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깨에 메는 대전차 무기라고 하면 흔히 굵은 관 하나를 떠올립니다. 겉모습은 비슷해도, 그 관에서 나간 것이 날아가는 동안 길을 고칠 수 있느냐에 따라 무기의 성격은 크게 달라집니다.
무유도 로켓과 유도미사일은 바로 그 지점에서 갈립니다. 그리고 대전차 유도미사일은 세 세대를 거치며 사수가 직접 해야 하던 일을 하나씩 장치와 미사일에 넘겨 왔습니다. 그 흐름을 미 육군의 공개 역사 자료와 연구 기관 자료로 따라가 봅니다.
로켓과 유도미사일은 어디서 갈리나
RPG-7이나 M72 LAW 같은 대전차 무기는 무유도(unguided) 무기입니다. 쏘는 순간 겨눈 방향이 곧 날아가는 방향이고, 발사 뒤에는 길을 고칠 방법이 없습니다.
대전차 유도무기(anti-tank guided weapon, ATGW)는 여기에 조준 장치와 유도 장치를 더했습니다. 이 무기가 쏘는 미사일은 날아가는 동안 진로를 바꿔 표적을 더 정확히 맞히도록 만든 정밀 유도 탄약입니다. 그래서 무유도 대전차 경화기보다 더 먼 거리에서, 더 정확하게 표적을 다룰 수 있다고 연구 기관 스몰 암스 서베이(Small Arms Survey)는 정리합니다.
이름도 짚어 둘 만합니다. ATGW라는 말은 유도 박격포탄이나 유도 포탄까지 넓게 쓰이지만, 흔히는 사람이 나를 수 있는 유도미사일을 가리킵니다. 이것을 좁혀 대전차 유도미사일(anti-tank guided missile, ATGM)이라고도 부릅니다. 처음 목적은 장갑차량을 막는 것이었지만, 실제로는 다른 표적에도 자주 쓰입니다.
볼링공과 무선 조종 자동차를 떠올리면 차이가 눈에 들어옵니다. 볼링공은 손을 떠나는 순간 굴러갈 길이 정해지지만, 무선 조종 자동차는 달리는 중에도 방향을 바꿀 수 있습니다.
실제로는 다른 점이 있습니다. 유도미사일의 길을 누가 고치느냐는 세대마다 달라서, 사람이 직접 조종하기도 하고 장치나 미사일 스스로가 맡기도 합니다. 그 차이가 곧 세대를 가릅니다.
1세대: 손으로 조종하는 미사일
대전차 유도무기는 1950년대 이후 세 세대로 발전했고, 세대는 대체로 유도 방식의 발전과 맞물립니다. 첫 세대는 수동 지령 조준선 유도(manual command to line-of-sight, MCLOS)입니다. 조준선은 사수의 조준기에서 표적까지 곧게 그은 선이고, 지령은 발사 쪽에서 미사일에 보내는 방향 신호입니다. 1세대에서는 사수가 이 지령을 손으로 내며 미사일을 표적까지 이끌어야 했습니다.
미사일 뒤쪽에는 대개 선(wire)이 달려 발사 장치와 이어져 있었습니다. 사수는 흔히 조이스틱으로 방향을 조종했고, 보통 한자리에서 확대 잠망경이나 쌍안 조준경으로 비행을 지켜보며 이끌었습니다. 높은 숙련이 필요했습니다. 미사일이 날아가는 동안 사수가 같은 자리를 떠날 수 없다는 것도 약점이었습니다.
뿌리는 제2차 세계대전까지 올라갑니다. 전차의 장갑이 나아지면서 기존의 대전차포, 무반동 무기, 로켓 발사기가 힘을 잃어 가던 때였습니다. 독일이 전쟁 중에 쓴 X-7이 첫 MCLOS 체계이자 현대 대전차 유도미사일의 선구로 꼽힙니다.
전쟁 뒤에는 X-7을 본뜬 프랑스의 SS.10과 독일의 Cobra가 처음으로 수출 길이 열린 대전차 유도무기였습니다. 1963년에는 소련 첫 휴대용 대전차 유도무기인 9K11 Malyutka(나토 이름 AT-3 Sagger)가 나왔습니다.
1세대를 만들던 나라 다수는 뒤에 생산을 멈췄습니다. 낮은 명중 확률, 사수가 노출되는 문제, 현대 장갑을 상대하기 어려워진 점, 이미 넉넉히 쌓인 재고가 그 까닭으로 꼽힙니다.
2세대: 조준선만 지키면 된다
2세대는 반자동 지령 조준선 유도(semi-automatic command to line-of-sight, SACLOS)입니다. 미사일을 쏜 뒤 사수는 조준기를 표적에 계속 맞춰 두기만 합니다. 미사일을 이끄는 지령은 장치가 자동으로 만들어 보내고, 그 지령은 선이나 무선, 레이저(laser) 빔을 타고 미사일에 닿습니다.
달라진 점은 사수가 미사일을 몰지 않아도 된다는 것입니다. 표적만 놓치지 않으면 되니, 숙련에 이르기까지 드는 훈련이 1세대보다 훨씬 줄었습니다.
미국의 TOW가 이 세대의 대표입니다. 이름은 관에서 쏘고(Tube launched), 광학으로 추적하고(Optically tracked), 선으로 데이터를 보낸다(Wire data link)는 세 특징의 머리글자입니다.
미 육군 레드스톤 병기창의 역사 자료를 보면, 관에서 쏘는 방식은 초기 비행에서 미사일을 조준선 가까이 붙잡아 두려는 것이었습니다. 변조된 적외선 섬광을 광학으로 추적해 지령을 자동으로 만드는 방식은 훈련과 조작을 쉽게 하려고 골랐습니다. 선 데이터 링크는 비용을 아끼고, 특히 대응책과 환경 때문에 성능이 떨어지는 일에 잘 버티도록 하려는 선택이었습니다.
미사일을 담는 방식도 이 무렵 바뀌었습니다. 초기 미사일은 레일이나 상자 모양의 금속 함에서 쏘았지만, 뒤의 가는 미사일은 그 자체로 완결된 발사관에서 쏘게 됐습니다. 발사 장치는 다시 쓰는 무기가 되고, 관 속의 미사일은 탄약이 된 셈입니다. TOW의 미사일도 일회용 발사 용기에 들어 있습니다.
남은 문제도 있었습니다. 미사일이 닿을 때까지 사수는 표적을 겨눈 채 그 자리에 있어야 했고, 그만큼 반격에 노출되었습니다.
3세대: 쏘고 나면 미사일이 알아서
3세대는 이 문제를 미사일 안의 수동(passive) 탐색기로 풀었습니다. 날아가는 동안 사수가 아무것도 입력하지 않아도 탐색기가 미사일을 표적으로 이끕니다. 1980년대에 처음 개발된 이 방식을 "쏘고 잊는(fire-and-forget)" 유도라고 부르며, 사수는 쏜 직후 바로 자리를 옮길 수 있습니다. 탐색기가 무엇으로 이루어지고 무엇을 받는지는 미사일 탐색기: 무기 앞부분의 "눈"에 자세히 있습니다.
미 육군과 해병대를 위해 개발한 Javelin이 이 세대에 속합니다. 구성품은 크게 둘로, 다시 쓰는 조준·발사 장치(Command Launch Unit, CLU)와 일회용 발사관에 봉인된 미사일입니다.
CLU에는 낮과 밤에 모두 쓰는 조준기가 들어 있습니다. 미사일은 영상 적외선 탐색기를 갖췄고, 쏘기 전에 표적을 붙잡아 둡니다(lock-on before launch). 레드스톤 역사 자료가 Javelin의 가장 중요한 특징으로 꼽는 것도 사수가 쏜 뒤 곧바로 몸을 숨길 수 있게 하는 쏘고 잊는 기술입니다.
세 세대를 나란히 놓으면 흐름이 보입니다. 1세대에서는 사수가 표적도 보고 미사일도 몰았습니다. 2세대에서는 미사일 조종이 장치로 넘어갔고, 3세대에서는 표적을 따라가는 일까지 미사일이 맡았습니다.
미국 육군의 세 미사일로 본 흐름
미 육군의 기록은 이 세대 교체를 한 나라 안에서 보여 줍니다. 제2차 세계대전 무렵 여러 나라가 선으로 조종 신호를 보내는 유도 무기를 연구했고, 전쟁 뒤에는 특히 프랑스와 오스트레일리아에서 그 연구가 이어졌습니다. 미 육군은 1953년에 프랑스의 SS 10을 시험했지만 육군용으로는 만족스럽지 않다고 판단했습니다.
그 뒤 미 육군은 유선 지령 대전차 미사일 DART를 직접 개발했습니다. 그러나 1958년 여름, 기대에 못 미친다는 것이 분명해져 개발을 끝냈습니다. 개발을 끝낸 뒤에는 개량형 SS 10을, 이어 ENTAC과 SS 11을 임시 대전차 체계로 들여왔습니다.
TOW의 첫 미사일 BGM-71A Basic TOW는 1970년에 배치됐습니다. TOW는 땅 위에서도, 차량이나 헬리콥터에서도 쏠 수 있습니다. 1972년 5월 2일에는 미군 병사가 실전에서 쏜 첫 미국산 유도미사일이 되었습니다.
1975년에는 Dragon이 처음 배치됐습니다. 보병 한 명이 들고 쏠 수 있을 만큼 가벼운 중거리 유선 유도 대전차 미사일입니다. 그리고 Dragon을 대체하도록 설계된 Javelin이 1996년 6월 27일에 첫 부대 장비를 이뤘습니다.
유선 유도 미사일 두 가지 뒤에 쏘고 잊는 미사일이 이어졌다는 점에서, 미 육군의 연표는 세대 구분과 같은 방향을 가리킵니다.
레이저와 맞닿는 점: 유도 신호로 쓰이는 빛
2세대에서 지령이 갈 수 있는 길 가운데 하나가 레이저 빔이었습니다. 레이저는 다른 방식으로도 대기갑 유도에 들어왔습니다. 미 육군의 Hellfire는 전차 같은 개별 표적을 다루도록 설계한 공대지 미사일로, 레이저 유도를 쓰면서 다른 유도 장치도 받도록 만들어졌습니다.
레이저 유도 연구도 일찍 시작됐습니다. 미 육군 미사일사령부(MICOM)에서는 1963년부터 레이저 반능동(laser semiactive) 체계의 탐색 개발이 이어지고 있었습니다. 반능동 탐색기가 무엇을 받는지는 미사일 탐색기 글에서 이어집니다.
이 자리에서 레이저는 표적을 데우는 에너지가 아니라 미사일에 길을 알려 주는 신호입니다. 같은 빛을 에너지로 쓰면 이야기가 완전히 달라지는데, 그쪽은 레이저 무기란 무엇인가: 영화와 실제의 차이에서 다룹니다.
다음에 읽을 글
- 미사일 탐색기: 무기 앞부분의 "눈": 3세대 미사일이 스스로 표적을 따라가게 하는 탐색기를 봅니다.
- 레이저 무기란 무엇인가: 영화와 실제의 차이: 빛을 유도 신호가 아니라 에너지로 쓸 때 무엇이 달라지는지 봅니다.
- 공대공 미사일: 미사일의 눈은 무엇을 볼까: 수동·반능동·능동 탐색기가 각각 무엇을 받는지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