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물속에 잠긴 잠수함 안의 미사일은 어떻게 하늘로 나갈까요? 물속에서 로켓 엔진을 켜면 될 것 같지만, 처음 이 일을 해낸 미국의 Polaris 미사일은 그렇게 하지 않았습니다.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ubmarine-launched ballistic missile, SLBM)은 이름에 답의 절반이 들어 있습니다. 이 글은 그 이름을 조각내 읽고, 같은 잠수함에서 쏘는 순항미사일과 무엇이 다른지, 물속에서 어떤 순서로 출발하는지를 살핍니다. 끝으로 첫 SLBM부터 지금 세대까지, 그리고 정부 문서가 이 무기를 바다 밑에 두는 까닭으로 무엇을 드는지 봅니다.
이름을 풀어 보면
SLBM은 세 조각으로 나뉩니다. "잠수함에서 발사하는(Submarine-Launched)"은 출발하는 곳이고, "탄도(Ballistic)"는 나는 법이며, "미사일(Missile)"은 그것이 유도 무기라는 뜻입니다.
미 의회조사국(CRS)의 국방 입문 자료는 SLBM을 3축의 한 갈래로 소개합니다. 미국은 1960년대 초부터 전략 핵 운반 수단의 "3축(triad)"을 유지해 왔습니다. 지상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전략 핵잠수함(SSBN)에 실린 SLBM, 그리고 장거리 중폭격기입니다.
그래서 SLBM과 SSBN은 짝으로 기억하면 편합니다. SSBN은 배이고, SLBM은 그 배에 실린 미사일입니다.
탄도미사일과 순항미사일은 나는 법이 다르다
이름의 가운데 조각인 "탄도"가 무엇인지부터 보겠습니다. 탄도미사일은 처음의 추진 비행 단계가 끝나면 대기권을 벗어나 추진 없는 궤적을 따라가다가, 미리 정한 곳을 향해 대기권으로 다시 들어옵니다. 엔진은 처음에만 일하고, 그 뒤의 긴 길은 엔진 없이 지나갑니다.
유도도 이 나눔을 따릅니다. 전통적인 탄도미사일은 추진 비행 중에는 유도되고, 엔진이 꺼진 자유 비행 중에는 유도되지 않습니다.
순항미사일은 반대입니다. 계속 추진되면서 지구 대기권 안을 나는 유도 무기이고, 처음 발사로 정해지는 활 모양 길을 따르지 않습니다.
공 던지기에 빗대면 탄도미사일은 손을 떠난 공에 가깝고, 순항미사일은 끝까지 날갯짓하는 새에 가깝습니다. 실제로는 다릅니다. 탄도미사일은 대기권 밖까지 올라갔다가 다시 들어오고, 그 길에는 사람이 던진 공과 견줄 수 없는 높이와 거리가 걸려 있습니다.
잠수함에서 쏜다고 모두 SLBM은 아니다
잠수함에서 나가는 미사일이 모두 SLBM일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이름을 정하는 것은 출발하는 곳만이 아니라 나는 법이기 때문입니다.
대표적인 예가 Tomahawk입니다. CRS의 정밀유도무기 입문 자료는 Tomahawk를 장거리 순항미사일로 소개하고, 잠수함(UGM-109)과 수상함(RGM-109)에서 발사하도록 설계되었다고 적습니다. Tomahawk는 소리보다 느리게 나는 아음속 순항미사일입니다. 같은 잠수함에서 쏘아도 대기권 안에서 계속 추진하며 날아가니, 탄도 비행을 하는 SLBM과는 나는 법이 다릅니다.
잠수함과 순항미사일의 인연은 더 오래되었습니다.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뒤 시험용 Loon 순항미사일이 잠수함 갑판에서 날아올랐습니다. 이어 미 해군의 첫 실전 순항미사일인 Regulus I이 1955년에 배치되었습니다.
잠수함의 이름표도 비슷하게 갈립니다. 영국 정부의 핵 억제 안내서는 지금의 Astute급을 핵추진이면서 재래식 무장을 한 공격 잠수함으로 소개하고, 이 잠수함이 탄도미사일 잠수함(SSBN)을 지킨다고 적습니다. 같은 핵추진 잠수함이라도 맡은 일과 싣는 무기에 따라 이름이 다릅니다.
물속에서 출발하는 순서
이제 처음의 물음으로 돌아가겠습니다. 물속 발사에는 땅 위 발사와 아주 다른 기술이 필요했습니다. Polaris를 만든 Lockheed Martin의 역사 글에 따르면 압축 공기 흐름이 미사일을 잠수함에서 밀어냈고, 1단 엔진은 잠수함에서 안전한 거리에 이르렀을 때에만 점화되었습니다.
미사일은 물 위로 빠져나오도록 설계되었고, 그때부터 내부 유도 체계가 작동했습니다. 영국 공군 박물관의 Polaris 설명도 순서가 같습니다. 미사일마다 잠수함 안의 저마다의 발사관에 들어 있었고, 가스와 증기가 미사일을 밀어 올렸으며, 물에서 벗어난 뒤에 1단 모터에 불이 붙었습니다.
박물관은 이 장면을 장난감 딱총에서 코르크 마개가 튀어 나가는 모습에 빗댑니다. 실제로는 다릅니다. 코르크는 튀어 나간 뒤 그대로 떨어지지만, 미사일은 물을 벗어난 다음 자기 엔진을 켜고 날아갑니다.
먼저 바깥 힘으로 밀어내고 나중에 점화하는 이런 방식을 흔히 콜드런칭(cold launch)이라고 부릅니다. 함정과 지상 사일로의 예까지 함께 보려면 콜드런칭: 왜 불꽃 없이 먼저 튀어나올까로 이어 읽으면 됩니다.
첫 SLBM에서 오늘까지
1960년 7월 20일, 미 해군 잠수함 USS George Washington에서 UGM-27 Polaris 함대 탄도미사일이 처음으로 성공적으로 발사되었습니다. 잠수함도 물속에서 전략 무기를 쏠 수 있다는 것을 보인 발사였고, 물속 발사 능력을 처음 들여온 미사일은 Polaris A1이었습니다.
같은 무렵 해군의 무게중심도 옮겨 갔습니다. Regulus I은 1960년대 초 고체 연료 Polaris SLBM으로 바뀌었습니다. 1950년대 말과 1960년대에 탄도미사일이 핵 억제의 주된 체계로서 순항미사일을 대체로 밀어냈지만, 순항미사일이 아주 사라지지는 않았습니다.
그 뒤 세대는 이렇게 이어졌습니다. Poseidon이 1971년에 Polaris의 뒤를 이었고, 1979년에는 Trident 계열의 첫 미사일이 Poseidon을 대신했습니다. Lockheed Martin은 이 사업이 그 뒤 60년 동안 SLBM 여섯 세대를 설계하고 납품했다고 밝힙니다.
| 해 | 일 | 근거 |
|---|---|---|
| 1955 | Regulus I 순항미사일 배치 | 국립항공우주박물관 |
| 1960 | Polaris 첫 잠수함 발사 성공 | Lockheed Martin |
| 1960년대 초 | Regulus I이 Polaris SLBM으로 바뀜 | 국립항공우주박물관 |
| 1971 | Poseidon이 Polaris의 뒤를 이음 | Lockheed Martin |
| 1979 | Trident 계열 첫 미사일 | Lockheed Martin |
지금은 어떨까요? CRS는 미국이 Trident(Ohio급) SSBN 14척을 두고 있고, 이 잠수함들이 D-5 SLBM을 싣는다고 적습니다. 해군은 새 Columbia급 잠수함 12척을 조달하고 있습니다. 첫 함은 2031 회계연도에 초계를 시작할 예정이었지만, 해군은 늦어진다고 밝혔습니다.
영국도 SLBM을 씁니다. 영국 정부는 1969년 4월부터 탄도미사일 잠수함이 바다를 초계해 왔다고 설명합니다. 마지막 공중 발사 핵무기가 1998년에 물러난 뒤로는 잠수함에서 쏘는 Trident 미사일이 영국의 유일한 핵 운반 체계입니다. 지금의 Vanguard급은 1994년에 취역해 Trident II D5를 싣고, 2030년대에 Dreadnought급이 그 자리를 이어받습니다.
왜 바다 밑에 두나: 정부 문서가 드는 까닭
핵 운반 수단의 한 갈래를 땅 위가 아닌 바다 밑에 두는 까닭은 무엇일까요? CRS가 인용한 미국의 2010년 핵태세검토보고서(NPR)는 SSBN과 거기 실린 SLBM이 미국 핵 3축 가운데 "가장 생존성이 높은 축"이라고 평가했습니다. ICBM과 SLBM이 방공망에 취약하지 않다는 점도 함께 들었습니다.
생존성이라는 말은 이 무기의 출발점과 닿아 있습니다. Lockheed Martin의 기념 글은 1955년 미 해군 참모총장이 기습 공격을 받고도 살아남을 수 있는 핵 억제력을 개발하는 일을 맡겼다고 씁니다. 다만 NPR의 평가는 미국 정부가 자국 전력을 두고 내린 판단입니다. 다른 나라의 SLBM이나 특정 상황에 그대로 옮겨 적용할 수 있는 결론으로 읽으면 안 됩니다.
3축의 나머지 하나는 성격이 다릅니다. 폭격기는 ICBM·SLBM과 달리 눈에 보이게 앞으로 배치할 수 있다는 것이 그 보고서의 설명입니다.
이름 하나를 조각내 읽는 습관은 다른 무기 뉴스에도 쓸모가 있습니다. 레이저 무기 보도의 표현을 가려 읽는 법은 레이저 무기 기사 읽는 법에서 다룹니다.
다음에 읽을 글
- 콜드런칭: 왜 불꽃 없이 먼저 튀어나올까: 먼저 밀어내고 나중에 점화하는 방식을 잠수함·함정·지상 사일로의 예로 봅니다.
- 탄도미사일: 왜 높이 올라갔다가 내려올까: 탄도 비행의 단계를 더 자세히 봅니다.
- 순항미사일: 비행기와 무엇이 비슷할까: 대기권 안에서 계속 추진하는 미사일을 따로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