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통신망에 누군가 몰래 들어와 자료를 바꿔 놓았다고 해 봅시다. 다른 날에는 같은 통신망의 무전이 강한 잡음에 묻혀 아예 들리지 않습니다. 두 사건 모두 "통신이 공격당했다"로 들리지만, 앞의 것은 사이버공간 작전 쪽 이야기이고 뒤의 것은 전자전 쪽 이야기에 가깝습니다.

그렇다면 둘을 가르는 선은 어디에 있을까요? 이 글은 미 국방부가 두 낱말을 어떻게 정의하는지 보고, 둘이 갈리는 곳과 겹치는 곳, 그리고 미군이 왜 둘을 한 조직과 한 전략 안에서 함께 다루려 하는지를 공개 문서로 따라갑니다.

사이버공간은 무엇이고, 그곳의 작전은 무엇인가

미 국방부는 사이버공간(cyberspace)을 정보 환경 안에 있는 전 지구적 영역(domain)으로 정의합니다. 그 영역을 이루는 것은 서로 기대어 돌아가는 정보기술 기반망과 그 안에 담긴 자료입니다. 인터넷, 통신망, 컴퓨터 체계, 그리고 기계 속에 들어간 프로세서와 제어기까지 여기에 들어갑니다.

사이버공간 작전은 사이버공간 안에서, 또는 사이버공간을 거쳐 목표를 이루려고 사이버공간 능력을 쓰는 일입니다. 미 의회조사국(CRS)의 입문서는 이것을 세 갈래로 나눕니다.

  • 공세 사이버공간 작전: 사이버공간 안에서, 또는 그것을 거쳐 힘을 쓰는 작전입니다. 물리 영역의 작전과 같은 방식으로 승인됩니다.
  • 방어 사이버공간 작전: 국방부나 우군의 사이버공간을 지킵니다.
  • DODIN 작전: 국방부 정보망(DODIN) 전체의 통신 체계와 네트워크를 설계하고, 세우고, 지키고, 운영하고, 유지합니다.

세 갈래를 보면 사이버공간 작전의 대상은 네트워크와 그 위의 자료입니다. 컴퓨터와 그 안의 프로그램, 그리고 그것들을 잇는 망이 무대입니다.

전자전은 무엇을 다투나

전자전(electronic warfare, EW)의 무대는 다릅니다. 미 국방부 정의로 전자전은 전자기 에너지를 써서 전자기 스펙트럼을 장악하고 적을 공격하는 군사 활동입니다. 여기서 스펙트럼은 전자기 에너지가 가진 주파수의 범위를 말합니다.

전자전도 세 갈래로 나뉩니다. 전자 공격은 전자기 에너지로 적이 스펙트럼을 쓰지 못하게 하거나 그 쓰임을 떨어뜨립니다. 전자 보호는 우군 장비가 스펙트럼에 닿을 수 있게 지킵니다. 전자전 지원은 우군과 적군이 내보내는 전파를 찾아내 목록으로 정리합니다.

무전이 잡음에 묻히는 재밍(jamming)은 전자 공격의 한 모습입니다. 세 갈래를 더 자세히 보고 싶다면 전자전: 보이지 않는 전자기 환경의 경쟁에서 이어 읽을 수 있습니다.

갈리는 곳: 영역과 스펙트럼

두 정의를 나란히 놓으면 첫 번째 차이가 보입니다. 사이버공간은 공식 정의에서 "영역"입니다. 육·해·공·우주처럼 군이 작전하는 무대 하나로 셉니다.

전자기 스펙트럼은 그렇게 세지 않습니다. 미 국방부의 2020년 전자기 스펙트럼 우세 전략은 스펙트럼이 별도의 군사 작전 영역이 아니라고 적었습니다. 합동 교리가 정한 영역들과 떼어 놓을 수 없기 때문이라는 설명입니다. 스펙트럼은 그 대신 모든 영역의 작전을 잇는 핵심 연결 조직 역할을 합니다.

그렇다고 스펙트럼이 덜 중요하다는 뜻은 아닙니다. 군은 물리 영역과 사이버공간에서처럼 스펙트럼 안에서도 기동하고 작전하며, 그렇게 해서 전술·작전·전략적 이점을 얻습니다. 전자전이 육·해·공·우주·사이버공간 모든 영역에 영향을 준다는 서술도 이 생각과 맞닿아 있습니다.

편지에 빗대어 보겠습니다. 사이버공간 작전은 편지의 내용과 그 편지를 처리하는 우체국 전산망을 다루고, 전자전은 편지가 지나가는 길, 곧 전파가 오가는 공중을 다툽니다. 실제로는 이렇게 깔끔하게 나뉘지 않습니다. 전파가 사이버 효과를 실어 나르는 경우가 있고, 공식 문서도 그 겹치는 자리를 따로 이름 붙여 부릅니다.

겹치는 곳: 전파로 닿는 사이버 효과

국방부 2020년 전략에는 "RF-enabled cyber"라는 표현이 나옵니다. RF는 무선 주파수(radio frequency)의 줄임말이니, 전파를 통해 전달되는 사이버 효과를 가리키는 말입니다. 앞으로의 스펙트럼 체계는 이런 사이버공간 공격의 효과를 견딜 수 있어야 합니다.

앞으로 필요한 첨단 능력을 꼽는 대목에서는 지향성 에너지(directed energy), 전파로 전달되는 사이버, 여러 기능을 함께 하는 스펙트럼 체계가 나란히 놓입니다. 사이버와 전자전이 한 목록에 함께 선 셈입니다.

두 원이 겹친 도표. 왼쪽 원은 사이버공간 작전으로 정보 환경 안의 영역, 네트워크와 자료, 공세·방어·DODIN 작전이 적혀 있다. 오른쪽 원은 전자전으로 전자기 스펙트럼을 장악, 별도의 영역이 아님, 전자 공격·전자 보호·전자전 지원이 적혀 있다. 겹치는 가운데에는 RF로 전달되는 사이버, 항법전, 함께 쓰는 계획이 적혀 있고, 아래에 겹치는 항목은 공식 문서에 나온 것이며 방법은 그리지 않았다는 메모가 있다
사이버공간 작전과 전자전은 따로 정의되지만, 공식 문서는 둘이 겹치는 자리도 적고 있습니다 (도표)(도표)

겹침을 보여 주는 또 하나의 예는 항법전(navigation warfare, NAVWAR)입니다. 미 국방부는 항법전을 우군이 위치·항법·시각 정보를 쓸 수 있게 보장하고 적은 쓰지 못하게 하는 공세·방어 행동으로 정의합니다. 그 수단은 우주, 사이버공간, 전자전 능력을 함께 쓰는 것이고, 이 말이 정의 안에 들어 있습니다. 위성 항법 신호를 둘러싼 일은 재밍과 스푸핑: 방해와 속임수는 어떻게 다를까에서 더 볼 수 있습니다.

반대로 둘이 갈리는 예도 공식 문서에 있습니다. CRS의 정보 환경 작전 입문서는 사이버공간과 무관한 형태의 예로 전단 살포, 문화 교류, 해외 원조와 함께 재밍을 들었습니다. 재밍은 그 자체로는 사이버공간 작전이 아니라는 뜻으로 읽을 수 있습니다.

하나의 뿌리에서 갈라진 이름들

두 분야는 한때 한 묶음 안에 있었습니다. 예전 합동 교범 JP 3-13에서 정보 작전(information operations, IO)은 다섯 기둥으로 이뤄졌습니다. 컴퓨터 네트워크 작전(CNO), 심리 작전, 전자전, 작전 보안, 군사 기만입니다.

이 가운데 컴퓨터 네트워크 작전은 공격·방어·활용을 모두 품고 있었습니다. 미 사이버사령부가 생기면서 이것은 사이버공간 작전이 되었고, JP 3-12라는 자기 교범을 얻었습니다. 정보 작전을 다루던 JP 3-13 자체는 지금 JP 3-04로 대체됐습니다.

계통도. 위에 예전 교범 JP 3-13의 정보 작전 다섯 기둥(컴퓨터 네트워크 작전, 심리 작전, 전자전, 작전 보안, 군사 기만)이 나란히 있다. 컴퓨터 네트워크 작전에서 화살표가 사이버공간 작전(JP 3-12)으로, 전자전에서 화살표가 전자기전(JP 3-85, 2020)으로, 다시 스펙트럼 관리와 합쳐진 전자기 스펙트럼 작전으로 이어진다. 맨 아래에 지금은 JP 3-04가 JP 3-13을 대체한다는 메모가 있다
한 묶음 안에 있던 두 기둥이 각자의 교범과 이름을 얻었습니다 (도표)(도표)

전자전 쪽에서도 이름이 바뀌었습니다. 국방부는 2020년 5월 합동 교범 JP 3-85를 내면서 교리 용어를 electronic warfare에서 electromagnetic warfare, 곧 전자기전으로 바꿨습니다. 다만 미 의회는 법률에서 electronic warfare라는 말을 계속 쓰고 있어서, 두 이름이 함께 쓰입니다.

함께 다루려는 조직과 전략

사이버 쪽 조직은 2009년에 시작됩니다. 그해 미 국방장관이 사이버 활동을 맡는 새 군 사령부를 세우라고 지시했습니다. 국방부는 2012년부터 사이버 임무군(Cyber Mission Force)을 꾸리기 시작했고, 이 임무군은 133개 팀으로 이뤄집니다. 미 사이버사령부는 2018년 5월 통합 전투사령부로 올라섰습니다.

스펙트럼 쪽에서는 2019년 4월 전자기 스펙트럼 작전(EMSO) 교차 기능 팀이 생겼습니다. 각 군과 합동참모본부의 고위 인원, 그리고 전략사령부와 사이버사령부의 인원이 이 팀에 들어갔습니다. 이어 나온 2020년 전략은 전통적인 스펙트럼 관리와 전자기전을 EMSO라는 한 이름으로 묶었고, 2013년 스펙트럼 전략과 2017년 전자전 전략을 대체했습니다.

가로 연표. 위 줄은 사이버 쪽으로 2009년 사이버 사령부 창설 지시, 2012년 사이버 임무군 구성 시작, 2018년 5월 통합 전투사령부로 승격이 있다. 아래 줄은 스펙트럼 쪽으로 2019년 4월 전자기 스펙트럼 작전 교차 기능 팀(사이버사령부 참여), 2020년 5월 JP 3-85와 전자기전이라는 이름, 2020년 10월 전자기 스펙트럼 우세 전략이 있다. 오른쪽 끝에 2025년 2월 육군 사이버사령부가 사이버·전자기전·정보 작전을 함께 맡는다는 점이 있다
사이버 쪽과 스펙트럼 쪽의 주요 연도. 미 의회조사국·국방부·육군 공개 자료에 적힌 것만 옮겼습니다 (도표)(도표)

전자전 계획·관리 도구도 같은 흐름에 있습니다. 이 도구는 전자전, 스펙트럼 관리, 사이버 작전을 함께 계획하고 조율하는 능력을 높입니다. 계획 단계에서부터 셋을 한 화면에 놓으려는 것입니다.

육군에서는 한 사령부가 셋을 함께 맡습니다. 미 육군 사이버사령부는 스스로를 사이버공간 작전, 정보 작전, 전자기전을 통합해 수행하는 사령부로 소개합니다. 2025년 2월 육군 기사에서 이 사령부는 전파로 전달되는 효과를 빠르게 만드는 개념 등을 시범 사업으로 실험한다고 밝혔습니다.

법의 틀도 짚어 둘 만합니다. 국방부 정책은 전쟁법의 기본 원칙이 사이버공간 작전에도 적용된다고 밝힙니다. 2012 회계연도 국방수권법 954조는 사이버공간의 공세 작전이 물리적 무기에 적용하는 정책 원칙과 법 체계, 곧 전쟁권한결의와 무력 충돌법을 따른다고 확인합니다.

레이저와 맞닿는 점

레이저도 전자기 스펙트럼 위에 있습니다. CRS 전자전 입문서는 군이 스펙트럼을 쓰는 예를 들면서, 레이저가 스펙트럼 전체에 걸쳐 통신하고 자료를 보내며 표적을 파괴할 가능성도 있다고 적었습니다. 빛도 전자기파이기 때문에 레이저 통신과 레이저 무기는 모두 스펙트럼 이야기의 한 부분이 됩니다.

국방부 2020년 전략이 지향성 에너지와 전파로 전달되는 사이버를 한 목록에 함께 둔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사이버, 전자전, 지향성 에너지는 서로 다른 분야이지만, 모두 스펙트럼을 어떻게 쓰고 지키느냐는 물음 위에 놓여 있습니다. 지향성 에너지가 무엇을 가리키는지는 레이저 무기란 무엇인가: 영화와 실제의 차이에서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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