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미 해군 구축함(destroyer)에는 미사일을 세워 넣는 칸이 90개, 많게는 96개 있습니다. 그런데 갑판 위에는 여전히 포가 한 문 서 있습니다. 미사일이 이렇게 많은데 포는 왜 아직 남아 있을까요?

함포(naval gun)는 화약의 힘으로 포탄을 쏘는 군함의 포입니다. 이 글은 포가 포탄을 내보내는 기본 원리에서 출발해, 나무배와 철갑선 시대의 포, 미사일이 주인공이 된 뒤의 변화를 따라갑니다. 마지막으로 미 의회조사국(CRS) 보고서가 짚은 탄약고와 비용 문제로 포가 남은 까닭을 보고, 레이저 무기와 어디서 만나는지 살펴봅니다.

포는 어떻게 포탄을 내보내나

보통의 포는 화학 추진제, 곧 화약 장약의 힘으로 포탄을 쏩니다. 전기로 쏘는 레일건과 갈리는 지점이 여기입니다.

포탄이 앞으로 날아가면 포는 뒤로 밀립니다. 이것이 반동입니다. 대포가 쏘아 포탄이 움직이는 것을 작용이라 하면, 포가 뒤로 물러나는 것은 반작용입니다. NASA의 로켓 교육 자료가 작용·반작용을 설명할 때 바로 이 대포를 예로 듭니다.

또 하나는 포신 안쪽의 홈입니다. 총이나 포의 몸통 안에 나선 홈을 낸 것을 강선(rifling)이라 하고, 홈이 없는 것을 활강포(smoothbore)라 합니다.

미 국립공원청은 독립전쟁 때의 강선 소총을 두고, 총열의 홈이 총알을 돌게 해서 사거리와 정확도를 높이도록 만든 것이라고 설명합니다. 그런 소총에도 단점이 있었습니다. 만들기 비쌌고, 다시 장전하는 데 1분 가까이 걸렸습니다.

두 칸으로 된 개념 그림. 왼쪽 칸은 포신과 포탄을 옆에서 본 모습으로, 포탄은 앞으로 나가고(작용) 포는 뒤로 밀린다(반작용)는 화살표가 있다. 오른쪽 칸은 안쪽에 비스듬한 홈이 난 포신과 회전하며 나가는 포탄을 그렸고, 홈이 없는 활강포와 홈이 발사체를 돌려 무작위로 흩어지는 것을 줄이는 강선포를 견주는 설명이 있다. 치수와 값이 없는 개념 그림이라는 메모가 있다
포의 두 가지 기본: 포탄이 앞으로 나가면 포는 뒤로 밀리고, 포신 안의 나선 홈(강선)은 발사체를 돌립니다 (도표)(도표)

비유하자면 미식축구공을 돌려 던지면 덜 흔들리며 날아가는 것과 비슷합니다. 실제로는 다릅니다. 사람 손이 아니라 포신 안의 홈이 발사체를 돌리고, 그 홈을 내고 다루는 데에는 값과 시간이 듭니다. 함포에서도 강선은 포탄이 제멋대로 흩어지는 것을 줄여 줍니다.

장전 방식도 포의 발전을 가른 갈래입니다. 포신 뒤쪽으로 탄을 넣는 후장식(breech-loading) 대포는 사격을 빠르게 한 발전으로 꼽힙니다.

나무배에서 철갑선과 전함으로

1862년에 가라앉은 미 해군 포함 USS 카이로(Cairo)를 보면 그 시절 함포의 모습이 드러납니다. 급히 지은 이 배와 같은 급의 포함들은 구할 수 있는 무장을 닥치는 대로 달았습니다. 카이로가 가라앉을 때 실은 큰 포 13문은 8인치 활강포 3문, 42파운드 강선포 3문, 32파운드 활강포 6문, 30파운드 강선포 1문이었습니다. 활강포와 강선포가 한 배에 섞여 있던 셈입니다.

빅스버그 국립군사공원에 놓인 32파운드 활강포는 통짜 쇠공을 쏘았습니다. 이 포 하나를 장전하고 움직이고 쏘는 데 11명이 필요했습니다.

같은 해에 더 큰 변화가 있었습니다. 1862년 1월 30일 진수한 USS 모니터(Monitor)는 북군 해군의 첫 철갑 군함이었고, 돛대와 돛 없이 증기로만 움직인 첫 미국 군함이었습니다. 가장 새로운 점은 회전 포탑이었습니다. 돌아가는 포탑 안에 11인치 달그렌(Dahlgren) 활강포 2문을 넣었습니다.

모니터는 두 달이 채 안 되어 남군 철갑선 버지니아와 햄프턴 로즈에서 맞붙었습니다. 미 해양대기청(NOAA)은 두 배 모두 큰 피해가 없었지만, 이 싸움이 철로 만든 배끼리 처음 맞붙은 해전이었고 나무 군함 시대의 끝을 알렸다고 설명합니다.

19세기를 지나며 포가 더 멀리 쏘게 되자 새 문제가 생겼습니다. 포탄이 오래 날수록 표적이 움직일 시간이 늘고 바람의 영향도 커졌습니다.

미 해군의 사격통제는 40년 넘게 기계식 아날로그 계산기에 기댔습니다. 이 계산기들이 큰 함포를 겨누고 포탄의 신관 시간을 맞췄습니다. 그 연결 고리는 사격통제체계 글에서 더 볼 수 있습니다.

그 계산기가 겨눈 큰 포의 주인은 전함(battleship)이었습니다. 2차 대전 무렵 순양함과 전함 주포의 사격통제는 대부분 이런 기계식 계산기가 맡았습니다. 미국 국립학술원(National Academies) 위원회 보고서는 2차 대전 전의 미 해군을 '전함 해군'이라 부르고, 전쟁 뒤의 해군을 항공모함과 핵추진 공격 잠수함 중심의 해군으로 나눕니다.

미사일이 주인공이 된 뒤

함포를 겨누던 기계식 계산기는 1950년대에 물러났습니다. 그 무렵에는 포를 단 순양함을 미사일 순양함으로 고치는 공사도 있었습니다. 2차 대전 때의 중순양함 시카고는 1959년 7월 샌프란시스코 해군 조선소에 들어가 유도미사일 순양함으로 바뀌는 공사를 시작했습니다. 공사를 마친 배에는 앞뒤에 장거리 탈로스(Talos) 미사일, 가운데에 단거리 타타르(Tartar) 미사일이 실렸습니다.

큰 포를 단 전함은 한 번 더 돌아왔습니다. 미 해군은 1980년대에 2차 대전 때 지은 아이오와(BB-61)급 전함 4척을 다시 꺼내 현대화했습니다. 미주리, 뉴저지, 위스콘신, 아이오와입니다.

이 배들은 1982~1988년에 다시 취역했고, 해군은 여기에 토마호크 미사일도 달았습니다. 큰 포와 순항미사일을 한 배에 함께 실은 것입니다.

전함들은 1990~1992년에 다시 퇴역했습니다. CRS는 이 퇴역으로 해군이 대구경 함포 사격 능력을 잃었다고 적었습니다.

가로 연표 도표. 1862년 회전 포탑에 11인치 활강포 2문을 단 USS 모니터, 1959년 2차 대전 때의 중순양함이 유도미사일 순양함으로 바뀌는 공사 시작, 1982~1992년 아이오와급 전함 4척의 복귀(1982~1988)와 퇴역(1990~1992), 2016년 새 155 mm 포 AGS용 LRLAP 포탄 구매를 멈췄다는 보도, 2022 회계연도 예산안의 함포 발사 유도 포탄 작업 중단이 적혀 있다. 간격은 축척이 아니다
함포 이야기의 몇 장면. 미국의 예이며, 연도는 미 해양대기청(NOAA)·IEEE ETHW·미 의회조사국 자료에 있는 것만 옮겼습니다 (도표)(도표)

그래도 포가 남은 이유

오늘날 미 해군 순양함은 5인치 포를 2문, 알레이 버크(DDG-51)급 구축함은 1문 답니다. 이 5인치 포의 형식 이름은 Mark 45입니다. 미사일 칸과 견주면 차이가 큽니다. 순양함의 미사일 칸은 122개, 구축함은 90개 또는 96개이고, 이 칸들은 수직발사체계(vertical launch system, VLS)에 모여 있습니다.

막대와 원으로 견준 도표. 위쪽은 미사일 칸(VLS) 수로 순양함 122개, 알레이 버크(DDG-51)급 구축함 90개 또는 96개이고, 항해 중에는 칸을 다시 채울 수 없으며 일부 칸은 대공 미사일이 아닌 다른 무기를 담는다는 설명이 있다. 아래쪽은 5인치 포 수로 순양함 2문, 구축함 1문이다
미 해군 순양함과 구축함의 미사일 칸과 5인치 포. 막대는 칸의 수이지 실은 미사일의 수가 아닙니다 (도표)(도표)

포가 맡아 온 일 하나는 해안 지원입니다. 함포 지원 사격(naval surface fire support, NSFS)은 해안에서 작전하는 아군을 함포로 돕는 일입니다. 줌왈트급 구축함과 레일건도 처음에는 이 일을 바라보고 시작한 사업이었습니다.

포가 받는 또 다른 물음은 탄의 수와 값입니다. CRS는 수상함이 무인기와 대함 미사일을 막을 때 부딪히는 큰 한계 두 가지로 얕은 탄약고 깊이(depth of magazine)와 나쁜 비용 교환비를 꼽았습니다. 미사일 칸은 항해 중에 다시 채울 수 없습니다.

대공 미사일과 근접방어무기체계 탄을 다 쓰면 배는 싸움에서 빠져, 수백 마일 떨어질 수도 있는 안전한 재보급 장소까지 가야 할 수 있습니다. 해군 대공 미사일 한 발의 조달 비용은 종류에 따라 수십만 달러에서 수백만 달러입니다.

CRS는 이 두 한계를 크게 낮출 가능성이 있는 후보로 레이저·레일건과 함께 포에서 쏘는 유도 포탄을 꼽았습니다. 해군은 레일건용으로 만들던 유도 발사체를 5인치 함포와 155 mm 포 같은 화약포로도 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됐고, 이 개념을 함포 발사 유도 포탄(gun-launched guided projectile, GLGP)이라 불렀습니다. 이런 발사체는 탄약고에 많이 실을 수 있고, 2018년 추정 단가는 보도된 바로 약 8만 5,000달러였습니다. 쏠 포가 이미 순양함과 구축함에 달려 있다는 점도 잠재적 이점으로 꼽혔습니다.

가장 가까운 거리를 맡는 포도 있습니다. 팰렁스 근접방어무기체계는 사실상 레이다로 조종하는 개틀링포입니다. 미사일 시대에 포가 어떤 자리를 맡는지는 방공포 글에서도 이어집니다.

이 유도 포탄 사업은 다음 절에서 보듯 멈췄습니다. 그래도 5인치 포 자체는 순양함과 구축함에 그대로 달려 있습니다. 해안 지원이라는 오래된 일, 미사일보다 싼 탄으로 탄약고를 늘려 보려는 시도, 가장 가까운 거리의 방어가 미사일 시대에 포가 놓인 자리입니다.

새 포와 새 포탄이 부딪힌 벽

새 포를 만드는 일은 쉽지 않았습니다. 줌왈트(DDG-1000)급 구축함은 전함이 퇴역하며 잃은 대구경 함포 능력을 대신하려던 배입니다. 처음에는 함포 지원 사격과 연안 작전에 무게를 둔 배로, 새로 설계한 155 mm 포인 첨단 함포 체계(Advanced Gun System, AGS) 2문을 달았습니다. 이 포는 로켓의 도움을 받는 유도 포탄 LRLAP을 쏠 계획이었습니다.

2016년 11월, 한 발 예상 단가가 적어도 80만 달러로 올라 해군이 LRLAP을 더 사들이지 않기로 했다는 보도가 나왔습니다. 이듬해 12월에는 이 배들의 임무 무게가 함포 지원에서 미사일로 수상 표적을 치는 쪽으로 옮겨진다는 보도가 이어졌습니다. 2024년 말 CRS 보고서는 해군이 배마다 AGS 하나와 그 갑판 아래 장비를 떼고, 그 자리에 극초음속 미사일을 쏠 큰 지름의 수직 발사관을 넣을 계획이라고 적었습니다.

유도 포탄도 멈췄습니다. 해군의 2022 회계연도 예산안은 레일건과 GLGP 사업의 추가 작업을 멈추자고 했고 연구개발 예산을 요청하지 않았습니다. 기존 포에서 쏜다는 장점이 있었지만, 실제로 배치하려면 그 함정들의 전투 체계와 GLGP를 통합하는 일도 남아 있었습니다.

레이저와 맞닿는 점: 탄이 떨어지지 않는 무기

탄약고 깊이와 한 발 비용은 레이저 무기 이야기에서도 그대로 나옵니다. 같은 CRS 보고서에서 함정용 고체 레이저는 함정 전력으로 움직여, 레이저가 작동하고 전기를 만들 연료가 있는 한 되풀이해 쏠 수 있는 무기로 나옵니다. 한 발의 추가 비용은 빔 출력에 따라 1달러에서 10달러 미만으로 추정됩니다.

다만 레이저는 보이는 곳까지만 쏠 수 있고, 대기의 흡수·산란·난류 때문에 어떤 날씨에서나 쓰는 무기가 되지는 못합니다.

포와 레이저는 "더 많이, 더 싸게 막을 수 있는가"라는 같은 물음에 다른 방식으로 답하려는 시도입니다. 포는 미사일보다 싼 탄을 많이 싣는 쪽이고, 레이저는 탄 대신 전기를 쓰는 쪽입니다. 세 무기가 역할을 어떻게 나누는지는 레이저, 요격미사일, 방공포에서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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