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생성 이미지: 밝은 작업장에 선 장갑차 옆면에 단순한 네모 덧판들이 비스듬히 줄지어 달려 있는 모습을 가까이서 본 장면. 실제 장비가 아니다
실제 장비를 그린 것이 아닙니다(AI 생성 이미지)

전차 사진을 보다 보면 차체나 포탑 옆면에 벽돌 같은 상자가 줄지어 붙어 있을 때가 있습니다. 짐을 넣는 통처럼 보이지만, 미 육군의 브래들리 보병전투차나 에이브럼스 전차에 붙는 그런 블록 가운데에는 맞으면 스스로 반응하도록 만든 장갑 타일이 있습니다.

이름이 비슷한 복합장갑은 그 블록과 무엇이 다를까요? 복합장갑은 여러 재료를 합쳐 만든 장갑이고, 반응장갑은 맞는 순간 안의 폭약이 터지도록 만든 덧붙이는 타일입니다. 하나는 재료를 합쳐서, 다른 하나는 맞을 때 반응해서 지킨다는 점이 갈립니다.

장갑을 더하면 무게도 더해진다

전투차량의 장갑은 안에 탄 승무원과 차량을 지킵니다. 위협이 커지면 방호도 키워야 하는데, 차체에 처음부터 있던 장갑 위에 무언가를 덧붙이는 방법이 있습니다. 2010년 한국방위산업학회지에 실린 논문은 이렇게 덧붙이는 장갑으로 세 가지를 듭니다.

첫째는 수동장갑(passive armor)입니다. 재료를 겹치거나 특수하게 배열해 기본 차체에 붙입니다. 둘째는 반응장갑(reactive armor)으로, 주장갑 바깥에 다는 타일입니다. 셋째는 능동 방호(active protection system, APS)인데, 위협을 찾아내고 알아보는 기술에 기대어 대응합니다.

카드 세 장. 왼쪽은 수동장갑(차체에 덧붙인 층, 방호를 키우면 무게와 부피가 늘어남), 가운데는 반응장갑(주장갑 바깥에 다는 타일, 맞으면 작은 폭약이 반응, 주로 성형작약탄두가 대상), 오른쪽은 능동 방호(위협을 찾아 맞기 전에 대응, 다른 글에서 다룸)
전투차량에 방호를 더하는 세 갈래. 2010년 한국방위산업학회지 논문의 구분을 따랐습니다 (도표)(도표)

수동장갑에는 분명한 대가가 따릅니다. 커진 위협에 맞춰 방호력을 키우면 전투차량의 무게와 부피가 함께 늘어납니다. 방호를 얼마나 더할지와 차량이 얼마나 무거워질지는 늘 함께 따져야 하는 문제입니다.

복합장갑: 재료를 합친다는 뜻

복합장갑(composite armor)의 "복합"은 composite를 옮긴 말입니다. 복합재료는 서로 다른 재료 둘 이상을 하나의 재료 체계로 합쳐 기계적·물리적 성질을 나아지게 한 것을 말합니다. NASA가 드는 예는 장갑과 거리가 먼 일상 재료입니다. 나무는 셀룰로스와 리그닌으로, 유리섬유 강화 플라스틱은 유리 섬유와 플라스틱 수지로 이뤄져 있습니다.

잘하는 일이 서로 다른 선수를 한 팀으로 묶는 모습과 닮았습니다. 다만 선수는 경기 내내 따로 뛰고, 복합재료는 합쳐진 뒤 한 덩어리처럼 성질을 냅니다.

재료 A와 재료 B가 화살표를 따라 하나로 합쳐져 줄무늬 상자가 된다. 아래에 합치면 기계적·물리적 성질이 나아질 수 있다는 설명과, 나무(셀룰로스와 리그닌), 유리섬유 강화 플라스틱(유리 섬유와 플라스틱 수지) 예가 있다
복합재료는 서로 다른 재료 둘 이상을 하나로 합친 것입니다. 예는 NASA 자료의 일상 재료입니다 (도표)(도표)

차량을 지키는 장갑에도 이 생각이 쓰입니다. 앞에서 본 수동장갑은 높은 강도의 가벼운 재료 등을 겹치거나 배열해 차체에 붙인다고 했습니다. 복합장갑은 이렇게 여러 재료를 함께 써서 만든 장갑을 부르는 이름이고, 고성능 섬유를 다른 상용 재료와 함께 쓰는 복합장갑도 있습니다.

미 육군 록아일랜드 조병창은 2010년 BAE Systems와 함께 복합장갑 센터를 열었습니다. 이 센터가 만들기로 한 복합장갑은 군용 지상 차량뿐 아니라 민간 장갑차와 병사 보호 장비에도 쓰일 것이었습니다. 같은 자리에서 업체 쪽 인사는 더 가벼운 차량 장갑과 방탄복을 찾는 수요가 계속 커지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반응장갑: 맞으면 반응하는 타일

반응장갑은 생각이 조금 다릅니다. 브래들리에 다는 반응장갑 타일에는 작은 폭약이 들어 있고, 날아온 공격에 맞으면 이 폭약이 터집니다. 미 육군은 이 폭발이 차량이 입는 피해와 날아온 공격의 효과를 함께 줄인다고 설명합니다. 브래들리의 경우 이 체계는 차체 바깥에 붙이는 타일 96장으로 이뤄집니다.

이렇게 폭약을 쓰는 타일을 폭발형 반응장갑(explosive reactive armor, ERA)이라고 부릅니다. 타일 안의 폭약은 대전차 성형작약탄이 만드는 금속 흐름, 곧 메탈 제트에 맞으면 터집니다. 그 폭발의 힘이 금속 흐름을 흐트러뜨립니다.

세 칸 개념 그림. 첫째 칸은 주장갑 바깥에 타일 세 개가 붙은 모습, 둘째 칸은 바깥에서 공격이 가운데 타일로 날아오는 모습, 셋째 칸은 그 타일이 반응해 폭발이 승무원 쪽이 아닌 바깥 위아래로 향하는 모습이다
반응장갑 타일의 개념 단계. 바깥에 붙어 있다가 맞으면 반응하고, 폭발은 승무원 쪽이 아닌 바깥으로 향하게 합니다 (도표)(도표)

부딪히는 순간 터지는 자동차 에어백과 닮은 데가 있습니다. 차이는 자리와 하는 일에 있습니다. 에어백은 안쪽에서 사람을 받쳐 충격을 줄이지만, 반응 타일은 차량 바깥에서 폭발로 들어오는 공격 자체를 흐트러뜨립니다.

반응장갑은 주로 대전차 탄약과 미사일의 성형작약탄두(shaped charge warhead)를 막으려고 개발됐습니다. 주장갑 바깥에 다는 방식이라 장갑 자체의 구조를 크게 바꾸지 않고도 기존 전차에 달 수 있다는 점이 장점으로 꼽힙니다.

언제부터 쓰였나

2010년 논문에 따르면 반응장갑을 전투차량에 처음 단 곳은 이스라엘의 라파엘입니다. 이스라엘은 1980년대 레바논 전쟁에서 M-60과 센추리온 전차에 반응장갑을 달았습니다.

미 육군의 브래들리는 1981년에 육군에 들어온 차량입니다. 1995년에는 General Dynamics Armament and Technical Products가 국방부에 브래들리 장갑 타일을 만들어 대는 계약을 따냈고, 첫 계약은 반응장갑 타일 2,000세트 남짓이었습니다. 육군 계약 담당자는 이 타일을 단 전투차량이 어깨에 메고 쏘는 로켓추진유탄(RPG)을 비롯한 여러 대전차 탄약의 직격을 더 잘 견딘다고 말했습니다.

전차에도 붙었습니다. 2017년 2월 28일, 유럽에서 애틀랜틱 리졸브(Atlantic Resolve) 임무를 돕던 미 육군 제66기갑연대 1대대가 M1A2 에이브럼스 전차의 차체와 포탑에 에이브럼스 반응장갑 타일(ARAT)을 달기 시작했습니다. 타일은 차체와 포탑 양옆에 붙고, 전차와 승무원에게 방호 층을 하나 더해 줍니다.

한계와 다음 단계

반응장갑은 폭발을 쓰는 장치라서, 그 폭발이 어디로 향하는지도 따져야 합니다. 에이브럼스 타일을 비스듬히 다는 목적은 폭발이 아래나 위로 가게 해서 충격이 승무원 쪽이 아니라 바깥으로 비껴 나가게 하려는 것입니다.

차체가 입는 피해도 과제입니다. 학회지 논문은 반응장갑이 터질 때 차체가 입는 피해를 줄이려고 폭약을 쓰지 않는 비에너지형(non-energetic) 반응장갑과 더 나아간 반응장갑 개발에 힘이 실렸다고 정리합니다. 그 예로 미국과 이스라엘이 브래들리 보병전투차에 달 하이브리드 반응장갑을 개발했다는 사실을 듭니다.

둘레에 있는 사람도 생각해야 합니다. 보통의 반응장갑은 터질 때 금속판이나 파편이 튀어 주위의 아군 병사를 위협할 수 있습니다. 폭발이 구조물을 부수고 아군에게 피해를 줄 위험은 반응장갑이 안고 있는 문제로 꼽힙니다.

장갑 바깥에서 대응하는 능동 방호도 만능은 아닙니다. 논문이 나온 2010년 기준으로, 능동 방호는 위협을 찾아내고 알아보는 기술이 아직 개발 중이었습니다. 대응할 수 있는 위협 무기에도, 막을 수 있는 횟수에도 제한이 있었습니다. 이 방식은 "능동방호체계(APS): 장갑 바깥에서 위협에 대응하는 기술"에서 따로 다룹니다.

레이저와 맞닿는 점: 홍보 문구 가려 읽기

영국 제국전쟁박물관(IWM)에는 1983년 1월 영국 군용차량공학연구소(MVEE)가 만든 챌린저 전차 홍보 영화의 기록이 있습니다. 기록의 요약은 이 영화가 화력·방호·기동의 중요성을 보여 준다고 적고, 방호를 위해 초범 장갑(Chobham armour)을 "모든 형태의 공격에 대해" 쓴다고 소개합니다. 초범 장갑은 이 기록이 챌린저 전차의 방호 수단으로 내세운 장갑의 이름입니다.

이 문장은 홍보 영화를 소개하는 말이지 시험 결과가 아닙니다. 어떤 공격을 어디까지 막는지는 이 요약만으로 알 수 없고, 앞의 2010년 논문도 해외 방호 체계는 기술 공개가 제한돼 있다고 적습니다. 누가 어떤 자리에서 한 말인지 먼저 보는 습관은 레이저 무기 기사를 읽을 때도 그대로 쓰입니다. "kW급", "한 발 비용" 같은 표현을 가려 읽는 법은 레이저 무기 기사 읽는 법에 정리돼 있습니다.

다음에 읽을 글

  • 주력전차: 성능은 포 크기로만 결정될까: 화력·방호·기동을 한 대의 전차 안에서 함께 봅니다.
  • 능동방호체계(APS): 장갑 바깥에서 위협에 대응하는 기술: 맞기 전에 대응하는 세 번째 갈래를 봅니다.
  • 대전차 유도무기: 로켓과 유도미사일의 차이: 장갑이 막으려는 무기가 어떻게 발전했는지 봅니다.
  • 레이저 무기 기사 읽는 법: 홍보 문구와 공식 사실을 가려 읽는 법을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