐐기 유리판이 빔의 약한 반사를 아래의 검출기로 보내고 빔 대부분은 그대로 나아가는 모습으로, 약한 반사가 출력을 따라 오르내린다고 적혀 있다. 둘째 칸은 펌프 다이오드의 빛이 이색성 소자를 지나 레이저 결정으로 들어가고, 결정에서 되돌아 나온 레이저 출력은 같은 소자에서 옆으로 반사되는 모습이다. 셋째 칸은 망원경에서 온 빛이 이색성 소자에서 채널 A와 채널 B로 나뉘는 모습으로, 예로 JWST NIRCam이 짧은 채널(0.6~2.3 μm)과 긴 채널(2.4~5.0 μm)을 동시에 관측한다고 적혀 있다. 설계값은 없다
빔 분리기와 이색성 거울의 흔한 쓰임 세 가지. 출력을 재려고 빛을 조금 떼어 내기, 펌프 빛과 레이저 출력을 다른 길로 보내기, 빛을 두 파장 채널로 나누기입니다. 값은 공개된 JWST NIRCam 채널 범위뿐입니다 (도표)(도표)

우주 망원경도 이색성 소자로 빛을 나눕니다. 제임스 웹 우주 망원경(JWST)의 근적외선 카메라(NIRCam)는 0.6~5.0 μm를 관측합니다. 운영 기관 문서에 따르면 거의 같은 모듈 두 개가 저마다 이색성 소자로 짧은 파장 채널(0.6~2.3 μm)과 긴 파장 채널(2.4~5.0 μm)을 동시에 관측합니다. 거의 같은 시야를 두 파장 대역으로 한꺼번에 보는 셈입니다.

나누는 부품은 합치는 부품이기도 하다

빔 분리기를 거꾸로 쓰면 두 빔이 하나가 됩니다. 이 성질은 레이저 출력을 키우는 빔 결합과 바로 이어집니다. 「결맞음 빔 결합의 원리」는 빔 분할기를 가장 단순한 결합기로 소개합니다. 같은 빔 두 개의 위상을 맞추면 합친 빛을 한 출구로 모을 수 있다는 내용입니다.

색이 다른 빔을 한 줄기로 겹치는 방식은 「분광 빔 결합 자세히」에 있습니다. 방위용 레이저를 만드는 nLIGHT는 회사가 10 kW급이라 부르는 레이저에 이색성 빔 결합(dichroic beam combination, DBC)이라는 자체 방법을 쓴다고 소개합니다. 이름에 '이색성'이 들어 있지만 공개된 페이지에는 원리가 없습니다. 그래서 이색성 거울이 그 안에서 어떻게 쓰이는지는 알 수 없습니다.

반은빛 거울에서 다층막까지

빛을 나누는 거울은 오래된 도구입니다. 미국 물리학자 앨버트 A. 마이컬슨(Albert A. Michelson, 1852~1931)이 발명한 간섭계를 교과서는 반은빛 거울(half-silvered mirror)로 그립니다. 빔은 이 거울에 닿아 절반은 옆으로 반사되고 절반은 거울을 지납니다.

얇은 막을 일부러 입히는 기술은 20세기에 자랐습니다. 1920~1930년대 제너럴 일렉트릭의 어빙 랭뮤어와 캐서린 버 블로젯이 그 바탕을 놓았습니다. 블로젯은 1938년 반사를 없앤 유리의 특허를 냈고, 이 유리는 곧바로 영화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촬영에 쓰였습니다. 다만 이런 무반사 코팅은 다른 파장의 반사를 일부만 없앱니다.

1953년 영화텔레비전기술자협회(SMPTE) 학회지에 실린 이색성 거울 리뷰의 초록은 그 뒤의 흐름을 짧게 정리합니다. 2차 세계대전 동안 유리 면에 박막을 입히는 일이 실험실 연구에서 광학 기기의 실용으로 넘어갔고, 그 무렵에는 거의 모든 렌즈에 반사를 줄이는 코팅을 했습니다. 다층막을 입힌 판, 곧 이색성 거울은 효율 좋은 빛 나누개로 쓰였습니다. 가장 잘 알려진 쓰임 가운데 하나는 실험용 컬러텔레비전 장비였습니다.

나뉜 빔과 눈

빔 분리기는 빛을 없애지 않고 두 갈래로 보냅니다. 떼어 낸 빛은 약해 보여도 거울처럼 매끈한 면에서 나온 반사입니다. 이색성 거울도 원치 않는 색을 흡수하지 않고 다른 방향으로 돌려보냅니다.

텍사스 대학교 오스틴 캠퍼스의 레이저 안전 핸드북은 최악의 노출을 이렇게 설명합니다. 눈이 먼 곳에 초점을 맞춘 채 직접 빔이나 거울 같은 반사가 눈에 들어올 때입니다. 같은 자료는 쓸 빔을 실험 구역 안에 가두려면 빔 길에 빔 막이를 더 둘 수 있다고 적습니다.

빔 분리기가 하나 늘면 살펴야 할 빛의 길도 하나 늘어납니다. 레이저 등급과 보안경 읽는 법은 「레이저 안전: 등급과 보안경 읽는 법」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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