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생성 이미지: 물속 전시대 위에 가늘고 짧은 원통과 굵고 긴 원통이 나란히 놓여 있고, 둘레로 옅은 둥근 물결이 퍼집니다.. 실제 장비가 아니다
실제 장비를 그린 것이 아닙니다(AI 생성 이미지)

어뢰라고 하면 잠수함이 물속에서 쏘는 장면이 먼저 떠오릅니다. 그런데 헬기나 초계기가 바다로 내려보내는 어뢰도 있습니다. 둘은 같은 무기를 다른 곳에서 쏘는 것일까요, 아니면 처음부터 다른 무기일까요?

해군 자료는 어뢰를 경어뢰(lightweight torpedo)와 중어뢰(heavyweight torpedo)로 나눕니다. 이 글은 미국 해군과 국방과학연구소(ADD)가 공개한 자료로 두 갈래가 어디서 갈리는지 견주어 봅니다. 쏘는 곳, 굵기와 무게, 겨누는 표적, 그리고 같은 이름 아래 바뀌어 온 개량형 번호까지 차례로 봅니다.

누가 쏘느냐로 갈리는 이름

가장 먼저 보이는 차이는 쏘는 쪽입니다. 미 해군의 MK 54 경어뢰는 수상함과 항공기에서 쏘는 대잠 무기입니다. 1965년에 처음 나온 MK 46도 같은 갈래인데, 지금 NATO 표준으로 지정돼 25개가 넘는 나라가 들여왔습니다.

한국의 경어뢰 청상어도 쏘는 곳이 비슷합니다. 수상 전투함, 해상작전헬기, 대잠 초계기가 청상어를 씁니다.

중어뢰는 잠수함의 무기입니다. MK 48 중어뢰는 미 해군의 모든 급의 잠수함이 씁니다. 2009년에 국방일보가 제공한 정책브리핑 기사도 함정이 쏘는 경어뢰를 설명하는 대목에서, 잠수함에서 잠수함이나 함정을 공격하는 것은 중어뢰라고 괄호로 덧붙였습니다.

두 칸 도표. 왼쪽 경어뢰 칸에는 수상함, 헬기, 초계기 상자가 지름 12.75인치 경어뢰로 이어지고 예로 MK 46, MK 54, 청상어가 적혀 있다. 오른쪽 중어뢰 칸에는 잠수함 상자가 지름 19인치 또는 21인치 중어뢰로 이어지고 예로 MK 48, 백상어, 중어뢰-Ⅱ와 표적(잠수함과 수상함)이 적혀 있다
경어뢰는 수상함과 항공기가, 중어뢰는 잠수함이 쏩니다. 미 해군과 국방과학연구소의 공개 소개를 옮겼습니다 (도표)(도표)

경어뢰를 로켓에 실어 보내는 길도 있습니다. MK 46의 개량형 MOD 5A(SW)는 수직발사 대잠로켓(VLA)에 실리는 탑재물로도 쓰입니다. MK 54도 VLA 체계로 2010년에 초기 작전 능력에 이르렀습니다. 로켓이 나르더라도 실려 가는 것은 여전히 경어뢰입니다.

굵기와 무게로 견주기

이름의 "경"과 "중"은 실제 크기에서도 드러납니다. 공개된 일반 제원을 나란히 놓으면 차이가 분명합니다.

MK 54는 지름 12.75인치(약 32 cm), 무게 607파운드(약 275 kg)입니다. MK 46도 지름이 12.75인치이고 무게는 518파운드(약 235 kg)입니다. ADD가 "표준형" 경어뢰라고 부르는 청상어 역시 지름이 12.75인치입니다.

중어뢰는 훨씬 굵고 무겁습니다. MK 48은 지름 21인치(약 53 cm), 무게 3,744파운드(약 1,700 kg)로, MK 54보다 여섯 배 넘게 무겁습니다. 한국의 중어뢰는 백상어가 지름 19인치(약 48 cm), 중어뢰-Ⅱ가 21인치입니다.

왼쪽 칸에 같은 비율로 그린 원 셋: 12.75인치(MK 46, MK 54, 청상어), 19인치(백상어), 21인치(MK 48, 중어뢰-Ⅱ). 오른쪽 칸에 같은 비율의 무게 막대 셋: MK 46 518파운드, MK 54 607파운드, MK 48 3,744파운드. MK 48이 MK 54보다 여섯 배 넘게 무겁다는 메모가 있다
공개된 지름과 무게만 같은 비율로 견준 그림입니다. 모양과 내부는 그리지 않았습니다 (도표)(도표)

미국과 한국의 경어뢰에 12.75인치라는 같은 숫자가 나오는 점도 눈에 띕니다. 같은 크기의 건전지처럼 여러 경어뢰의 굵기가 같습니다. 실제로는 건전지와 다릅니다. 공개 자료로 확인되는 것은 굵기가 같다는 사실까지이고, 서로 바꿔 쓸 수 있는지는 그 숫자만으로 알 수 없습니다.

잠수함과 수상함을 모두 겨누는 무기

겨누는 표적에서도 두 갈래가 갈립니다. 경어뢰의 공식 소개는 MK 46, MK 54, 청상어 모두 "대잠 무기"입니다. 물속의 잠수함을 상대하는 무기라는 뜻입니다.

중어뢰는 두 가지를 함께 맡습니다. MK 48은 잠수함의 대잠전(ASW) 무기이면서 대수상전(ASuW) 무기입니다. 백상어도 대수상·대잠 무기로, 중어뢰-Ⅱ는 수상·수중 표적을 상대하는 유선 유도(wire-guided) 어뢰로 소개됩니다. 잠수함에게는 물 위의 배와 물속의 잠수함을 모두 상대하는 무기가 중어뢰인 셈입니다.

물속에서는 소리로 찾는다

물속에서는 무엇으로 표적을 찾을까요? 답은 소리입니다. 미국 해양대기청(NOAA)의 해설에 따르면 음파는 물속에서 레이다파나 빛보다 멀리 갑니다. 바다를 살필 때 소나(SONAR)를 쓰는 까닭입니다.

MK 48은 "음향 유도(acoustic-homing)" 중어뢰입니다. 정교한 소나와 디지털 유도·조종 체계를 갖췄습니다. 경어뢰 청상어도 물속에서 적 잠수함의 음향을 따라가는 어뢰로 소개됐습니다.

소나에는 두 방식이 있습니다. 능동 소나는 소리 펄스를 물에 내보내고, 물체에 부딪혀 돌아온 메아리를 받습니다. 소리를 낸 때와 받은 때의 시간 차이로 물체의 거리와 방향을 알아냅니다. 수동 소나는 스스로 소리를 내지 않고 다가오는 음파만 잡습니다.

산에서 소리를 지르고 메아리를 기다리는 모습을 떠올리면 능동 소나가 그려집니다. 실제로는 메아리 비유가 능동 방식에만 맞습니다. 수동 방식은 소리를 내지 않고 듣기만 합니다.

백상어는 이 두 방식을 함께 갖췄습니다. ADD는 백상어가 수동·능동 음향 유도를 모두 갖춘 까닭으로 얕은 바다를 들고, 한반도 둘레 바다에서의 작전에 중요하다고 설명합니다.

한국 해군의 어뢰 이름

한국 어뢰는 상어 이름을 씁니다. 경어뢰는 청상어, 중어뢰는 백상어와 범상어입니다. ADD의 연구개발 성과 목록에는 "청상어 (경어뢰)", "범상어 (중어뢰-Ⅱ)"로 올라 있습니다.

백상어는 ADD 역사 쪽에서 1980~1999년 "성장·도약기" 목록에 "백상어(중어뢰)"로 나옵니다. 영문 쪽에서는 백상어(White Shark)가 지름 19인치 중어뢰로, 중어뢰-Ⅱ(HWT-II)가 지름 21인치의 유선 유도 어뢰로 소개됩니다. 같은 중어뢰 갈래 안에서도 지름이 다른 두 종류가 공개돼 있습니다.

영문 이름도 짝이 맞습니다. 청상어는 Blue Shark, 백상어는 White Shark입니다. 범상어는 영문 쪽에서 상어 이름 대신 Heavyweight Torpedo-II라는 분류 이름으로 나옵니다.

같은 이름, 바뀌는 속

MK 48이라는 이름은 오래 그대로지만 속은 여러 번 바뀌었습니다. 미 해군은 개량형마다 MOD 번호를 붙입니다. MOD 6의 마지막 생산분은 1996년에 인도됐고, MOD 6은 1997년에 초기 작전 능력(IOC)에 이르렀습니다. 그 뒤로는 유도·조종과 추진 체계의 개량 키트로 MOD 6을 고쳐 왔습니다.

최신형 MOD 7은 호주 해군과의 공동 개발 사업에서 나왔고, 2006년에 IOC에 이르렀습니다. MK 48의 디지털 유도 체계는 소프트웨어 개량으로 거듭 고칠 수 있게 돼 있습니다. MOD 7의 하드웨어 개량은 그런 소프트웨어 개량의 폭을 더 넓혔습니다.

경어뢰도 마찬가지입니다. MK 54 MOD 0은 MK 46과 MK 50 사업의 하드웨어·소프트웨어에 상용 디지털 신호 처리 기술을 합친 어뢰로, 2004년에 IOC에 이르렀습니다. 2023년에는 소나 배열과 관련 전자 장치를 바꾼 MOD 1이 IOC에 이르렀습니다. MK 46에도 음향, 유도·조종, 대응책 탐지 능력의 개량이 여러 차례 들어갔습니다.

1960년부터 2020년대까지의 가로 연표. 위쪽 중어뢰 줄에 1997년 MK 48 MOD 6 초기 작전 능력, 2006년 MOD 7 초기 작전 능력. 아래쪽 경어뢰 줄에 1965년 MK 46 첫 도입, 2004년 MK 54 MOD 0, 2010년 MK 54 수직발사 대잠로켓 체계, 2023년 MK 54 MOD 1의 초기 작전 능력
이름은 그대로 두고 개량형 번호가 바뀌어 온 연표. 미 해군 팩트 파일에 적힌 연도만 옮겼습니다 (도표)(도표)

그래서 기사에 "MK 48"이나 "MK 54"라는 이름만 나오면 어느 개량형인지는 알 수 없습니다. 같은 이름 아래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가 계속 바뀌어 왔기 때문입니다.

레이저와 맞닿는 점: 빛 대신 소리

레이저 무기는 빛을 공기 속으로 보냅니다. 공기를 지나는 동안 빛은 흡수되고, 흩어지고, 흔들립니다. 이 한계는 대기 전파 글에서 하나씩 다룹니다.

물속은 사정이 또 다릅니다. 물속에서는 음파가 빛보다 멀리 갑니다. 공기 속 레이저는 빛이 어디까지 가는지를, 물속 어뢰는 소리가 어디까지 가는지를 먼저 따집니다.

다음에 읽을 글

  • "청상어 경어뢰: 작은 어뢰의 역할": 한국 경어뢰 하나를 더 자세히 봅니다.
  • "홍상어 대잠유도무기: 어뢰가 왜 하늘을 날까": 어뢰를 하늘로 실어 나르는 무기를 봅니다.
  • "소나: 물속에서는 왜 소리로 볼까": 능동·수동 소나의 원리를 더 깊이 봅니다.
  • 대기 전파: 흡수, 산란, 난류, 열 블루밍: 레이저 빛이 공기를 지날 때 겪는 한계를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