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생성 이미지: 밝은 시험장 바닥에 나란히 선 단순한 궤도 차량 세 대. 왼쪽은 지붕이 높은 상자 모양, 가운데는 작은 포탑, 오른쪽은 더 큰 포탑을 얹었습니다.. 실제 장비가 아니다
실제 장비를 그린 것이 아닙니다(AI 생성 이미지)

뉴스 화면에 궤도를 단 차량이 흙길을 지나가면 흔히 "탱크"라고 부릅니다. 그런데 그 차의 뒷문이 열리고 병사들이 내린다면 어떨까요? 그 차는 전차가 아닐 가능성이 큽니다.

장갑차와 보병전투차는 겉모습이 전차와 비슷해도 맡은 일이 다릅니다. 둘 다 보병을 태우는 차이고, 하나는 주로 나르는 데, 다른 하나는 나르면서 함께 싸우는 데 무게가 있습니다. 국제 조약의 정의와 미국·한국의 공개 자료로 그 차이를 짚고, 오래 쓴 차량을 바꾸는 일이 왜 쉽지 않은지까지 봅니다.

조약이 나눈 장갑 차량

무기를 세어서 줄이려면 무엇을 어느 칸에 넣을지부터 정해야 합니다. 1990년에 맺은 유럽 재래식 무력 감축 조약(Treaty on Conventional Armed Forces in Europe, CFE)이 그런 경우입니다. 이 조약은 재래식 무기를 전차, 장갑전투차량, 야포, 전투 헬기, 전투기의 다섯 범주로 나눕니다. 그리고 그 가운데 정해진 것에 수량 제한을 걸었습니다.

조약에서 장갑전투차량(armoured combat vehicle)은 장갑으로 보호받고 길이 없는 땅도 달릴 수 있는 자체 추진 차량입니다. 이 묶음 안에 세 가지가 들어갑니다. 장갑차(armoured personnel carrier, APC), 보병전투차(armoured infantry fighting vehicle, 흔히 IFV), 중무장 전투차량입니다.

세 번째인 중무장 전투차량은 75 mm 이상의 직사포를 단 차량을 담는 칸입니다. 그 가운데 장갑차도, 보병전투차도, 전차도 아닌 것이 여기에 들어갑니다. 이 글은 앞의 두 가지, 보병을 태우는 차에 집중합니다. 전차는 이 묶음에 들지 않고 따로 셉니다.

장갑차(APC): 보병을 지켜서 나르는 차

조약의 장갑차는 전투 보병 분대를 나르도록 설계하고 장비한 장갑전투차량입니다. 무장은 대개 20 mm 미만 구경의 무기입니다. "대개"라는 말이 붙어 있으니 모든 장갑차가 꼭 그렇다는 뜻은 아닙니다.

장갑을 두른 버스를 떠올리면 출발점으로는 괜찮습니다. 병사들이 장갑의 보호를 받으며 목적지까지 가게 해 주는 차입니다. 실제로는 버스처럼 한 가지 일만 하지는 않습니다. 아래에 나오는 AMPV도 같은 차체를 고쳐 다친 사람을 옮기거나, 지휘소로 쓰거나, 박격포를 싣는 데 씁니다.

미 육군의 M113 계열이 그 예입니다. 미 육군은 2024년 발표에서 AMPV를 베트남 전쟁 시기의 낡은 M113 장갑차를 대체하는 사업이라고 설명합니다. 미 의회조사국(Congressional Research Service, CRS)의 최근 자료에 따르면, 육군의 장갑 다목적 차량(Armored Multi-Purpose Vehicle, AMPV)이 기갑여단전투팀(Armored Brigade Combat Team, ABCT) 안의 M113 계열을 대체합니다. M113 계열은 ABCT 궤도 차량의 약 30%이고, AMPV 사업은 여단 이하의 M-113 2,897대를 바꿀 계획입니다.

AMPV는 다섯 가지 변형으로 계획됐습니다. 범용, 의무 후송, 의무 치료, 임무 지휘, 박격포 운반입니다. 이 가운데 범용 변형은 병사들이 ABCT의 전투 차량과 나란히 보호받으며 움직이게 하고 보병 분대를 지원합니다.

보병전투차(IFV): 태우고 함께 싸우는 차

보병전투차도 주로 전투 보병 분대를 나르도록 만든 차입니다. 다른 점은 무장과 싸우는 방식에 있습니다. 조약의 정의에서 보병전투차는 보통 병사들이 장갑의 보호를 받으며 차 안에서 사격할 수 있게 하고, 20 mm 이상 구경의 포를 달며, 때로 대전차 미사일 발사기도 답니다.

대전차 미사일이 무엇인지는 대전차 유도무기: 로켓과 유도미사일의 차이에서 볼 수 있습니다. 정의는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갑니다. 보병전투차는 지상군의 기갑보병, 기계화보병, 차량화보병 부대에서 주된 무기 체계라는 것입니다. 장갑차가 "타고 가는 차"에 가깝다면, 보병전투차는 그 부대가 싸울 때 중심에 서는 차입니다.

미 육군의 M-2 브래들리가 대표적인 보병전투차입니다. 1981년부터 쓰였고, 전장에서 보병을 나르고 차에서 내린 병사들에게 화력 지원을 합니다.

한국에도 같은 종류의 차가 있습니다. 국방과학연구소(ADD)는 K21 보병전투장갑차를 보병이 탄 채로 싸울 수 있는 장갑차로 소개합니다. 40 mm 포를 달았고, 길이 없는 땅을 달리며, 물 위로도 다닐 수 있습니다.

K21에서 대전차 유도미사일은 선택 사항이고, 차량 사이 정보 체계와 지상전술 C4I 체계에 이어집니다. K21은 한국 기갑·기계화 부대의 핵심 전력으로 운용되고 있습니다.

전차와 무엇이 다른가

보병전투차도 포를 달았으니 작은 전차가 아니냐는 물음이 나올 법합니다. 조약의 정의에서 가장 먼저 눈에 띄는 차이는 "누구를 태우도록 만들었나"입니다.

조약의 전차는 무거운 화력과 높은 야지 기동성, 높은 자체 방호를 갖춘 자체 추진 장갑 전투 차량입니다. 그리고 주로 전투 병력을 나르도록 설계하거나 장비하지 않은 차량입니다. 장갑차와 보병전투차는 정반대로 보병 분대를 나르는 것이 설계의 출발점입니다. 전차 자체는 주력전차: 성능은 포 크기로만 결정될까에서 따로 다룹니다.

세 칸 비교표. 장갑차(APC)는 전투 보병 분대를 나르도록 만들고 대개 20 mm 미만 무기를 단다. 보병전투차(IFV)는 주로 보병 분대를 나르도록 만들고, 보통 병사가 장갑 안에서 사격할 수 있으며, 20 mm 이상 포와 때로 대전차 미사일 발사기를 단다. 전차는 주로 병력을 나르도록 만들지 않았고 무거운 화력을 갖는다. 아래 띠에 APC와 IFV는 장갑전투차량 묶음, 전차는 따로 센다고 적혀 있다
유럽 재래식 무력 감축 조약의 정의로 본 장갑차, 보병전투차, 전차. 성능이 아니라 정의만 줄여 옮겼습니다 (도표)(도표)

표로 놓으면 차이가 또렷합니다. 장갑차는 나르는 일, 보병전투차는 나르면서 함께 싸우는 일, 전차는 병력을 나르지 않고 무거운 화력으로 싸우는 일이 중심입니다. 다만 조약의 정의는 무기를 세기 위한 기준입니다. 차량의 강하고 약함을 견주는 표가 아닙니다.

한 여단 안에서 함께 움직이는 차량들

이 세 가지는 따로 노는 차가 아닙니다. 미 육군의 기갑여단전투팀 하나에 전차, 보병전투차, 수송·지원 차량이 함께 들어 있습니다.

CRS는 M-1 에이브럼스 전차를 ABCT의 주된 주요 무기 체계로 적습니다. 같은 여단에 보병전투차 M-2 브래들리가 있고, 궤도 차량의 약 30%는 M113 계열입니다. 브래들리 후속 차량에 대해서는 "제병 협동 기동(combined arms maneuver)" 속에서 병사들을 유리한 자리로 옮겨 근접 전투를 하게 하는 차라는 설명이 국방부 자료에 있습니다.

미 육군 기갑여단전투팀(ABCT) 안의 세 줄. 전차 줄에는 M-1 에이브럼스(주된 주요 무기 체계), 보병전투차 줄에는 1981년부터 쓰인 M-2 브래들리와 개발 중인 후속 XM-30, 수송·지원 차량 줄에는 궤도 차량의 약 30%인 M113 계열과 후속 AMPV(2023년 첫 여단 인도, 변형 다섯 가지)가 있다. 아래 상자에 AMPV가 M2 브래들리와 동력 계통·현가장치를 함께 쓴다고 적혀 있다
한 기갑 여단 안의 세 가지 차량 묶음과 후속 차량. 축척과 차량 모양은 없습니다 (도표)(도표)

한 여단에 차량이 섞여 있으면 정비와 보급도 섞입니다. 미 육군은 2023년 발표에서 AMPV가 M2 브래들리와 같은 동력 계통과 현가장치를 써서 ABCT의 군수·정비 부담을 줄인다고 밝혔습니다.

바꾸기 어려운 차: 브래들리 후속 사업

M-2 브래들리는 1981년 이후 여러 번 개량됐습니다. CRS 자료에는 이 차가 새 전자 장비, 장갑, 방어 체계를 더 담을 수 있는 기술적 한계에 이르렀다고 널리 여겨진다는 평가가 실려 있습니다. 차는 아직 쓰이지만, 새 장비를 더 싣기는 어려워졌다는 뜻입니다.

새 차를 만드는 길은 순탄하지 않았습니다. 브래들리를 바꾸려던 앞선 두 사업, 미래전투체계(Future Combat System, FCS)와 지상전투차량(Ground Combat Vehicle, GCV)은 사업 관리와 비용 관련 이유로 취소됐습니다. 세 번째 시도는 처음에 선택적 유인 전투차량(Optionally Manned Fighting Vehicle, OMFV)이라는 이름으로 시작했고, 2023년 6월 26일 첫 디지털 설계 단계를 마치며 XM-30 기계화보병전투차량으로 이름이 바뀌었습니다.

"선택적 유인"은 승무원이 타지 않은 채 원격 조종으로도 움직일 수 있다는 뜻입니다. 육군은 연비가 좋은 하이브리드 전기 구동으로 조용히 움직이고 감시하려 합니다. 같은 구동 장치로 새 전자전 체계, 대무인기 방어, 능동방호, 지휘통제 체계에 전기를 댄다는 구상입니다.

처음부터 육군이 정하고 소유하는 개방형 표준에 맞춘 모듈식 개방형 체계 구조(modular open systems architecture, MOSA)로 설계합니다. MOSA는 기술과 소프트웨어가 바뀔 때 더 적은 비용으로 빠른 개량을 도울 수 있습니다.

가로 연표. 1981년 M-2 브래들리 배치, 2019년 1월 AMPV 저율 초도 생산, 2023년 3월 첫 AMPV 여단 인도, 2023년 6월 OMFV를 XM-30으로 개명, 2026년 8~9월 첫 XM-30 시제 차량 인도(보도), 2027년 한 업체 선정 예상(보도). 아래 상자에 앞선 두 후속 사업 FCS와 GCV가 사업 관리와 비용 이유로 취소됐다고 적혀 있다
브래들리와 M113을 바꾸는 사업의 주요 연도. 회색은 CRS 자료가 보도로 전한 것입니다 (도표)(도표)

CRS 자료는 2026년의 경과를 보도를 인용해 전합니다. 보도에 따르면 2026년 2월 육군 지도부가 마일스톤 B 결정 문서에 서명하지 않았고, 사업은 처음 출발한 중간 단계 획득(middle tier of acquisition, MTA)의 신속 시제 경로로 다시 가게 됐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두 업체의 첫 시제 차량이 2026년 8월 말과 9월 1일에 인도됐습니다. 이 자료가 나온 때에는 2027년 늦봄이나 6월에 한 업체로 좁힐 것으로 예상됐습니다. 보도로 전한 내용이라 공식 결정과는 구분해서 읽어야 합니다.

같은 자료는 의회가 살펴볼 물음도 듭니다. 육군은 XM-30에 대전차 위협을 탐지·추적·무력화하는 능동방호체계(active protection system, APS)를 단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대무인기 능력까지 갖출지는 분명하지 않습니다.

의견은 둘로 갈립니다. 편도 공격 드론, 배회탄약, 무인기 때문에 장갑 전투 차량이 쓸모없어질 수 있다는 의견, 그리고 새 기술로 생존성을 높여야 한다는 의견입니다. 드론을 막는 일이 왜 장비 하나로 끝나지 않는지는 대드론 체계: 드론 방어는 왜 장비 하나로 끝나지 않을까에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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