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생성 이미지: 밤하늘 높이 어두운 날개 모양이 어둠에 거의 묻혀 있고, 아래 언덕의 센서 돔에서 나온 옅은 전파 고리가 그 모양에 닿기 전에 흐려지는 장면. 실제 장비가 아니다
실제 장비를 그린 것이 아닙니다(AI 생성 이미지)

밤하늘을 지나는 검은 비행기가 레이다 화면에서 감쪽같이 사라집니다. 영화와 게임이 자주 그려 온 스텔스기의 모습입니다. 스텔스기는 정말 누구에게도 보이지 않는 비행기일까요?

공개된 미국 정부 자료를 읽어 보면 답은 "아니다"에 가깝습니다. 스텔스는 비행기를 지우는 기술이 아니라 찾아내기 어렵게 만드는 기술입니다.

레이다 화면에서 잠시 사라지는 일과, 어떤 센서도 그 비행기를 끝내 못 보는 일은 같지 않습니다. 스텔스를 이해하는 열쇠는 그 둘 사이의 거리에 있습니다.

"보이지 않는다"는 오해

"보이지 않는다"는 말은 아주 강한 말입니다. 가깝든 멀든, 어떤 센서로 보든 잡히지 않는다는 뜻이기 때문입니다.

미 공군의 B-2 폭격기 소개 자료는 훨씬 조심스럽게 씁니다. B-2의 낮은 신호가 정교한 방어 체계로 하여금 이 비행기를 "탐지하고, 추적하고, 교전하기 어렵게" 만든다는 표현입니다. 어렵다는 말이지, 불가능하다는 말이 아닙니다.

1970년대에 미 국방고등연구계획국(DARPA)이 업체들에게 던진 물음에도 조건이 붙어 있었습니다. 작전에 쓸 만한 거리에서 사실상 탐지되지 않으려면 레이다 신호를 얼마나 줄여야 하느냐는 물음이었습니다. 목표가 처음부터 "거리"와 함께 적혀 있었던 셈입니다.

두 칸으로 나눈 개념 도표. 왼쪽 칸은 흔한 오해로, 센서 앞에 가깝거나 먼 비행기가 어느 거리에서도 잡히지 않는다는 생각을 보여 주고 공개 자료가 말하는 바가 아니라고 표시한다. 오른쪽 칸은 센서에서 부채꼴로 뻗은 탐지 구역이 보통 항공기에서는 크고 신호가 작은 항공기에서는 작게 줄어드는 모습이다. 거리 값은 없다
스텔스가 노리는 것은 '절대 안 잡힘'이 아니라 탐지되는 구역을 줄이는 것입니다. 값이 없는 개념 그림입니다 (도표)(도표)

어두운 옷을 입고 밤길을 걷는 사람을 떠올려 보면 감이 옵니다. 멀리서는 눈에 잘 띄지 않지만, 그렇다고 그 사람이 사라진 것은 아닙니다. 실제로는 사람의 눈 하나가 아니라 여러 종류의 센서가 저마다 다른 신호를 읽는다는 점이 다릅니다.

스텔스의 뜻: 덜 탐지된다

DARPA는 군사 스텔스를 함정이나 항공기 같은 자산의 "신호(signature)", 곧 겉으로 드러나는 존재감을 줄이는 일로 설명합니다. 나무껍질에 앉은 나방이 감쪽같이 사라져 보이는 것, 문어가 주변 무늬를 띠는 것은 그보다 훨씬 오래된 생물의 스텔스입니다.

미 공군 자료에서는 저피탐(low observable, LO)이라는 말이 스텔스와 같은 뜻으로 쓰입니다. B-2 소개 자료가 "저피탐, 곧 스텔스 특성"이라고 나란히 적었습니다. 저피탐은 말 그대로 "낮게 관측된다"는 뜻이고, 관측이 0이라는 뜻은 담겨 있지 않습니다.

신호를 무엇으로 줄일까요? 공개된 답은 복합 재료, 특수 도료, 날개만으로 이뤄진 전익 형태가 모두 B-2의 스텔스성에 보탬이 된다는 정도입니다. 저피탐을 만드는 과정의 많은 부분은 기밀로 남아 있습니다. 레이다 쪽 신호의 크기를 나타내는 값이 레이다 반사면적(radar cross section, RCS)인데, 이 값의 뜻은 다음 글에서 따로 풉니다.

탐지에는 여러 길이 있다

스텔스를 "레이다에 안 걸리는 것"으로만 알면 이야기의 절반을 놓칩니다. 미 공군은 B-2의 낮은 피탐성이 레이다, 적외선, 시각, 음향, 전자기 신호를 함께 줄인 데서 나온다고 설명합니다. 사람의 눈은 그중 하나만 봅니다.

가운데 실제 기종이 아닌 단순한 비행기 모양이 있고, 둘레에 다섯 가지 신호가 상자로 놓여 있다: 레이다(되돌아오는 전파), 적외선(비행기가 내는 열), 시각(눈에 보이는 것), 음향(비행기가 내는 소리), 전자기(기체에 실린 장비의 신호)
미 공군의 B-2 소개 자료가 드는 다섯 가지 신호. 스텔스는 이것들을 함께 줄이려 합니다 (도표)(도표)

DARPA가 1970년대 시험 사업에서 키운 기술의 이름을, 이름이 가리키는 신호끼리 묶어 보면 아래 표와 같습니다. 이렇게 신호별로 나눈 것은 DARPA가 아니라 이 글의 정리입니다.

신호그 신호를 읽는 쪽관련된 DARPA 기술 이름
레이다전파를 쏘고 돌아온 반사를 받는 레이다반사면적 줄이기, 전파 흡수재, 흡입구 가림
적외선열을 받는 적외선 센서적외선 가림, 배기 냉각과 형상
시각사람의 눈눈에 보이는 신호 줄이기
음향소리를 듣는 쪽해당하는 이름 없음
전자기비행기가 내는 전파를 받는 장비가로채이기 어려운 레이다

마지막 줄은 눈여겨볼 만합니다. 목록에 "가로채이기 어려운 레이다"가 들어 있다는 것은, 비행기가 스스로 켜는 장비의 전파도 줄여야 할 신호라는 뜻입니다. 레이다가 어떻게 거리를 재는지는 레이다 글에, 전파를 쏘지 않고 열로 항공기를 찾는 센서는 적외선 탐색·추적(IRST) 글에 있습니다.

스텔스의 역사: 공개된 흐름

신호를 줄이려는 시도는 비행기보다 오래됐습니다. DARPA에 따르면 신호 관리의 역사는 100년이 넘고, 군함에 칠한 위장 무늬에서 시작해 항공기와 잠수함으로 이어졌습니다. 1·2차 세계대전 때도 기술자들은 눈에 보이는 신호와 레이다 신호를 함께 줄이려 했습니다.

지금 우리가 아는 스텔스기의 출발점은 1974년입니다. 그해 미 국방부가 연 국방과학위원회(DSB) 연구는 서로 연결된 발전된 방공 체계가 퍼지는 것을 미국 항공기에 대한 큰 위협으로 보았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DARPA가 반사면적이 훨씬 낮은 항공기 기술 개발에 나섰습니다.

이 사업의 이름은 실험 생존성 시험기(Experimental Survivable Testbed, XST)였습니다. 시험 끝에 록히드가 시연기 두 대를 만들게 됐고, 주관이 미 공군으로 넘어가면서 Have Blue라는 이름이 붙었습니다. Have Blue는 1977년 말까지 첫 시험 비행을 했고, 곧장 F-117 조달로 이어졌습니다.

같은 1977년, DARPA와 미 공군은 노스롭과 또 다른 실험기 계약을 맺었습니다. 뒤에 Tacit Blue로 불린 이 비행기는 곡면으로 신호를 줄인 첫 성공 사례였고, B-2 폭격기의 기초가 됐습니다.

가로 연표 도표. 1974년 국방과학위원회 연구, 1977년 Have Blue 첫 비행(연말까지)과 Tacit Blue 계약, 1981년 F-117A 첫 비행, 1983년 F-117A 부대 작전 능력, 1988년 B-2 공개, 1989년 B-2 첫 비행과 F-117 첫 전투 임무, 1997년 B-2 작전 배치, 2005년 F-22 초기 작전 능력. 아래 상자에 Have Blue가 F-117로, Tacit Blue가 B-2로 이어졌고 신호 관리 자체는 100년이 넘었다는 설명이 있다
미국 스텔스 항공기의 주요 연도. DARPA와 미 공군 공개 자료에 적힌 것만 옮겼습니다 (도표)(도표)

1996년 미 공군 자료는 F-117A를 저피탐 스텔스 기술을 쓰도록 설계된 세계 첫 작전용 항공기로 소개합니다. 생산 결정은 1978년, 첫 비행은 1981년, 첫 인도는 1982년이었고, 1983년 10월에 부대가 작전 능력을 갖췄습니다. 첫 전투 임무는 1989년이었습니다.

B-2는 1988년 11월 22일 캘리포니아 팜데일의 공군 공장 격납고에서 나오며 처음 공개됐습니다. 첫 비행은 1989년 7월 17일, 첫 기체 인도는 1993년 12월 17일입니다. DARPA는 B-2가 1997년에 작전 배치되고 1999년에 첫 전투 임무를 했다고 적습니다.

그 뒤의 전투기들도 스텔스를 기본으로 삼았습니다. 미 공군은 F-22를 스텔스와 통합 항전 장비, 초음속 순항, 기동성을 묶은 전투기로 소개하며, 초기 작전 능력을 2005년 12월로 적습니다. F-35도 첨단 스텔스와 융합된 센서 정보를 묶은 5세대 전투기로 소개됩니다. 오늘날 미국에서는 함정, 미사일, 지상 차량, 헬리콥터에도 스텔스 기술이 들어가 있습니다.

스텔스의 한계

스텔스는 탐지를 어렵게 할 뿐 없애지 못합니다. 신호가 다섯 갈래라서 한 가지만 줄여서는 모자랍니다. 1970년대 DARPA가 내건 목표에도 "작전에 쓸 만한 거리"라는 조건이 붙어 있었습니다.

정비도 큰 부담입니다. 미 회계감사원(GAO)은 2018년 보고서에서 F-22의 저피탐 도료가 스텔스 특성의 핵심이지만, 그 정비 부담이 기체 가용률을 낮춘다고 지적했습니다. 미 공군 관계자들은 기체 겉면의 스텔스 도료를 손보는 데 시간이 많이 들어, F-22가 임무에 나설 수 있는 시간이 크게 줄어든다고 설명했습니다. 4세대 전투기는 기체 전체를 저피탐 도료로 덮지 않았기 때문에 이 문제를 겪지 않습니다.

이 어려움은 새로운 것도 아닙니다. GAO는 2002년 보고서에서도 저피탐 특성의 정비가 역사적으로 예상보다 어렵고 시간이 많이 들었다고 적었습니다. 스텔스는 한 번 만들어 두면 끝나는 성질이 아니라, 정비로 계속 지켜야 하는 성질입니다.

바깥에서 보는 사람에게는 알 수 없는 부분이 많습니다. 저피탐을 만드는 과정의 많은 부분이 기밀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반사면적이나 탐지 거리를 숫자로 적은 기사를 보면, 그 수치가 어느 공식 자료에서 나왔는지부터 물어볼 필요가 있습니다. 숫자가 붙은 무기 기사를 읽을 때 무엇을 먼저 물어야 하는지는 레이저 무기 기사 읽는 법에서 다룬 방식이 그대로 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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