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병이 쏜 포탄은 포구를 떠나는 순간 사람 손을 벗어납니다. 그 뒤로는 쏠 때 정한 각도와 화약의 힘, 그리고 바람과 공기가 길을 정합니다. 날아가는 도중에 "조금 왼쪽"이라고 말해 줄 방법은 없었습니다.

그 포탄에 작은 방향타와 길잡이를 단다면 어떨까요? 유도 포탄은 이 물음에서 나왔습니다. 처음에는 표적 위의 빛 한 점을 따라갔고, 다음에는 위성 신호로 자기 위치를 셈했고, 나중에는 포탄은 그대로 두고 신관만 바꾸는 방법이 나왔습니다. 그 흐름과 어려움을 차례로 봅니다.

쏘고 나면 손을 떠나는 탄

보통 포탄은 포신을 떠나면 길이 정해집니다. 2008년 미 육군 기사에서 한 현장 포대장은 대체로 표적에서 멀수록 사격이 덜 정확해지고, 보통 포탄은 처음 몇 발이 표적에 맞지 않을 수 있어 조정이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몇 발을 쏘아 보고 떨어진 자리를 보며 고쳐 나가는 셈입니다.

유도 탄은 여기서 갈립니다. 미 의회조사국(CRS)의 입문 자료는 일부 포탄·로켓 같은 무유도 탄과 달리, 유도 탄은 비행 궤적을 바꿔 표적 오차나 날씨 같은 문제를 바로잡고 맞힐 확률을 높일 수 있다고 정리합니다. 정밀유도무기(precision-guided munition, PGM)가 쓰는 부품으로는 관성 측정 장치(inertial measurement unit, IMU), GPS 수신기, 레이저(laser) 탐색기, 밀리미터파 레이다 탐색기가 꼽힙니다.

위아래 두 칸으로 된 개념 그림. 위 칸의 무유도 포탄은 포에서 나온 뒤 정해진 곡선을 따라 날고, 여러 발이 땅에 흩어져 떨어진다. 아래 칸의 유도 포탄은 원래 곡선(점선)에서 비행 중 두 번 작게 길을 고쳐 정해 둔 한 점으로 간다. 축척·거리·정확도 값이 없다는 메모가 있다
무유도 포탄은 포를 떠나면 길이 정해지고, 유도 포탄은 날면서 길을 고칩니다 (도표)(도표)

던진 공과 원격으로 조종하는 장난감 비행기를 떠올리면 차이가 보입니다. 던진 공은 손을 떠난 뒤 고칠 수 없지만, 장난감 비행기는 날면서 방향을 바꿉니다. 실제 유도 포탄은 사람이 조종하지 않고, 탄 안의 장치가 미리 받은 정보나 바깥 신호로 스스로 작게 길을 고친다는 점이 다릅니다.

정확도를 말할 때 자주 쓰는 말로 원형 공산 오차(circular error probable, CEP)가 있습니다. 표적을 가운데 두고 원을 그렸을 때 쏜 탄의 절반이 그 안에 떨어지는 원을 가리킵니다. 원이 작을수록 탄이 표적 가까이 모인다는 뜻입니다.

포신 안은 전자 장치에게 가혹하다

폭탄은 비행기에서 떨어뜨리지만 포탄은 화약의 힘으로 포신 밖으로 밀려 나갑니다. 그 순간 탄에 실린 것은 큰 충격을 한꺼번에 받습니다. 유도 장치를 넣으려면 먼저 이 순간을 견뎌야 합니다.

미 육군 피카티니 조병창에는 이 문제만 살피는 장비가 있습니다. 소프트 캐치 건(Soft Catch Gun)은 155 mm 곡사포를 바탕으로 만든 연구 장비로, 쏜 탄을 부서지지 않게 받아 냅니다. 기술자는 받아 낸 탄을 꺼내 분해하고, 전자 부품과 신관, 정밀유도 장치가 포 발사의 극심한 고(高)G 힘을 어떻게 견뎠는지 살핍니다.

스스로 달리는 자주포(self-propelled howitzer)든 끌고 다니는 포든, 이 글에 나오는 유도 포탄은 모두 155 mm 포에서 쏘는 탄입니다. 포 자체의 이야기는 자주포: 포가 스스로 움직이면 달라지는 것에 있습니다.

레이저 점을 따라간 코퍼헤드

1970년대 말 미 의회 감사 기관의 보고서에 이름이 오른 유도 포탄이 코퍼헤드(Copperhead)입니다. 1979년 미 회계감사원(GAO) 보고서는 코퍼헤드를 레이저 표적 지시기(laser designator)가 표적에 비춘 레이저 빛의 반사 에너지를 따라가도록 설계된 정밀유도무기로 소개합니다. 이름은 XM712 155 mm 포탄이었고, 육군이 가진 표준 155 mm 곡사포에서 쓰도록 개발되고 있었습니다.

방식의 핵심은 역할 나누기입니다. 빛을 비추는 일은 따로 있는 지시기가 맡고, 포탄은 표적에서 되돌아오는 빛만 찾아갑니다. 이런 방식을 반능동 레이저 유도(semi-active laser guidance)라고 부릅니다. 그 무렵 코퍼헤드의 주 지시기는 지상 레이저 표적 지시기였습니다.

1980년 11월 GAO 보고서에 따르면 레이저 유도 대기갑 포탄 코퍼헤드는 그해 제한 생산에 들어갔습니다. 검토 항목은 보임(visibility), 반응 시간, 개발 개선, 신뢰성 네 가지였습니다. 권고는 움직이는 표적에 대한 성능을 높일 반응 시간과 필요한 신뢰성을 보여 줄 때까지 제한 생산을 이어 가라는 것이었습니다.

위성 신호로 가는 포탄: 엑스칼리버

다음 큰 걸음은 위성이었습니다. 엑스칼리버(Excalibur)는 GPS를 바탕으로 한 155 mm 곡사포용 정밀 탄 계열입니다. 2010년 GAO 무기 사업 평가는 이 탄을 쏜 뒤 따로 이끌 필요가 없는 "발사 후 망각형"으로 적었고, 핵심 기술 셋으로 기체(airframe), 유도 장치, 탄두를 들었습니다.

개발은 1997년에 시작됐습니다. 2005년 5월에는 부수적 피해를 줄일 더 정확한 포병이 이라크에서 급히 필요해 첫 단계의 생산 승인을 받았습니다. 거의 수직으로 떨어지는 각도는 부수적 피해를 줄여, 이 탄을 도시 환경에서 더 효과적으로 만들 것으로 기대됐습니다.

첫 실전 사격은 2007년 5월 5일 이라크에서 미 육군 제1기병사단 부대가 했습니다. 엑스칼리버는 미국의 유도 기술과 스웨덴의 기체 경험을 합친 탄이었습니다. 이듬해 육군 기사는 이 탄이 육군의 첫 전천후 정밀유도 포탄이 됐다고 적었고, 2008년 2월에는 아프가니스탄에서도 처음 쓰였습니다.

날아가는 동안 무슨 일이 일어날까요? 그 기사 속 현장 포대장은 탄이 포를 떠나면 스스로 점검하고 신호를 잡아 그 신호로 표적을 찾는다고 설명했습니다.

탄은 M109A6 팔라딘 자주포와 M777A2 곡사포에서 쏠 수 있었습니다. 위성 신호와 관성 장치가 어떻게 짝을 이뤄 자기 위치를 아는지는 관성항법과 위성항법: 자기 위치는 어떻게 알까에 정리돼 있습니다.

신관 하나로 바꾸기: 정밀 유도 키트

엑스칼리버는 탄 전체를 새로 만든 것입니다. 이미 쌓아 둔 보통 포탄을 그대로 살리는 길은 없을까요? 그 답으로 나온 것이 정밀 유도 키트(Precision Guidance Kit, PGK)입니다. 포탄에는 탄이 언제 터질지 정하는 신관이 들어가는 자리가 있는데, PGK는 바로 그 자리를 노렸습니다.

2013년 3월 피카티니 조병창은 XM1156 PGK를 부대에 넘기기 시작했습니다. 보통 155 mm 고폭탄(M549A1, M795)의 신관 자리에 기본 신관 대신 PGK를 끼웁니다. 쏜 뒤에는 이 신관이 위성의 위치 정보로 작은 날개인 카나드(canard)를 움직여 탄을 표적 쪽으로 몹니다.

세 칸 비교 개념 그림. 첫 칸 '레이저 점 따라가기'(코퍼헤드, 1970년대 말): 지시기가 표적에 레이저 점을 비추고, 포탄 앞의 탐색기가 반사된 빛을 따라간다. 표적이 보여야 한다는 메모. 둘째 칸 '위성 신호 따라가기'(엑스칼리버, 2000년대): 위성 세 기의 신호를 받고, GPS와 관성 장치가 새로 만든 포탄 안에 들어 있다. 정확한 표적 위치가 필요하다는 메모. 셋째 칸 '유도 신관으로 바꾸기'(정밀 유도 키트, 2010년대): 보통 포탄 몸통 앞의 신관 자리에 작은 날개(카나드)가 달린 키트를 끼우고, GPS 정보로 탄을 다시 길로 돌린다. 기존 포탄을 그대로 쓴다는 메모. 실제 모양·치수·부품 목록이 아니라는 메모가 있다
포탄을 이끄는 세 가지 길: 레이저 점, 위성 신호, 그리고 신관 자리 키트 (도표)(도표)

PGK는 기존에 쌓아 둔 보통 155 mm 탄을 값싼 GPS 유도 정밀 무기로 바꾸는 새 신관입니다. GPS 신호로 비행 중 탄도를 고쳐, 미리 정한 위치에 떨어지는 궤적을 지키게 합니다. 표적에 이르면 순발 방식이나 근접신관(proximity fuze) 방식 가운데 고른 쪽으로 작동합니다. 근접 방식의 원리는 근접신관: 직접 맞지 않아도 작동하는 이유에서 볼 수 있습니다.

낡은 자동차에 내비게이션 하나를 달아 주는 일과 비슷해 보입니다. 실제로는 길을 알려 주는 데서 끝나지 않고, 신관이 직접 날개를 움직여 탄의 길을 고친다는 점이 다릅니다. 안전 장치도 들어 있습니다. 2013년 기사에 따르면 PGK를 단 탄은 표적 가까이 가지 않으면 터지지 않고, 궤적대로 떨어지기만 합니다.

정확도가 오르면 표적을 맞히는 데 필요한 탄 수가 줄고, 부수적 피해와 민간인이 겪을 위험도 줄어들 것으로 기대됐습니다. PGK는 2013년 긴급 물자 승인으로 먼저 보급됐고, 2015년에는 생산 로트 인수 시험을 거치며 그해 말 전면 생산 결정을 내다봤습니다.

가로 연표. 1979년 코퍼헤드 개발 중, 1980년 코퍼헤드 제한 생산, 1997년 엑스칼리버 개발 시작, 2005년 5월 급한 요구로 생산 승인, 2007년 5월 이라크에서 첫 실전 사용, 2008~2009년 관성 장치 문제로 납품 중단, 2013년 정밀 유도 키트 보급 시작, 2015년 생산 로트 인수 시험. 아래 상자에 레이저 점(빨강)에서 위성 신호(파랑), 유도 신관 키트(초록)로 이어졌다고 적혀 있다
유도 포탄의 주요 단계. 미 회계감사원 보고서와 미 육군 기사에 나온 연도만 옮겼습니다 (도표)(도표)

한계: 좌표, 날씨, 값

유도 포탄은 받은 위치로 갑니다. 엑스칼리버를 쏜 포대장은 정확한 표적 위치가 있는 한 정확히 맞는다고 말했습니다. 뒤집어 말하면 위치가 틀리면 탄은 그 틀린 곳으로 정확히 갑니다. 그 위치가 맞는 표적인지는 탄이 알 수 없습니다.

레이저 유도에는 다른 조건이 붙습니다. 지시기의 빛이 표적에 닿고, 그 반사를 포탄이 찾아야 하는 방식이기 때문입니다.

1979년 GAO 보고서가 되짚은 코퍼헤드에 대한 앞선 보고서에는 날씨와 지형의 영향, 비용 대비 효과가 미해결 문제로 올라 있었습니다. 1980년 보고서가 살핀 네 항목의 첫째도 보임이었습니다.

포 발사를 견디는 부품을 꾸준히 만드는 일도 쉽지 않았습니다. 2010년 GAO 평가에 따르면 육군은 탄을 표적으로 이끄는 데 돕는 관성 측정 장치의 문제로 2008년 11월부터 2009년 8월까지 엑스칼리버 납품을 멈췄습니다. 이 사업은 1997년 개발을 시작한 뒤 네 번의 큰 재구성과 생산 수량 감소, 단가 상승을 겪었습니다.

값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2015년 육군 기사가 PGK의 장점으로 내세운 것도 보통의 정밀 탄보다 훨씬 적은 비용으로 기존 탄을 "스마트" 탄으로 바꾼다는 점이었습니다.

레이저와 맞닿는 점

코퍼헤드에서 레이저는 무기가 아니라 손가락 노릇을 했습니다. 표적을 가리키는 빛은 지시기가 보내고, 포탄은 그 빛의 반사를 따라갑니다. CRS 자료는 1960년대에 들어온 레이저 유도가 탄이 더 정확하게 맞히는 능력을 높인 발전 가운데 하나였다고 적습니다.

반사된 빛을 따라가는 폭탄과 그 빛을 비추는 장비는 이 사이트의 "레이저 유도폭탄: 반사된 레이저 점을 따라가는 원리"와 "레이저 표적지시기: 빛으로 목표를 가리키는 장비"에서 이어서 다룹니다. 빛이 표적까지 가고 돌아오는 길에는 공기가 있습니다. 공기 속에서 빛이 줄고 흐트러지는 까닭은 대기 전파: 흡수, 산란, 난류, 열 블루밍에서 읽을 수 있습니다.

빛으로 표적을 가리키는 일과 빛 자체를 무기로 쓰는 일은 다릅니다. 그 차이는 레이저 무기란 무엇인가: 영화와 실제의 차이에서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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