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저 제품에는 등급이 매겨져 있고, 레이저 보안경에는 대개 "400-550 nm OD 6+" 같은 글자가 새겨져 있습니다. 이 표시들은 무엇을 말하고, 무엇을 말하지 않을까요?
레이저 안전 등급(laser safety class)은 그 레이저가 해를 줄 가능성이 얼마나 큰지를 나눈 분류입니다. 영국 정부 기관 Public Health England(PHE)의 소책자 "Ubiquitous Lasers"는 등급 분류가 건강에 나쁜 영향이 생길 잠재적 위험을 나타낸다고 설명합니다. 이 위험은 사용 조건, 노출 시간, 환경에 따라 실제 건강 영향으로 이어질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습니다.
보안경의 표시는 어느 파장(wavelength) 범위에서 빛을 얼마나 줄이는지를 적은 것입니다. 아래에서는 등급, 광학 밀도(optical density, OD), 최대 허용 노출량(maximum permissible exposure, MPE)이라는 세 낱말을 공식 문서가 붙인 뜻과 조건대로 읽어 봅니다. 등급 이름이 두 체계로 나뉘어 있다는 것, MPE가 누가 정한 어떤 값인지, 보안경에 적힌 파장과 OD를 어떻게 읽는지가 차례로 나옵니다. 이 글은 등급과 표시를 읽는 법을 설명할 뿐, 안전 교육이나 현장의 판단을 대신하지 않습니다.
레이저가 눈에 위험한 이유
등급이 따지는 것은 빔이 눈이나 피부를 다치게 할 수 있는가입니다. 미 OSHA의 기술 매뉴얼은 등급이 빔이 눈이나 피부에 생물학적 손상을 줄 수 있는 능력에 바탕을 둔다고 적었습니다. Laser Institute of America(LIA)가 공개한 ANSI Z136.1-2022 표준의 샘플 페이지도 "작동 중"이라는 말을 붙여 같은 능력을 위험 등급 분류의 바탕으로 삼습니다. ANSI는 American National Standards Institute의 약어입니다.
레이저 빔이 사람에게 닿을 때의 손상은 노출된 기관이나 조직에 따라 달라집니다. PHE 소책자는 그 가운데 눈이 특히 위험하다고 하는데, 눈의 수정체가 빔을 모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파장에 따라 눈의 어느 부분이 영향을 받는지는 앞 글 "파장은 왜 중요한가: 보이는 빛과 보이지 않는 빛"에서 다뤘습니다. 그 글은 ICNIRP(International Commission on Non-Ionizing Radiation Protection)의 지침을 따랐습니다. 가시광과 근적외선 구간에서는 눈이 빛을 모으는 성질 때문에 망막이 몸의 다른 부분보다 손상에 약합니다. 아래에서 볼 것은 문서들이 그 위험을 등급과 표시로 어떻게 적는가입니다.
반사된 빛은 문서에서 어떻게 정의될까요? OSHA 용어집은 빔 직접 시청(intrabeam viewing)을 눈이 직접 레이저 빔의 전부나 일부, 또는 정반사(specular reflection)에 노출되는 시청 조건으로 정의합니다. 이 정의에는 정반사가 들어갑니다. 확산 반사(diffuse reflection)는 표면에 닿은 빔의 여러 부분이 넓은 각도 범위로 반사되는 것으로 정의되어 있습니다.
반사된 빛이 얼마나 위험한지는 한마디로 말할 수 없습니다. 등급과 조건에 따라 문서가 다르게 적기 때문입니다. 그 조건은 아래 등급 표에 문서가 적은 그대로 나옵니다.
안전 등급: 1등급에서 4등급까지
등급 체계는 하나가 아닙니다. 미 FDA는 로마 숫자 등급(I, IIa, II, IIIa, IIIb, IV)을 씁니다. IEC(International Electrotechnical Commission)의 표준 IEC 60825-1의 체계는 아라비아 숫자 등급(1, 1M, 2, 2M, 3R, 3B, 4 등)을 씁니다. 두 체계는 이름이 비슷하지만 같은 것이 아니어서, 아래 표에서도 둘을 따로 놓았습니다.
미 FDA가 인정하는 큰 위험 등급은 네 개(I~IV)이고, 여기에 하위 등급 세 개(IIa, IIIa, IIIb)가 들어 있습니다. FDA 안내에 따르면 등급이 높을수록 레이저가 더 강력하고, 잘못 쓰면 심각한 부상을 줄 가능성이 더 큽니다. PHE 소책자는 레이저를 여덟 등급(1, 1C, 1M, 2, 2M, 3R, 3B, 4)으로 묶는데, 여기서도 등급이 높을수록 해를 줄 가능성이 큽니다.
PHE 소책자는 등급 분류가 접근 가능 방출 한계(accessible emission limit, AEL)라는 개념에 바탕을 둔다고 설명합니다. AEL은 레이저 제품의 출력만이 아니라 사람이 레이저 방출에 접근할 수 있는지도 고려합니다. 미 연방규정 21 CFR 1040.10은 AEL을 한 등급 안에서 허용되는 최대 접근 가능 방출 수준으로 정의합니다. 등급은 출력 숫자 하나만으로 정해지는 값이 아닙니다.
표 1은 IEC 등급이 각각 무엇을 말하는지를 보여 줍니다. IEC 60825-1의 본문이 아니라 PHE 소책자가 각 등급을 풀어 쓴 문장을 조건째로 옮긴 것이니, 앞부분만 떼어 읽지 않아야 합니다. 표에 나오는 "빔 직접 시청"은 소책자의 intra-beam viewing을 옮긴 말이고, 표의 "시청"은 모두 본다(viewing)는 뜻입니다.
| IEC 등급 | PHE 소책자의 서술(옮김) |
|---|---|
| 1 | 광학 관찰 기구(눈 확대경, 쌍안경 등)를 쓰는 경우와 장기간의 빔 직접 시청을 포함해, 합리적으로 예측 가능한 작동 조건에서 안전하다. |
| 1M | 1등급과 같이 합리적으로 예측 가능한 작동 조건에서 맨눈에는 안전하지만, 사용자가 빔 안에서 확대 광학 기구(눈 확대경, 쌍안경 등)를 쓰면 위험할 수 있다. |
| 1C | ① 피부, 또는 눈이 아닌 다른 조직에 접촉해 쓰도록 명시적으로 설계된 제품이다. ② 방사 조도나 방사 노출 수준은 의도한 시술에 필요한 만큼 피부 MPE를 넘을 수 있다. ③ 작동 중 눈 위험은 공학적 수단으로 막는다. 곧 피부, 또는 눈이 아닌 다른 조직에서 떼면 접근 가능 방출이 멈추거나 1등급의 AEL 아래로 줄어든다. |
| 2 (가시 레이저 빔만) | ① 가시 방사를 내는 제품으로, 광학 관찰 기구를 쓰는 경우에도 순간 노출에는 안전하지만 빔을 일부러 응시하면 위험할 수 있다. ② 눈에 본래부터 안전한 것은 아니며, 머리 움직임과 눈 깜박임 반사를 포함한 자연 회피 반응으로 보호가 충분하다고 가정한다. |
| 2M (가시 레이저 빔만) | ① 2등급과 같이 가시 레이저 빔을 내는 제품으로, 맨눈에 한해 짧은 시간의 노출에만 안전하고, 확대경이나 망원경을 쓴 노출에서는 눈 부상이 있을 수 있다. ② 눈 보호는 보통 눈 깜박임 반사를 포함한 회피 반응이 맡는다. |
| 3R | ① 빔 직접 시청은 잠재적으로 위험하지만, 실제로는 짧고 의도하지 않은 노출에서 부상 위험이 대부분의 경우 비교적 낮다. ② 그러나 훈련받지 않은 사람이 부적절하게 쓰면 위험할 수 있다. ③ 위험이 제한되는 까닭은 가시 방사의 경우 밝은 빛에 대한 자연 회피 행동이고, 원적외선 방사의 경우 각막이 가열될 때의 반응이다. ④ 3R 레이저는 빔 직접 시청이 일어날 가능성이 낮은 곳에서만 써야 한다. |
| 3B | ① 공칭 눈 위험 거리(nominal ocular hazard distance, NOHD)보다 짧은 거리에서 직접 빔에 노출되면 눈에 위험하다. ② 확산 반사를 보는 것은 눈이 확산면에서 13 cm보다 가깝지 않고 노출 시간이 10 s(10초) 미만이라는 조건에서 보통 안전하다. ③ 이 등급의 상한에 가까운 3B 레이저는 가벼운 피부 부상을 일으키거나 가연성 물질에 불을 붙일 위험까지 있을 수 있다. |
| 4 | ① NOHD 안에서 직접 시청과 피부 노출이 위험하고, 확산 반사를 보는 것도 위험할 수 있는 제품이다. ② 이 레이저들은 화재 위험이 되는 경우도 많다. |
표 1에서 "안전하다"는 말이 나오는 곳에는 모두 조건이 붙어 있습니다. IEC 1등급은 "합리적으로 예측 가능한 작동 조건에서"이고 1M은 거기에 "맨눈에는"이 더 붙으며, IEC 2등급은 "순간 노출에는", 2M은 "맨눈에 한해 짧은 시간의 노출에만"입니다. IEC 2등급에는 눈에 본래부터 안전한 것이 아니라는 문장이 따로 있습니다. 3R의 "비교적 낮다"는 "대부분의 경우", "짧고 의도하지 않은 노출"이라는 조건 아래의 말이고, 바로 뒤에 훈련받지 않은 사람이 부적절하게 쓰면 위험할 수 있다는 문장이 이어집니다.
3B의 확산 반사에는 거리와 노출 시간이라는 두 조건이 함께 붙고, IEC 4등급에서는 확산 반사를 보는 것도 위험할 수 있습니다. NOHD는 소책자가 용어 정의에서 따로 정해 둔 거리 기준입니다. 표의 13 cm와 10 s는 소책자가 3B의 확산 반사에 붙인 조건을 옮긴 것일 뿐, 독자가 따를 안전 기준으로 적은 것이 아닙니다.
표 2는 미 FDA가 두 체계를 어떻게 짝지었는지를 보여 줍니다. 안내 "Laser Products and Instruments"에 실린 표로, FDA는 여기에 적은 IEC 등급을 IEC의 분류 체계로 표시된 제품을 위해 넣은 "대략 대응하는(roughly equivalent)" 등급이라고 설명합니다. 묶음과 위험 서술은 그 표 그대로입니다.
| FDA 등급 | FDA 표가 나란히 적은 IEC 등급 | FDA 표의 위험 서술(옮김) |
|---|---|---|
| I | 1, 1M | 위험하지 않은 것으로 본다. 확대경, 쌍안경, 망원경을 포함한 광학 보조 기구로 보면 위험이 커진다. |
| IIa, II | 2, 2M | 오랜 시간 직접 볼 때 위험이 커진다. 광학 보조 기구로 보면 위험이 커진다. |
| IIIa | 3R | 출력과 빔 면적에 따라, 직접 보거나 맨눈으로 빔을 똑바로 응시할 때 순간적으로 위험할 수 있다. 광학 보조 기구로 보면 부상 위험이 커진다. |
| IIIb | 3B | 직접 빔은 즉각적인 피부 위험이고, 직접 볼 때 즉각적인 눈 위험이다. |
| IV | 4 | 직접 빔이든 반사된 빔이든 노출되면 즉각적인 피부 위험과 눈 위험이 있다. 화재 위험이 될 수도 있다. |
표 2를 읽을 때는 묶음에 주의해야 합니다. FDA 표는 1과 1M을 I등급 옆에, 2와 2M을 IIa·II등급 옆에 한 칸으로 묶었습니다. 그러나 표 1에서 보듯 1과 1M, 2와 2M은 서술이 서로 다른 등급이므로, 묶인 칸의 문장을 어느 한 등급의 정의로 읽지 않아야 합니다. 이 FDA 표에는 1C가 적혀 있지 않습니다.
I등급 칸의 "위험하지 않은 것으로 본다"는 FDA 표의 표현이며, 바로 뒤의 광학 보조 기구 문장과 함께 읽어야 합니다. "대략 대응(roughly equivalent)"도 FDA 표의 말 그대로 대략이라는 뜻이고, 묶인 칸이 보여 주듯 두 체계의 등급이 하나씩 맞물리는 것은 아닙니다.
FDA의 다른 문서(Laser Notice No. 56)는 FDA의 레이저 제품 성능 기준과 IEC 60825-1 3판, IEC 60601-2-22 3.1판 사이에 비슷한 점이 많고 분류 조항은 견줄 만하다(comparable)고 보면서도, 견줄 만하지 않은 조항을 따로 나열합니다. 이 글은 이 공지를 두 체계의 등급이 같다거나 다르다는 근거로 쓰지 않습니다.
표 3은 FDA 등급의 정의에 붙은 문장을 보여 줍니다. 미 연방규정 21 CFR 1040.10은 각 등급을, 작동 중 사람이 접근할 수 있는 레이저 방사가 규정의 어느 표에 적힌 AEL을 넘는가로 정의하고, 각주에서 그 수준의 위험을 한 문장씩 적습니다. 표는 그 각주를 옮긴 것입니다.
| FDA 등급 | 정의에 적힌 방사 | 21 CFR 1040.10 각주의 서술(옮김) |
|---|---|---|
| I | 레이저 방사 | Class I 수준의 레이저 방사는 위험하다고 보지 않는다. 정의는 "작동 중 표 I의 AEL을 넘는 수준의 레이저 방사에 접근을 허용하지 않는 제품"이다. |
| IIa | 가시 레이저 방사 | Class IIa 수준의 레이저 방사는 1 × 10³초 이하의 시간 동안 보면 위험하다고 보지 않지만, 1 × 10³초보다 긴 시간에 대해서는 만성 시청 위험으로 본다. |
| II | 가시 레이저 방사 | Class II 수준의 레이저 방사는 만성 시청 위험으로 본다. |
| IIIa | 가시 레이저 방사 | Class IIIa 수준의 레이저 방사는 세기(방사 조도, irradiance)에 따라 급성 빔 직접 시청 위험 또는 만성 시청 위험으로 보며, 광학 기구로 직접 보면 급성 시청 위험으로 본다. |
| IIIb | 레이저 방사 | Class IIIb 수준의 레이저 방사는 직접 방사로부터의 피부와 눈에 대한 급성 위험으로 본다. |
| IV | 레이저 방사 | Class IV 수준의 레이저 방사는 직접 방사와 산란된 방사로부터의 피부와 눈에 대한 급성 위험으로 본다. |
표 3에서도 "위험하다고 보지 않는다"는 말에는 조건이 있습니다. FDA Class I은 표가 정한 한계를 넘는 방사에 접근을 허용하지 않는 제품이라는 정의와 함께 읽어야 하고, Class IIa에는 보는 시간이 1 × 10³초, 곧 1,000초 이하라는 조건이 붙습니다.
이 1,000초를 비롯해 이 글의 표에 나오는 수치 조건은 모두 그 문서가 그 등급에 붙인 조건입니다. 독자가 따를 안전 기준으로 적은 것이 아닙니다. "급성"과 "만성"은 규정이 쓴 말을 그대로 옮긴 것입니다.
등급은 제품 표시에도 적힙니다. 미 FDA의 안내에 따르면 II~IV등급 제품의 표시에는 등급과 출력을 적은 경고 기호가 들어가야 합니다.
로마 숫자 등급도 문서에 따라 범위가 다릅니다. OSHA 기술 매뉴얼의 레이저 장은 로마 숫자 등급 이름을 쓰며, 이 장이 인용하는 ANSI Z136.1은 1993년판입니다. 이 매뉴얼은 CDRH(FDA의 Center for Devices and Radiological Health) 표준이 IIIA 등급을 가시 파장에만 부여하고 ANSI Z136.1은 모든 파장 범위에 부여한다고 적었습니다. 로마 숫자가 같아도 문서마다 뜻이 같다고 볼 수 없는 까닭입니다.
한국에서 IEC 등급 체계를 찾을 때 볼 표준은 KS C IEC 60825-1(레이저 제품의 안전성, 제1부: 기기 등급 분류 및 요구사항)입니다. 국가표준 정보(KSSN)에는 이 표준이 IEC 60825-1:2014와 일치(IDT)하는 표준으로 올라 있고, 고시기관은 국가기술표준원입니다. IEC 웹스토어의 공개 요약은 IEC 60825-1:2014를 3.0판으로 적고, 이 판에서 새 등급 1C가 들어왔다고 설명합니다.
한국에는 휴대용 레이저 생활용품을 관리하는 제도도 있습니다. 국가기술표준원은 2022년 보도자료에서 파장 400~700 nm 레이저를 방출하는 휴대용 레이저용품을 안전확인대상 생활용품으로 확대 지정한다고 밝혔습니다. 산업용, 사업자용, 공연용, 군용 제품은 대상에서 빠집니다.
최대 허용 노출량(MPE)이라는 생각
MPE는 제품이 아니라 사람이 받는 노출에 대해 정한 값입니다. PHE 소책자는 MPE를 정상적인 상황에서 사람이 노출되어도 나쁜 영향을 입지 않는 레이저 방사의 최대 수준으로 정의하고, 레이저 제품은 사람이 MPE를 넘는 수준에 노출되지 않도록 설계되어야 한다고 덧붙입니다. OSHA 용어집은 MPE를 눈이나 피부에 해로운 효과나 불리한 생물학적 변화 없이 사람이 노출될 수 있는 레이저 방사 수준으로 정의합니다.
MPE라는 말을 쓰는 표준으로는 미국의 ANSI Z136.1이 있고, 이 표준에는 MPE를 다루는 절이 있습니다. OSHA 기술 매뉴얼에 따르면 미국 국가 표준(ANSI 표준)은 제조사, 소비자, 일반인을 위한 지침으로 만든 것이며, 어떤 조직이 특별히 요구하지 않는 한 준수는 자발적입니다. LIA가 공개한 ANSI Z136.1-2022의 샘플 페이지는 표준 전체가 아니지만, MPE에 대한 설명이 일부 실려 있습니다.
MPE보다 낮은 노출이면 아무 영향도 없다고 읽어서는 안 됩니다. ANSI 샘플 페이지는 MPE 값이 정의상 알려진 위험 수준보다 아래이지만, MPE 값 수준의 노출은 보기에 불편하거나 피부에 느껴지기에 불편할 수 있다고 적었습니다. 또 눈에 보이는 레이저 빔에 노출되면 MPE보다 낮은 수준에서도 시각 간섭 효과가 생길 수 있다고 했습니다. 일시적인 섬광 실명(flashblindness), 눈부심, 놀람이 여기에 들어가며, 이런 효과는 이차 위험을 만들 수 있습니다.
사람이 받는 노출의 한계를 내는 곳은 ANSI만이 아닙니다. ICNIRP도 레이저가 내는 광학 방사에 대한 사람의 노출에 적용되는 지침을 냅니다. PHE 소책자는 이 지침이 눈과 피부에 나쁜 생물학적 영향이 예상되지 않는 수준을 정한다고 소개합니다. ICNIRP는 자신들의 값을 MPE가 아니라 노출 한계(exposure limits)라고 부릅니다.
ICNIRP 지침이 밝힌 목적은 눈과 피부에 나쁜 생물학적 영향을 일으킬 것으로 예상되지 않는 레이저 노출의 최대 수준을 정하는 것입니다. 규정, 권고, 실무 규약을 만드는 여러 전문가와 국가 기구, 국제 기구가 쓰도록 만든 지침입니다.
ICNIRP는 자신들의 노출 한계에 대해, 손상의 문턱이나 "안전"과 "위험"을 뚜렷이 가르는 경계로 보아서는 안 된다고 적었습니다. 이 한계를 사람의 레이저 노출을 관리하는 지침으로 써야 하며, 한계보다 낮은 수준의 노출은 건강에 나쁜 영향을 일으키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도 했습니다. 그러나 ICNIRP는 이 지침이 일반인과 직업 노출 모두에 적절한 것으로 본다고 하면서 예외 두 가지를 둡니다. 드물게 빛에 민감하거나 빛에 민감해진 사람은 정해진 노출 한계보다 낮은 자외선(UVR) 방사 조도에도 반응할 수 있고, 300 nm에서 400 nm까지의 눈 노출 한계는 영아와 수정체가 없는 사람의 망막을 충분히 보호하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범위에도 한계가 있습니다. 지침은 관찰 가능한 생물학적 반응이 급성으로 나타나는 레이저 노출에 적용되며, 장기 만성 노출의 영향에 대해서는 손상 문턱에 관한 지식이 일반적으로 부족하다고 밝힙니다. 곧 ICNIRP의 문서 안에서도 노출 한계는 누구에게나, 어떤 노출에나 통하는 경계로 적혀 있지 않습니다.
PHE 소책자의 설명대로 MPE는 파장에 따라 달라집니다. 그 수치를 찾아 적용하는 일은 표준과 그 일을 맡은 사람의 몫입니다.
보안경 표시 읽기: 파장과 OD
레이저 보안경의 표시에서 읽을 것은 두 가지입니다. 어느 파장 범위에 대한 표시인지, 그리고 그 범위에서 빛을 얼마나 줄이는지입니다. OSHA 기술 매뉴얼은 모든 레이저 보안경에 OD 값과 보호가 되는 파장이 분명히 표시되어야 한다고 적었습니다. PHE 소책자도 보안경에 파장 범위와 그에 대응하는 보호 수준이 분명히 표시되어야 한다고 했습니다.
광학 밀도(OD)는 필터가 빛을 얼마나 줄이는지를 로그로 나타낸 값입니다. 미 육군 공중보건센터(APHC)의 안내는 OD를 필터가 빛을 얼마나 감쇠하는지의 로그 척도로 정의합니다. OSHA 용어집의 정의도 같은 방향이어서, 보안경 필터 같은 감쇠 매질이 만드는 감쇠의 로그 표현이라고 되어 있습니다. OD 값이 클수록 더 많은 빛이 막힙니다.
로그 척도이므로, 표시된 파장에서 OD가 1 커질 때마다 통과하는 빛은 10분의 1로 줄어듭니다. 통과하는 빛의 비율을 T라고 하면 아래 식이 되고, 그 아래 표는 이 식에 OD 값을 넣어 본 것입니다. 식과 표는 공식 문서의 문장을 옮긴 것이 아니라 이 글에서 계산한 값입니다.
T = 10^(−OD)
| OD | 통과하는 빛의 비율 | 줄어드는 배수 |
|---|---|---|
| 1 | 10% | 10배 |
| 2 | 1% | 100배 |
| 3 | 0.1% | 1,000배 |
| 6 | 0.0001% | 1,000,000배 |
계산한 값은 APHC 안내의 두 가지 예와 맞습니다. 하나는 OD 6.0인 보안경의 투과율이 0.0001%라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OD 3.0인 보안경이 OD 1.0인 보안경보다 빛을 막는 능력이 100배라는 것입니다. 눈금이 선형이 아니어서 OD 값의 작은 변화가 차단 능력의 큰 변화로 이어집니다.
여기서 가장 조심할 점은, 통과 비율이 작다고 해서 충분하다는 뜻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APHC는 OD 6.0인 보안경도 레이저 노출을 안전한 수준까지 줄이기에 충분한 감쇠가 아닐 수 있다고 적었고, 그 투과율이 0.0001%뿐인데도 그렇다고 했습니다. 이어서 OD 요구 사항은 언제나 레이저마다 따로 정해진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OD가 얼마면 된다"는 기준은 여기에 적지 않았습니다.
PHE 소책자는 다른 조치로 해당 MPE를 넘는 눈 노출의 위험을 관리하기에 부족하면, 장비 제조사나 광학 방사 안전 자문가가 권하고 그 파장과 출력에 맞게 따로 설계된 보안경을 써야 한다고 적었습니다. 또 보안경이 광학 방사를 줄이는 수준이 적어도 해당 MPE 아래로 노출을 낮추기에 충분해야 한다고도 적었는데, 이것은 소책자가 보안경에 둔 최소 조건이고 어떤 보안경이 충분한지를 가리는 방법이 아닙니다. 앞에서 본 대로 APHC는 OD 6.0이어도 충분한 감쇠가 아닐 수 있다고 했고, ANSI 샘플 페이지는 눈에 보이는 레이저 빔에서는 MPE보다 낮은 수준에서도 시각 간섭 효과가 생길 수 있다고 했습니다.
다음은 파장입니다. APHC 안내는 대부분의 레이저 보안경에 파장 범위가 하나 또는 여러 개 있고 범위마다 OD가 짝지어져 있다고 설명하며, 새겨진 표시의 예로 "400-550 nm OD 6+, 600-700 nm OD 4+"를 듭니다. 그리고 이 예를, 그 보안경이 400-550 nm에서는 OD 6.0을, 600-700 nm에서는 OD 4.0을 준다는 뜻이라고 풀이합니다.
이 풀이는 표시에 적힌 값이 무엇인지를 말할 뿐입니다. 그 값이 어떤 레이저에 충분한지는 표시만으로 알 수 없고, 앞에서 본 APHC의 말대로 OD 요구 사항은 레이저마다 따로 정해집니다.
OD는 표시된 파장 범위에 대한 값으로 읽어야 합니다. APHC는 레이저 파장에서의 보호 수준이 표시되지 않은 광학 기구는 확인되기 전까지 보호를 주지 않는다고 가정해야 하며, 어떤 파장 범위에 대한 보호가 가까운 파장에 대한 보호를 뜻하지 않는다고 적었습니다. 위 예시에 적힌 범위는 400-550 nm와 600-700 nm 둘이고, 그 사이의 파장에는 아무 값도 적혀 있지 않습니다.
다른 두 문서도 파장을 말합니다. ANSI Z136.1-2022 샘플 페이지는 레이저 보안경이 한 파장, 파장의 묶음, 또는 파장 대역에 대해서 보호하도록 따로 설계되며, 쓰는 레이저의 파장에 맞는 것이어야 한다고 적었습니다. PHE 소책자도 보안경을 비롯한 개인 보호구가 주는 보호의 정도가 파장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을 짚습니다.
반사된 빛은 보안경 설명에도 나옵니다. APHC는 보안경이 직접 노출과, 비스듬한 각도에서 올 수 있는 반사를 막아야 한다고 적었습니다. 또 안경이 얼굴에 충분히 밀착되지 않거나 흘러내리면 눈이 직접 노출과 반사 노출의 위험에 놓일 수 있다고 했습니다. ANSI 샘플 페이지는 보안경이 예상되는 노출 상황에 따라 직접 빔 또는 확산 산란된 빔을 견디도록 따로 선정되어야 한다고 밝힙니다.
OSHA 기술 매뉴얼은 일반적으로 다른 통제 수단이 1차 보호가 되어야 하며, 직원이 보안경을 쓰는 것에 기대서는 안 된다고 적었습니다. 이 글이 보안경 표시를 읽는 법만 다루고 보호 수단을 고르는 일을 다루지 않는 까닭이기도 합니다.
보안경 표시를 정하는 표준으로는 BS EN 207도 있습니다. 영국 표준 기구(BSI)의 안내는 이것을 유럽 표준이라고 소개하는데, 레이저 방사에 대한 필터와 보안경의 요구 사항, 시험 방법, 표시를 정하는 표준입니다. 레이저 방사에 우발적으로 노출되는 것을 막는 보안경에 적용됩니다. 안내는 보안경을 고르기 전에 위험성 평가를 먼저 해야 한다고 덧붙입니다.
이 글이 다루지 않는 것
이 글은 등급과 표시를 읽는 법을 설명할 뿐, 안전 교육이나 현장의 판단을 대신하지 않습니다. 자격을 대신하지도 않으며, 어떤 레이저를 어떤 조건에서 다뤄도 되는지 판단하는 근거로 쓸 수 없습니다. 실제 작업의 판단은 적용되는 표준, 현장의 안전 관리자, 제조사의 안내를 따라야 합니다.
이 글이 다루지 않은 것은 다음과 같습니다.
- MPE와 AEL의 수치, NOHD를 구하는 방법
- 등급별 출력 한계와 파장 범위
- 필요한 OD를 정하는 방법, 보안경을 비롯한 제품을 고르는 일
- 유럽 표준 EN 207 표시의 글자 풀이
- FDA 공지(Laser Notice No. 56)가 견줄 만하지 않다고 나열한 조항
- 규정이 말하는 "급성"과 "만성"의 경계
- 현장의 통제 수단과 관리 절차의 내용
- 노출이 의심될 때의 의학적 판단
근거에도 한계가 있습니다. IEC 60825-1과 ANSI Z136.1의 본문은 유료 문서라서 이 글의 IEC 등급 설명은 PHE 소책자의 풀이를 옮긴 것이고, ANSI에 관한 서술은 LIA가 공개한 샘플 페이지에서 옮긴 것입니다. OSHA 기술 매뉴얼의 레이저 장은 ANSI Z136.1의 1993년판을 인용하는 문서입니다. 정확한 문구와 판은 해당 표준과 공식 안내에서 확인해야 합니다.
다음에 읽을 글
이어지는 글은 "단위와 dB 노트: W, dBm, 배율 바꿔 읽기"입니다. 자료마다 다르게 적힌 단위를 바꿔 읽는 법을 다룹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