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생성 이미지: 아침 안개 낀 언덕과 강 위를 표식 없는 회색 날개 달린 원통이 수평으로 날고, 언덕 위에는 지도처럼 옅은 등고선이 떠 있는 장면. 실제 장비가 아니다
실제 장비를 그린 것이 아닙니다(AI 생성 이미지)

날개가 달려 있고, 뒤쪽 엔진이 공기를 빨아들였다가 내뿜으며 하늘을 가르는 물체가 있습니다. 보통은 비행기라고 부를 겁니다. 그런데 조종석이 없고, 한 번 떠나면 돌아오지 않는다면 무엇이라고 불러야 할까요?

순항미사일(cruise missile)이 바로 그런 비행체입니다. 날개로 뜨고, 공기를 마시는 엔진으로 나아가고, 스스로 길을 찾습니다. 비행기와 어디까지 같고 어디서 갈라지는지, NASA의 항공 교육 자료와 미군·박물관이 공개한 자료로 하나씩 짚어 보겠습니다.

순항미사일이란

1979년에 나온 NASA 계약 보고서는 순항미사일 기술을 검토하면서 순항미사일을 이렇게 정의했습니다. 비행 궤적의 대부분을 "순항" 상태로 나는 미사일, 곧 거의 같은 높이에서 거의 같은 속도로 공기역학적 양력으로 무게를 받치며 나는 미사일입니다. 이 정의로 보면 아주 날렵하게 꺾는 짧은 사거리 전술 미사일은 순항미사일에 들지 않습니다.

미 의회조사국(CRS)이 2005년 보고서에 옮겨 적은 미 국방위협감소국(DTRA)의 정의는 더 짧습니다. 공중과 바다와 땅에서 쏠 수 있는, 사거리가 길고 낮게 나는 유도 미사일이라는 것입니다. 두 정의가 강조하는 곳은 조금 다릅니다. 1979년 보고서는 순항 높이를 높음과 낮음 두 갈래로, 속도를 아음속·초음속·극초음속 세 갈래로 나눠 높이 나는 순항미사일도 함께 다뤘습니다.

두 정의에 공통으로 깔린 것은 하나입니다. 순항미사일은 공기 속을 오래 나는 유도 무기입니다. 그래서 이 무기를 이해하는 가장 빠른 길은 비행기가 어떻게 나는지부터 보는 것입니다.

비행기와 같은 네 가지 힘

나는 비행기에는 네 가지 힘이 작용합니다. 무게는 늘 지구 중심 쪽으로 당깁니다. 비행기는 이를 이기려고 반대 방향의 힘인 양력(lift)을 만들고, 양력의 대부분은 날개에서 나옵니다.

공기는 움직이는 비행기에 맞서는데, 이 힘이 항력(drag)입니다. 비행기는 추진 장치로 추력(thrust)을 만들어 항력을 이깁니다. 네 힘이 균형을 이루면 비행기는 같은 속도로 나아갑니다. 이 상태가 순항(cruise)입니다.

날개와 꼬리가 달린 단순한 막대 모양 비행체 둘레에 화살표 네 개가 있다. 위쪽 양력, 아래쪽 무게, 앞쪽 추력, 뒤쪽 항력. 아래에 양력은 날개가 만들고 엔진은 항력을 이긴다는 메모가 있다
비행기와 순항미사일에 함께 작용하는 네 가지 힘. 실제 기종의 모양이 아닌 개념 그림입니다 (도표)(도표)

엔진이 하는 일은 항력을 이기는 것뿐입니다. 비행기를 들어 올리는 것은 엔진의 일이 아니고, 띄우는 일은 날개가 합니다. 순항미사일 정의의 "양력으로 무게를 받친다"는 말이 바로 이 구조를 가리킵니다.

달리는 차 창밖으로 손바닥을 비스듬히 내밀면 손이 위로 밀려 올라가는 느낌이 듭니다. 흐르는 공기가 손에 부딪혀 꺾이면서 생기는 힘입니다. 실제 날개는 손바닥과 달리 아랫면만이 아니라 윗면도 함께 흐름을 꺾어 양력을 만듭니다.

양력에는 조건이 두 가지 붙습니다. 물체가 공기 같은 유체에 닿아 있어야 하고, 물체와 유체 사이에 움직임이 있어야 합니다. 공기가 없으면 양력도 없고, 움직이지 않으면 양력도 없습니다. 날개로 떠 있는 순항미사일이 공기가 있는 곳에서만 날 수 있는 까닭입니다.

공기를 마시는 엔진

오늘의 여객기와 군용기 대부분은 가스터빈 엔진, 흔히 말하는 제트 엔진으로 납니다. 엔진 흡입구로는 많은 양의 둘레 공기가 끊임없이 들어옵니다. NASA 자료에 따르면 보통의 제트 엔진은 1초에 공기 100 파운드에 연료를 2 파운드만 섞어 태웁니다. 엔진 뒤로 나가는 뜨거운 배기도 대부분은 처음에 빨아들인 공기입니다.

로켓은 다릅니다. 로켓 엔진은 연료와 함께 산화제라는 산소 공급원을 싣고 다니며 연소실에서 섞어 태웁니다. 터빈 엔진과 프로펠러는 대기의 공기를 써서 추력을 얻지만, 로켓은 자기가 태운 배기가스를 씁니다. 그래서 공기가 없는 우주에서 로켓은 일할 수 있고, 터빈 엔진과 프로펠러는 일할 수 없습니다.

순항미사일의 엔진은 비행기 쪽에 가깝습니다. 1979년 NASA 계약 보고서에 따르면 예전의 순항형 미사일 가운데에는 뒤로 젖힌 날개를 단 비행기 같은 모양에 터보제트 엔진을 달고 높은 아음속으로 난 것들이 있었습니다. 겉모습부터 엔진까지 비행기를 닮았던 셈입니다.

처음 속도를 로켓에서 얻는 순항미사일도 있습니다. 떼어 낼 수 있는 고체 로켓 부스터로 순항 속도까지 밀어 올리는 미사일이 예전부터 있었고, 오늘 쓰는 토마호크(블록 IV·V)도 터보팬 엔진에 고체 연료 부스터를 함께 씁니다.

엔진의 갈래는 더 있습니다. 2005년 CRS 보고서의 각주는 램제트 엔진이 순항미사일에 더 흔히 쓰이는 터보제트보다 속도와 성능을 높여 준다고 보면서도, 연료 효율이 특별히 좋다고 보지는 않았습니다. 이 엔진은 "램제트와 스크램제트: 팬이 없는 엔진은 어떻게 작동할까" 글의 주제입니다.

조종사 없이 길을 찾는 법

비행기에는 길을 찾는 조종사가 있지만 순항미사일에는 없습니다. 그 일을 기계가 맡습니다. 가장 바탕이 되는 장치는 관성항법장치(INS)입니다. 몸체가 받는 가속도와 회전을 재서 지금 어디쯤 있는지를 스스로 셈하는 장치입니다.

관성 센서만 쓰는 관성항법은 시간이 지날수록 오차가 자랍니다. 존스홉킨스 응용물리연구소(APL)의 2018년 글은 오늘의 미사일 대부분이 관성항법장치로 자기 위치를 따라간다고 설명합니다. 처음 값을 바깥 기준에서 받고, 비행 내내 그 기준으로 고쳐 갑니다. 그 기준으로 가장 많이 쓰는 것이 GPS입니다.

가로축은 비행 시간, 세로축은 위치 오차인 개념 그래프. 관성항법만 쓰면 오차가 점점 커지는 점선이 있고, 실선은 오차가 자라다가 지형 맞추기, 영상 맞추기, GPS 기준을 받을 때마다 작아지는 톱니 모양이다. 축에 값은 없다
관성항법의 오차는 시간이 지나며 자라고, 바깥 기준을 받을 때마다 다시 고쳐집니다. 값이 없는 개념 그림입니다 (도표)(도표)

눈을 감고 걸음 수만 세며 걷다가, 가끔 눈을 떠 이정표를 보고 걸음을 바로잡는 모습을 떠올리면 됩니다. 실제로는 사람이 눈을 뜨는 대신 기계가 측정값을 미리 저장한 자료와 자동으로 맞춘다는 점이 다릅니다. 어떤 기준을 쓰느냐에 따라 방식의 이름이 갈립니다.

첫째는 지형 윤곽 맞추기(TERCOM)로, APL이 토마호크 지상 공격형에 권한 방식입니다. 미사일에 실은 고도계로 땅의 높낮이를 재서 저장된 고도 지도와 맞춥니다.

둘째는 디지털 영상 맞추기 상관기(DSMAC)입니다. 미사일 아래 땅을 텔레비전 카메라로 찍어 저장된 사진과 맞춥니다. TERCOM에 이 카메라를 더하자 정확도가 크게 높아졌습니다.

셋째가 위성 신호를 쓰는 GPS입니다. 오늘 쓰는 토마호크(블록 IV·V)의 유도 체계에는 INS, TERCOM, DSMAC, GPS가 모두 들어 있습니다. 미 공군의 공중 발사 순항미사일에서는 AGM-86B가 관성항법을 지형 윤곽 맞추기로 고치고, 재래식형 AGM-86C/D는 GPS로 돕는 관성항법을 씁니다. APL은 뒤에 GPS 없이도 관성항법장치를 고치는 TERCOM의 개량 기법(PTAN)을 개발했습니다.

관성항법장치가 무엇을 재는지, 그 속의 자이로에 왜 레이저 빛이 쓰이기도 하는지는 관성항법과 위성항법: 자기 위치는 어떻게 알까에서 이어 읽을 수 있습니다.

탄도미사일과 무엇이 다른가

순항미사일과 자주 나란히 놓이는 것이 탄도미사일입니다. CRS가 옮긴 DTRA의 정의에서 탄도미사일은 엔진이 타는 동안에만 유도되고, 그 뒤 자유 비행 동안에는 유도되지 않는 미사일입니다. 자유 비행의 궤적은 중력과 공기 저항이라는 바깥 영향만 받습니다.

두 비행 길을 견준 개념 그림. 위쪽에는 높이 솟았다가 내려오는 곡선이 있고, 엔진이 타는 앞부분만 유도되고 그 뒤는 중력과 공기 저항만 받는다는 설명이 붙어 있다. 아래쪽에는 땅 위를 거의 같은 높이로 길게 나는 선이 있고, 날개의 양력으로 떠 있다는 설명이 붙어 있다. 거리와 높이 값은 없다
탄도미사일과 순항미사일의 비행 방식을 견준 개념 그림. 실제 경로나 거리가 아닙니다 (도표)(도표)

순항미사일은 거꾸로 비행의 대부분을 엔진과 날개로 버팁니다. 엔진은 항력을 이기고, 날개는 양력으로 무게를 받칩니다. 그래서 날아가는 내내 공기가 필요합니다. 로켓처럼 산화제를 싣고 다니는 엔진은 공기가 없어도 일할 수 있지만, 날개와 공기를 마시는 엔진은 그렇지 못합니다.

두 미사일은 이렇게 힘을 얻는 방식부터 다릅니다. 탄도미사일이 그리는 길은 "탄도미사일: 왜 높이 올라갔다가 내려올까" 글의 주제입니다.

첫 순항미사일에서 오늘까지

스미스소니언 국립항공우주박물관은 독일의 V-1을 세계 첫 실전 순항미사일로 소개합니다. 몸체 가운데에 날개를 단 단엽기 모양이고, 단순하지만 시끄러운 펄스제트 엔진으로 날았습니다. 1944년 6월부터 1945년 3월까지 영국과 유럽 대륙 쪽으로 2만 발 넘게 쏘였지만 매우 부정확했습니다.

V-1은 무선으로 조종하지 않았습니다. 미리 맞춰 둔 유도 장치에서 자기 나침반이 자동 조종 장치를 살폈고, 그 중심에는 자이로가 있었습니다. 높이는 기압을 재는 장치로 맞췄고, 코 앞의 작은 프로펠러는 거리를 재는 데 쓰였습니다. 펄스제트는 이론상 멈춘 상태에서도 추력을 내지만, 실제로는 공중으로 밀어 올려 준 뒤에야 제대로 일했습니다.

V-1 개발에 참여한 사람은 1939년부터 "조종사 없는 비행기"를 연구했습니다. 지금 말로 하면 순항미사일입니다. 이름부터 비행기에서 출발한 셈입니다.

1979년 NASA 계약 보고서는 그때 개발 중이던 ALCM과 토마호크가 지난 10년의 두 가지 발전 덕을 봤다고 적었습니다. 하나는 마이크로프로세서와 표적 가까이에서 쓰는 센서, TERCOM 유도·항법이 함께 이룬 발전이고, 다른 하나는 작은 터보제트·터보팬 엔진과 연료의 발전입니다. 미 공군의 공중 발사 순항미사일(ALCM)은 1982년 12월에 실전 배치됐습니다.

ALCM은 작고 날개 달린 미사일로, 터보팬 제트 엔진으로 아음속을 유지하며 납니다. 발사 뒤에는 접혀 있던 날개와 꼬리면, 엔진 흡입구가 펼쳐집니다. 재래식형(CALCM)은 2019년 이른 봄에 퇴역했습니다.

바다 쪽에서는 하푼 대함 미사일의 성공이 대함형과 지상 공격형 토마호크로 이어졌습니다. 미 해군은 토마호크 지상 공격 미사일(TLAM)을 수상함과 잠수함에서 쏘는, 모든 날씨에 쓰는 긴 사거리의 아음속 순항미사일로 소개합니다. 첫 실전 사용은 1991년 사막의 폭풍 작전이었습니다.

V-1에서 토마호크까지 반세기 가까운 동안 엔진과 항법은 크게 바뀌었습니다. 그래도 날개로 뜨고, 공기를 마시는 엔진으로 나아간다는 뼈대는 그대로입니다.

다음에 읽을 글

  • 관성항법과 위성항법: 자기 위치는 어떻게 알까: 순항미사일이 길을 찾는 바탕인 관성항법과 GPS를 자세히 다룹니다.
  • 미사일 탐색기: 무기 앞부분의 "눈": 미사일이 표적 쪽을 보는 장치가 무엇으로 이루어지는지 봅니다.
  • 탄도미사일: 왜 높이 올라갔다가 내려올까: 엔진이 꺼진 뒤 중력으로 나는 미사일과 견줘 볼 수 있습니다.
  • 램제트와 스크램제트: 팬이 없는 엔진은 어떻게 작동할까: 터보제트보다 빠른 공기 흡입 엔진을 다룹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