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양을 건너는 여객기와 공중전을 치르는 전투기는 하는 일이 전혀 다릅니다. 한쪽은 연료를 아끼며 오래 날아야 하고, 다른 쪽은 순식간에 속도를 올려야 합니다. 그런데 둘 다 터보팬(turbofan) 엔진을 답니다. 같은 이름의 엔진이 어떻게 두 가지 일을 다 할까요?

답은 엔진이 공기를 어떻게 나누어 미는가에 있습니다. 이 글은 제트 엔진의 기본 부분부터 시작해, 터보팬이 공기를 두 갈래로 나누는 방식과 그 비율이 전투기와 여객기를 어떻게 가르는지 봅니다. 휘틀의 특허에서 바이패스비를 바꾸는 적응형 엔진까지의 역사도 함께 따라갑니다.

공기를 뒤로 던지는 기계

추력(thrust)은 항공기를 공기 속으로 밀고 나가는 힘입니다. 비행기를 거스르는 항력(drag)을 이기는 데 이 힘을 씁니다. 제트 엔진은 공기를 뒤로 세게 내보내고, 그 반작용으로 앞으로 나아갑니다. 뉴턴의 제3법칙, 곧 작용과 반작용입니다.

작은 배 위에서 무거운 공을 뒤로 던지면 배가 조금 앞으로 밀립니다. 엔진도 비슷합니다.

다만 실제 엔진은 공 몇 개가 아니라 끊임없이 흘러드는 공기를 다루고, 그 공기는 처음부터 비행기와 같은 빠르기로 엔진에 들어옵니다. 그래서 중요한 것은 공기를 얼마나 많이 내보내느냐, 그리고 들어올 때보다 얼마나 빨라져서 나가느냐입니다. 추력의 크기는 이 두 가지에 함께 달렸습니다.

순항하는 비행기의 추력은 항력과 맞먹으면 됩니다. 속도를 올리려면 추력이 항력보다 커야 합니다. 둘의 차이를 남는 추력(excess thrust)이라 부르고, 이것이 클수록 빨리 가속합니다. 전투기와 여객기의 엔진을 가르는 것도 바로 이 남는 추력을 얼마나 원하느냐입니다.

제트 엔진의 다섯 부분

오늘날 여객기와 군용기 대부분은 가스 터빈 엔진, 흔히 제트 엔진이라고 부르는 엔진으로 납니다. 가장 먼저 나왔고 가장 단순한 가스 터빈은 터보제트(turbojet)입니다. 터보제트는 다섯 부분으로 나누어 보면 이해하기 쉽습니다.

부분하는 일
흡입구(inlet)둘레의 공기를 끊임없이 엔진으로 들입니다
압축기(compressor)날개꼴 여러 줄이 줄마다 압력을 조금씩 올립니다. 선풍기처럼 돌리는 데 에너지가 듭니다
연소기(burner)압축된 공기에 연료를 조금 섞어 태웁니다
터빈(turbine)풍차처럼 뜨거운 흐름에서 에너지를 뽑아 축으로 압축기를 돌립니다
노즐(nozzle)흐름을 가속해 내보냅니다

연료는 생각보다 적게 들어갑니다. NASA Glenn 연구센터의 교육 자료는 보통의 제트 엔진에서 1초에 공기 100파운드에 연료는 2파운드만 섞는다고 설명합니다. 뜨거운 배기의 대부분은 결국 바깥에서 들어온 공기입니다.

노즐을 나서는 흐름은 들어올 때의 공기보다 빠릅니다. 그 속도 차이가 추력을 만듭니다. 터빈이 뽑은 에너지가 압축기를 돌리고, 압축기가 다시 공기를 연소기에 밀어 넣으니 엔진은 스스로 돌아가는 고리를 이룹니다.

공기를 두 갈래로 나누는 팬

터보팬은 이 기본 가스 터빈의 가장 현대적인 변형입니다. 중심부 엔진, 곧 압축기·연소기·터빈의 앞에 큰 팬이 붙고, 뒤에는 그 팬을 돌릴 터빈이 하나 더 붙습니다. 팬과 팬 터빈은 따로 된 축으로 이어지고, 이 축은 중심부의 축 안을 지납니다. 축이 둘이라서 두 축(two spool) 엔진이라고 부릅니다.

팬을 지난 공기는 두 갈래로 나뉩니다. 한 갈래는 중심부로 들어가 압축되고, 연료와 함께 타고, 터빈과 노즐을 지나 나갑니다. 다른 갈래는 프로펠러를 지나는 공기처럼 중심부를 바깥으로 돌아 나갑니다. 이 바깥 공기는 팬을 지나며 속도가 조금 늘 뿐입니다.

터보팬 개념 그림. 왼쪽 흡입구로 들어온 공기가 앞쪽 팬을 지난 뒤 두 갈래로 나뉜다. 파란 화살표의 바이패스 공기는 중심부를 바깥으로 돌아가고, 주황 화살표의 중심부 공기는 압축기, 연소기, 터빈, 노즐을 차례로 지난다. 아래에 바이패스비는 중심부를 돌아가는 공기를 중심부를 지나는 공기로 나눈 값이라는 설명과, 팬과 팬 터빈의 축이 중심부 축 안을 지나는 두 축 엔진이라는 설명이 있다. 치수가 없는 개념 그림이다
터보팬은 팬으로 공기를 두 갈래로 나눕니다. 한 갈래는 중심부를 지나고, 다른 갈래는 중심부를 돌아갑니다 (도표)(도표)

두 갈래의 양을 견준 값이 바이패스비(bypass ratio)입니다. 중심부를 돌아가는 공기의 양을 중심부를 지나는 공기의 양으로 나눕니다. 바이패스비가 2라면 중심부로 1만큼 들어갈 때 바깥으로 2만큼 돌아간다는 뜻입니다. 터보팬은 추력의 일부를 중심부에서, 일부를 팬에서 얻습니다.

많은 공기를 조금, 적은 공기를 많이

추력이 공기의 양과 빨라진 정도에 함께 달렸다면, 같은 추력을 내는 길은 둘입니다. 많은 공기를 조금 빠르게 하거나, 적은 공기를 아주 빠르게 하는 것입니다. 연료를 아끼는 쪽은 앞의 길입니다. 프로펠러와 팬은 공기를 다루는 효율이 좋아서, 큰 질량을 조금 가속하는 편이 연료 효율이 더 높습니다.

팬을 달아도 중심부가 쓰는 연료는 조금만 늘어납니다. 그래서 터보팬은 중심부가 쓰는 연료와 거의 같은 양으로 더 큰 추력을 냅니다. 바이패스비가 높은 터보팬은 연료 효율이 터보프롭(turboprop)과 거의 맞먹습니다.

그러면 아예 프로펠러를 쓰면 어떨까요? 터보프롭은 가스 터빈 중심부로 프로펠러를 돌리는 엔진입니다. 그런데 프로펠러는 비행 속도가 빨라질수록 효율이 떨어집니다.

팬은 흡입구에 둘러싸여 있고 날개가 많아서 단순한 프로펠러보다 빠른 속도에서도 효율 좋게 돕니다. 그래서 느린 수송기에는 프로펠러를, 빠른 수송기와 여객기에는 고바이패스 터보팬을 씁니다.

여객기 엔진과 전투기 엔진은 왜 다를까

여객기와 수송기는 하늘에 떠 있는 시간 대부분을 순항으로 보냅니다. 이런 비행기에는 남는 추력보다 엔진 효율과 적은 연료 소비가 중요합니다.

전투기나 실험용 고속기는 사정이 다릅니다. 빨리 가속하고 빠른 속도의 큰 항력을 이기려면 아주 큰 남는 추력이 필요하고, 엔진 효율은 그만큼 중요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많은 현대 전투기는 애프터버너(afterburner)를 단 저바이패스 터보팬을 씁니다. 저바이패스 터보팬도 기본 터보제트보다는 연료 효율이 좋습니다. 이런 엔진을 단 전투기는 효율 좋게 순항하다가도 공중전에서는 큰 추력을 낼 수 있습니다.

전투기가 소리보다 훨씬 빨리 날아도 엔진에 들어가는 공기는 소리보다 느려야 효율이 높습니다. 그래서 흡입구가 초음속 공기를 늦춰서 엔진에 넘깁니다.

속도를 소리의 속도로 나눈 마하수(Mach number)로 말하면, 비행기는 마하 1을 넘어도 엔진 앞의 공기는 마하 1 아래로 떨어뜨린다는 뜻입니다. 팬과 압축기 없이 빠른 속도만으로 공기를 눌러 담는 램제트(ramjet)는 이 문제를 다른 방법으로 풉니다.

공개된 값 두 개를 보면 차이가 뚜렷합니다. 스미스소니언 국립항공우주박물관에 따르면 F-15A·B에 실린 F100-PW-100은 애프터버너 터보팬이고 팬의 바이패스비는 0.36:1입니다. 제조사 GE 에어로스페이스는 보잉 777X 계열용으로 설계한 GE9X의 바이패스비를 약 10:1이라고 밝히고, 큰 팬 지름 덕분에 바이패스비를 높일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

막대 두 개로 공개된 바이패스비를 견준 그림. 왼쪽 전투기 엔진 F100-PW-100(F-15A/B)은 바이패스비 0.36:1로, 들어온 공기 가운데 약 74%가 중심부를, 약 26%가 바깥을 지난다. 오른쪽 여객기 엔진 GE9X(보잉 777X 계열)는 바이패스비 약 10:1로, 약 9%가 중심부를, 약 91%가 바깥을 지난다. 서로 다른 일을 위한 엔진이며 순위가 아니라는 메모가 있다
같은 터보팬이라도 공기를 나누는 몫이 크게 다릅니다. 몫은 공개된 바이패스비로 계산한 것입니다 (도표)(도표)

나눗셈으로 바꾸면 F100-PW-100에서는 들어온 공기의 넷 가운데 하나 남짓이 중심부를 돌아갑니다. GE9X에서는 열한 몫 가운데 한 몫만 중심부를 지나고 나머지는 바깥으로 돌아갑니다. 두 엔진은 서로 다른 일을 하려고 만들었으므로, 이 숫자는 어느 엔진이 낫다는 순위가 아닙니다.

박물관은 F100-PW-100이 자기 무게 1파운드마다 약 8파운드의 추력을 내며, 이것이 빠른 가속과 큰 기동성이 필요한 고성능 군용기에 아주 중요한 특성이라고 적었습니다. 이 비율이 추력 대 무게 비(thrust-to-weight ratio)를 엔진 하나에 대어 본 값입니다.

애프터버너가 어떻게 작동하는지는 "애프터버너: 연료를 한 번 더 태우면 무엇이 달라질까"에서 따로 봅니다.

터보제트에서 터보팬까지

제트 엔진의 역사는 한 사람의 특허에서 시작합니다. 스미스소니언 박물관에 따르면 프랭크 휘틀(Frank Whittle)이 1932년에 제트 엔진 특허를 받았고, 1936년에 파워 제츠(Power Jets)사가 세워졌습니다. 휘틀의 시험 엔진은 1937년 4월 12일 시험대에서 처음 돌았습니다.

처음 하늘을 난 제트 항공기는 독일 하인켈사가 설계한 He 178로, 1939년 8월 27일에 처음 날았습니다.

영국에서는 1939년 항공부가 휘틀의 W.1 엔진을 새 글로스터 E.28/39에 실어 시험하는 계약을 맺었고, W.1은 1941년 5월 15일 E.28/39에 실려 공식 비행을 했습니다. 1941년 10월 1일에는 W.1X 엔진과 W.2B 양산 엔진의 도면이 미국 제너럴 일렉트릭(GE)에 넘어갔습니다. GE가 고쳐 만든 IA 엔진이 1942년 10월 2일 미국 첫 제트기 벨 XP-59A 에어러코멧을 날렸습니다.

미국 정부 쪽 연구도 함께 자랐습니다. NASA Glenn 연구센터의 발표 자료에 따르면 1940년대 이 연구소의 루이스 필드에서 미국 첫 터보제트를 시험했고, 1950년대에는 천음속 압축기, 냉각 터빈, 안정된 애프터버닝을 개척했습니다.

터보팬은 그다음 단계입니다. 롤스로이스 콘웨이(Conway)는 첫 양산 바이패스 엔진입니다. 영국 정부가 1952년 개발 자금을 댔고 1953년 처음 돌았습니다.

박물관 설명에 따르면 터보팬 기술은 터보제트보다 연료 소비율이 낮고 이륙 추력이 크며 조용해서 장거리 민간 여객기에 특히 잘 맞습니다. 콘웨이는 더글러스 DC-8-40, 보잉 707-420, 비커스 VC-10 같은 여객기와 핸들리 페이지 빅터 폭격기·공중급유기에 쓰였고, 나중에 바이패스비가 훨씬 높은 엔진으로 바뀌었습니다.

전투기 쪽에서는 애프터버너가 붙었습니다. 프랫 앤드 휘트니는 TF30을 자체 사업으로 개발했습니다. 처음 노린 민간 쓰임은 없었지만 군에서 널리 쓰였고, 그 결과 TF30은 애프터버너를 단 미국 첫 터보팬이 되었습니다. 1965년 공식 군 인증 시험을 마쳤고 A-7, F-111, F-14A에 쓰였으며 생산은 1986년에 멈췄습니다.

1970년 미 공군의 F-15 엔진 경쟁에서는 프랫 앤드 휘트니가 이겼습니다. 그 엔진 F100-PW-100은 1972년 7월 처음 날았고 1974년 F-15A·B와 함께 배치되었으며, F100 계열은 F-16도 움직입니다.

군용과 민간이 오가기도 했습니다. GE의 첫 주요 민간 터보팬인 CF6-6은 록히드 C-5A 수송기에 쓰인 큰 TF-39 터보팬에서 나왔습니다. 1970년대 NASA의 에너지 효율 엔진(Energy Efficient Engine, EEE) 사업은 보잉 777에 실린 GE90과 PW4000 같은 고효율 설계로 이어졌습니다.

가로 연표. 1932년 휘틀의 제트 엔진 특허, 1937년 휘틀 엔진의 첫 시험대 운전, 1939년 He 178 첫 제트기 비행, 1941년 W.1을 실은 글로스터 E.28/39 비행, 1942년 미국 첫 제트기 벨 XP-59A, 1953년 첫 양산 바이패스 엔진 콘웨이의 첫 운전, 1965년 미국 첫 애프터버너 터보팬 TF30의 인증, 1972년 F100-PW-100 첫 비행, 2007년 적응형 엔진 사업 ADVENT, 2016년 AETP 엔진 계약, 2023년 AETP 엔진을 F-35에 싣지 않기로 함. 간격은 실제 햇수에 비례하지 않는다
터보제트에서 터보팬, 그리고 바이패스비를 바꾸는 엔진까지의 주요 연도. 박물관과 미 의회조사국 자료에 적힌 것만 옮겼습니다 (도표)(도표)

바이패스비를 바꾸는 엔진

지금까지 본 엔진은 한 가지 바이패스비로 만들어집니다. 미 의회조사국(CRS)의 F-35 보고서는 보통의 제트 엔진이 경제성(여객기·군 수송기)이나 성능(전투기) 가운데 한쪽에 맞춰진다고 설명합니다. 그렇다면 비행 중에 바이패스비를 바꿀 수는 없을까요?

미 공군은 2007년 적응형 다목적 엔진 기술(Adaptive Versatile Engine Technology, ADVENT) 사업을 세웠습니다. 적응형 기술은 바이패스비를 바꿔 엔진이 모드를 오가게 하고, 연료 효율을 높이고 추력을 키워 항속 거리와 체공 시간을 늘리려는 것입니다. 적응형 엔진은 열 관리도 개선할 수 있습니다.

공군은 2016 회계연도 예산안에서 이 기술을 적응형 엔진 전환 사업(Adaptive Engine Transition Program, AETP)으로 더 발전시키자고 제안했고, 2016년 GE와 프랫 앤드 휘트니가 AETP 엔진 개발 계약을 받았습니다. 프랫의 엔진 이름은 XA101, GE의 엔진 이름은 XA100입니다.

그 뒤의 경과도 있습니다. 2024년 CRS 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 3월 프랭크 켄들(Frank Kendall) 공군 장관은 XA101과 XA100 어느 것도 F-35에 통합하지 않겠다고 밝혔습니다. 그 대신 F-35에 이미 실린 프랫 앤드 휘트니 F135 엔진의 중심부 개량(Engine Core Upgrade, ECU) 예산을 요청했습니다.

레이저와 맞닿는 점: 엔진은 전기와 냉각의 원천

F-35의 예를 보면 엔진은 비행기를 미는 일만 하지 않습니다. CRS 보고서에 따르면 F-35 사업단은 Block 4와 TR-3 개량에 F135 엔진의 전력·냉각 개량이 필요하다고 보았습니다. ECU는 항속 거리와 추력을 더하고 엔진에 냉각을 제공하려는 사업입니다. 2022년 사업 보고서(SAR)는 전력·냉각 수요가 늘고 있다고 적었고, F-35의 전자 장비를 받치려고 전력과 냉각을 더하는 방안도 검토 대상이었습니다.

이 대목은 레이저 무기에서 자주 보는 낱말과 겹칩니다. CRS의 지향성 에너지 무기 입문 자료는 무기를 지금의 플랫폼에 통합하려면 크기·무게·전력(size, weight and power, SWaP)과 냉각 요구를 맞춰야 한다고 짚습니다. 일부 체계는 군용 차량에 실을 만큼 작지만 많은 체계는 더 크거나 고정된 플랫폼이 필요하고, SWaP와 냉각 요구는 고에너지 레이저의 사거리와 빔 품질을 제한할 수 있습니다.

새 전자 장비를 하나 더할 때마다 "엔진이 전기와 냉각을 얼마나 더 댈 수 있나"라는 물음이 따라옵니다. 레이저가 전기를 빛으로 바꾸는 비율과 남은 열을 버리는 길은 전력과 효율, 냉각과 열 관리에서 이어서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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