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생성 이미지: 흐린 아침 흙 훈련장. 왼쪽에는 트럭이 끄는 바퀴 달린 포가 있고, 오른쪽에는 포신을 비스듬히 든 궤도 차량이 서 있습니다. 땅에는 바퀴와 궤도 자국이 이어집니다.. 실제 장비가 아니다
실제 장비를 그린 것이 아닙니다(AI 생성 이미지)

큰 포 한 문을 떠올려 보면 두 가지 모습이 나옵니다. 트럭이 바퀴 달린 포를 뒤에 끌고 가는 모습, 그리고 전차처럼 생긴 차량 위에 포탑이 얹힌 모습입니다. 둘 다 곡사포(howitzer)입니다. 다른 점은 포가 스스로 움직이느냐입니다.

그 차이가 왜 클까요? 포가 직접 달릴 수 있으면 자리를 잡고 떠나는 일이 쉬워지고, 승무원을 장갑으로 감쌀 수 있습니다. 대신 무게와 전력, 비용이라는 값을 치릅니다. 견인포와 자주포를 견주고, "쏘고 이동하기"라는 생각과 미 육군 자주포 사업의 공개된 경과를 차례로 살펴봅니다.

끌려가는 포와 스스로 가는 포

미 의회조사국(CRS)은 미 육군의 포병을 두 종류로 나눕니다. 자주포는 궤도나 바퀴 달린 차량에 올린 곡사포입니다. 견인포는 차량이 끌고 가서 내려놓은 뒤에 쏘는 곡사포입니다. 포 자체보다, 포를 어떻게 옮기고 어디에서 쏘느냐가 갈림길입니다.

이런 포가 하는 일은 대개 간접 사격(indirect fire)입니다. 눈에 보이지 않는 거리의 표적을, 전방 관측자나 감시 무인기 같은 바깥에서 받은 좌표로 쏘는 방식입니다. 미 육군의 M109A7 같은 자주포가 바로 이런 간접 사격 체계입니다.

두 칸으로 견준 도표. 왼쪽 견인포 칸에는 트럭이 바퀴 달린 포를 끄는 단순한 그림과 '차량이 끈다, 내려놓고 쏜다, 헬리콥터 아래에 매달아 옮길 수 있다(M777 예), 승무원 보호가 덜하다'가 적혀 있다. 오른쪽 자주포 칸에는 궤도 차량 위에 장갑 포탑을 올린 그림과 '포가 자기 차량에 올라 있다, 차량에서 쏜다, 장갑이 승무원을 지킨다, 탄약 차량이 함께 다닌다'가 적혀 있다. 아래에는 미 육군의 다음 자주포 설계 목표가 자리 잡고 떠나는 시간을 줄이는 것이라는 줄이 있다. 실제 장비 모양이 아니고 축척도 없다
견인포와 자주포의 차이. 정의는 미 의회조사국 보고서, 나머지는 미 육군 기사를 따랐습니다. 아래 줄은 새 자주포의 설계 목표입니다 (도표)(도표)

견인포: 끌고 가서 내려놓고 쏜다

견인포는 스스로 달리지 못합니다. 트럭 같은 차량이 끌고 가고, 쏠 자리에 닿으면 포를 내려놓아야 합니다. 그 대신 꼭 땅 위의 차량만 쓸 필요는 없습니다.

2016년 3월 22일 독일에서 미 육군 포병대대가 CH-47 치누크 헬리콥터로 M777 견인포를 매달아 싣고, 옮기고, 내려놓는 훈련을 했습니다. 포병 부대의 무기를 옮기려면 보통 크고 힘센 장비가 필요한데, 헬리콥터로 옮길 때는 그 장비가 날 수도 있어야 합니다.

약한 곳은 승무원 보호입니다. 2011년 미 육군 기사에서 자주포 사업 담당자는 새 자주포 PIM(뒤의 M109A7)이 전진 작전 기지에서 경보병을 돕는 포 승무원을 간접 사격으로부터 지켜 줄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그것이 견인포는 하지 못하는 일이라고 했습니다.

자주포: 차체 위에 올린 포

자주포는 포와 차량이 한 몸입니다. 포를 내려놓을 필요 없이 차량에 올린 채로 쏩니다. 미 육군의 자주포 M109 계열은 1963년에 처음 배치됐고, 그 뒤 50년 동안 기동성이 높고 장갑을 갖춘 전투 지원 무기 노릇을 했습니다.

차량이라는 점은 함께 다니는 부대와도 맞물립니다. M109A7은 기갑여단전투단에서 에이브럼스 전차와 브래들리 전투차를 전장에서 따라갈 수 있는 간접 사격 체계로 만들어졌습니다. 포가 전차 부대와 발을 맞출 수 있다는 뜻입니다.

새 자주포에 바라는 점도 공식 문서에 적혀 있습니다. CRS가 옮긴 미 육군 2025 회계연도 예산 문서에 따르면, 차세대 곡사포는 진지에 자리 잡는 시간과 떠나는 시간을 줄이고 승무원 생존성과 야지 기동성을 높입니다. 그리고 견인포 체계가 줄 수 있는 것을 훨씬 넘는 화력 지원을 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견인포와 자주포는 캠핑 트레일러와 캠핑카의 차이와 닮았습니다. 트레일러는 차에 걸어 끌고 가서 세워 두고 쓰고, 캠핑카는 집과 차가 한 몸이라 그대로 떠날 수 있습니다. 실제로는 다른 점이 많습니다. 자주포는 편의가 아니라 보호와 이동 시간을 위해 포와 차를 합쳤고, 그 대가로 장갑의 무게와 탄약 차량 같은 짐을 함께 집니다.

쏘고 이동하기: 한자리에 오래 머물면 생기는 일

포가 쏘면 상대도 그 포를 찾습니다. 상대는 대포병 레이다(counter-battery radar)로 쏘고 있는 포의 위치를 짚어 되쏠 수 있고, 그래서 포의 이동성이 생존의 열쇠가 됩니다. 미 해군대학원(NPS) 교수가 함께 쓴 2018년 논문이 쏘고 이동하기를 다루며 출발점으로 삼은 설명입니다.

한자리에 머무는 쪽에도 얻는 것이 있습니다. 같은 자리에서 여러 발을 쏘면 발사 속도가 높고, 앞서 쏜 발의 결과를 보고 조준을 고쳐 정확도도 나아집니다. 반면 같은 자리에서 거듭 쏠수록 위치가 드러날 위험이 커집니다. 그래서 포는 대포병 사격을 피하려고 때때로 자리를 옮기는데, 이것을 쏘고 이동하기(shoot-and-scoot)라고 부릅니다.

쏘고 이동하기의 맞바꿈을 보여 주는 개념 도표. 왼쪽 '머물며 계속 쏘기' 칸에는 얻는 것(높은 발사 속도, 앞선 발로 조준이 나아짐)과 위험(한자리에서 오래 쏠수록 대포병 레이다 등에 위치가 드러나기 쉬움)이, 오른쪽 '새 자리로 옮기기' 칸에는 얻는 것(대포병 사격 위험이 줄어듦)과 대가(자주 옮기면 표적에 줄 수 있는 피해가 줄어듦)가 적혀 있다. 아래에 미 육군이 다음 자주포에 자리 잡고 떠나는 시간을 줄이기를 바란다는 글이 있다. 거리·시간·발수는 없다
한자리에 머물 때와 옮길 때 얻고 잃는 것. 개념만 담았습니다 (도표)(도표)

맞바꿈은 분명합니다. 자주 옮기면 포가 받는 위험은 줄지만, 상대에게 줄 수 있는 피해도 줄어듭니다. 20세기 후반에 포의 기동성과 상대의 탐지 능력이 함께 늘면서 옮기는 일의 무게도 커졌습니다. 이 논문은 1996년 미 육군 교범도 자리를 옮길 때 생존성과 대응성 사이의 맞바꿈을 인정했다고 짚습니다.

자주포 이야기는 이 저울과도 닿아 있습니다. 미 육군이 새 자주포에 바란 점 가운데 하나가 진지에 자리 잡는 시간과 떠나는 시간을 줄이는 것이었습니다.

미 육군 자주포가 걸어온 길

M109 계열은 1960년대부터 여러 번 개량되며 쓰였습니다. 그 사이 새 자주포를 개발하려는 시도가 세 번 있었고, 미 의회조사국 보고서를 보면 세 번 모두 끝까지 가지 못했습니다. 순서는 이렇습니다.

  • 1994년: 155 mm 자주포 크루세이더(Crusader) 개발 시작, 2002년 5월 취소
  • 1999~2009년: 미래 전투 체계(FCS) 사업 안에서 만들려던 비가시선 포(NLOS-C), FCS가 2009년에 취소됨
  • 2018~2024년: 사거리 연장 포(ERCA), 2024년 4월에 사업 종료
  • 그 뒤: ERCA를 대신한 네 번째 시도, 자주포 현대화(SPH-M) 사업. 에이브럼스 전차와 브래들리 보병전투차로 이뤄진 기갑여단전투단을 지원한다

그동안 있던 차량은 고쳐 쓰는 길을 걸었습니다. M109A7은 2014년에 저율 초도 생산에 들어갔습니다. 포는 그대로 두고 차대, 엔진, 변속기, 현가장치, 조향 장치를 새로 했습니다. 이 부품들은 브래들리 전투차의 것과 같아서 공통성이 높아지고, 군수 부담과 비용이 줄어듭니다.

1960년부터 2030년까지의 가로 연표. 맨 위 긴 막대는 1963년에 처음 배치된 M109 계열이고 2014년에 M109A7이 저율 생산에 들어간 점이 찍혀 있다. 그 아래 막대는 크루세이더 1994~2002년(취소), 미래 전투 체계 안의 NLOS-C 1999~2009년(취소), ERCA 2018~2024년(종료), ERCA 뒤의 네 번째 시도 SPH-M이고, 맨 아래 점은 2026년 바퀴 달린 기동 전술 포 시제 협정이다
미 육군 자주포 사업의 연도. 미 의회조사국 보고서와 미 육군 기사에 적힌 것만 옮겼습니다 (도표)(도표)

바퀴 달린 자주포도 나왔습니다. 미 육군은 2026년 한화디펜스USA와 기동 전술 포(Mobile Tactical Cannon, MTC) 시제 개발 협정을 맺고, 시제·시험·장병 실험용으로 바퀴 달린 자주포를 최대 18대 받는다고 발표했습니다. 배치가 승인되면 MTC는 일부 부대의 M777 견인포를 대신합니다.

이 시제는 그 뒤 XM1776이라는 이름으로 공개됐습니다. 한화디펜스USA는 XM1776을 한화 K9 기동 곡사포(K9 Mobile Howitzer)의 미국형이라고 소개합니다. 주문 대수가 바뀐 경과는 XM1776 소식에 정리했습니다.

움직이는 포가 치르는 값

차량에 포를 얹으면 차량이 감당할 짐이 늘어납니다. 2014년 미 육군 기사는 M109 계열이 수십 년의 개량 끝에 공간·무게·전력-냉각(SWaP-C)에서 한계에 이르렀다고 적었습니다. 2011년 기사가 옮긴 육군의 의회 보고서도 기존 차량들이 무게와 전력 용량을 넘었고, 기동성과 방호를 더 늘릴 여유가 없다고 했습니다.

M109A7에는 600볼트 차량 전력 체계가 새로 들어갔습니다. 새로 나올 기술과 앞으로의 요구를 받아들이기 위한 장치입니다. 육군의 자주포 담당자는 이 개량을 공간·무게·전력-냉각을 "되사들이는" 일이라고 불렀습니다.

자주포는 혼자 다니지 않습니다. M109A7은 짝이 되는 M992A3 궤도형 탄약 운반 차량과 함께 생산에 들어갔습니다. 포가 움직이면 탄약도 함께 움직여야 합니다.

새 포를 만드는 일에는 또 다른 어려움이 있습니다. ERCA 시제에서는 비교적 적은 발수를 쏜 뒤 포신이 지나치게 닳는 문제가, 최대 사거리와 함께 핵심 성능 위험으로 드러났습니다. CRS는 의회가 SPH-M의 조달·유지 비용을 M109 팔라딘을 계속 개량하는 비용과 견주어 볼 수 있다고 적었습니다.

레이저와 맞닿는 점: 크기·무게·전력

자주포 이야기에 나온 SWaP-C는 레이저 무기를 다룰 때도 쓰는 말입니다. 용어 사전의 크기·무게·전력(size, weight and power, SWaP)이 그것이고, 자주포 기사에서는 여기에 냉각(cooling)이 붙었습니다. 차량 하나에 무엇을 싣고, 거기에 전기와 냉각을 얼마나 댈 수 있느냐가 무기의 모양을 정한다는 점에서 두 분야의 고민은 겹칩니다.

레이저 무기를 차량·함정·항공기에 실을 때 무엇이 달라지는지는 무게와 탑재: 차량, 함정, 항공기에 싣는다는 것에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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