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땅 위의 건물은 제자리에 있습니다. 바다 위의 배는 다릅니다. 미사일이 날아가는 동안에도 배는 물 위를 계속 나아갑니다. 그렇다면 움직이는 배를 노리는 미사일은 무엇이 달라야 할까요?
대함미사일(anti-ship missile)은 바다 위의 배를 노리는 미사일입니다. 갈래와 비행 형태를 먼저 나눠 보면, 배를 맞히는 데 필요한 기술과 배가 스스로를 지키는 방식이 한 줄로 이어져 보입니다. 근거는 미 의회조사국(CRS) 보고서와 존스홉킨스 응용물리연구소(APL)가 펴낸 기술지의 공개 글입니다.
대함미사일의 두 갈래
대함미사일은 크게 두 갈래로 나뉩니다. 대함 순항미사일(anti-ship cruise missile, ASCM)과 대함 탄도미사일(anti-ship ballistic missile, ASBM)입니다.
두 이름의 차이는 뒷말에 있습니다. 순항미사일은 공중·바다·땅에서 쏠 수 있고 먼 거리를 낮게 나는 유도 미사일입니다. 탄도미사일은 추진이 끝난 뒤 중력과 공기 저항만 받는 궤적을 따라 날아갑니다. 두 정의는 대함용에 한정하지 않은, 미사일 전반에 대한 미 국방위협감소국(DTRA)의 정의입니다.
순항형은 쏘는 자리가 여럿입니다. 항공기, 잠수함, 함정, 지상 발사대가 모두 발사 자리가 될 수 있습니다. 연안에서 작전하는 함정은 이 여러 자리에서 쏜 순항미사일의 사거리 안에 놓입니다.
탄도형은 해군에게 새로운 문제였습니다. CRS는 이런 무기가 나오기 전까지 미 해군이 바다에서 움직이는 배를 맞힐 수 있는 매우 정확한 탄도미사일의 위협을 겪어 본 적이 없다고 썼습니다. 탄도미사일은 땅 위의 정해진 좌표로 보내는 무기로 익숙했습니다. 움직이는 배를 맞힐 만큼 정확한 탄도미사일은 그만큼 낯설었다는 뜻입니다.
비행 형태: 낮게, 또는 높게
같은 순항미사일이라도 배까지 가는 길은 다를 수 있습니다. 함정 방어 쪽에서 꼽아 온 고전적인 예는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바다 위를 아주 낮게 나는 해면 밀착(sea-skimming)형입니다. 다른 하나는 높이 순항하다가 배 쪽으로 내리꽂는(high-cruise-dive) 형이고, 1990년대 초까지 이 형태의 순항 고도는 점점 높아졌습니다.
대함 탄도미사일은 또 다른 모양을 그립니다. 앞의 정의대로 엔진이 꺼진 뒤에는 중력과 공기 저항을 받으며 크게 솟았다 내려오는 탄도 궤적입니다.
방어하는 쪽은 이런 여러 형태를 모두 살펴야 합니다. 1993년 무렵 함정 방어 계획은 탐지를 레이다 주파수 대역에만 맡기지 않고 여러 스펙트럼으로 넓히는 쪽에 무게를 두었습니다. 레이다가 전파로 거리와 움직임을 재는 원리는 레이다: 전파로 거리와 움직임을 어떻게 알까에 있습니다.
움직이는 배를 맞히려면
표적이 땅 위의 한 점이라면 길은 비교적 단순합니다. 관성 유도는 표적이 정해진 지구 좌표일 때, 이를테면 긴 사거리 탄도미사일을 정밀하게 보내는 데 쓰입니다. 그런데 쏠 때 위치를 정확히 모르는 표적에는 이 방식이 맞지 않습니다.
그런 표적을 맞히려면 표적의 위치를 실시간으로 느끼고, 바뀌는 대로 빠르게 고쳐 가야 합니다. 미사일에 실린 센서가 표적 정보를 주고 그 정보로 길을 정하는 방식을 호밍 유도(homing guidance)라고 합니다.
정해진 표지판까지 걸어가는 일과, 달아나는 친구를 눈으로 보며 쫓아가는 일을 견주어 볼 만합니다. 표지판까지는 처음 정한 길대로 가면 되지만, 친구를 쫓을 때는 가는 내내 친구를 보며 방향을 고칩니다. 실제로는 다릅니다. 미사일의 "눈"은 사람 눈이 아니라 탐색기라는 센서입니다.
대함미사일에서 그 눈의 예가 하푼(Harpoon)입니다. APL은 1960년대 말~1970년대 초에 하푼 대함 순항미사일의 레이다 탐색기를 개발했습니다. 하푼의 성공은 대함형과 지상 공격형 토마호크로 이어졌습니다. 탐색기가 어떤 종류로 나뉘는지는 미사일 탐색기: 무기 앞부분의 "눈"에서 이어집니다.
함정 방어와의 관계: 여러 겹
배는 이런 미사일을 어떻게 막을까요? 미 해군이 쓰는 방법은 세 갈래입니다. 미사일의 센서나 유도 체계를 방해(재밍)하고, 여러 기만체로 미사일을 배에서 떨어진 곳으로 꾀어내고, 지대공 미사일과 근접방어무기체계로 격추합니다. 근접방어무기체계는 본질적으로 레이다로 조종하는 개틀링 기관포입니다.
이 방법을 모두 쓰는 것은 적 미사일에 맞서 여러 겹의 방어를 만들려는 미 해군의 오래된 접근입니다. 여기서 "킬 체인(kill chain)"이라는 말이 나옵니다. 공격하는 쪽이 미사일로 배를 맞히기까지 거쳐야 하는 단계의 순서이고, 어느 한 단계만 끊어도 공격을 막을 수 있습니다. 여러 겹으로 막는 까닭은 다층 미사일 방어: 왜 방어체계가 여러 겹일까에서 더 자세히 다룹니다.
배 한 척 안에서도 일은 순서대로 흘러갑니다. 함정 자체 방어 체계(Ship Self-Defense System, SSDS)는 탐지, 통제, 교전의 세 기능으로 이루어집니다. 2001년 APL 글이 꼽은 탐지 요구는 낮은 고도로 나는 작고 빠른 표적을 "센서의 수평선을 막 넘어오는 순간" 잡아내는 것입니다.
체계는 자동화된 지휘·결정 과정으로 무기를 고르고 쏩니다. 교전은 짧은 사거리의 호밍 미사일이 마무리하고, 어떤 함급에서는 아주 빠르게 쏘는 포가 마지막 방어를 맡습니다.
이 마지막 겹은 혼자 다니는 배에게 더 중요합니다. 함대와 함께 움직일 때 함정의 자체 방어는 마지막 겹이 되고, 홀로 작전할 때는 스스로를 지키는 능력이 되어야 합니다.
방어에는 수량과 비용의 문제도 따릅니다. CRS는 수상함이 무인기와 대함미사일을 막을 때의 큰 한계로 탄약고가 얕은 것과 비용 교환비가 불리한 것을 들었습니다. 해군 방공 미사일 한 발의 조달 단가는 종류에 따라 수십만 달러에서 수백만 달러입니다.
오늘의 이름들
미 해군이 쓰거나 들여오는 대함미사일 가운데 AGM-158C LRASM은 공중에서 쏘는 대함 순항미사일로, 해군의 공세적 대수상전(Offensive Anti-Surface Warfare, OASuW) 사업에 속합니다.
RGM-184 NSM은 노르웨이 업체가 2000년대 초에 개발한 저피탐 대함 순항미사일입니다. 저피탐은 상대 센서에 잘 잡히지 않도록 만들었다는 뜻입니다. 미 해군은 2018년에 이 미사일을 연안전투함의 수평선 너머 무기 체계(Over-The-Horizon Weapon System, OTH-WS)용으로 계약했고, 해군·해병대의 지상 발사 대함미사일 체계(NMESIS)도 NSM을 씁니다. 공중, 함정, 땅이라는 세 발사 자리가 앞에서 본 목록과 그대로 겹칩니다.
막는 쪽에도 대함미사일을 겨냥해 고친 무기가 있습니다. RIM-162 ESSM은 함정에서 쏘는 대공 미사일로, 대함 순항미사일에 대한 성능을 높이도록 개량됐고 2004년에 처음 배치됐습니다.
레이저와 맞닿는 점
레이저는 함정 방어의 새 겹 후보입니다. 미 해군이 개발하는 더 높은 출력의 고체 레이저(solid-state laser, SSL)는 대함 순항미사일을 상대할 능력을 갖출 예정입니다. 처음에는 감시 센서를 교란하고 소형 보트와 무인기를 상대하는 데 쓰고, 앞으로 적 대함미사일까지 맡을 가능성이 있다는 계획입니다.
출력이 그보다 낮은 레이저도 간접적으로 도움이 됩니다. 무인기를 레이저가 맡으면 배는 지대공 미사일을 무인기에 덜 쓰고, 그만큼을 대함 순항미사일에 돌릴 수 있습니다. 앞에서 본 얕은 탄약고 문제와 이어지는 대목입니다.
과제도 분명히 적혀 있습니다. CRS가 옮긴 해군 2022 회계연도 예산 자료는 고에너지 레이저(high-energy laser, HEL)로 대함 순항미사일을 물리치는 데 따르는 기술 과제로 강한 대기 난류(atmospheric turbulence), 표적 포착과 식별, 표적 추적, 조준점 유지와 자동 배치, 지터(jitter) 제어를 들었습니다. 고에너지 레이저 대ASCM 사업(HELCAP)은 이 기술들을 평가·개발·시험·시연할 사업입니다. 레이저 무기가 광원 말고도 어떤 장치로 이루어지는지는 레이저 무기는 레이저만으로 되지 않는다: 체계 구성 한눈에에서 볼 수 있습니다.
다음에 읽을 글
- 미사일 탐색기: 무기 앞부분의 "눈": 움직이는 표적을 따라가는 센서가 어떤 종류로 나뉘는지 봅니다.
- 근접방어무기체계(CIWS): 군함의 가까운 방어: 함정 방어의 가장 안쪽 겹을 봅니다.
- 다층 미사일 방어: 왜 방어체계가 여러 겹일까: 겹을 나누는 까닭을 봅니다.
- 순항미사일: 비행기와 무엇이 비슷할까: 대함 순항미사일이 공기 속을 나는 원리를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