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학교 운동장에서 날리는 모형 로켓과 사람을 달로 보내는 발사체는 크기가 전혀 다르지만, 나아가는 방식은 같습니다. 몸 안에 실은 추진제를 태워 뒤로 내뿜고, 그 반동으로 앞으로 갑니다. 갈림길은 그 추진제가 어떤 꼴로 실려 있느냐입니다. 통 안에 굳힌 덩어리일까요, 탱크에 담긴 액체일까요?
이 차이는 교과서의 분류로 끝나지 않습니다. 추진제가 고체냐 액체냐에 따라 엔진을 껐다가 다시 켤 수 있는지, 몇 년씩 보관할 수 있는지, 얼마나 빨리 쓸 수 있는 상태가 되는지가 달라집니다.
로켓은 왜 공기가 없어도 날까
로켓은 추진제를 태워 생긴 연소 생성물을 엔진 밖으로 내보내 추력을 얻습니다. 추진제는 연료와 산화제를 합친 것입니다. 연료가 타려면 산소가 있어야 하는데, 로켓은 산소를 내주는 물질인 산화제를 처음부터 함께 싣고 다닙니다.
그래서 로켓은 공기가 없는 우주에서도 작동합니다. 제트 엔진은 사정이 다릅니다. 바깥 공기를 빨아들여 연료를 태우는 공기 흡입식(air-breather)이라 우주에서는 작동하지 못하고, 제트기가 올라갈 수 있는 고도에도 한계가 생깁니다.
뜨거운 배기가스는 엔진 끝의 노즐을 지나며 더 빨라집니다. 가스를 뒤로 밀어낸 만큼 로켓은 앞으로 밀립니다. 뉴턴의 운동 제3법칙, 작용과 반작용입니다. 여기까지는 고체든 액체든 같고, 다른 것은 연료와 산화제를 담아 두는 방법입니다.
고체 로켓: 통 안에 굳혀 넣은 추진제
고체 로켓은 연료와 산화제를 미리 섞어 고체 추진제로 만들고, 이것을 원통 안에 채웁니다. 원통 가운데를 지나는 구멍이 연소실 노릇을 합니다. 불을 붙이면 추진제 표면에서 연소가 일어나고, 불꽃 면이 추진제 속으로 타 들어갑니다.
구조는 단순합니다. 추진제를 채운 케이스나 관이 몸체의 거의 전부입니다. 타는 추진제의 열이 얇은 금속 케이스를 녹일 수 있어서 케이스 안쪽 벽은 단열합니다. 내보내는 가스의 양은 불꽃 면의 넓이에 달려 있고, 설계자는 가운데 구멍의 모양으로 추력이 시간에 따라 어떻게 바뀔지를 정합니다.
크게 만들어도 이 틀은 같습니다. NASA 교육 자료는 우주왕복선의 고체 로켓 부스터를 한쪽 끝이 막히고 다른 끝에 구멍이 뚫린, 추진제를 채운 아주 큰 관이었다고 소개합니다. 고체 로켓 엔진은 공대공·공대지 미사일, 모형 로켓, 위성 발사체의 부스터에 쓰입니다.
액체 로켓: 탱크 둘과 펌프
액체 로켓은 연료와 산화제를 따로 담습니다. 보통 몸체 안에 큰 탱크 두 개가 있어 하나에는 연료가, 다른 하나에는 산화제가 듭니다. 엔진을 켜면 고속 펌프가 두 액체를 연소실로 밀어 넣고, 둘은 그 안에서 섞여 탑니다.
연소는 높은 온도와 압력의 배기가스를 많이 만들고, 이 가스가 노즐로 빠져나갑니다. 액체 로켓은 20세기에 나온 발명이고 고체 로켓보다 훨씬 복잡합니다. NASA 글렌 연구센터의 교육 자료도 연료와 산화제를 불꽃이 꺼지지 않게 섞고 태우는 세부는 "매우 복잡하다"고 적었습니다.
그래도 쓰인 곳은 넓습니다. 우주왕복선, 위성을 궤도에 올리는 많은 무인 로켓, 제2차 세계대전 뒤의 여러 고속 연구 항공기가 액체 로켓 엔진을 썼습니다.
무엇이 달라지나: 제어, 저장, 준비
가장 큰 차이는 불을 다루는 방법입니다. 액체 로켓은 연소실로 들어가는 흐름을 조절해 추력을 바꿀 수 있고, 엔진을 멈췄다가 나중에 다시 켤 수도 있습니다. 고체 로켓은 한번 불이 붙으면 멈추기가 매우 어렵고 추력 조절도 제한됩니다.
가스레인지와 양초를 떠올리면 그림이 잡힙니다. 가스레인지는 밸브를 돌려 불꽃을 키우고 줄이고 끌 수 있지만, 양초는 불을 붙인 뒤 할 수 있는 일이 많지 않습니다. 실제로는 다른 점도 있습니다. 두 로켓 모두 산화제를 싣고 있어 바깥 공기가 필요 없고, 고체 로켓은 추력이 바뀌는 모양을 구멍 모양으로 미리 정해 둡니다.
액체 쪽의 장점에는 값이 따릅니다. 액체 로켓의 엔진은 매우 복잡하고 고장이 날 수 있으며, 비슷한 고체 로켓보다 구조 질량도 큽니다. 타는 시간도 다릅니다. 미 국립연구회의(NRC) 보고서는 고체 추진제 로켓 모터의 연소 시간이 액체 연료 모터보다 크게 짧다고 설명합니다.
미사일에서는 저장과 준비가 큰 몫을 합니다. 2005년 미 의회조사국(CRS) 보고서는 고체 추진제가 저장하기 더 안전하고, 액체 추진제를 채운 미사일보다 쓸 수 있는 상태로 만들기 쉽고 빨라서 대체로 선호된다고 적었습니다. 고체 추진제 미사일은 액체 추진제 미사일과 달리 몇 년씩 저장해 둘 수 있고 정비가 덜 든다는 설명도 같은 문서에 있습니다.
그렇다고 한쪽이 언제나 낫다는 뜻은 아닙니다. 조절할 수 있는 액체와 단순한 고체는 잘하는 일이 다르고, 그래서 둘을 한 발사체에 함께 싣기도 합니다.
둘을 함께 쓰는 발사체
두 방식을 함께 쓰는 대표적인 방법이 병렬 단 분리입니다. 가운데 로켓 옆에 작은 1단 로켓 여러 개를 묶고, 발사 때 모든 엔진에 함께 불을 붙입니다. 묶은 로켓의 추진제가 다 타면 그 로켓은 버립니다. 가운데 로켓은 계속 탑니다.
우주왕복선이 이 방식을 썼습니다. 타이탄 III는 액체 추진 2단 로켓인 타이탄 II를 가운데에 두고, 발사 때 고체 로켓 두 개를 옆에 묶었습니다.
NASA의 새 발사체 SLS의 첫 형태인 블록 1도 같은 짝을 씁니다. 5분절 고체 로켓 부스터 두 개와, 액체 추진제를 쓰는 RS-25 엔진 네 개가 함께 일합니다. NASA는 두 부스터가 발사 때 SLS 전체 추력의 75% 넘게를 낸다고 밝혔습니다. 로켓이 왜 단을 나누는지는 「ICBM: 대륙간탄도미사일과 우주발사체의 공통점」으로 이어집니다.
레이저와 맞닿는 점: 에너지를 싣고 다니는 짐
로켓이 공기 없이 나는 것은 연료와 산화제를 모두 싣고 다니기 때문입니다. 그 대신 화학 물질을 만들고 담고 옮기는 일이 늘 따라옵니다. 고체냐 액체냐는 그 짐을 어떤 꼴로 질지의 선택이기도 합니다.
레이저 무기에도 비슷한 갈림길이 있었습니다. 2018년 CRS 보고서는 화학 레이저가 큰 군수 부담을 지고 위험한 화학 물질을 쓰는 반면, 고체 레이저는 더 작고 전기만 있으면 작동하지만 무기급에서는 열이 많이 난다고 정리했습니다.
화학 물질의 짐을 덜어 낸 대신 열 관리(thermal management)라는 과제가 커진 셈입니다. 화학 레이저에서 전기 레이저로 넘어간 과정은 레이저 무기의 역사에 정리돼 있습니다.
다음에 읽을 글
- 콜드런칭: 왜 불꽃 없이 먼저 튀어나올까: 로켓 모터를 켜기 전에 미사일을 먼저 밀어내는 방식을 봅니다.
- 탄도미사일: 왜 높이 올라갔다가 내려올까: 로켓 엔진이 꺼진 뒤 미사일이 그리는 길을 봅니다.
- 냉각과 열 관리: 빛이 되지 못한 열은 어디로 가나: 전기로 쏘는 레이저가 남은 열을 어떻게 다루는지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