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투기 날개 아래 매달린 미사일을 떠올려 봅시다. 발사 버튼이 눌린 뒤 상대 항공기는 가만히 있지 않습니다. 방향을 틀고, 고도를 바꾸고, 속도를 바꿉니다. 그렇다면 미사일은 날아가는 동안 표적이 어디 있는지 무엇으로 알까요?
답은 미사일 앞쪽에 실린 "눈"에 있습니다. 공대공 미사일이 표적을 보는 방식은 크게 둘로 나뉩니다. 표적이 스스로 내는 열, 곧 적외선을 보는 방식과, 전파를 비춰 돌아온 반사를 읽는 레이다 방식입니다.
레이다 쪽은 누가 전파를 비추느냐에 따라 다시 갈립니다. 그리고 이 눈은 발사 순간부터 떠 있을까요, 아니면 날아가는 도중에 뜰까요?
날아가면서 길을 고치는 무기
유도되지 않는 로켓은 처음 정한 방향대로 날아갑니다. 유도 미사일은 다릅니다. 존스홉킨스 응용물리연구소(APL)의 기술지는 유도 미사일을, 발사 장치를 떠난 뒤에도 표적을 요격하려고 비행 경로를 바꿀 수단을 갖춘 발사체로 정의합니다. 경로를 바꾸는 판단은 미사일이 스스로 하기도 하고, 사람 운용자나 무기 통제 체계가 원격으로 하기도 합니다.
길을 고치려면 부품이 더 실려야 합니다. 관성 센서, 표적 센서, 무선 수신기, 자동 조종 장치, 유도 컴퓨터 같은 것들입니다. 미 의회조사국(CRS)의 정밀 유도 무기 해설은 유도 무기가 표적 오차나 날씨 같은 문제를 바로잡으려고 비행 궤적을 바꿀 수 있다고 설명하고, 그 개발의 뿌리를 1차 세계대전에서 찾습니다.
공대공 미사일의 표적은 그 가운데서도 까다롭습니다. 하늘의 항공기는 미리 정한 좌표에 머물러 주지 않습니다. 관성 유도는 표적이 이미 아는 지구 위 좌표일 때 장거리 탄도 미사일을 정밀하게 보내 주지만, 기동하는 항공기처럼 예측할 수 없는 표적을 상대하기에는 맞지 않습니다.
미사일의 눈: 탐색기와 호밍
움직이는 표적을 맞히려면 미사일이 날아가면서 표적을 직접 봐야 합니다. 그 일을 맡은 장치가 탐색기(seeker)입니다. 미사일에 실린 센서가 표적 자료를 주고 그 자료로 유도 판단을 내리는 방식을 호밍 유도(homing guidance)라고 부릅니다. 적 항공기나 대함 순항 미사일처럼 예측할 수 없게 움직이는 표적을 상대하는 미사일이 이 방식을 씁니다.
탐색기는 표적을 한 번 보고 끝내지 않습니다. 붙잡은 표적을 놓치지 않고 계속 따라가고, 미사일에서 표적을 바라보는 방향이 어떻게 바뀌는지 잽니다. 미사일 몸체가 흔들려도 그 흔들림에 휩쓸리지 않게 스스로를 안정시키고, 할 수 있으면 표적과 가까워지는 속도까지 잽니다. 레이저 무기가 빔을 한 점에 붙들어 두려고 하는 일과 닮은 데가 많아서, 김발과 조준·추적: 빔을 한 점에 붙들어 두는 일을 함께 읽으면 그림이 또렷해집니다.
대기권 안을 나는 미사일은 탐색기를 바깥 환경에서 지키는 덮개도 갖춰야 합니다. 전파를 쓰는 쪽의 덮개를 레이돔(radome), 적외선을 쓰는 쪽의 덮개를 적외선 돔(irdome)이라고 부릅니다.
탐색기는 수동(passive), 반능동(semi-active), 능동(active)의 세 갈래로 나뉩니다. 세 갈래를 가르는 기준은 하나입니다. 탐색기가 쓰는 에너지가 어디서 오느냐입니다.
적외선으로 보기: 표적이 내는 열
수동 탐색기는 표적을 비추지 않습니다. 표적에서 나오는 에너지를 받기만 합니다. 흔한 예가 적외선(infrared, IR) 탐색기와 무선 주파수(radio frequency, RF) 탐색기입니다. 적외선 탐색기는 표적이 스스로 내는 열 신호를 찾아 따라가고, 수동 RF 탐색기는 표적에서 새어 나오거나 반사된 전파 에너지를 찾습니다.
적외선은 전자기 스펙트럼의 일부로, 파장(wavelength)이 가시광선보다 깁니다. 사람의 눈에는 보이지 않지만 몸은 그것을 열로 느낍니다. 사람처럼 아주 뜨겁지 않은 물체는 가시광선은 내지 않고 적외선만 냅니다. 어떤 빛은 보이고 어떤 빛은 보이지 않는 까닭은 파장은 왜 중요한가: 보이는 빛과 보이지 않는 빛에서 파장으로 풀어 두었습니다.
모닥불 곁에서는 눈을 감아도 불이 어느 쪽에 있는지 압니다. 열이 오는 쪽을 몸이 느끼기 때문입니다. 실제 탐색기는 사람의 피부와 다르게, 열이 오는 방향이 시시각각 어떻게 바뀌는지를 재서 미사일의 길을 고치는 데 씁니다.
수동 탐색기에는 분명한 한계도 있습니다. 표적이 미사일에서 어느 방향에 있는지는 재지만, 표적까지의 거리나 가까워지는 속도는 쉽게 알려 주지 못합니다. 가까워지는 속도를 재는 일은 레이다 방식에서는 할 수 있어도 적외선 방식에서는 어렵습니다.
열을 따라가는 공대공 미사일의 역사는 1950년대 초로 올라갑니다. 미 해군연구청(ONR)은 그 무렵 해군 병기 시험소(Naval Ordnance Test Station)에서 바깥의 유도가 필요 없는 값싼 열 추적 미사일이 개발되었고, 그 사업이 Sidewinder가 되었다고 소개합니다. ONR은 Sidewinder를 첫 적외선 유도 미사일로 소개하면서 적 항공기 엔진의 열을 따라갈 수 있었다고 설명합니다.
전파로 보기: 누가 비추는가
전파를 쓰는 탐색기 앞에는 물음이 하나 더 놓입니다. 표적을 비추는 전파는 누가 보낼까요? 레이다가 전파를 보내고 돌아온 반사로 거리와 움직임을 재는 원리는 레이다: 전파로 거리와 움직임을 어떻게 알까에 있습니다. 여기서는 미사일이 그 반사를 어떻게 받는지만 봅니다.
반능동 방식에서는 미사일 밖의 누군가가 표적을 비춥니다. 비추는 빔은 발사한 쪽이나 그 가까이에서 나오고, 미사일에 실린 수동 탐색기는 표적에서 반사된 에너지로 표적을 따라갑니다. 이 빔은 빛이나 레이저일 수도 있고, 적외선이나 RF 에너지일 수도 있습니다. 고에너지 레이저(high-energy laser, HEL) 무기와는 쓰임이 다르지만, 레이저가 "표적을 비추는 빛"으로도 쓰인다는 점은 기억해 둘 만합니다.
반능동 RF 탐색기는 방식과 구현에 따라 표적의 방향과 함께 가까워지는 속도까지 줄 수 있습니다. 돌아온 신호의 도플러 주파수를 쓰면 가까워지는 속도를 잘 추정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비추는 장치가 미사일 밖에 있으니, 미사일을 키우거나 무겁게 하지 않고도 훨씬 큰 출력으로 표적을 비출 수 있다는 것도 장점입니다.
능동 방식은 비추는 장치, 곧 송신기를 미사일 안에 넣습니다. 미사일이 스스로 표적을 비추고 그 메아리를 읽습니다. 송신기를 더하면 값이 오르고 무게가 늘지만, 표적을 붙잡은 뒤에는 미사일이 혼자 해 나갈 수 있습니다.
능동 탐색기는 방식과 구현에 따라 방향뿐 아니라 거리와 거리의 변화율까지 줄 수 있습니다. 그런데도 출력과 무게의 제약 때문에, 능동 호밍은 보통 다른 유도가 미사일을 표적 가까이 데려온 뒤 마지막 단계에서만 씁니다.
| 갈래 | 탐색기가 받는 에너지 | 주로 얻는 정보 |
|---|---|---|
| 수동 | 표적이 스스로 내는 것(열, 새어 나오는 전파) | 표적의 방향 |
| 반능동 | 미사일 밖에서 비춘 빔의 반사 | 방향, 방식에 따라 가까워지는 속도 |
| 능동 | 미사일 안 송신기가 비춘 것의 반사 | 방향, 방식에 따라 거리와 거리 변화율 |
눈은 언제 뜨는가: 비행 단계
탐색기가 발사 순간부터 늘 표적을 보는 것은 아닙니다. 보통 유도 미사일의 비행은 추진(boost), 중간(midcourse), 종말(terminal) 유도의 세 단계로 나뉩니다. 모든 미사일이 세 단계를 다 쓰지는 않지만, 정밀 유도 미사일에는 모두 종말 단계가 있습니다.
추진 단계에서는 보통 관성 유도를 씁니다. 중간 유도 단계에서는 미사일이 바깥에서 정보를 받습니다. 마지막 종말 단계는 대개 가장 중요한 단계로, 앞 단계에서 쌓인 오차를 없애는 것이 목적입니다. 능동 탐색기가 주로 이 단계에서 일하는 까닭도 앞에서 본 출력과 무게의 제약에 있습니다.
사거리가 짧은 미사일 가운데 일부는 처음부터 끝까지 호밍합니다. 이런 미사일은 발사하기 전에 자기 탐색기로 표적을 먼저 붙잡습니다. 눈을 뜬 채로 발사대를 떠나는 셈입니다.
공개 자료로 본 공대공 미사일
적외선 절에서 본 Sidewinder는 이름이 지금도 이어집니다. CRS의 정밀 유도 무기 해설(2025년 7월 판)은 AIM-9X Sidewinder를 AIM-9 Sidewinder를 고친 단거리 공대공 미사일로 소개합니다. 해군이 이끌고 공군이 참여하는 사업이고, 최신 형인 AIM-9X Block II는 2011년에 생산을 시작했습니다. ONR은 Sidewinder가 70년이 넘게 지난 지금도 현역이라고 적습니다.
같은 해설에는 육군이 AIM-9X를 지대공 미사일로도 평가했다는 대목이 있습니다. 하늘의 표적을 보는 눈은 미사일이 항공기에서 떠나든 땅에서 떠나든 같은 물음을 풉니다.
같은 해설이 드는 또 하나의 공대공 미사일은 공군과 해군이 쓰는 AIM-120 AMRAAM입니다. 최신 변형은 AIM-120D3이고, 두 군은 그 뒤를 이을 JATM, 곧 AIM-260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탐색기의 종류가 하나로 정해져 있는 것도 아닙니다. CRS가 정밀 유도 무기의 유도 부품으로 든 목록에는 관성 측정 장치와 GPS 수신기 옆에 레이저 탐색기와 밀리미터파 레이다 탐색기가 함께 올라 있습니다. 무엇으로 볼지는 표적과 쓰임에 따라 고릅니다.
다음에 읽을 글
- 파장은 왜 중요한가: 보이는 빛과 보이지 않는 빛: 적외선이 가시광선과 어떻게 다른 빛인지 파장으로 풀어 줍니다.
- 레이다: 전파로 거리와 움직임을 어떻게 알까: 반능동·능동 탐색기가 읽는 전파의 반사가 무엇을 알려 주는지 다룹니다.
- 미사일 탐색기: 무기 앞부분의 "눈": 이 글에서 갈래만 본 탐색기의 속을 더 들여다봅니다.
- 지대공 미사일: 하늘을 지키는 지상 시스템: 같은 눈을 땅에서 하늘로 돌린 체계를 다룹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