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생성 이미지: 아침 풀밭의 마른 도랑 위에 회색 금속 다리가 놓여 있고, 포탑 없는 궤도 공병 차량이 그 옆에 서 있는 장면.. 실제 장비가 아니다
실제 장비를 그린 것이 아닙니다(AI 생성 이미지)

전차 한 대가 진격하다가 폭이 십여 미터 되는 도랑 앞에서 멈췄다고 해 봅시다. 포가 크고 장갑이 두꺼워도 건너편에 가지 못하면 소용이 없습니다. 무거운 전차가 지나갈 다리는 누가 놓을까요?

그 일은 공병(engineer)이 맡습니다. 군대가 건너야 할 틈을 어떻게 나누는지, 다리를 쓰임새에 따라 어떻게 갈라 쓰는지, 교량전차는 왜 전차 차체 위에 다리를 얹었는지 차례로 봅니다. 마지막에는 차량과 다리에 붙는 "무게 번호"를 다룹니다. 바탕은 2008년에 나온 미 육군·해병대의 간극 건너기 교범과 미국·영국 육군의 공개 자료입니다.

건너야 할 틈: 간극

이런 틈을 군에서는 간극(gap)이라고 부릅니다. 다리를 놓아 건널 수 있는 장애물이 되는 골짜기, 산길, 강, 그 밖의 지형이 모두 간극입니다. 간극 건너기(gap crossing)는 이런 선 모양의 장애물 너머로 전투력을 옮기는 일로 정의됩니다.

장애물은 자연이 만든 것도, 사람이 만든 것도 있고 크기도 제각각입니다. 군은 먼저 돌아가는 길을 찾지만, 늘 그럴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간극은 거의 모든 환경에서 나타납니다.

예전에는 이 일을 "강 건너기"로만 설명했습니다. 강은 지금도 가장 어려운 간극 가운데 하나로 꼽힙니다. 그래도 교범의 시각에서 강은 움직임을 막는 간극의 한 종류일 뿐입니다.

마른 간극과 젖은 간극

간극은 물이 있느냐 없느냐로 먼저 나눕니다. 물이 없는 틈이 마른 간극(dry gap), 물이 있는 틈이 젖은 간극(wet gap)입니다. 교범이 JAB가 이을 수 있다고 든 곳에는 도로에 팬 구덩이, 대전차 호, 골짜기 같은 마른 틈도 있고 운하와 강 같은 물길도 있습니다.

물이 있다고 늘 다리가 필요한 것은 아닙니다. 얕고 물살이 약하며 바닥이 단단한 곳이라면 전투 차량이 다리 없이 그대로 물을 건널 수 있습니다. 이것을 도섭(fording)이라고 합니다.

두 칸으로 나뉜 단면 그림. 왼쪽은 물이 없는 마른 간극(도로의 구덩이, 대전차 호, 골짜기)이고 다리가 양쪽 땅에 걸쳐 있다. 오른쪽은 물이 찬 젖은 간극(운하, 강)이고 위에 다리·문교·부교라는 말이 있으며, 얕고 물살이 느리고 바닥이 단단하면 전투 차량이 걸어 건널 수 있다는 설명이 있다. 축척이 없는 개념 그림이다
물이 없는 마른 간극과 물이 있는 젖은 간극 (도표)(도표)

쓰임새로 나눈 세 갈래 다리

2008년 미 육군·해병대 교범은 군용 다리를 쓰임새에 따라 세 갈래로 나눕니다. 전술 교량, 지원 교량, 병참선(line of communications, LOC) 교량입니다.

전술 교량은 근접 전투 중인 부대가 곧바로 움직이도록 놓는 다리입니다. 직사·곡사 화기의 위협 아래에서 쓰는 일이 매우 잦고, 짧게 여러 번 쓰도록 만듭니다. AVLB, JAB, 울버린 같은 교량전차가 여기에 들어갑니다.

지원 교량은 계획된 이동로와 도로망을 반영구나 영구로 받칩니다. 궤도 차량과 바퀴 차량이 많이 다닐 것을 전제로 놓습니다. 필요하면 지원 교량이 전술 교량의 자리를 넘겨받고, 그러면 전술 교량은 다시 부대를 따라 앞으로 갈 수 있습니다.

병참선 교량은 대개 적의 직접 행동에서 벗어난 곳에 짓습니다. 전술적인 시간 압박도 대체로 받지 않습니다. 오래 써야 하는 건널목이라면 지원 교량을 다시 병참선 교량으로 바꿉니다.

도로 공사에서 임시 다리를 놓았다가 나중에 정식 다리로 바꾸는 모습과 닮았습니다. 실제로는 다릅니다. 군에서는 다리를 바꾸면서 거둔 전술 교량을 버리지 않고, 앞서가는 부대를 따라 다음 간극에 다시 씁니다.

가로로 놓인 상자 세 개. 전술 교량(근접 전투 중인 부대의 즉각 이동, 직사·곡사 화기 위협 아래, 짧게 여러 번 사용), 지원 교량(반영구·영구, 계획된 이동로와 도로망, 전술 교량을 풀어 줌), 병참선 교량(대개 적의 직접 행동에서 떨어진 곳, 전술적 시간 압박이 적음, 장기 지원). 상자 사이 화살표는 '다음 갈래로 바뀐다'는 뜻이다. 아래 띠에 표준 교량과 비표준 교량의 차이가 적혀 있다
쓰임새로 나눈 교량의 세 갈래와 두 가지 형식. 2008년 미 육군·해병대 교범의 분류입니다 (도표)(도표)

다리를 무엇으로 만들었느냐에 따라 나누는 방법도 있습니다. 표준 교량은 옮기기 쉽고 빨리 세우고 다시 쓰도록 만든 제조 교량 체계입니다. 비표준 교량은 간극 하나에 맞춰 설계하고 상용품이나 현지 재료로 짓는 다리이고, 군의 이동에 더는 필요 없어진 뒤에도 대개 그 자리에 남습니다. 세 갈래 가운데 어느 것이든 표준일 수도 있고 비표준일 수도 있습니다.

군용 다리가 전장에서만 쓰이는 것은 아닙니다. 영국 육군의 중간 거더교(medium girder bridge, MGB)가 그런 예입니다. 영국 육군은 MGB를 가볍고 옮기기 쉬우며 손으로 지을 수 있는 다리로 소개합니다. 군사 작전뿐 아니라 재난 구호에도 쓰일 장비라고 밝혔습니다.

교량전차: 전차 차체에 다리를 싣다

교량전차(armored vehicle-launched bridge, AVLB)는 전차 차체에 다리를 싣고 다니다가 간극 위에 걸쳐 놓는 차량입니다. 2008년 교범에 실린 미군 AVLB는 M60 전차 차체를 썼고, 일부 나라는 M48 차체를 썼습니다. 이 차량은 기동하는 부대와 함께 다니며 MLC 70 차량이 건널 수 있게 18 m까지의 간극을 빠르게 잇습니다.

가설 차량에는 장점이 하나 더 있습니다. 다리를 놓는 사람을 적의 화력에 드러내지 않고 다리를 놓을 수 있고, 다리를 어느 쪽 끝에서든 다시 거둘 수 있습니다.

그런데 같은 교범은 AVLB가 M1 전차나 M2 보병전투차를 갖춘 부대의 속도를 제대로 따라가지 못한다고 적었습니다. 뒤를 이을 울버린(Wolverine)과 합동 돌격 교량(Joint Assault Bridge, JAB)은 둘 다 M1 에이브럼스 전차 차체를 바탕으로 합니다. M1 차체에 얹은 덕분에 모든 전투 기동 부대의 속도를 따라갈 수 있다는 것이 교범의 설명입니다.

2020년 12월 미 육군 기사에 실린 JAB의 구성은 이렇습니다. M1A1 전차 차체에 더 무거운 M1A2용 현가장치를 달고, 유압식 교량 가설 장치와 가위형 중돌격 교량(Heavy Assault Scissor Bridge)을 얹었습니다. 젖은 간극과 마른 간극에 모두 쓰고, 다리가 걸치는 길이인 경간은 18 m가 넘습니다. 기동성은 M1A1 에이브럼스와 비슷한 수준으로 소개됐습니다.

왜 바꿨을까요? 미 육군 공병학교 부교장은 같은 기사에서 30년 된 AVLB의 바탕인 M60A2 차체는 부품을 구하기 어렵다고 말했습니다. 기갑 부대와 부품을 함께 쓰는 M1 차체 같은 바탕이 중요하다는 말도 덧붙였습니다. 다리를 싣는 차체도 결국 정비하고 부품을 대야 하는 차량이라는 뜻입니다.

JAB는 2020년 11월에 초기 운용 시험(Initial Operational Test, IOT)을 마쳤고, 이 시험에서 병사들은 자연 간극을 40회 넘게 건넜습니다. 첫 장비 부대는 포트 라일리의 제1보병사단 제1기갑여단전투단으로 정해졌고, 배치는 2021년 3월로 잡혔습니다. 2020년 기사 당시 육군의 계획은 현역·주방위군·예비군의 울버린과 AVLB를 모두 JAB로 바꾸는 것이었습니다.

그 뒤의 진행은 미 국방부 운용시험평가국(DOT&E)의 2022 회계연도 보고서에 나옵니다. 육군은 2021 회계연도에 JAB를 전량 생산 단계로 넘겼습니다.

전차 차체를 쓰는 것은 영국도 같습니다. 영국 육군의 타이탄(Titan)은 챌린저 2 주력전차 차체를 바탕으로 한 기갑 공병 차량입니다. 여러 근접 지원 교량을 놓아 병력과 차량이 60 m까지의 간극을 건너게 합니다. 영국 육군은 타이탄이 인도적 임무를 포함한 여러 작전을 도울 수 있다고 소개합니다.

물 위의 다리: 문교와 부교

강이 넓어 전술 교량으로 감당하지 못하면 물에 뜨는 장비가 나섭니다. 먼저 문교(raft)가 있습니다. 문교는 차량을 싣고 강을 오가는 큰 뗏목입니다. 2008년 교범의 설명으로는 무거운 차량용 중문교(heavy raft)가 흔히 전차와 전투 차량이 처음 건너는 수단이고, 다리보다 빨리 조립됩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문교만으로는 필요한 시간 안에 모든 차량을 건네지 못합니다. 부대와 보급품을 빠르게 건네는 주된 수단은 물 위에 길게 이은 부교(floating bridge)입니다. 앞서 쓰던 문교를 이어 부교로 만드는 일도 많습니다.

미군의 개량형 리본 부교(Improved Ribbon Bridge, IRB)는 알루미늄 합금 조각을 이어 만드는 부교입니다. 접힌 채 실려 가던 교량 베이(bay)는 물에 들어가면 저절로 펴집니다. 양쪽 강둑에 경사로 베이를 두고 그 사이에 필요한 만큼 안쪽 베이를 이으면 다리가 됩니다. 베이 몇 개만 이으면 문교로도 씁니다.

영국 육군의 M3 수륙양용 교량 차량은 다른 방식을 씁니다. 차량이 스스로 강에 들어가 나룻배 노릇을 하고, 여러 대가 강둑에서 강둑까지 이어지면 다리가 됩니다. 영국 육군은 M3가 챌린저 2 주력전차만큼 무거운 차량도 실을 수 있다고 소개합니다.

차량과 다리의 무게 번호

다리마다 견딜 수 있는 무게가 다릅니다. 문교와 다리 같은 장비가 얼마나 무거운 것을 견디느냐는 운용에 영향을 주는 안전 문제입니다. 이것을 숫자 하나로 견주는 장치가 군 하중 등급(military load classification, MLC)입니다.

생각은 단순합니다. 차량에 등급 번호가 있고, 다리에도 등급 번호가 있습니다. 교범의 정의로 정상 도하는 차량의 번호가 다리의 번호와 같거나 작을 때입니다. 다리의 번호를 넘는 경우는 "주의"나 "위험" 도하라는 예외 범주로 따로 두고, 특수한 상황에만 씁니다.

왼쪽에 차량 상자, 오른쪽에 다리 상자가 있고 각각 등급 번호를 가진다. 가운데에 '같거나 작다' 기호와 정상 도하라는 말이 있다. 그 아래에 다리 번호를 넘으면 주의·위험 도하라는 예외 범주라는 설명이 있다. 맨 아래 두 칸에 2008년 교범의 AVLB(MLC 70 차량용, 18 m까지)와 2020년 미 육군 기사의 JAB(MLC 115 정상, 124 주의, 경간 18 m 넘음)가 적혀 있다
차량의 등급 번호가 다리의 번호와 같거나 작으면 정상 도하입니다 (도표)(도표)

앞에 나온 숫자를 이 눈으로 다시 보면 뜻이 읽힙니다. 2008년 교범의 AVLB는 MLC 70 차량을 위해 18 m까지 잇는 다리입니다. 2020년 미 육군 기사에 실린 JAB는 MLC 115 정상, 124 주의 등급입니다. 한 다리에 정상 등급과 주의 등급이 따로 붙기도 합니다.

레이저와 맞닿는 점: 무거운 것을 싣고 움직이기

교량전차는 다리라는 크고 무거운 짐을 전차 차체에 실어, 싸우는 부대와 같은 속도로 움직이게 만든 장비입니다. 무엇을 하느냐 못지않게 무엇에 싣고 어떻게 따라가느냐가 중요한 장비인 셈입니다.

레이저 무기도 같은 물음을 만납니다. 차량, 함정, 항공기에 실을 때 크기와 무게, 튼튼함을 따져야 합니다. 그 이야기는 무게와 탑재에서 이어집니다.

다음에 읽을 글

  • 주력전차: 성능은 포 크기로만 결정될까: 교량전차가 바탕으로 삼는 전차 차체를 봅니다.
  • 무게와 탑재: 차량, 함정, 항공기에 싣는다는 것: 레이저 무기를 차량이나 함정에 실을 때 따지는 조건을 봅니다.
  • 무인지상차량(UGV): 사람 대신 위험한 곳에 가는 로봇: 같은 지상 무기 분류에서 위험한 일을 사람 대신 맡는 차량을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