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울은 보통 움직이지 않을수록 좋은 부품입니다. 망원경 거울을 깎는 사람은 면을 한 치의 어긋남도 없이 고르게 다듬으려고 애씁니다. 그런데 일부러 면의 모양을 쉬지 않고 바꾸는 거울이 있습니다. 그것도 아주 작은 만큼씩, 자리마다 다르게 말입니다.

이 거울이 변형 거울(deformable mirror, DM)입니다. 별빛을 흐리는 공기의 일렁임을 되돌리는 적응광학(adaptive optics, AO) 망원경에도, 거대한 레이저 시설의 빔을 다듬는 데에도, 우주 망원경 안에도 들어갑니다. 레이저 무기 쪽 공식 자료에도 이름이 나옵니다.

거울 면은 어떻게 휘고, 왜 휘어야 할까요? 어떤 종류가 있고, 무엇이 아직 어려울까요? 변형 거울이 들어가는 큰 틀은 「적응광학: 흐려진 빔을 되살리는 기술」에 있습니다.

평평한 거울이 해 줄 수 없는 일

먼 별에서 온 빛은 처음에 평평한 파면으로 다가옵니다. 파면은 같은 박자로 출렁이는 지점을 이은 빛 물결의 앞머리입니다. 이 앞머리가 대기 난류(atmospheric turbulence)를 지나면 자리마다 지나온 길의 길이가 달라져 구겨집니다.

평평한 거울은 이 구김을 그대로 되비춥니다. 반사는 빛의 방향을 바꿀 뿐 앞머리 모양을 고치지는 않기 때문입니다. 거울 전체를 기울이면 빔이 통째로 한쪽으로 쏠린 것은 바로잡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군데군데 다르게 구겨진 모양은 남습니다.

변형 거울이 맡는 일이 바로 이 남은 구김입니다. 천문 적응광학 리뷰 논문은 변형 거울의 목적을 난류 대기가 만든 광로 차이, 곧 빛이 지나온 길의 길이 차이를 고치는 것이라고 적었습니다. 길의 차이를 거울 면의 높낮이로 되갚는 셈입니다.

얇은 면과 그 뒤의 작동기

구조는 단순하게 그릴 수 있습니다. 얇은 광학 면이 있고, 그 뒤에 작동기(actuator)가 배열로 붙어 있습니다. 작동기가 늘어나면 붙은 자리의 면이 밀려 나오고, 줄어들면 당겨집니다.

구겨진 파면에서 앞서 온 부분이 닿는 자리는 면을 뒤로 당겨 조금 먼 길을 돌게 합니다. 처져 온 부분이 닿는 자리는 면을 앞으로 내밀어 길을 줄입니다. 반사되어 나간 빛은 다시 고르게 줄을 맞춥니다.

왼쪽에서 구불구불한 파면이 들어와 오른쪽의 변형 거울에 닿는다. 거울은 얇은 면 뒤에 작동기 일곱 개가 한 줄로 붙고 그 뒤에 받침판이 있는 단면으로 그려져 있으며, 면을 앞으로 미는 화살표와 뒤로 당기는 화살표가 하나씩 있다. 반사되어 나가는 파면은 곧은 세로줄로 펴져 있다. 아래에 모양은 부풀려 그렸고 치수가 없다는 메모가 있다
앞서 온 부분은 조금 더 먼 길을, 처져 온 부분은 조금 짧은 길을 돌게 면을 밀고 당기면 반사된 파면이 펴집니다. 모양은 부풀려 그렸습니다 (도표)(도표)

울퉁불퉁한 길을 지나며 흐트러진 행진 대열을, 출발선의 자리마다 앞뒤로 조금씩 옮겨 다시 줄 세운다고 떠올려 볼 수 있습니다. 실제로는 사람이 아니라 빛이고, 옮기는 거리가 아주 작으며, 그 모양을 쉬지 않고 바꿔야 한다는 점이 다릅니다.

거울을 고를 때 따지는 성질은 넷입니다. 면을 얼마나 크게 밀고 당길 수 있는지인 행정(stroke), 얼마나 빨리 움직이는지인 응답 시간, 작동기 사이의 간격, 그리고 작동기의 수입니다. 행정과 작동기 수는 망원경 구경이 클수록 커져야 합니다.

되먹임 고리 안의 거울

변형 거울은 혼자 일하지 않습니다. 적응광학 장치는 파면 센서(wavefront sensor, WFS)로 어긋남을 재고, 알맞은 보정을 계산해, 그 보정을 변형 거울에 줍니다. 계산이 거울에 보내는 것은 작동기마다 줄 전압값입니다.

장치를 세 요소로 나누면 변형 거울, 수차를 초에 수백 번 재는 센서, 그리고 측정값을 받아 거울의 어디를 어떻게 움직일지 알려 주는 제어 체계입니다. 수차는 상을 흐리거나 일그러뜨리는 광학 현상을 말합니다.

흔히 쓰는 닫힌 고리(closed loop)에서는 거울의 자리가 중요합니다. 변형 거울이 들어오는 빛과 파면 센서 사이에 있어서, 센서는 거울이 이미 고친 뒤에 남은 오차만 봅니다. 고리가 잘 돌면 센서가 재는 남은 파면은 0에 가깝습니다.

세 갈래의 변형 거울

2012년 리뷰 논문은 천문 적응광학의 변형 거울을 만드는 주요 기술을 셋으로 나눴습니다. 크기 순서로 보면 적응 부경, 압전 거울, MEMS 거울입니다.

세 칸 비교 도표. 왼쪽 칸은 적응 부경으로 가장 크고, 망원경의 부경 자리에 들어가며 음성 코일 작동기와 얇은 껍질이 특징이다. 가운데 칸은 압전 거울로 가장 흔하고, 응답이 빠르지만 이력과 열팽창이 있다. 오른쪽 칸은 MEMS 거울로 가장 작고, 반도체 공정으로 만들며 응답이 거의 즉시이고 이력이 없다. 아래 띠에 행정이 작은 거울은 행정이 큰 거울(우퍼)과 짝을 이룬다는 글이 있다. 값은 없다
천문 적응광학에 쓰이는 변형 거울의 세 갈래. 2012년 리뷰 논문의 분류를 따랐고 값은 넣지 않았습니다 (도표)(도표)

가장 큰 것은 적응 부경(adaptive secondary mirror)입니다. 망원경에 원래 있던 고정된 부경을 통째로 바꿔 넣는 방식이라, 고침을 위한 거울을 따로 더 넣지 않아도 됩니다. 그래서 빛을 덜 잃고 열 방사도 적습니다. 작동기로는 안쪽 제어 고리가 자리를 잡아 주는 음성 코일(voice coil)을 쓸 수 있고, 작동기는 얇은 광학 껍질에 붙습니다.

더 흔한 것은 중간 크기의 압전(piezo) 거울입니다. 적응 부경보다 행정은 작지만 응답이 크게 빠릅니다. 대신 보통 자기 자리를 스스로 재는 장치가 없고, 같은 명령을 줘도 앞서 움직인 내력에 따라 자리가 조금 달라지는 이력(hysteresis)과 열팽창의 영향을 받습니다. 그래서 적응광학 고리가 계속 지켜보며 다스려야 정확하고 안정된 파면을 냅니다.

가장 작은 것은 MEMS(미세 전자기계 시스템) 거울입니다. 2012년 리뷰에서는 MOEMS라는 이름으로 소개된, 새로 나온 대안이었습니다. 정전기나 음성 코일 방식으로 움직이고, 반도체 칩을 만드는 표준 공정으로 만듭니다. 다른 변형 거울보다 훨씬 작고, 응답이 거의 즉시이며, 이력이 없습니다.

MEMS 기술은 작은 작동기와 전기 연결을 실리콘 칩 하나에 모읍니다. 이 갈래의 한 줄기는 1999년 한 신생 기업이 NASA 제트추진연구소(JPL)와 맺은 소기업 혁신 연구(SBIR) 계약에서 자랐습니다. 계약의 목적은 우주용 적응광학 기술이었습니다.

갈래마다 약점을 메우는 짝도 있습니다. 일부 MEMS 거울과 간격이 좁은 압전 거울은 행정이 작습니다. 이런 거울을 쓸 때는 작동기가 적고 행정이 큰 두 번째 거울을 함께 두어 파면을 먼저 크게 펴 둡니다. 스피커의 저음용과 고음용처럼 이 둘을 우퍼(woofer)와 트위터(tweeter)라고 부릅니다.

1953년의 생각에서 오늘의 망원경까지

가로 연표 도표. 1953년 뱁콕의 생각, 1970년대 미군의 투자, 1982년 할레아칼라 1.6 m 망원경의 첫 실용 체계, 1980년대 말 첫 천문 장치 COME-ON, 1994년 NIF 시제 빔 라인 Beamlet에서 작은 변형 거울 시연, 1997년 초 전체 구경 거울 설치, 2003년 6.5 m MMT의 첫 적응 부경, 그리고 우주 망원경 코로나그래프의 변형 거울 두 장이 차례로 놓여 있다
변형 거울이 걸어온 길. 공개 자료에 적힌 연도만 옮겼습니다 (도표)(도표)

생각은 1953년에 나왔습니다. 미국 마운트 윌슨·팔로마 천문대의 천문학자 호러스 뱁콕(Horace Babcock)은, 거울 모든 부분의 광선 어긋남을 계속 재고 그 정보를 되먹여 거울 모양을 곳곳에서 고치면 흐림을 보상할 수 있으리라고 썼습니다. 그 문장에는 공기의 일렁임과 함께 광학 면 자체의 결함도 보상할 수 있으리라는 기대가 들어 있었습니다.

기술이 이 생각을 따라잡기까지는 30년이 넘게 걸렸습니다. 미군은 1970년대에 적응광학에 투자하기 시작했고, 1982년 하와이 마우이섬 할레아칼라 산꼭대기의 1.6 m 망원경에 첫 실용 적응광학 체계를 들였습니다. 첫 천문용 장치 COME-ON은 1980년대 말 1.52 m 망원경에서 시험되었습니다.

거울 쪽에서 눈에 띄는 해는 2003년입니다. 이해 첫 적응 부경이 6.5 m 다중 거울 망원경(MMT)에 설치되었습니다. 2012년 리뷰가 쓰일 때 또 하나가 대형 쌍안 망원경(LBT)에서 쓰이고 있었고, 유럽남방천문대(ESO)의 초거대 망원경(VLT)을 위한 것이 만들어지는 중이었습니다.

2012년 무렵 가장 큰 변형 거울의 작동기는 수천 개였습니다. 그 리뷰는 지름 40 m 망원경으로 가시광에서 적응광학을 하려면 작동기가 수만 개인 거울이 필요하다고 내다봤습니다. 망원경이 커질수록 거울이 풀어야 할 일도 커집니다.

비슷한 이름의 기술과 헷갈리지 않아야 합니다. 능동 광학(active optics)은 망원경의 주 거울이 늘 제 모양을 지키게 돕습니다. ESO는 그래도 가장 좋은 관측지에서조차 대기 난류가 상을 일그러뜨리며, 컴퓨터가 다루는 변형 거울이 그 일그러짐을 실시간으로 고쳐 상을 우주에서 찍은 것에 가깝게 만든다고 설명합니다.

별빛 밖에서: 레이저 빔과 우주 망원경

거울이 고치는 구김이 꼭 공기에서 오지는 않습니다. 미국 국립점화시설(NIF)을 계획한 기술자들은 빔이 증폭기를 네 번 지나는 동안 증폭기 유리와 다른 광학 부품의 일그러짐 때문에 파면 수차가 쌓이리라는 것을 알았습니다. 그들이 찾은 답이 변형 거울이었습니다.

로렌스 리버모어 국립연구소(LLNL)의 해설에 따르면 NIF의 변형 거울은 주 증폭기 끝에 있고, 작동기 배열로 면을 휘어 레이저 빔의 파면 오차를 보상합니다. 고치는 대상은 남은 열 일그러짐, 완벽하지 않은 광학 재료와 면의 평탄도, 섬광등 가열로 생긴 증폭기의 일그러짐입니다. 여기서는 공기가 아니라 레이저 장치 안에서 생긴 구김을 폅니다.

이 거울도 하루아침에 들어오지 않았습니다. 1994년 NIF의 시제 빔 라인인 Beamlet에서 작은 변형 거울의 성능을 처음 시연했고, 1997년 초에 빔 전체 구경을 덮는 거울을 Beamlet에 설치했습니다. 그 바탕에는 LLNL의 원자 증기 레이저 동위원소 분리 사업에서 쌓은 적응광학 경험이 있었습니다.

우주 망원경은 공기가 없는데도 변형 거울을 씁니다. NASA의 낸시 그레이스 로먼 우주 망원경에 실리는 코로나그래프는 먼 별의 눈부신 빛을 가려 그 둘레의 행성을 바로 찍으려는 장치입니다. 그 안의 변형 거울 두 장이 핵심 부품으로, 수천 개의 작동기가 피스톤처럼 움직여 망원경 광학계의 작은 결함과 변화를 보상합니다.

NASA는 이 거울 면의 변화가 DNA 가닥 너비보다 작은 오차를 보상할 만큼 정밀하다고 소개합니다. 2010년의 NASA Spinoff 글도 우주에서는 적응광학이 온도, 발사 충격, 무중력이 만든 망원경의 일그러짐을 고친다고 적었습니다.

땅 위의 다른 쓰임도 있습니다. 공기를 사이에 둔 레이저 통신은 난류와 다른 방해로 속도와 정확도가 제한되는데, 그 글이 쓰일 때 과학자들은 적응광학으로 일그러짐을 고치면 더 먼 거리에서 더 높은 데이터 속도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을 알아 가고 있었습니다. 시각 연구자들은 눈 조직이 만드는 흐림을 없애고 망막을 더 잘 보려고 MEMS 거울을 시험하고 있었습니다.

레이저 무기 쪽 공식 문서에도 이 거울이 나옵니다. 미 의회조사국(CRS) 보고서가 옮긴 미 해군 예산 문서에는 레이저 무기 빔 지향기(beam director) 부품을 만드는 산업 기반을 키우는 과제가 있었습니다. 과제 내용에는 고속 조향 거울(fast steering mirror, FSM)과 변형 거울의 품질을 높이고 생산 시간을 줄이는 일이 들어 있었습니다.

같은 문서는 두 거울을 "매우 중요하고 만들기 어려운 부품"으로 불렀습니다. 2025 회계연도 예산 문서에 따르면 이 과제의 일은 2025 회계연도 3분기에 끝났습니다. 공개된 것은 이런 생산과 조달의 이야기이고, 무기 안에서 거울이 어떻게 쓰이는지는 이 문서들에 나오지 않습니다.

한계와 어려운 점

가장 먼저 걸리는 것은 작동기의 수입니다. 작동기 수가 유한한 거울은 아주 잘게 구겨진, 곧 공간 주파수가 높은 파면 오차를 끝까지 따라 맞추지 못합니다. 이렇게 남는 오차를 맞춤 오차(fitting error)라고 부릅니다. 이 오차는 빛을 상의 가운데에서 멀리 흩어, 많은 관측을 낮은 주파수 오차보다 더 크게 해칩니다.

갈래마다 따로 어려운 점도 있습니다. 적응 부경은 크고 얇은 껍질을 연마하고 다루는 일이 큰 과제입니다. 압전 거울은 이력과 열팽창 때문에 늘 고리가 지켜봐야 합니다. MEMS 거울은 작동기가 아주 많아지면 칩 위의 배선 경로와 작동기 수율이 기술 과제가 됩니다.

행정과 촘촘함을 한 거울로 다 얻기도 어렵습니다. 일부 촘촘한 작은 거울은 행정이 작아 큰 구김을 혼자 맡지 못합니다. 그래서 우퍼와 트위터처럼 거울 두 장을 함께 써야 합니다.

그래도 이 분야의 앞날은 거울에 걸려 있다는 판단이 있습니다. 2012년 리뷰의 저자들은 적응광학이 개념으로는 무르익었고, 앞으로 가장 큰 진전은 주로 작동기가 촘촘한 변형 거울과 강력한 실시간 컴퓨터에서 나오리라고 내다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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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이어지는 까닭
적응광학: 흐려진 빔을 되살리는 기술변형 거울이 파면 센서, 안내별과 함께 도는 큰 고리
FSM: 떨림을 잡는 작고 빠른 거울면 모양이 아니라 빔 방향 전체를 잡는 거울
파면 센서: 샥-하트만 센서로 빛의 일그러짐을 재기변형 거울에 무엇을 고칠지 알려 주는 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