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값싼 드론 한 대를 막으려고 비싼 미사일을 쏜다는 이야기를 기사에서 자주 봅니다. 맞는 말일까요? 반은 맞고, 반은 빠진 것이 있습니다.
이 글은 미국·영국·한국 정부가 공개한 수치를 모아 드론 방어의 비용을 몇 층으로 나눠 봅니다. 한 발 값, 장비 한 대 값, 사업 예산은 서로 다른 층입니다. 자료마다 무엇을 넣어 셌는지도 다르기 때문에, 숫자를 나란히 놓아 보면 왜 바로 나눠 견줄 수 없는지가 드러납니다.
비용 교환비라는 잣대
미 의회조사국(Congressional Research Service, CRS)의 함정 레이저 보고서(R44175)는 수상함이 무인기와 대함 미사일을 막을 때 지금 안고 있는 핵심 한계로 두 가지를 꼽습니다. 하나는 탄창이 얕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비용 교환비(cost exchange ratio)가 불리하다는 것입니다.
비용 교환비가 불리하다는 말은 이런 뜻입니다. 무인기 하나를 떨어뜨리려고 쏜 대공 미사일이, 상대가 그 무인기를 만들거나 사는 데 든 돈보다 더 비쌀 수 있다는 것입니다. 보고서의 표현으로는 "어쩌면 훨씬 더" 비쌀 수도 있습니다.
드론이 이 잣대에서 자주 불려 나오는 까닭도 여기 있습니다. CRS의 대드론 입문서(IF11426)에서도 드론은 미군을 상대로 정찰하거나 공격하는 값싼 수단이 될 수 있는 것으로 나옵니다. 드론 방어가 어떤 고리로 이뤄지는지는 대드론 체계: 드론 방어는 왜 장비 하나로 끝나지 않을까에서 먼저 볼 수 있습니다.
한 발 값: 자료마다 다른 기준
비교의 한쪽 끝은 막는 쪽이 한 번 쏠 때 드는 값입니다. CRS R44175에 따르면 미 해군 대공 미사일의 조달 비용은 종류에 따라 한 발에 수십만 달러에서 몇백만 달러입니다. 미사일은 쏘면 탄이 없어지므로, 이 값은 탄 한 발을 사는 값입니다.
영국 국방부의 2025년 11월 발표에도 비슷한 값이 나옵니다. 전통적 미사일 체계는 한 발에 수십만 파운드가 넘는다며 새 레이저의 한 발 10파운드와 나란히 놓았습니다. 다만 두 값에 무엇을 넣어 셌는지는 발표에 적혀 있지 않습니다.
레이저 쪽은 셈이 갈립니다. 레이저 무기는 지향성 에너지 무기(directed-energy weapon, DEW)의 한 갈래이고, 무기로 쓰는 것은 고에너지 레이저(high-energy laser, HEL)입니다. 탄 대신 전기를 쓰기 때문에 "한 발 값"이 무엇을 뜻하는지부터 자료마다 다릅니다.
그래서 같은 "한 발 값"이라는 이름을 달아도 미사일 값과 레이저 값은 기준이 다릅니다. 미사일 값은 탄 자체를 사는 조달 단가입니다. 아래 표의 미 해군 문서 값은 장비를 이미 산 뒤 한 번 쏠 때 더 드는 한계 비용이라, 장비 값이 빠져 있습니다. 두 숫자를 바로 나누면 서로 다른 것을 견주게 됩니다.
| 자료 | 적힌 값 | 무엇을 센 값인가 |
|---|---|---|
| 미 해군 정보 문서(2021년 10월, CRS R44175가 인용) | 빔 출력에 따라 한 발에 약 1달러에서 10달러 미만 | 한계 비용, 곧 되풀이해 드는 비용. 그 상당 부분이 전기를 만드는 연료값 |
| CRS R46925 | 수치 없음 | 전기로 움직이는 고체 레이저의 한 발 비용은 그 발을 쏘는 데 드는 전력의 비용과 같다는 설명 |
| 영국 국방부(2024년) | 보통 한 발에 10파운드 미만 | 레이저를 운용하는 비용. 10초 쏘는 비용이 보통 난방기를 한 시간 쓰는 비용과 같다는 비유 |
| 영국 국방부(2025년 11월) | 한 발에 10파운드 | 셈한 항목은 적혀 있지 않음 |
| 대한민국 정책브리핑(2024년 7월) | 1회 발사에 2000원 | 별도 탄약 없이 전기만 공급되면 운용할 수 있다는 설명. 셈한 항목은 적혀 있지 않음 |
통화는 달러, 파운드, 원으로 다르고 발표한 해도 다릅니다. 같은 영국 정부의 발표도 2024년에는 "보통 10파운드 미만", 2025년에는 "10파운드"로 표현이 다릅니다. 셈한 항목이 같은지 모르는 값을 한 통화로 바꿔 한 줄에 세우면, 같은 것을 잰 것처럼 보이기 쉽습니다.
장비 값과 개발비는 따로 셈한다
한 발 값이 싸다고 해서 레이저 방어 전체가 싸다는 뜻은 아닙니다. 한 발을 쏘려면 먼저 장비를 사야 하고, 그 장비를 만들려면 개발비가 듭니다. 비용은 적어도 세 층으로 나뉩니다.
장비 한 대 값부터 보겠습니다. CRS R44175가 옮긴 미 해군 문서의 추정으로는 60 kW급 레이저 한 대가 적은 수량에서 약 1억 달러입니다. 이 값에는 조건이 붙어 있습니다. 빔 제어와 전투 체계 통합이 비교적 성숙했고, 중간 정도의 생산 속도로 만든다는 가정입니다.
250 kW급은 대당 2억 달러까지로 보았습니다. 이 값에는 레이저, 빔 지향기, 빔 제어, 전력·열 관리, 전투 체계 통합, 설치가 들어가며, 여러 가정에 따른 불확실성이 크다는 단서가 붙어 있습니다.
조달 비용만 놓고 보면 운동·비운동 무기 체계와 레이저 체계는 7천만~1억 5천만 달러로 비교적 비슷합니다. 레이저가 크게 싸지는 것은 그다음, 곧 조달한 뒤의 교전 비용입니다.
교전 비용의 추정 범위는 한 발에 한 자릿수 달러부터 많아야 몇십 달러까지입니다. 예를 들면 60 kW에서 1.15달러, 480 kW에서 추정 9.20달러입니다. "한 발에 몇 달러"라는 말에는 이 "조달한 뒤"라는 조건이 붙어 있습니다.
사업 예산은 또 다른 층입니다. 정책브리핑에 따르면 한국의 레이저대공무기는 2019년 8월에 착수해 871억 원의 예산으로 개발했습니다. 같은 기사의 1회 발사 2000원과는 층이 다른 값입니다.
영국의 레이저 무기 드래곤파이어(DragonFire)는 2024년 영국 정부 발표에서 국방부와 산업계가 함께 1억 파운드를 투자한 결과로 소개되었고, 2017년에는 3,000만 파운드 계약이 있었습니다. 2025년 11월에는 2027년부터 해군에 새 체계를 공급하는 3억 1,600만 파운드 계약과, 이번 의회 임기에 지향성 에너지 무기 일에 거의 10억 파운드를 더 투자한다는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미국에서는 CRS IF11426에 실린 국방부의 2023 회계연도 계획에 대드론 연구개발 적어도 6억 6,800만 달러, 조달 적어도 7,800만 달러가 잡혀 있습니다. 이 값은 레이저만이 아니라 대드론 전체의 예산입니다. CRS R46925의 판단으로는 지향성 에너지 무기가 성공적인 체계를 배치하기까지 기존 운동 에너지 무기보다 초기 투자가 더 들 수 있습니다.
지키는 것의 값도 저울에 오른다
비용 교환비가 불리하면 늘 손해일까요? CRS R44175는 반드시 그렇지는 않다고 봅니다. 상대의 무인기와 대함 미사일이 적다면 불리한 비용 교환비도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수병의 목숨을 지키고 함정의 아주 비싼 손상을 막기 때문입니다.
반대 경우도 있습니다. 무인기와 대함 미사일이 많은 상대와 맞서면, 불리한 비용 교환비는 매우 비싸고 어쩌면 감당하기 어려운 방어 방식이 될 수 있습니다. 공격해 오는 수가 계산을 바꾸는 것입니다.
창고 자물쇠에 견줘 볼 수 있습니다. 도둑이 들고 오는 값싼 공구보다 자물쇠가 훨씬 비싸도, 그 자물쇠가 지키는 것이 창고 전체라면 손해가 아닙니다. 실제 방어는 이보다 복잡합니다. 사람의 목숨은 물건값처럼 셈할 수 없고, 공격이 몇 번 올지도 미리 알 수 없습니다.
같은 셈을 거꾸로 쓰는 쪽
비용 교환비는 막는 쪽만 쓰는 잣대가 아닙니다. 미 국방부는 2023년 8월 28일 Replicator라는 계획을 공개했습니다. CRS 입문서 IF12611에 따르면 첫째 갈래는 모든 영역(all-domain)에서 쓰는 소모 가능한 자율 체계입니다. 소모 가능한(attritable) 체계란 값이 비교적 싸서, 잃을 위험을 더 크게 받아들이는 체계를 말합니다.
이 계획이 내건 의도 가운데 하나가 상대에게 불리한 비용 교환비를 만드는 것입니다. 상대가 막으려면 그 체계보다 훨씬 비싼 요격 미사일 같은 수단을 써야 하는 상황을 만든다는 뜻입니다. 값싼 무인기 여러 대를 함께 쓰는 생각은 드론 군집에서 더 볼 수 있습니다.
같은 계획의 둘째 갈래는 2024년 9월 국방장관 메모로 소형 무인기 대응에 집중하기로 했습니다. 한쪽에서는 값싼 무인기를 늘리고, 다른 쪽에서는 그런 무인기를 막을 수단을 찾는 셈입니다. 국방부는 이 계획에 2023 회계연도 3억 달러 재배정을 요청했고, 2024 회계연도 예산에서 2억 달러를 받았으며, 2025 회계연도에 5억 달러를 요청했습니다. 이 값은 계획 전체의 예산이고, 전체 비용에 대한 공개 정보는 적습니다.
비교할 때 빠지기 쉬운 함정
공개 자료를 겹쳐 보면 비용을 견줄 때 자주 빠지는 함정이 보입니다.
- 층을 섞는다. 한 발 값을 장비 한 대 값이나 개발 예산과 한 줄에 놓습니다.
- 셈한 항목이 다르다. 미사일 값은 탄을 사는 조달 단가이고, 미 해군 문서의 레이저 값은 연료가 큰 몫인 한계 비용입니다. 영국과 한국 발표는 무엇을 넣었는지 적지 않았습니다. 같은 CRS R44175 안에서도 해군 문서를 옮긴 레이저 값이 "10달러 미만"과 "많아야 몇십 달러"로 달리 나옵니다.
- 통화와 해가 다르다. 환율과 물가를 맞춘다고 해도 셈한 항목까지 같아지지는 않습니다.
- 한 발로 끝난다고 가정한다. 지향성 에너지 무기는 한 발 비용이 낮을 수 있어도, 비·안개·차폐물 같은 대기 조건과 크기·무게·전력·냉각 요건 때문에 사거리와 빔 품질이 제한되어 효과가 줄 수 있습니다. CRS R46925가 짚은 점입니다.
- 이른 추정을 확정값으로 읽는다. 함정 레이저 무기에는 견줄 앞선 정식 사업이 없고, 주요 부품의 산업 기반도 생산 능력 면에서 아직 성숙하지 않았습니다. 미 해군 문서가 비용 추정에 붙인 단서입니다.
격추당 비용 같은 지표는 앞으로 다듬을 일로 남아 있습니다. 레이저 무기만의 몫으로 돌릴 의미 있는 값을 매기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것이 해군 문서의 판단입니다. CRS R46925에는 의회가 여러 지향성 에너지 무기의 기술 성숙도와 수명 주기 비용 추정을 따로 평가하게 하는 방안도 실려 있습니다.
레이저가 어떤 점에서 유리하고 어디서 막히는지는 레이저 무기의 장점과 한계에서, 레이저와 요격 미사일, 방공포가 일을 어떻게 나누는지는 레이저, 요격미사일, 방공포: 서로 어떤 역할을 나눌까에서 이어집니다.
다음에 읽을 글
- 레이저 무기 기사 읽는 법: "kW급", "사거리", "한 발 비용": 기사 속 "한 발 비용"을 조건과 함께 읽는 법을 봅니다.
- 레이저, 요격미사일, 방공포: 서로 어떤 역할을 나눌까: 비용, 탄 수, 날씨, 크기·무게·전력으로 세 수단을 나란히 놓습니다.
- 레이저 무기의 장점과 한계: 한 발 비용이 무엇을 빼고 센 값인지 다시 짚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