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항 활주로에서 이륙하는 여객기는 긴 거리를 달리며 스스로 속도를 올립니다. 바다 위의 항공모함에는 그런 거리가 없습니다. 그렇다면 무거운 항공기는 배 위에서 어떻게 날아오를까요?
답은 갑판에 숨어 있는 사출기(catapult)입니다. 사출기는 항공기를 갑판 끝까지 세게 밀어 줍니다.
미는 힘을 얻는 방법은 크게 둘입니다. 오래 쓰여 온 증기 사출기와, 미국의 새 항공모함에 들어간 전자기 사출기 EMALS(Electromagnetic Aircraft Launch System)입니다. 이 글은 두 방식이 무엇으로 미는지를 교과서 원리로 풀고, 새 체계가 배에 오르기까지 공개된 과정을 따라갑니다.
왜 밀어 줘야 하나
항공모함은 항공기를 싣고 다니는 배입니다. 그 배가 제 몫을 하려면 항공기를 얼마나 빨리 띄우느냐가 중요합니다. 미 해군 기관 장교 교육 자료는 이 점을 첫 문장에 둡니다. 항공모함의 효과는 항공기를 띄우는 속도에 달렸고, 짧은 시간에 모든 항공기를 띄울 작고 효율적인 장치가 필요하며, 그 장치가 사출기라는 것입니다.
사출기가 하는 일은 단순합니다. 갑판 위의 짧은 거리 안에서 항공기를 발진 속도(launch speed)까지 밀어 올립니다.
증기 사출기: 증기가 피스톤을 민다
증기 사출기의 몸통은 비행갑판 바로 아래에 있습니다. 갑판 아래 긴 홈 속에 위쪽으로 틈이 난 실린더 두 줄이 나란히 놓이고, 실린더 안에는 피스톤이 들어 있습니다. 두 피스톤은 역T자 모양의 연결 부분으로 이어지고, 갑판 바로 아래 트랙을 달리는 셔틀(shuttle)에 붙습니다. 연결 부분의 세로 다리는 갑판의 틈으로 올라와 항공기를 끄는 고리가 됩니다.
미는 힘은 배의 증기에서 옵니다. 배의 주 증기 계통에서 끌어온 증기는 사출기 아래의 큰 탱크에 압력을 받은 채 담겨 있습니다. 발사 순간 이 증기가 실린더로 들어가 피스톤을 직접 밀고, 피스톤과 셔틀은 한 덩어리로 실린더를 따라 달립니다. 피스톤이 지나가는 동안 밀봉 띠가 실린더의 틈을 막아 증기가 새지 않게 합니다.
여기서 일하는 물리는 압력입니다. 압력은 어떤 넓이에 수직으로 작용하는 힘을 그 넓이로 나눈 값입니다. 거꾸로 보면 같은 압력이라도 받는 넓이가 넓을수록 힘이 커집니다. 증기 사출기는 압력이 높은 증기를 피스톤 면에 대어 큰 힘을 얻습니다.
주전자 뚜껑이 끓는 물의 증기에 들썩이는 모습을 떠올리면 비슷합니다. 실제로는 다릅니다. 사출기의 증기는 탱크에 압력을 받아 모아 두었다가 한순간에 내보내고, 피스톤은 정해진 실린더를 따라 한 방향으로만 움직입니다.
달리기가 끝나면 피스톤 앞 끝이 물이 찬 실린더, 곧 물 제동기로 들어갑니다. 물을 밀어내며 압력이 올라가고 그 압력이 피스톤과 셔틀을 세웁니다.
증기 사출기는 오래된 기술입니다. 영국 제국전쟁박물관(Imperial War Museums)에는 1951년으로 기록된 영국 해군의 시험 영상이 있습니다. 항공모함 퍼시어스(HMS Perseus)가 비행갑판 앞쪽에 증기 사출기를 얹고, 무게추를 쏘는 시험에서 제트기를 실제로 띄우는 시험까지 나아가는 과정을 담았습니다. 미국의 니미츠급 항공모함도 증기 사출기를 씁니다.
EMALS: 움직이는 자기장이 민다
미국의 새 항공모함 제럴드 R. 포드(CVN 78)는 증기 대신 전기로 항공기를 밉니다. 미 회계감사원(GAO)은 EMALS를 증기 사출기를 대신하는 체계로 적고, 전기로 만든 움직이는 자기장이 항공기를 발진 속도까지 민다고 설명했습니다. 셔틀이 있다는 점은 같지만, 셔틀을 미는 것이 피스톤이 아니라 자기장입니다.
자기장이 어떻게 물체를 밀까요? 교과서에서 두 가지 사실을 가져오면 됩니다.
첫째, 자기장이 바뀌면 그 안의 도체 고리에 전압이 생깁니다. 둘째, 전류가 흐르는 도선은 자기장 속에서 힘을 받습니다. 둘째 사실은 전자기 레일건을 움직이는 원리와 같습니다.
EMALS를 만든 제조사(General Atomics)의 자료는 이 체계를 선형 유도 전동기(linear induction motor)가 움직인다고 적었습니다. 보통의 전동기는 축을 돌리지만, 선형 전동기는 이름처럼 직선을 따라 밉니다. 유도 전동기는 바뀌는 자기장으로 도체에 전류를 만들고, 그 전류가 자기장 속에서 받는 힘으로 움직입니다. 앞의 두 사실을 한 장치에서 함께 쓰는 셈입니다.
전기는 배에서 옵니다. EMALS에는 발사기를 밀 큰 전력을 저장해 두는 발전기가 들어 있습니다.
제조사는 포드함에 들어갈 "에너지 저장 체계 전동발전기"를 해군에 넘겼다고 밝혔습니다. 모아 둔 에너지는 전력 변환 장치를 거쳐 트랙의 전동기로 갑니다.
두 방식 나란히 보기
두 사출기는 같은 일을 합니다. 셔틀이 항공기를 끌고, 짧은 거리 안에서 발진 속도까지 밉니다. 다른 것은 힘의 출처입니다.
| 항목 | 증기 사출기 | EMALS |
|---|---|---|
| 에너지의 출처 | 배의 증기 | 배의 전기 |
| 모아 두는 곳 | 압력을 받은 증기 탱크 | 에너지를 저장하는 발전기 |
| 직접 미는 것 | 실린더 속 피스톤 | 트랙을 따라 움직이는 자기장 |
공식 자료가 든 차이도 있습니다. GAO는 EMALS가 증기 사출기보다 항공기에 물리적 부담을 덜 준다고 적었습니다. 2013년 보고서에서는 EMALS가 포드함이 계획한 출격 횟수와 인원 감축에 보탬이 되며, 그 까닭의 일부가 가동률이 높아지리라는 해군의 기대라고 했습니다.
제조사는 더 많은 장점을 내세웁니다. 운용 비용과 정비를 줄이고, 사출 성능을 높이고, 띄울 수 있는 유인·무인 항공기의 범위를 넓힌다는 것입니다. 이것은 만든 회사의 주장입니다. 실제 배에서 어떤지는 아래의 시험 평가가 따로 보여 줍니다.
새 체계를 배에 올리기까지
EMALS는 포드함의 다른 핵심 기술과 출발점이 달랐습니다. GAO에 따르면 해군은 2004년 개발 업체를 고르면서 경쟁 시제품을 만들어 시험했고, 그래서 포드함 상세 설계 계약 전에 이미 성숙에 다가가 있었습니다.
그래도 배에 오르는 길은 순탄하지 않았습니다. 2007년 GAO 보고서는 EMALS가 체계 통합 단계를 일정보다 15개월 넘게 늦게, 예산을 크게 넘겨 마쳤다고 적었습니다. 기술 문제의 큰 부분은 전력을 저장하는 시제 발전기의 고장이었습니다. 2017년 보고서는 육상 시험 중에 생산이 시작됐고, 육상 시험에서 찾은 전력 접속·변환 체계의 문제 때문에 이미 생산 중인 장비를 고쳐야 했다고 적었습니다.
배 위의 시험은 2014년 8월에 시작했고, EMALS는 그 뒤 무게추를 쏘는 시험을 마쳤습니다. 포드함은 2017년 7월 22일 취역했습니다.
새 체계를 볼 때 자주 나오는 말이 신뢰성입니다. 해군은 EMALS의 신뢰성을 고장 나기 전까지 평균 몇 번 발진시키는지로 잽니다. 쌓인 발진 횟수를 사이클이라 부릅니다. 2013년 GAO는 EMALS가 포드함의 초기 운용 시험평가를 마친 뒤 여러 해가 지나서야 요구 신뢰성에 이를 일정이라고 적었습니다.
2025년 1월에 나온 미 국방부 운용시험평가국(DOT&E)의 2024 회계연도 연차 보고서도 EMALS를 다룹니다. 미 의회조사국(CRS) 보고서가 옮긴 부분에 따르면, 해군은 포드함의 262일 배치 기간에 EMALS로 8,725번 발진했다고 보고했습니다. 같은 부분에서 DOT&E는 신뢰성 통계를 새로 낼 만큼의 자료를 받지 못했고, 하드웨어·소프트웨어를 개량했는데도 신뢰성이 앞선 해들과 비교해 눈에 띄게 바뀌지 않았으며, 배 밖의 기술 지원에 기대는 것이 여전히 과제라고 적었습니다. 보고서는 해군 항공체계사령부(NAVAIR)가 개선을 계속 개발하고 있다고 적었습니다.
DOT&E는 EMALS와 착함 제동장치의 신뢰성·정비성이 출격과 비행 운용에 계속 나쁜 영향을 주며, 이것이 초기 운용 시험평가에서 가장 큰 위험이라고 보았습니다.
레이저와 맞닿는 점: 배의 전기
EMALS는 배의 전기로 움직이는 큰 장비입니다. 그래서 배가 전기를 얼마나 만들 수 있느냐가 중요해집니다. 포드급은 니미츠급의 기본 선체를 그대로 쓰면서, 하루 출격 횟수를 늘리는 기능과 함께 함정 체계를 받칠 더 많은 전력을 더한 설계입니다.
같은 CRS 보고서는 하원 군사위원회 보고서의 한 문단도 옮겼습니다. 위원회는 아직 인도되지 않은 항공모함에 첨단 기술과 설계 변경을 넣을 기회가 있다고 보고, 그 예로 강화된 전자전 능력, 첨단 자함 방어 체계, 공격 전투 체계와 함께 지향성 에너지 응용을 들었습니다. 레이저 무기는 지향성 에너지 무기(directed energy weapon, DEW)의 한 갈래이고, 전기로 빛을 만드는 장비입니다. 들어간 전기 가운데 얼마가 빛이 되는지는 전력과 효율에서 이어집니다.
다음에 읽을 글
- 항공모함: 배 한 척이 공항이 되려면: 사출기가 들어가는 비행갑판 전체의 구성을 봅니다.
- 착함 제동장치: 착륙한 전투기는 어떻게 멈출까: 띄우는 일의 반대편, 받아서 세우는 일을 봅니다.
- 전자기 레일건: 전기로 물체를 가속한다면: 자기장 속 전류가 받는 힘을 다른 무기에서 봅니다.
- 전력과 효율: 전기가 빛이 되는 비율이 체계 크기를 정한다: 배의 전기를 쓰는 레이저 무기에서 효율이 왜 중요한지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