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네 공원 위로 장난감 같은 무인기 한 대가 날아오른다고 해 봅시다. 군대가 이런 작은 무인기를 떨어뜨리려고 수십만 달러짜리 미사일을 쏜다면, 셈이 맞을까요? 요즘 방공을 두고 나오는 물음 가운데 하나가 바로 이것입니다.
그래서 오래된 무기인 포가 다시 이야기에 오릅니다. 하늘의 표적을 포탄으로 맞히는 무기를 방공포(anti-aircraft artillery, AAA)라고 합니다. 미사일이 흔해진 지금도 포가 남은 까닭은 비용, 가까운 거리, 맞히는 방법의 변화로 모입니다.
방공포는 무엇을 맡는가
방공포가 맡는 하늘은 주로 낮은 하늘입니다. 미 의회조사국(CRS)이 옮긴 미 육군의 정의를 보면, 단거리 방공(short-range air defense, SHORAD)은 낮은 고도의 공중 위협을 파괴하거나 무력화하거나 억제하는 일입니다. 목적은 중요한 고정·반고정 시설과 움직이는 부대를 지키고, 부대가 이동하고 기동할 수 있게 하는 데 있습니다.
이 정의에는 방공포병(air defense artillery, ADA)만 들어 있지 않습니다. 방공을 전담하지 않는 다른 방공 능력도 함께 들어갑니다. 포는 낮은 하늘을 지키는 여러 수단 가운데 하나라는 뜻입니다.
2차 대전: 레이다와 근접신관이 바꾼 것
하늘의 표적은 처음부터 어려운 상대였습니다. 미 해군 사격통제 계산기의 역사를 쓴 클라이머(Ben Clymer)의 글을 보면, 대공 사격통제는 수상 표적을 겨눌 때보다 본래 훨씬 어려웠습니다. 표적이 쏘는 배에서 보아 빠른 속도와 각속도로 움직일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항공기는 거기에 더해 위아래로도 움직입니다.
2차 대전 때 이 문제에 들어온 것이 레이다입니다. 레이다는 처음에 탐조등을 겨누는 데 쓰였고, 이어 대공포를 겨누는 데 쓰였습니다. 1943년 중반 생산되어 나온 SCR-584는 대공포 방향기에 바로 넣을 만한 정확도로 항공기를 추적했습니다. 레이다가 찾은 표적을 포로 잇는 과정은 「사격통제체계: 센서와 무장 사이의 연결고리」에서 따로 다룹니다.
포탄 쪽에도 큰 변화가 있었습니다. 포탄마다 작은 레이다를 넣어 표적 가까이에서 터지게 한 근접신관(proximity fuze)입니다. 전쟁이 끝날 때까지 약 2,200만 개가 만들어졌고, 포병, 그중에서도 대공포에서 매우 중요해졌습니다. 근접신관은 지금도 쓰이며, 원리는 「근접신관: 직접 맞지 않아도 작동하는 이유」에 있습니다.
한동안 줄었다가 다시 주목받다
2000년대 초에는 단거리 방공이 우선순위에서 밀려났습니다. CRS에 따르면 미 육군은 그때 더 중요하다고 본 다른 부대를 만들 인력을 마련하려고 방공포병 부대를 줄였습니다. 공군이 제공권을 지킬 수 있다고 보고 그 위험을 받아들인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흐름은 다시 바뀌었습니다. 2005년 뒤로 지상군을 위협할 수 있는 공중·미사일 수단이 크게 늘었고, 무인기 사용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었습니다. 낮은 하늘을 지킬 수단이 다시 필요해진 것입니다.
요즘의 단거리 방공 차량에도 포가 실립니다. 미 육군 기동 단거리 방공(M-SHORAD) 1단계 차량의 포탑에는 XM914 30 mm 자동포와 지상·공중 표적을 모두 추적하는 다목적 레이다가 들어갑니다.
비용: 값싼 표적에 비싼 미사일?
미사일은 비쌉니다. CRS는 미 해군 방공 미사일의 조달 비용이 종류에 따라 한 발에 수십만 달러에서 수백만 달러라고 적었습니다.
표적이 값싼 무인기라면 셈이 더 어려워집니다. 미 육군 공식 사이트의 한 기사는 취미용 무인기를 잡으려고 수십만 달러짜리 미사일을 쓰는 것은 비용 대비 효과가 의문이고, 더 값진 위협에 대비할 준비 태세에도 문제가 된다고 짚었습니다. 이런 미사일은 표적 하나하나에는 효과적이지만 더 중요한 위협에 아껴 써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방어의 중요한 요소에 값싼 물리적 요격 수단이 들어가야 한다고 봅니다.
미 국방부도 비용을 대드론 작전의 핵심 과제로 봅니다. CRS의 대드론 보고서는 국방부가 새롭고 잠재적으로 더 싼 지대공 요격체, 포 기반 해법, 전자전 체계, 지향성 에너지·고출력 마이크로파 체계 같은 여러 기술을 찾고 있다고 정리했습니다. 포는 이 목록의 한 갈래입니다. 포탄 한 발의 값은 공개된 숫자가 없어 미사일 값과 바로 견주기 어렵습니다.
작은 표적을 맞히는 어려움과 새 탄약
포에도 숙제가 있습니다. 기존 탄약은 위력이 크지만 효과를 내려면 위협에 직접 맞아야 합니다. 위협이 작고 빠른 공중 표적으로 바뀌면서, 숙련된 인원이 다루는 전담 방공 체계도 직접 맞히기가 매우 어려워졌습니다.
테니스 공을 테니스 공으로 맞히는 장면을 떠올리면 어려움이 보입니다. 공이 작고 빠를수록 정확히 부딪히기는 힘듭니다. 실제 포탄과 무인기는 이보다 훨씬 빠르고 멀리 있으며, 쏘는 쪽은 표적이 포탄이 닿을 때 있을 자리까지 내다봐야 합니다.
여기서 2차 대전의 근접신관이 다시 쓰입니다. 근접신관 탄약을 쓰면 직접 맞히거나 미리 정한 거리에서 터뜨릴 필요가 없습니다. 신관 속 작은 레이다가 위협을 감지해 효과를 낼 수 있는 거리 안에서 터지는 방식입니다. CRS 자료에는 미 육군이 M-SHORAD 3단계에서 30 mm 포에 공중·지상·인원 표적에 두루 쓰는 다목적 근접 공중 폭발탄(MMPA)을 쓸 계획이라는 보도가 실려 있습니다.
여러 겹 가운데 한 겹
포 하나로 하늘을 다 막지는 않습니다. 미 육군 기사는 브래들리 장갑차에 쓰는 새 근접신관 탄약을 중·근거리 대응 수단이라고 소개합니다. 이 탄약은 더 먼 거리와 더 가까운 거리의 수단에 보태져, 물리적 수단과 비물리적 수단을 아우르는 여러 겹의 방어를 이룹니다.
같은 포가 바다와 땅에서 함께 쓰이기도 합니다. 제조사 RTX(레이시온)는 자사의 팔랑크스(Phalanx)를 레이다로 유도하는 컴퓨터 제어 속사포라 소개하고, 바다와 땅에서 대함 미사일과 가까운 위협을 물리칠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 지상에서는 미 육군이 로켓·포탄·박격포를 탐지하고 대응하는 데 쓴다고 밝힙니다. 이런 장치가 군함에서 무엇을 맡는지는 「근접방어무기체계(CIWS): 군함의 가까운 방어」에서 이어집니다.
레이저와 나누는 일
미사일이든 포든 실은 만큼만 쏠 수 있다는 한계도 있습니다. 국방부가 찾는 대안 목록에는 지향성 에너지도 들어 있습니다. 빛을 무기로 쓰는 고에너지 레이저(high-energy laser, HEL)가 그 대표입니다. 레이저와 고출력 마이크로파가 어떻게 다른지는 「레이저와 고출력 마이크로파: 지향성 에너지 두 가지」에 있습니다.
그렇다고 레이저가 포를 밀어내는 그림은 아닙니다. 공식 자료는 포 기반 해법, 요격체, 전자전, 지향성 에너지를 나란히 놓고, 육군 기사는 여러 수단을 겹쳐 쓰는 방어를 말합니다. 레이저, 요격미사일, 방공포를 비용, 탄 수, 날씨, 크기·무게·전력의 잣대로 나란히 놓은 이야기는 「레이저, 요격미사일, 방공포: 서로 어떤 역할을 나눌까」에서 이어집니다.
다음에 읽을 글
- 「레이저, 요격미사일, 방공포: 서로 어떤 역할을 나눌까」: 하늘을 지키는 세 수단을 네 가지 잣대로 나란히 놓습니다.
- 「근접신관: 직접 맞지 않아도 작동하는 이유」: 포탄 속 작은 레이다가 어떻게 표적 가까이에서 터지게 하는지 봅니다.
- 「근접방어무기체계(CIWS): 군함의 가까운 방어」: 센서와 포를 한 장치에 묶은 군함의 마지막 방어를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