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전등 네 개를 벽의 한 점에 겨눠 봅니다. 그 점은 손전등 하나일 때보다 밝아집니다. 손전등 빛의 박자를 맞추지도, 색을 나누지도 않았는데 그렇습니다. 레이저 여러 대를 합치는 가장 단순한 길도 이 장면과 닮았습니다.
실제로는 다른 점도 있습니다. 레이저 빔은 손전등 빛보다 훨씬 덜 퍼지고, 빔마다 거울로 방향을 잡아 주어야 한 점에 모입니다.
개요 글과 앞의 시리즈 글들에서 본 두 방법은 무엇인가를 맞춰야 했습니다. 결맞음 빔 결합(coherent beam combining, CBC)은 빔끼리 간섭(interference)하게 하려고 빛의 박자를 맞췄습니다. 그 박자가 위상(phase)입니다. 분광 빔 결합(spectral beam combining, SBC)은 빔마다의 색인 파장을 다스렸습니다.
둘 다 맞추지 않고 그냥 겹치면 어떻게 될까요? 이 글은 그 셋째 길이 무엇을 덜어 내고, 대신 무엇을 치르는지 살핍니다.
맞추지 않고 겹친다는 것
비간섭성 빔 결합(incoherent beam combining)은 레이저마다 나온 빔을 먼 곳의 한 점에 겹쳐 출력을 모읍니다. 미 해군 연구소(NRL)가 2013년에 낸 글에서 이 일은 빔 지향기(beam director)가 맡습니다. 빔 지향기는 따로 제어하는 조향 거울 여러 장으로 이루어지고, 거울마다 빔 하나의 방향을 잡습니다. 적응광학(adaptive optics)은 선택으로 붙일 수 있습니다.

왜 빔마다 방향을 따로 잡아야 할까요? 빔들이 나란히 출발해도, 몇 km를 가는 동안 아주 작은 각도 차이가 빛 점 사이를 크게 벌려 놓습니다. 공기 속에서는 빔이 조금씩 떠돌기도 합니다. 조향 거울은 빔마다 각을 조금씩 바꿔 모든 빛 점이 먼 곳의 한자리에 포개지게 합니다.
이렇게 겹친 빛은 서로 간섭하지 않으므로, 겹친 곳에서는 장이 아니라 세기가 더해집니다. 빔 결합(beam combining)의 갈래를 결맞음 여부로 나누는 까닭과 세기가 더해지는 조건은 개요 글에서 자세히 볼 수 있습니다.
무엇을 맞추지 않아도 되나
NRL 연구자는 비간섭 결합이 레이저마다 위상 잠금도 편광(polarization) 잠금도 요구하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작고 믿을 만한 체계로 쉽게 키울 수 있다는 것도 그가 든 장점입니다.
다른 두 방법과 견주면 이 말의 무게가 보입니다. 결맞음 결합은 빔마다 위상을 제어해야 하고, 분광 결합은 빔마다 파장을 제어해야 합니다. 비간섭 결합에 남는 것은 셋에 공통인 일 하나, 빔마다 가리키는 방향을 맞추는 지향 제어입니다.
왜 굳이 여러 대를 합칠까요? NRL의 2013년 글은 단일 모드 광섬유 레이저(fiber laser) 한 대가 연속 출력으로 약 10 kW를 낼 수 있다고 적었습니다. 그보다 큰 출력이 필요하면 많은 광섬유 레이저를 합쳐야 합니다. 단일 모드 광섬유(single-mode fiber)로 만든 레이저는 비간섭 결합과 먼 거리 쓰임에 잘 맞는다는 것이 연구소의 판단입니다.
치르는 값: 밝기
덜어 낸 것이 있으면 내주는 것도 있습니다. 비간섭 결합이 내주는 것은 밝기(brightness)입니다.
밝기는 출력을 빛이 나오는 창의 넓이와 빛이 퍼지는 각으로 나눠 본 값입니다. 빛이 얼마나 좁은 창에서, 얼마나 좁은 각으로 나오느냐까지 함께 따진 셈입니다. 같은 각으로 빛을 모은다면, 모인 곳의 세기를 정하는 것은 출력이 아니라 밝기입니다. 출력이 커도 빔이 굵거나 많이 퍼지면 한 점에 모이는 세기는 그만큼 오르지 않습니다.
밝기의 정의로 따져 보면 이렇습니다. 빔 여러 개를 나란히 세워 겹치면 출력은 대수만큼 늘어납니다. 그러나 빔 하나하나가 퍼지는 각은 그대로이고, 빔들이 차지하는 구경은 넓어집니다. 그래서 출력이 늘어난 만큼 밝기가 따라 오르지 않습니다.
빛 점은 손전등 넷을 겨눈 벽처럼 밝아지지만, 하나하나의 빛 점보다 작아지지는 않습니다.
다른 두 방법은 이 지점에서 갈립니다. 파장 빔 결합은 출력과 함께 밝기도 키울 수 있고, 출력과 밝기가 모두 합친 소자 수에 비례해 늘어납니다.
마이크로파 레이다처럼 부분 구경 N개를 타일로 늘어놓고 위상을 맞추면, 먼 곳에서 빔이 좁아지고 축 위의 세기는 N²으로 커집니다. 두 경우 모두 2014년 MIT 링컨 연구소 학술지 기사에 나옵니다. 빔 결합 없이 다이오드 레이저를 늘어놓기만 한 배열이 필요한 밝기를 내지 못한다는 이야기는 개요 글에 있습니다.

멀리 가면 달라지는 것: 공기
그렇다면 결맞음 결합이 언제나 나을까요? 실험실 안에서는 그렇게 보일 수 있습니다. 빛이 수 km의 공기를 지나야 한다면 이야기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2016년 학술지 Applied Optics에 실린 NRL 쪽 저자들의 논문은 두 가지를 짚습니다. 첫째, 고출력 광섬유·슬랩 레이저는 선폭이 커서 위상과 세기가 나노초보다 짧은 시간에 무작위로 흔들립니다. 이를 결맞게 합치려면 아주 빠르게 위상을 정밀 제어하는 장비가 필요한데, 저자들이 아는 한 그런 기술은 아직 없다고 했습니다.
둘째는 대기 난류(atmospheric turbulence)입니다. 공기의 일렁임은 빔이 먼 곳에 닿기 전에 빔의 결맞음을 흐트러뜨립니다.
저자들의 모의 계산에서, 보통 세기의 난류와 수 km 거리에서는 결맞음 결합이 비간섭 결합보다 나은 점이 적었습니다. 난류가 셀 때는 두 방식의 세기 분포가 거의 구별되지 않았습니다. 논문은 송신하는 쪽에서 결맞게 합치는 일이 보통의 대기 조건에서는 효과가 없다고 결론 냅니다.

이 판단을 모두가 같이하지는 않습니다. 고에너지 레이저 부품을 만드는 한 제조사는 분광 결합과 결맞음 결합을 고에너지 레이저 체계의 주된 방식으로 꼽고, 결맞음 결합이 대기의 흔들림을 보정할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 어느 쪽이 나은지는 거리, 대기, 체계에 따라 다를 수 있고, 공개 자료만으로 가르기는 어렵습니다.
공개된 시험
NRL은 비간섭 결합을 실제 공기 속에서 시험했습니다. 연구소 글에 따르면 이 구조는 2005년에 처음 제안되었고, 검증 시험은 2008년 무렵부터 뉴멕시코주 커틀랜드 공군기지의 스타파이어 광학 시험장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시험은 먼 거리에서 개념을 보이고, 열 블루밍(thermal blooming)을 수치로 재고, 빔이 떠돌고 퍼지는 모습을 더 정밀하게 살폈습니다.
NRL 연구자가 2008~2009학기 메릴랜드 대학 세미나에서 낸 초록에는 그때까지의 숫자가 있습니다.
| 시험 | 공개된 내용 |
|---|---|
| 첫 전파 실험(2007년 말, 버지니아주 달그렌) | 광섬유 레이저를 비간섭으로 합쳐 1.2 km를 보냄. 연속 출력 3 kW에서 전파 효율 90% 넘음 |
| 스타파이어 광학 시험장 | 3.2 km 거리에서 4.6 kW를 보냄. 전파 효율 80% 넘음 |
| 발표 당시 장비 | 광섬유 레이저 4대, 합친 연속 출력 6.2 kW |
이 프로그램의 핵심 구성 요소로 꼽힌 것은 높은 평균 출력을 견디는 여러 광섬유 레이저용 빔 지향기였습니다. 맞추는 일을 덜어 낸 대신, 빔마다 방향을 잡는 거울과 그 거울을 담은 장치가 무거운 짐을 집니다.
연구소가 든 쓰임은 함정 미사일 방어, 소형 선박 방어, 무인 항공기로의 전력 빔 전송입니다. 2013년 NRL 글에서 이 방식은 일부 해군 함정에 임시로 배치된 레이저 무기 체계(LaWS) 시제품에서 효과를 보인 것으로 나옵니다.
광섬유 안에서 합치는 비간섭 결합
비간섭 결합이 공기 중의 거울로만 이루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여러 레이저의 광섬유를 한 다발로 묶어 빛을 한 가닥에 모으는 방식도 있습니다. 고에너지 레이저 부품 제조사 FiberBridge Photonics는 빔 결합 제품군에 결맞음·분광 결합과 함께 비간섭 결합을 올려 두었습니다. 이 회사의 비교 그림 설명에서 산업용 레이저는 "광섬유 다발로 하는 빔 결합"입니다.
여기에도 같은 숙제가 따라옵니다. MIT의 기술 이전 쪽 소개에 따르면, 여러 레이저의 빛을 비간섭으로 합치면서 높은 밝기를 지키는 일은 기존의 다발 기법으로는 어렵습니다. 같은 소개는 다발의 빛을 받는 쪽을 멀티모드 출력 광섬유로 적습니다.
왜 어려운지는 밝기의 정의로 풀 수 있습니다. 광섬유 한 가닥의 빛은 아주 가는 코어에서 나옵니다. 여러 가닥을 묶으면 출력은 가닥 수만큼 늘지만, 빛이 나오는 넓이도 코어 여러 개와 그 사이를 채운 클래드만큼 넓어집니다. 그 빛을 모두 받으려면 출력 광섬유의 코어가 굵어야 하고, 굵은 멀티모드 광섬유에서 나온 빛은 한 가닥의 단일 모드 빔보다 넓게 퍼집니다.
창은 넓어지고 각은 줄지 않으니, 밝기는 출력만큼 오르지 않습니다. 광섬유를 아무리 촘촘히 붙여 묶어도 가닥 사이의 클래드는 남습니다. 공기 중의 거울로 하든 광섬유 다발로 하든, 비간섭 결합이 치르는 값이 같은 까닭입니다. 결합기라는 부품 자체는 "펌프·신호 결합기와 엔드캡" 글에서 봅니다.
세 방법을 한 표로
| 항목 | 비간섭 결합 | 분광 빔 결합(SBC) | 결맞음 빔 결합(CBC) |
|---|---|---|---|
| 맞추는 것 | 빔마다 방향(지향) | 방향과 파장 | 방향과 위상 |
| 겹치는 데 쓰는 것 | 따로 움직이는 조향 거울, 또는 광섬유 다발 | 회절격자 같은 분산 소자 | 결합 소자, 또는 나란히 놓아 먼 곳에서 간섭 |
| 더해지는 것 | 세기 | 파장이 다른 빔의 출력 | 장(간섭) |
| 밝기 | 출력만큼 오르지 않음(해설) | 출력과 함께 소자 수에 비례해 오름 | 타일 배열이면 먼 곳 축 위 세기가 N²으로 |
| 자료가 든 짐 | 빔 지향기와 거울, 다발로 합칠 때 밝기 지키기 | 선폭과 파장 관리 | 빠르고 정밀한 위상 제어, 난류에서 줄어드는 이점(한 연구의 모의 계산) |
다음에 읽을 글
시리즈 앞 글
- 빔 결합이 필요한 이유와 세 가지 방법: 세기가 더해질 때와 장이 더해질 때를 처음부터 봅니다.
- 결맞음 빔 결합 장치 따라가기: 시드에서 한 빔까지: 이 글의 표에서 오른쪽 칸의 장치를 순서대로 따라갑니다.
- 분광 빔 결합 자세히: 색을 나눠 맡기고 한 빔으로: 표의 가운데 칸을 단계별로 따라갑니다.
이어질 글
- "회절격자: 여러 색을 한 빔으로 모으는 소자": 분광 결합의 한가운데 놓이는 소자가 센 빛에서 무엇을 견디는지 봅니다.
- "펌프·신호 결합기와 엔드캡": 광섬유 다발로 빛을 모으는 결합기를 부품으로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