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생성 이미지: 해 질 녘 회색 군함 앞 갑판에 닫힌 네모 해치가 격자로 나 있고, 갑판 한쪽을 잘라 보여 그 아래 세로 칸마다 원통형 발사통이 하나씩 서 있는 장면. 실제 장비가 아니다
실제 장비를 그린 것이 아닙니다(AI 생성 이미지)

구축함 사진을 보면 갑판 앞쪽에 네모난 뚜껑이 바둑판처럼 줄지어 있는 곳이 있습니다. 포탑도 발사대도 보이지 않는데, 미사일은 어디에 있을까요?

바로 그 뚜껑 아래입니다. 미사일은 갑판 아래 칸 안에 선 채로 들어 있다가, 뚜껑이 열리면 곧장 위로 나갑니다. 이 장치가 수직발사체계(vertical launch system, VLS)입니다.

칸과 모듈이 어떻게 짜이는지, 배마다 칸 수가 얼마나 다른지부터 봅니다. 그다음 콜드런칭 같은 발사 방식과 VLS가 왜 다른 이야기인지, 바다 위에서 어떤 한계가 있는지를 차례로 짚습니다.

미사일을 세워서 보관하는 창고

미 의회조사국(CRS)은 순양함·구축함에서 미사일 칸(cell)이 한곳에 모인 설비를 VLS라고 부릅니다. 칸마다 캐니스터(canister)라는 발사통이 하나씩 들어가고, 미사일은 그 안에 담긴 채 칸에 실립니다.

VLS는 창고이면서 발사대입니다. FFG-62 호위함을 예로 들면, VLS는 이 배가 미사일을 보관하고 쏘는 주된 수단이지만 유일한 수단은 아닙니다. 미 해군의 표준 VLS 설계는 Mark 41(MK 41)입니다.

아파트 1층의 우편함을 떠올리면 모양이 비슷합니다. 칸이 줄지어 있고 칸마다 통이 하나씩 들어갑니다. 실제로는 칸 안에 무엇이 들었느냐에 따라 맡는 일이 달라지고, 뚜껑을 여는 순간이 곧 발사라는 점이 우편함과 다릅니다.

배 안쪽을 옆에서 자른 개념 그림. 갑판 바로 아래에 세로로 긴 칸 여섯 개가 나란히 있고, 칸마다 캐니스터 안에 미사일이 선 채로 들어 있다. 맨 오른쪽 칸의 뚜껑이 열려 있고 위로 곧게 나가는 화살표가 있다. 축척·치수가 없는 개념 그림이라는 메모가 있다
갑판 아래 칸에 미사일을 세워 두고, 뚜껑을 열어 곧장 위로 내보냅니다. 실제 함정이 아닌 개념 그림입니다 (도표)(도표)

왜 갑판 아래에 둘까요? MK 41을 만드는 Lockheed Martin의 주장은 이렇습니다. 갑판 아래에 두면 가동률, 생존성, 다용도성이 높아지고, 수상함의 재래식 발사기나 한 가지 목적의 발사기에 따르던 문제도 사라진다는 것입니다.

칸과 모듈: 여덟 칸이 한 덩어리

VLS는 칸을 하나씩 붙여 만들지 않습니다. 제조사 제품 카드에 따르면 MK 41의 기본 단위는 8칸짜리 모듈입니다. 임무와 선체에 맞춰 이 모듈을 필요한 수만큼 모으고, 지금은 13가지 구성으로 쓰입니다.

가장 작은 것은 모듈 하나에 8칸, 가장 큰 것은 모듈 16개에 122칸입니다. 모듈 수에 8을 곱한 값과 칸 수가 꼭 같지는 않습니다. 16 × 8은 128이지만 제품 카드에 적힌 가장 큰 구성은 122칸입니다.

모듈 길이도 두 가지입니다. 긴 스트라이크(strike) 모듈은 큰 미사일을 쏠 수 있습니다. 짧은 택티컬(tactical) 모듈은 토마호크 순항미사일과 탄도미사일 방어용 미사일을 빼면 같은 종류를 담습니다. 길이가 긴 미사일을 실으려면 그만큼 긴 모듈이 있어야 하는 셈입니다.

이런 짜임은 한 회사만의 것이 아닙니다. Roketsan의 수직발사 체계 MİDLAS도 모듈마다 8칸, 칸마다 캐니스터 하나로 짜여 있습니다.

한 칸에 여러 종류: 무장을 한곳에 모으기

제조사가 MK 41에 내세우는 점은 한 설비로 여러 임무를 맡는다는 것입니다. 대공, 대함, 대잠, 탄도미사일 방어, 지상 공격의 모든 임무 영역에서 무기통제체계와 미사일 양쪽과 통신할 수 있고, 어떤 미사일이든 어느 칸에나 받도록 설계했다는 것이 Lockheed Martin의 주장입니다.

그 바탕은 열린 구조(open architecture)입니다. 무기 통제 쪽 접속도, 미사일과 맞닿는 기계·전기 접속도 열린 구조로 만들었다는 것입니다. 한 가지 미사일만 쏘는 발사기를 여럿 두는 대신, 한 설비가 여러 임무의 미사일을 함께 맡는다는 생각입니다.

이 설비는 오래 쓰였습니다. 1980년대 중반부터 MK 41은 기계 구조는 그대로 두고 전자 장비를 계속 고쳐 왔습니다. 2024년 제품 카드에는 17개 나라 해군, 30개가 넘는 함급, 200척이 넘는 함정에 배치되었다고 나옵니다.

배마다 다른 칸 수

칸 수는 배마다 다릅니다. CRS 보고서는 이 칸을 발사관(tube)이라고도 부릅니다. FFG-62 호위함은 Mark 41 VLS 칸 32개를 갖추도록 설계되었고, 2024년 3월판에는 이를 48개로 늘리자는 쪽이 48개가 최근 DDG-51 구축함의 절반이라는 점을 들었다고 나옵니다. 그 뒤 미 해군은 2025년 11~12월에 이 호위함을 두 척 이하만 짓고 새 호위함 사업(FF(X))으로 넘어가겠다고 밝혔습니다.

CRS의 함정 레이저 보고서에 따르면 미 해군 순양함은 122칸, 구축함은 90칸 또는 96칸입니다. 순양함인 타이콘데로가(CG-47)급 22척이 퇴역하면 수상 함대의 VLS 칸 수가 크게 줄 것으로 예상됩니다.

왼쪽 칸에 위에서 본 8칸 모듈(2줄 4칸)과 '가장 작은 구성은 모듈 1개 8칸, 가장 큰 구성은 모듈 16개 122칸, 모듈 길이는 스트라이크와 택티컬 두 가지'라는 설명이 있다. 오른쪽 칸은 가로 막대그래프로 FFG-62 호위함(설계) 32칸, DDG-51 구축함 90칸 또는 96칸(막대는 96), CG-47 순양함 122칸을 보여 준다. 아래 메모에 미 해군이 2025년 말 FFG-62 두 척 이하만 짓겠다고 밝혔다는 말이 있다
8칸 모듈을 모아 배에 맞춥니다. 함정별 칸 수는 미 의회조사국 보고서에서, 모듈 구성은 제조사 제품 카드에서 옮겼습니다 (도표)(도표)

VLS의 모양 자체가 바뀌기도 합니다. 줌왈트(DDG-1000)급은 처음부터 새로운 종류의 VLS를 갖췄습니다. CRS의 구축함 보고서(2024년 12월판)를 보면, 미 해군은 이 배의 함포 하나를 떼어 내고 그 자리에 극초음속 미사일 CPS를 보관·발사할 큰 지름의 수직 발사관을 넣을 계획입니다. 큰 미사일에는 그에 맞는 큰 발사관이 따로 필요하다는 것을 보여 주는 예입니다.

수직발사와 핫·콜드 발사는 다른 물음

VLS는 "미사일을 어디에 두고, 어느 쪽으로 내보내나"라는 물음에 답합니다. 갑판 아래 칸에 두고, 위로 곧게 내보낸다는 것이 그 답입니다.

발사 방식은 다른 물음입니다. 콜드런칭은 미사일을 먼저 밀어낸 뒤에 미사일 자신의 엔진을 켜는 방식입니다. 그러니 핫·콜드는 "엔진을 어디서 켜나"에 대한 답이고, 수직이냐 아니냐와는 따로 정해집니다.

두 칸으로 나눈 그림. 왼쪽 파란 칸은 수직발사가 '미사일을 어디에 두고 어느 쪽으로 내보내나'에 답한다고 하고, 오른쪽 주황 칸은 핫·콜드 발사가 '미사일 자신의 엔진을 어디서 켜나'에 답한다고 한다. 아래 칸에는 한 수직발사 체계가 핫·콜드 두 방식을 모두 받는 예와, 소프트 수직발사가 콜드 발사의 한 형태로서 핫 수직발사와 견주어진다는 예가 적혀 있다
수직발사와 핫·콜드 발사는 서로 다른 물음에 답합니다 (도표)(도표)

제조사 자료에서도 두 답이 함께 나옵니다. 앞에서 본 MİDLAS는 갑판 아래 캐니스터에 유도탄을 두는 수직발사 체계인데, Roketsan 카탈로그에는 함정 전투체계의 명령에 따라 여러 종류의 유도탄을 핫 또는 콜드 방식으로 쏠 수 있다고 나옵니다. 한 수직발사 체계가 두 발사 방식을 모두 받는 셈입니다.

Sea Ceptor의 소프트 수직발사(soft vertical launch, SVL)는 L&T MBDA가 콜드 발사의 한 형태로 내놓은 방식이고, 회사는 이를 기존의 핫 수직발사와 견줍니다. "수직"은 그대로 두고 "핫"과 "콜드"만 바뀐 이름입니다.

한계: 바다에서는 다시 채우기 어렵다

VLS에는 분명한 한계가 있습니다. 배가 항해하는 동안에는 VLS 칸을 다시 채울 수 없고, 항구나 잔잔한 정박지로 가야 합니다. 항해하는 동안에는 칸에 실은 미사일이 그 배가 VLS로 쓸 수 있는 전부입니다.

이 문제를 가리키는 말이 탄약고 깊이(depth of magazine)입니다. CRS 보고서는 무인기와 대함미사일을 막을 때 수상함이 가진 두 가지 큰 한계로 제한된 탄약고 깊이와 불리한 비용 교환비를 꼽았습니다. 지대공 미사일과 근접방어무기체계(CIWS)의 탄약이 떨어지기 전까지 막을 수 있는 수가 정해져 있다는 뜻입니다.

탄약이 떨어지면 어떻게 될까요? 배가 전투에서 빠져, 수백 마일 떨어져 있을 수도 있는 안전한 장전 장소까지 갔다가 다시 돌아와야 할 수 있습니다.

레이저와 맞닿는 점

함정 레이저가 자주 거론되는 까닭이 여기에 있습니다. 함정 고체 레이저는 배 전체의 전력에서 전기를 얻습니다. 레이저가 고장 나지 않고 발전할 연료가 남아 있는 한 되풀이해 쏠 수 있다는 뜻입니다. 그래서 고에너지 레이저(high-energy laser, HEL)가 탄약고 깊이를 크게 늘릴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 CRS의 판단입니다.

VLS와 레이저가 같은 자리에서 만난 예도 있습니다. 상륙함 USS Portland의 레이저는 배 앞쪽, 원래 VLS를 넣으려 했으나 끝내 달지 않은 트렁크 구조물 안에 설치되었습니다. 이 배를 고른 까닭으로는 공간과 무게의 여유, 이미 깔린 전기 배선이 꼽혔습니다.

다만 레이저가 미사일을 대신한다는 뜻은 아닙니다. CRS의 표현도 "가능성"입니다. 레이저 빔이 표적을 손상하기까지 시간이 걸린다는 점은 레이저 무기는 왜 "쏘는 즉시" 끝나지 않나에서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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