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생성 이미지: 노을 하늘의 표식 없는 수송기 뒤로 흰 금빛 불꽃이 날개처럼 퍼지고, 주변에 은빛 작은 조각들이 반짝이는 장면. 실제 장비가 아니다
실제 장비를 그린 것이 아닙니다(AI 생성 이미지)

에어쇼 사진이나 뉴스 화면에서 수송기 꼬리 뒤로 불꽃이 날개처럼 퍼져 나가는 장면을 본 적이 있을 것입니다. 그 불꽃이 플레어입니다. 미 공군 기사는 플레어를 뜨겁고 밝은 볼거리라고 부르면서도, 축하하려고 쏘는 흔한 불꽃놀이와는 다르다고 선을 긋습니다.

플레어에는 눈에 잘 띄지 않는 짝이 있습니다. 공중에 흩뿌리는, 금속을 입힌 가는 조각인 채프입니다. 두 물체가 하는 일은 같습니다. 진짜 항공기 대신 가짜를 보여 주는 것입니다.

다른 점은 속이는 상대입니다. 채프는 전파로 보는 레이다를, 플레어는 열을 보는 적외선 탐색기를 상대합니다. 둘은 어떤 원리로 미끼가 되고, 언제 처음 나왔으며, 무엇을 남길까요?

진짜 대신 미끼를 보여 주기

암호를 만드는 쪽이 있으면 푸는 쪽이 있습니다. 항공기와 미사일도 그렇습니다. 항공기를 떨어뜨리려는 미사일을 만드는 쪽이 있고, 그 공격을 막으려는 쪽이 있다는 것입니다.

막는 쪽이 쓰는 수단 가운데 하나가 소모성 대응책(expendable countermeasures)입니다. 유도되는 지대공·공대공 미사일에서 항공기를 지키는 화공품과 전자전 장치를 말합니다. 한 번 쓰고 마는 물건이고, 항공기에서 뿌려 미사일에 미끼 표적을 주고 미사일을 항공기에서 비켜 가게 합니다. 채프와 플레어가 여기에 듭니다.

미끼라는 말이 핵심입니다. 미사일을 부수거나 막아서는 것이 아닙니다. 미사일이 따라가는 신호를 헷갈리게 해서 엉뚱한 곳을 따라가게 합니다. 전자기 스펙트럼을 둘러싼 더 넓은 경쟁은 전자전: 보이지 않는 전자기 환경의 경쟁에서 먼저 읽을 수 있습니다.

채프: 전파를 되돌려 보내는 가는 조각

채프를 이해하려면 레이다가 어떻게 보는지부터 알아야 합니다. 레이다는 안테나로 전파를 보내고, 그 전파가 어디서 되돌아오는지 "듣습니다". 비와 눈뿐 아니라 새, 곤충, 산비탈처럼 많은 것이 전파를 되돌립니다. 왕복 시간으로 거리를 재는 원리는 레이다: 전파로 거리와 움직임을 어떻게 알까에 자세히 있습니다.

채프는 알루미늄을 입힌 아주 가는 유리 섬유입니다. 항공기가 떨어뜨리면 떨어지면서 바람을 타고 넓게 퍼집니다. 미 회계감사원(GAO)의 1998년 보고서는 항공기뿐 아니라 바다의 함정과 땅 위의 차량도 적 레이다를 피하려고 채프를 뿌린다고 적었습니다.

왜 하필 금속일까요? 전기가 통하는 성질이 중요합니다. 채프가 전자기 에너지를 흡수하고 반사해 레이다 메아리를 만들기 때문입니다. 수많은 조각이 한꺼번에 흩어지면 레이다에는 메아리가 여럿 생기고, 그 가운데 어느 것이 진짜 항공기인지 가리기 어려워집니다.

왼쪽의 레이다가 오른쪽으로 전파를 보낸다. 전파는 항공기 하나와 가는 조각이 흩어진 채프 구름에 닿고, 점선으로 그린 메아리가 레이다로 돌아온다. 아래 왼쪽 화면에는 점 하나, 오른쪽 화면에는 점 여러 개가 찍혀 있다
레이다는 되돌아온 전파로 물체를 찾습니다. 금속을 입힌 가는 조각이 공중에 흩어지면 메아리가 여럿 돌아와 어느 것이 항공기인지 가리기 어려워집니다. 실제 값이 아닌 개념 그림입니다 (도표)(도표)

어두운 무대를 손전등으로 비추는 장면을 떠올려 봅시다. 공중에 은박 반짝이를 한 줌 뿌리면 빛나는 점이 수없이 생겨 배우가 어디 서 있는지 찾기 어렵습니다. 실제 채프는 빛이 아니라 전파를 되돌리고, 보는 쪽도 사람 눈이 아니라 레이다 수신기라는 점이 다릅니다.

2차 대전의 "창문"

채프는 2차 대전에서 태어났습니다. 영국과 독일이 따로따로 개발했고, 목적은 전시에 적 레이다가 항공기를 찾기 어렵게 헷갈리게 하는 것이었습니다. 영국은 이것을 "창문(Window)"이라고 불렀습니다.

스미소니언 항공우주박물관의 잡지는 그 무렵의 이야기를 전합니다. 영국 과학자들은 종이를 댄 알루미늄 띠를 떨어뜨려 레이다 신호를 반사·산란시키는 실험을 했습니다. 큰 폭격기 무리의 레이다 반사를 감추는 것이 목표였습니다. 폭격기가 실제보다 많다고 레이다 운용자를 속이는 데도 쓸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연합국은 처음에 이 비밀 대응책을 실전에 쓰기를 망설였습니다. 추축국이 보고 베낄까 걱정했기 때문입니다. RAF 박물관 연표에 따르면 영국 공군 폭격사령부가 Window를 처음 쓴 것은 1943년 7월 24~25일, 함부르크 공습의 첫 공격 때입니다. 연표는 이 첫 사용이 매우 성공적이었고, 출격한 폭격기 700대 가운데 12대만 잃었다고 적었습니다.

미국에서는 하버드대학 전파 연구소(Radio Research Laboratory)가 적 레이다와 방향 탐지 장비를 교란할 전자 대응책을 맡았습니다. 이곳에서 얻은 깨달음 하나는 띠를 많이 뿌릴수록 레이다 운용자가 더 헷갈린다는 것이었습니다. 꾸러미 하나가 B-17 폭격기만 한 레이다 반사를 만들어 "말린 폭격기(dehydrated bombers)"라는 별명이 붙었습니다. 영국이 1943년 7월에 Window를 쓰기 시작하자 미국도 곧 "채프"라는 이름으로 뒤따랐고, 모두 1,300만 파운드 가까운 채프를 만들었습니다.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가는 연표. 1943년 7월 영국 공군의 Window 첫 사용, 2차 대전 중 미국의 채프, 1960년대 유도 미사일 위협의 등장, 1980년대 얇은 알루미늄을 입힌 유리 섬유, 1980년대 끝 무렵 기상 레이다가 채프를 널리 보기 시작함, 사막의 폭풍 작전에서 다시 쓰인 채프가 차례로 놓여 있다
공개 자료에 적힌 사건과 연도로 본 채프와 미사일 경쟁의 흐름입니다. 점 사이의 간격은 실제 시간 비율이 아닙니다 (도표)(도표)

채프는 그 뒤로도 쓰였습니다. 1998년까지 군은 50년 넘게 채프를 써 왔고, 걸프전의 사막의 폭풍 작전에서도 썼습니다. 평시의 무기 훈련과 시험에도 쓰입니다.

재료도 바뀌었습니다. 1980년대에 통 알루미늄 대신 얇은 알루미늄을 입힌 머리카락 같은 유리 섬유를 쓰면서 값이 더 내려갔습니다.

기상 레이다에 나타나는 채프

2016년 4월 22일,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윌밍턴의 미 국립기상청(National Weather Service, NWS) 사무소에 전화가 한 통 왔습니다. 휴대폰으로 레이다 영상을 보던 사람이 앞으로 한 시간 동안 비가 얼마나 오겠느냐고 물었습니다.

사무소의 답은 그를 꽤 놀라게 했습니다. "비는 전혀 오지 않습니다!" 화면에서 비처럼 보이던 것은 채프였습니다.

채프는 반사도 영상에서 비와 비슷해 보입니다. 하지만 이중 편파 레이다의 영상에서는 아주 다르게 보입니다. 그 가운데 하나가 상관계수(correlation coefficient)입니다. 레이다 빔이 훑는 물체들의 모양이 얼마나 서로 비슷한지 보여 주는 값입니다.

떨어지는 빗방울은 거의 공 모양으로 생김새가 고르기 때문에 상관계수가 0.97~0.99로 높습니다. 우박은 모양이 들쭉날쭉해 0.8~0.9로 낮아집니다. 채프 조각은 떨어지며 뒹굴어 레이다에 여러 단면을 보이기 때문에 0.60 아래로 떨어집니다. 여러 레이다 자료를 합치는 MRMS 체계는 이 차이를 써서 기상에서 온 것이 아닌 채프를 자동으로 지웠습니다.

윌밍턴 사무소의 예보관들은 근처 바다의 군사 훈련 때문에 케이프피어 앞바다에서 채프를 한 해 수십 번 레이다로 봅니다. 국립기상청은 더 민감한 새 기상 레이다를 쓰기 시작한 1980년대 끝 무렵부터 채프를 넓고 잦게 보았습니다. 레이다 관측으로 보면 채프는 수백 마일까지 퍼지고 하루까지 공중에 머물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 기상 레이다도 마찬가지입니다. 기상청 기상레이더센터의 레이더가 관측한 모든 반사도 자료에는 기상에코 말고도 지형에코, 파랑에코와 함께 채프에코(chaff echo)가 들어 있습니다.

플레어: 엔진보다 뜨거운 빛

플레어가 상대하는 것은 적외선입니다. 적외선은 전자기 스펙트럼의 일부로, 눈에는 보이지 않지만 몸은 열로 느낍니다. 가시광선보다 파장(wavelength)이 깁니다. 파장에 따라 빛이 어떻게 달라지는지는 파장은 왜 중요한가: 보이는 빛과 보이지 않는 빛에서 먼저 읽을 수 있습니다.

따뜻한 물체는 적외선을 냅니다. 사람처럼 그리 뜨겁지 않은 물체는 적외선만 내고, 불처럼 아주 뜨거운 물체는 눈에 보이는 빛까지 냅니다. 야간 투시경이나 적외선 카메라로 사람과 동물이 내는 적외선을 "볼" 수 있는 까닭입니다.

적외선 탐색기는 이 성질을 씁니다. 표적이 스스로 내는 열 신호를 찾아 따라갑니다. 항공기에서는 뜨거운 엔진이 그런 신호를 냅니다.

플레어는 열 추적 지대공·공대공 미사일 같은 적외선 위협이 엔진 대신 플레어의 열 신호를 따라가게 해 항공기를 지킵니다. 엔진 말고도 열 신호를 내는 물체가 하나 더 생기는 것입니다.

어두운 두 화면을 나란히 놓은 개념 그림. 왼쪽 화면에는 엔진의 열을 나타내는 따뜻한 빛점 하나가 있고, 오른쪽 화면에는 같은 빛점 옆에 더 크고 밝은 플레어의 빛점이 하나 더 있다
적외선 탐색기는 표적이 내는 열을 따라갑니다. 플레어는 엔진보다 뜨겁고 밝은 열원을 하나 더 보여 줍니다. 밝기는 열을 뜻할 뿐 실제 온도가 아닌 개념 그림입니다 (도표)(도표)

밤길에 멀리 보이는 모닥불 하나를 보며 걷는다고 해 봅시다. 바로 옆에서 더 밝은 횃불이 확 타오르면, 어느 쪽이 처음 보던 불인지 잠깐 헷갈립니다. 실제 탐색기는 사람 눈이 아니라 적외선 센서이고, 미사일마다 무엇을 찾도록 만들어졌는지도 다릅니다.

끝나지 않는 줄다리기

미사일을 만드는 쪽도 가만히 있지 않습니다. 미 육군 기사는 1960년대에 처음 나타나 발전해 온 유도 미사일 위협을 항공기 개발자, 미사일 개발자, 항공기 생존성 분야 사이의 기술 줄다리기라고 표현합니다. 미사일이 열 신호를 찾도록 만들어지면 더 뜨거운 플레어로 맞섭니다. 비행하는 항공기의 다른 특징을 찾도록 만들어지면, 그 특징을 흉내 내는 대응책이 나옵니다.

대응책을 시험하는 방법도 바뀌었습니다. 강력한 컴퓨터가 흔하지 않던 때에는 항공기를 실제로 띄우고 진짜 미사일 장비로 따라가게 한 뒤 대응책을 뿌려 반응을 보는 것이 주된 방법이었습니다. 비싸고 손이 많이 가며 시간도 걸렸습니다. 지금은 미사일을 디지털 모형으로 만들거나 실제 장비를 쓰고, 대응책의 디지털 모형을 맞세워 평가하기도 합니다.

남는 문제: 안전과 환경

미끼는 전장에만 머물지 않습니다. 채프는 항공 관제 레이다를 방해해 안전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1998년 GAO 보고서가 옮긴 공군 보고서에 따르면 채프는 적어도 두 번 미 연방항공청(FAA) 레이다를 방해했고, 이런 일은 피하거나 관리할 수 있다고 했습니다. 기상 레이다 관측과 아군 레이다도 영향을 받을 수 있는데, 특히 땅에 내려앉은 채프를 차량이 다시 흩날릴 때 그렇습니다.

사람들의 걱정은 대부분 건강과 환경에 모입니다. 채프 입자를 들이마시거나 삼킬 가능성, 그리고 땅과 물, 식물과 동물에 미치는 영향입니다. 같은 보고서가 쓰일 무렵 미 해군은 분해되는 채프를 개발하는 사업을 시작했고, 값은 기존 채프보다 약 40% 더 들 것으로 어림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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