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다 화면에 점 하나가 떠 있습니다. 점은 하늘의 어느 곳에 무언가가 있다는 것을 알려 줍니다. 그런데 그것이 우리 편 항공기인지, 지나가는 여객기인지, 적기인지는 말해 주지 않습니다.

이 물음에 답하려고 만든 장치가 피아식별장치(identification friend or foe, IFF)입니다. 원리는 간단합니다. 이쪽이 전파로 묻고, 맞는 장비를 단 아군 항공기가 전파로 답합니다.

그렇다면 답이 오지 않은 점은 무엇일까요? 답이 없을 때 무엇을 말할 수 있고 무엇을 말할 수 없는지가 이 장치를 이해하는 열쇠입니다.

레이다는 "무언가 있다"까지만 안다

1차 레이다(primary radar)는 전파를 보내고, 항공기 같은 물체에 부딪혀 되돌아온 반사를 받습니다. 그 반사 신호가 관제사의 화면에 "표적"으로 뜹니다. 반사는 물체가 어디 있는지 알려 주지만, 물체가 스스로 이름을 대지는 않습니다.

반사만 보고 누구인지를 가리는 일은 그래서 품이 많이 듭니다. 미 연방항공청(FAA)의 항공정보매뉴얼은 1차 레이다 표적을 식별하고 그 식별을 계속 유지하는 일을 관제사에게 "길고 지루한 일"이라고 적었습니다. 레이다가 거리와 움직임을 재는 원리는 레이다: 전파로 거리와 움직임을 어떻게 알까에 있습니다.

묻고 답하기: 질문과 응답

IFF는 반사를 기다리는 대신 상대에게 직접 묻습니다. 미 회계감사원(GAO)은 1995년 보고서에서 협조식 질문·응답 식별을 이렇게 풀었습니다. 쏘는 쪽이나 관측하는 쪽이 표적에 질문을 보내고, 표적이 자신을 아군으로 밝히는 응답을 보내면 식별이 이뤄집니다.

여기서 "협조식(cooperative)"이라는 말이 열쇠입니다. 반사는 어떤 물체든 돌려보내지만, 응답은 준비된 쪽만 보냅니다. 상대가 맞는 장비를 갖추고 답해 줄 때만 식별이 됩니다.

전화로 "누구세요?" 하고 물으면 아는 사람이 이름을 대는 장면과 비슷합니다. 실제로는 다릅니다. 사람이 말로 답하는 것이 아니라 항공기의 장비가 자동으로 전파 신호를 돌려보내고, 그 신호는 묻는 쪽 장비와 서로 맞는 형식이어야 합니다.

두 칸 비교 그림. 왼쪽 1차 레이다 칸에서는 레이다가 보낸 신호가 항공기에 반사되어 돌아오고 화면에는 '무언가 있다'는 점만 뜬다. 오른쪽 질문·응답 칸에서는 질문기가 질문을 보내고 항공기의 트랜스폰더가 응답을 돌려보내 화면의 점 옆에 'Friend' 표시가 붙는다. 신호 값이 없는 개념 그림이라는 메모가 있다
1차 레이다의 반사는 무언가가 있다는 것까지 알려 주고, 질문과 응답은 그것이 누구인지를 더합니다 (도표)(도표)

민간 하늘의 같은 원리: 2차 감시 레이다

같은 생각은 민간 항공 관제에서 매일 쓰입니다. 항공 관제 레이다 비컨 체계(ATCRBS)는 2차 감시 레이다(secondary surveillance radar)라고도 부르며, 세 부분으로 이뤄집니다. 지상의 질문기(interrogator), 항공기에 실린 트랜스폰더(transponder), 관제사의 레이다 화면입니다.

질문기는 1차 레이다와 맞춰 돌면서 응답을 요청하는 신호를 되풀이해 보냅니다. 트랜스폰더는 그 신호를 자동으로 받아 정해진 형식으로 답합니다. 이 응답은 1차 레이다의 반사와 따로 오고, 반사보다 훨씬 셉니다.

받은 응답은 1차 반사와 섞여 같은 화면에 함께 나타납니다. 1차 레이다만 쓸 때보다 표적이 또렷해지고 식별이 빨라집니다. 항공기에 실린 트랜스폰더는 레이다 체계의 효과를 크게 높입니다.

초기: 1940년 영국의 하늘

영국 공군 박물관(RAF Museum)에 따르면 1940년 영국 공군 항공기에는 IFF Mk II라는 전파 트랜스폰더가 달렸습니다. 이 장치는 영국의 체인 홈(Chain Home) 레이다 기지로 독특한 레이다 신호를 돌려보냈고, 영국 본토 항공전 동안 아군기와 적기를 가르는 데 쓰였습니다.

50여 년 뒤인 1995년 무렵 미군이 쓰던 항공기 식별 체계는 Mark XII였고, 그 뒤를 이을 체계는 앞으로의 민간 항공 관제와도 맞아야 했습니다. 군용기도 민간이 관제하는 공역을 날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답이 없다고 적은 아니다

질문·응답 방식에는 분명한 한계가 있습니다. GAO는 1995년 보고서에서 협조식 질문·응답 체계가 "호환되고 작동하는" 같은 체계를 갖춘 아군만 식별할 수 있게 한다고 짚었습니다. 그래서 이런 체계가 내놓는 결과는 둘뿐입니다. "아군" 아니면 "알 수 없음"입니다.

결과 칸에 "적"이 없다는 점을 눈여겨봐야 합니다. 응답이 오면 아군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응답이 오지 않으면 말할 수 있는 것은 "알 수 없음"뿐입니다.

장비가 없거나, 맞지 않거나, 작동하지 않는 아군도 그 칸에 들어갑니다. 중립국의 항공기도, 적기도 같은 칸에 들어갈 수 있습니다. 응답은 아군을 확인해 줄 수 있지만, 침묵이 적을 확인해 주지는 않습니다.

두 줄 그림. 위 줄에서 호환되고 작동하는 장비를 단 항공기는 유효한 응답을 보내고 결과는 'FRIEND'이다. 아래 줄에서 그런 장비가 없는 항공기(아군, 중립, 적 모두 가능)는 유효한 응답이 없고 결과는 'UNKNOWN'이며 '적'이 아니라는 설명이 붙어 있다. 맨 아래에 응답은 아군을 확인할 수 있지만 침묵은 적을 확인하지 못한다는 문장이 있다
질문·응답 식별이 낼 수 있는 결과는 아군과 알 수 없음, 두 가지입니다 (도표)(도표)

오인 사격과 전투 식별

아군끼리 쏘는 일은 대가가 큽니다. GAO는 2001년 보고서에서 1993년 미 의회 기술평가국(OTA) 보고서를 인용해, 1991년 사막의 폭풍 작전 동안 미군 사망자의 약 24%가 아군 사격(friendly fire, 흔히 오인 사격이라고 부릅니다) 사건 때문이었다고 적었습니다. 과거 분쟁에 견주어 매우 높아 보이는 비율이었습니다.

더 최근의 사건으로는 1994년 프로바이드 컴퍼트 작전 중 이라크 상공에서 아군이 블랙호크 헬기 두 대를 격추한 일이 있습니다. 이런 사건은 지휘통제 실패, 항법 실패, 표적 오인 때문에 생길 수 있습니다. IFF 같은 식별 장비가 줄이려는 것은 그 가운데 표적 오인입니다.

미군은 이 문제를 전투 식별(combat identification)이라는 더 큰 틀로 다뤄 왔습니다. 1995년 GAO 보고서에 실린 정의로 전투 식별은 아군·적·중립 플랫폼을 확실하게 가려내는 수단입니다. 목적은 오인으로 인한 아군 사격을 줄이고 무기 체계를 가장 효과적으로 쓰는 것입니다. 각 군은 그 해법이 여러 체계를 묶은 "체계들의 체계"가 되고, 협조식 질문·응답 체계는 그 한 부분이 될 것이라고 봤습니다.

2001년 GAO 보고서의 분류로는 이런 체계가 크게 세 갈래입니다. 첫째는 질문과 응답으로 아군을 가리는 체계입니다. 둘째는 전파 방출이나 음향 신호 같은 자료로 표적을 아군 또는 알 수 없음으로 가리는 체계이고, 셋째는 위치 자료를 주기적으로 갱신해 아군이 어디 있는지 보여 주는 상황 인식 체계입니다.

나무 모양 그림. 맨 위 '전투 식별' 아래로 세 상자가 있다. 질문하고 응답을 받는 협조식(IFF가 여기에 속함), 전파 방출이나 소리 같은 단서를 쓰는 방식, 위치 자료를 주기적으로 갱신하는 상황 인식이다. 아래 띠에 장비와 함께 새 훈련·전술·전투 기법이 있다고 적혀 있다
미 회계감사원이 나눈 전투 식별의 세 갈래. IFF는 그 가운데 한 갈래에 속합니다 (도표)(도표)

장비만의 일도 아닙니다. 1995년 무렵 각 군은 장비 해법과 장비가 아닌 해법을 함께 찾았습니다. 장비 쪽에는 여러 종류의 협조식·비협조식 표적 식별 체계가 들어가고, 장비가 아닌 쪽에는 훈련, 전술, 기법, 절차를 바꾸는 일이 들어갑니다.

레이저와 맞닿는 점: 빛으로 묻기

질문을 꼭 전파로만 보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1995년 GAO 보고서에는 국방부 관계자가 전한 사례가 하나 실려 있습니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동맹국 하나가 지상 부대끼리 서로를 식별하는 체계를 시연했다는 내용입니다. 질문은 레이저로 보내고, 응답은 전파로 돌아옵니다.

빛을 보내고 돌아온 것을 읽는다는 생각은 레이저 쪽에서도 익숙합니다. 라이다(lidar)는 펄스 레이저 빛이 갔다 오는 시간으로 거리를 잽니다. 다만 라이다는 반사를 읽는 쪽이라, IFF보다는 1차 레이다에 더 가깝습니다. 원리는 레이저로 재기: 거리 측정과 라이다의 기초에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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