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레이다 화면에 점 하나가 떠오릅니다. 그 점이 실제로 무장의 표적이 되기까지는 생각보다 많은 일이 남아 있습니다. 점이 어디로 가는지 따라가야 하고, 포탄이나 미사일이 닿을 때쯤 어디에 있을지 내다봐야 하고, 그쪽으로 무장을 정확히 돌려야 합니다.
이 사이를 잇는 것이 사격통제체계(fire-control system)입니다. 센서가 "무엇이 있다"고 알려 주면, 사격통제체계는 "어디를 겨눠야 맞는가"로 바꿔 줍니다.
찾는 것과 맞히는 것 사이
표적을 찾는 일과 맞히는 일은 같은 일이 아닙니다. 찾는 쪽은 넓은 하늘을 빠짐없이 훑어야 하고, 맞히는 쪽은 한 표적을 아주 정확히 붙들어야 합니다. 그래서 그 사이에 여러 단계가 끼어듭니다.
아래 그림은 그 단계를 한 줄로 늘어놓은 것입니다. 센서가 찾고, 사격통제체계가 따라가고 내다보고 겨누고, 무장이 쏘고, 그 결과를 다시 확인합니다. 레이다가 무엇을 어떻게 찾는지는 「레이다: 전파로 거리와 움직임을 어떻게 알까」에 정리되어 있습니다.
사격통제는 오래된 일입니다. 미 해군의 사격통제 계산기 역사를 정리한 클라이머(Ben Clymer)의 글에 따르면, 40년 넘게 기계식 아날로그 계산기가 큰 함포를 겨누고 포탄의 신관 시간을 맞춰 수상 표적과 공중 표적을 깨뜨리는 사격통제 체계를 이뤘습니다. 이 계산기 안에서는 톱니바퀴와 캠 같은 기계 부품이 더하기와 빼기, 정해진 함수 계산을 맡았습니다.
사격통제의 세 고리: 추적, 예측, 보정
2차 대전 때 미 해군의 전형적인 사격통제 계산기는 세 부분으로 나뉘었습니다. 첫째는 자기 배와 표적이 어떻게 움직이는지를 다루는 추적부, 둘째는 표적까지의 거리와 포탄의 비행 시간을 내다보는 예측부, 셋째는 배가 앞뒤·좌우로 기우는 만큼을 계산해 고치는 보정부입니다.
예측이 왜 필요한지는 운동장에서 쉽게 볼 수 있습니다. 달려가는 동료에게 공을 차 줄 때는 동료가 지금 서 있는 곳이 아니라, 공이 닿을 때 동료가 있을 곳으로 찹니다. 공이 굴러가는 동안 동료도 움직이기 때문입니다.
실제 사격통제는 이 패스보다 훨씬 어렵습니다. 표적은 땅 위가 아니라 위아래까지 움직이고, 쏘는 배도 파도에 기울며 나아갑니다. 그래서 따라가기와 내다보기에 배의 기울어짐을 고치는 일까지 한꺼번에 해야 합니다.
배의 흔들림을 고치는 장치도 일찍 나왔습니다. 1912년 무렵부터 쓰인 방향기(director)는 표적을 향해 계속 겨눠 두는 조준기로, 배의 롤과 피치에 맞춰 포의 수평·수직 각도를 고치는 데 쓰였습니다.
하늘의 표적이 더 어려운 까닭
바다 위의 배와 하늘의 항공기는 사격통제에서 전혀 다른 문제입니다. 클라이머는 1920년대 말 해니벌 포드(Hannibal Ford)가 방향기(Mark 19)와 계산기를 갖춘 첫 대공 사격통제 체계를 개발하기 시작했다고 적었습니다. 하늘의 표적은 자기 배에서 보아 빠른 속도와 빠른 각도 변화로 움직일 수 있어서, 대공 사격통제는 수상 표적보다 본래 훨씬 어렵습니다.
빠르게 움직이는 표적일수록 같은 시간에 자리를 더 많이 바꿉니다. 그만큼 예측이 조금만 틀려도 크게 빗나갑니다. 게다가 항공기는 방향을 바꿀 수 있습니다.
그런 가운데 2차 대전의 표준이 된 장치가 나왔습니다. Mark 37 방향기는 1939년에 처음 시험되었고, 곧 공중과 수상 표적을 모두 맡는 표준 양용 방향기가 되었습니다. 이런 기계식 아날로그 계산기는 2차 대전 때 정점에 이르렀다가 1950년대에 쓰이지 않게 되었습니다.
레이다가 들어오다
처음에 표적을 보는 눈은 광학 장비였습니다. 레이다가 이 자리에 들어온 것은 2차 대전 때입니다. IEEE 역사 위키는 그 무렵 레이다가 탐조등을 겨누는 데 먼저 쓰이고 이어 대공포를 겨누는 데 쓰였으며, 함정에서는 함포 사격을 지휘하는 데도 쓰였다고 적었습니다.
초기 레이다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았습니다. 미국의 SCR-268은 대공 사격통제에 쓸 각도 자료를 다듬으려고 함께 둔 광학 추적기에 기대야 했고, 밤에는 레이다 빔을 따라 움직이는 탐조등의 도움을 받았습니다. 레이다가 대략의 방향을 주면 사람의 눈과 광학 장비가 그것을 다듬은 셈입니다.
전환점은 마이크로파였습니다. 1943년 중반 생산되어 나오기 시작한 SCR-584는 대공포 방향기에 바로 넣을 만한 정확도로 항공기를 따라갔습니다. 광학 추적은 그 뒤에도 레이다 자료를 보탰지만, 대공포와 장거리 함포를 레이다만으로 지휘하려면 마이크로파 주파수가 필요했습니다.
찾는 레이다에서 겨누는 레이다로
함정에는 성격이 다른 레이다가 함께 실립니다. 하나는 하늘 전체를 넓게 훑는 탐색 레이다이고, 다른 하나는 한 표적에 좁은 빔을 붙이는 사격통제 레이다입니다. 미 해군 전술 자료 체계(NTDS)의 개발사를 쓴 보슬로(David Boslaugh)는 함정의 3차원 레이다를 주로 쓰는 쪽이 요격 관제사와 대공포·미사일 사격통제 체계였다고 적었습니다.
두 레이다 사이에는 넘겨주기가 있습니다. 사격통제의 좁은 빔(pencil beam) 레이다는 빔이 좁지만 매우 정확해서, 새 표적 쪽으로 꽤 정확히 겨눠 주어야 했습니다. 그렇지 못하면 표적을 찾느라 정해진 모양으로 빔을 휘두르며 귀한 시간을 잃었습니다.
1960년 무렵 미 해군은 이 넘겨주기를 컴퓨터 사이에서 하려고 했습니다. 전술 자료 체계의 컴퓨터가 표적 자료를 사격통제 계산기에 바로 넘기도록 하자는 계획이었습니다.
이렇게 묶으려 한 까닭 가운데 하나는 시간이었습니다. 보슬로는 위협이 큰 표적을 사격통제 체계로 넘기는 반응 시간이 짧아질 수 있다는 점을 들며, 전투에서는 몇 초의 반응 시간이 매우 중요할 수 있다고 썼습니다. 사슬의 고리 하나하나만큼 고리와 고리 사이의 이음새도 중요했습니다.
한 장치 안에 묶은 사슬
사슬 전체를 장치 하나에 담은 경우도 있습니다. 군함의 근접방어무기체계가 대표적입니다. 제조사 RTX(레이시온)는 자사의 팔랑크스(Phalanx)가 보통 여러 체계가 나눠 하는 탐색, 탐지, 위협 평가, 추적, 교전, 격추 평가를 한 체계에서 한다고 소개합니다.
같은 제조사는 팔랑크스를 이 일을 자동으로 하는 자립형 묶음이라고 설명합니다. 앞의 그림으로 말하면 왼쪽 끝 센서부터 오른쪽 끝 평가까지가 한 몸에 들어 있는 셈입니다. 이런 장치가 무엇이고 군함 방어에서 어디에 서는지는 「근접방어무기체계(CIWS): 군함의 가까운 방어」에서 따로 이어집니다.
레이저 무기에서도 같은 연결고리
레이저 무기도 이 사슬을 피해 가지 못합니다. 빛은 표적에 거의 바로 닿지만, 미 의회조사국(CRS)은 레이저가 표적을 무력화하는 데 몇 초가 걸린다고 적었습니다. 그 몇 초 동안 빛이 표적의 같은 자리에 머무는 조사 시간(dwell time) 내내 따라가고 겨누는 고리가 쉬지 않고 돌아야 합니다.
레이저 무기 쪽에서는 이 고리를 포착·추적·조준(acquisition, tracking and pointing, ATP)이라고 부릅니다. 레이저 무기가 레이저 말고 무엇으로 이루어지는지는 「레이저 무기는 레이저만으로 되지 않는다: 체계 구성 한눈에」에, 빔을 한 점에 붙드는 김발(gimbal)과 추적 장치는 「김발과 조준·추적: 빔을 한 점에 붙들어 두는 일」에 있습니다.
다음에 읽을 글
- 「레이저 무기는 레이저만으로 되지 않는다: 체계 구성 한눈에」: 레이저 무기의 센서, 빔 지향기, 전원, 냉각이 어떻게 한 체계가 되는지 봅니다.
- 「김발과 조준·추적: 빔을 한 점에 붙들어 두는 일」: 레이저 무기의 추적·조준 고리를 자세히 봅니다.
- 「근접방어무기체계(CIWS): 군함의 가까운 방어」: 센서와 무장을 한 장치에 묶은 체계를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