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저 무기 기사에는 이터븀이라는 원소 이름이 자주 나옵니다. 통신망 이야기에는 어븀이, 2 µm 레이저 이야기에는 툴륨이 나옵니다. 셋 다 광섬유 가운데에 섞어 넣는 희토류 원소의 이름이고, 무엇을 넣느냐에 따라 나오는 빛의 파장(wavelength)이 달라집니다.

왜 원소마다 빛이 다를까요? 희토류가 어떤 원소인지에서 시작해, 유리 속 이온이 빛을 키우는 방식, 이터븀·어븀·툴륨·홀뮴이 일하는 파장대와 쓰임, 1961년 유리 막대에서 킬로와트 광섬유까지의 흐름, 그리고 한계를 차례로 봅니다.

이름만 드문 원소들

희토류 원소는 원자 번호 57번 란타넘부터 71번 루테튬까지 15개 원소입니다. 미국 지질조사국(USGS)의 정리로 공식 이름은 란타노이드이고, 흔히 란타나이드라고 부릅니다. 성질이 비슷하고 같은 광상에서 나는 이트륨(39번)도 흔히 희토류로 묶습니다. 이 글에 나오는 홀뮴, 어븀, 툴륨, 이터븀은 그 가운데 테르븀에서 루테튬까지의 무거운 희토류에 듭니다.

이름과 달리 대부분은 그렇게 드물지 않습니다. 18·19세기에 "흙(earths)"으로 확인되었는데, 다른 흙에 견줘 드물었기에 이런 이름이 붙었습니다. 가장 흔한 세륨은 지각에서 구리나 납보다 흔합니다.

드문 것은 캐낼 만큼 모여 있는 광상입니다. 일부 희토류는 청정에너지와 국방 기술에 많이 쓰입니다. 레이저에서 희토류가 맡는 일은 빛과 관련된 것이고, 그 일은 아주 작은 양의 이온으로 합니다.

유리 속 이온이 빛을 키우는 방식

광섬유는 원래 빛을 멀리 보내는 길입니다. 그런데 코어(fiber core)에 희토류 이온을 넣으면 광섬유가 빛을 그냥 전하는 매질에서 빛을 키우는 이득 매질(gain medium)로 바뀝니다. 이 이온을 넣는 일을 첨가, 또는 도핑(doping)이라고 합니다. 이렇게 만든 광섬유가 광섬유 레이저(fiber laser)와 광섬유 증폭기(amplifier)의 심장입니다.

이온이 빛을 키우려면 먼저 에너지를 받아야 합니다. 이 일을 펌핑(pumping)이라고 하고, 보통 펌프 다이오드(pump diode)가 낸 빛으로 합니다. 활성 광섬유는 저마다 들어 있는 희토류 이온이 정하는 파장 범위에서 일하고, 펌프 빛은 언제나 레이저 빛보다 파장이 짧습니다.

파장이 짧은 빛은 광자 하나의 에너지가 큽니다. 이온은 펌프 빛으로 높이 올라갔다가, 그보다 에너지가 작은 레이저 빛을 내며 내려옵니다. 올라간 만큼 내려오지 못한 몫, 곧 펌프 에너지에서 레이저 에너지를 뺀 값을 양자 결손(quantum defect)이라고 하며, 이 몫은 열로 남습니다.

에너지 사다리 두 개를 견준 도표. 왼쪽 이터븀은 위로 오르는 펌프 화살표(약 975 nm)와 아래로 내려오는 레이저 화살표(약 1030 nm)의 길이가 거의 같아, 열이 되는 차이가 작다. 오른쪽 툴륨은 790 nm 펌프가 이온 A를 높은 펌프 준위로 올리고, 이온 A가 레이저 위 준위로 내려오면서 교차 이완으로 이웃 이온 B를 바닥에서 같은 준위로 올린다. 두 이온이 모두 2 µm 근처의 빛을 낸다. 교차 이완이 없으면 양자 한계가 약 40%라는 설명이 붙어 있다
펌프로 올라간 만큼 레이저 빛으로 내려오지 못한 몫은 열이 됩니다. 이터븀은 그 몫이 작고, 툴륨은 몫이 크지만 이웃 이온과 에너지를 나누는 교차 이완으로 이를 메웁니다. 준위 사이 간격은 실제 비율이 아닙니다 (도표)(도표)

계단 높이로 생각하면 쉽습니다. 5층까지 짐을 들고 올라가 4층에 내려놓으면 한 층 몫의 힘은 쓰고도 남는 것이 없습니다. 실제로는 그 몫이 사라지지 않고 유리 안에 열로 쌓인다는 점이 다릅니다. 그래서 펌프 에너지가 레이저 에너지에 가까울수록 열 효과가 줄어듭니다.

유리 속 이온에는 결정 속 이온과 다른 점도 있습니다. 첨가 실리카 광섬유에서는 결정과 달리 흡수와 방출의 스펙트럼이 매우 넓습니다. 그 대신 유리에 녹아드는 희토류의 양에 한계가 있어서, 광섬유의 첨가 농도는 많은 결정보다 낮습니다.

광섬유는 이 약점을 길이로 메웁니다. Coherent의 웨비나 자료가 든 비교로는 결정이 몇 cm일 때 광섬유는 10 m 안팎입니다. 가는 유리 가닥을 길게 감아 쓸 수 있다는 광섬유의 성질이 여기서 쓸모를 냅니다.

희토류 원소별 파장 지도. 가로축은 파장 700에서 2300 nm. 이터븀은 펌프 예 915·975 nm와 레이저 빛 1030~1100 nm. 어븀은 흡수 대역 980·1480 nm와 C 대역 1525~1575 nm. 툴륨은 펌프 790 nm와 2 µm 근처의 레이저 빛(1800~2100 nm로 표시). 홀뮴은 2.1 µm보다 긴 쪽. 왼쪽 1,400 nm까지는 ICNIRP가 말하는 망막 위험 영역(400~1,400 nm)으로 칠해져 있고, 오른쪽에는 1,400 nm보다 긴 파장도 각막과 피부의 열 손상이 생길 수 있다는 설명이 있다
원소마다 펌프 빛과 레이저 빛의 자리가 다릅니다. 띠의 가장자리 값은 서로 다른 자료에서 왔고 하나로 합친 값이 아닙니다. 툴륨의 띠는 한 파장 조절 실험 그림의 가로축 범위입니다 (도표)(도표)

이터븀: 1 µm 대의 일꾼

이터븀 첨가 광섬유(ytterbium-doped fiber, YDF)는 1 µm 근처에서 일합니다. 발진과 증폭은 1030~1100 nm 사이에서 일어나고, 그 안의 어디인지는 높은 에너지의 이온과 낮은 에너지의 이온이 어떤 비율로 있느냐에 따라 달라집니다. 펌핑 예로는 915 nm와 975 nm가 나옵니다. 자료마다 파장 값이 조금씩 다르게 적히는 사정은 「광섬유 레이저란: 가는 유리 안에서 빛을 키우기」에서 표로 보았습니다.

이터븀이 고출력의 주력이 된 데에는 까닭이 있습니다. 펌프 빛과 레이저 빛의 에너지 차이, 곧 양자 결손이 매우 낮습니다. 들뜬 이온이 빛을 한 번 더 흡수하거나 에너지가 엉뚱하게 위로 옮겨 가는 일(상향 변환)도 매우 적습니다.

Keller의 초고속 레이저 교과서는 이런 이득 물질이 높은 평균 출력에 아주 알맞다고 설명합니다. 이터븀 고체 레이저가 지금 다른 어떤 다이오드 펌핑 고체 레이저보다 높은 펄스 에너지와 평균 출력을 낸다는 대목도 있습니다. 네오디뮴 레이저와 달리 이터븀 레이저는 3준위 레이저로 분류됩니다.

금속판을 자르고 용접하는 광섬유 레이저도 이득 매질로 이터븀을 고릅니다. 통신용 증폭기에는 지금 어븀을 쓰지만, 출력을 훨씬 높이려면 이터븀이 더 낫습니다.

광섬유라는 모양도 한몫합니다. Coherent 자료는 광섬유 레이저의 효율이 매우 높아 대부분의 다른 고체 레이저보다 다이오드 펌프 출력이 덜 들고, 열 부하가 광섬유 길이를 따라 퍼진다고 설명합니다. 지난 10년 동안 이터븀 광섬유와 부품이 표준화되어 값이 내려갔다는 것도 2013년 이 회사 자료의 평가입니다.

국방 쪽 부품 목록에도 이 원소가 보입니다. Exail은 지향성 에너지 레이저 부품으로 1 µm용 이터븀 첨가 광섬유를 kW급 광 증폭기 개발용으로 내놓습니다. 이런 광섬유가 레이저 무기의 어느 자리에 들어가는지는 「레이저 무기 한 대 따라가기: 반도체 칩에서 발사 장치까지」에서 부품 사슬로 볼 수 있습니다.

어븀: 통신망의 1.5 µm

어븀은 1.5 µm 대에서 일합니다. 어븀은 가까이 붙은 여러 준위 덕분에 1525~1575 nm에서 빛을 키우는데, 이 범위를 C 대역이라고 부릅니다. 광섬유의 손실이 낮은 대역이라 광통신에 씁니다. 어븀의 에너지 준위에는 980 nm와 1480 nm에 센 흡수 대역이 있습니다.

어븀 첨가 광섬유 증폭기(erbium-doped fiber amplifier, EDFA)가 나오기 전에는 사정이 번거로웠습니다. 광신호가 수십 km의 유리를 지나 약해지면, 신호를 전기로 바꿔 키운 뒤 다시 빛으로 바꿔야 했습니다. 어븀 증폭기는 빛을 빛 그대로 키워 이 과정을 없앴습니다.

사우샘프턴대 광전자연구센터(ORC)는 1987년 논문이 첫 실용 광 증폭기의 발명을 알렸고, 그 덕분에 많은 신호를 전자 변환 없이 수백 마일 보낼 수 있게 되었다고 적습니다. IEEE 이정표의 설명도 1.5 µm 통신 파장대의 신호를 키우는 광섬유 증폭기가 대륙을 가로지르고 바다 밑을 지나는 오늘의 광대역 망을 가능하게 했다는 쪽입니다.

어븀에도 짐이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3준위 레이저라서 펌프 출력이 많이 듭니다. 이터븀이 어븀을 돕는 조합도 있습니다. Er:Yb 유리에서는 이터븀이 감광제(sensitizer)로 펌프 빛을 받아 어븀에 에너지를 넘기고, 어븀이 1.5 µm 영역의 이득을 냅니다.

툴륨과 홀뮴: 2 µm 쪽으로

툴륨 광섬유 레이저는 2 µm 근처에서 빛을 냅니다. Coherent 자료에 실린 툴륨 광섬유 레이저의 파장 조절 그림은 가로축이 1800~2100 nm에 걸쳐 있습니다. 이 자료가 나온 2013년 무렵 툴륨 광섬유는 790 nm로 펌핑했습니다.

790 nm로 펌핑해 2 µm 빛을 얻으면 파장 차이가 큽니다. 펌프 광자 하나가 레이저 광자 하나만 만든다면 양자 한계는 약 40%에 그칩니다. 이터븀과 견주면 열로 남는 몫이 훨씬 큰 셈입니다.

툴륨은 이 틈을 이웃 이온과 나눠 메웁니다. 펌프 빛으로 높이 들뜬 이온 하나가 레이저 위 준위로 내려오면서, 바닥에 있던 이웃 이온 하나를 같은 준위로 끌어올립니다. 이것을 교차 이완(cross-relaxation)이라고 하고, 툴륨 농도가 높아 이온 사이가 가까울수록 잘 일어납니다. Coherent는 이 덕분에 790 nm 펌핑의 효율이 양자 한계를 넘어, 2013년 자료 기준으로 보통 60% 안팎에 이르렀다고 설명합니다.

출력도 따라왔습니다. 790 nm로 펌핑한 툴륨 광섬유는 1 kW 출력을 냈습니다. 홀뮴은 툴륨보다 더 긴 쪽, 2.1 µm 너머에서 툴륨보다 잘 동작한다는 실험 결과가 있고, 홀뮴이 흡수하는 파장으로 바로 펌핑하는 방식은 출력을 크게 키울 가능성을 보였다고 소개됩니다.

1.5 µm와 2 µm가 주목받는 데에는 눈과 관련된 까닭도 있습니다. Coherent 자료는 어떤 경우에는 "눈에 더 안전한(eye-safer)" 1400 nm보다 긴 파장이 필요해 이 두 대역이 중요해졌다고 보고, 쓰임으로 의료, 감지, 재료 가공, 군사·국방을 듭니다. Exail은 2 µm 아래쪽 대역의 고에너지 레이저가 지향성 적외선 대응(DIRCM)과 지향성 에너지 레이저에 쓰이며, 1·1.5 µm 레이저보다는 아직 비싸다고 적습니다.

"더 안전하다"는 말을 "해가 없다"로 읽으면 안 됩니다. 국제비전리방사선보호위원회(ICNIRP)의 지침은 400~1,400 nm를 망막 위험 영역으로 두고, 1,400 nm보다 긴 파장에서는 각막과 피부에 열 손상이 생긴다고 설명합니다. 빛이 망막까지 가지 않을 뿐 눈과 피부를 다치게 할 수 있다는 뜻이며, 보안경과 등급을 읽는 법은 「레이저 안전: 등급과 보안경 읽는 법」에 있습니다.

1961년에서 킬로와트까지

이야기는 광섬유보다 유리 막대에서 시작됩니다. 1961년 미국 매사추세츠주 사우스브리지의 American Optical에서 Elias Snitzer와 동료들이 세계 첫 광섬유 레이저를 만들어 작동시켰습니다. 같은 해 Snitzer는 바륨 크라운 유리 속 Nd³⁺ 이온의 레이저 작용을 보고했고, 이것이 유리로 만든 첫 고체 레이저였습니다. 3년 뒤인 1964년 같은 연구진은 첫 광섬유 증폭기를 시연했습니다.

통신용 증폭기로 가는 길은 1980년대에 열렸습니다. 1985년 희토류 이온을 품은 저손실 광섬유의 제작 논문이 나왔고, 1987년에는 1.54 µm에서 동작하는 어븀 첨가 광섬유 증폭기 논문이 서로 다른 두 연구진에게서 나왔습니다. IEEE 이정표는 Payne 등의 혁신이 1.5 µm 통신 파장대의 광섬유 증폭기로 이어졌다고 적고, 이 이정표는 2012년 10월 사우스브리지에 헌정되었습니다.

희토류 첨가 광섬유의 연표. 1961년 Nd³⁺ 유리 레이저 논문과 첫 광섬유 레이저. 1964년 첫 광섬유 증폭기. 1985년 희토류 이온을 품은 저손실 광섬유. 1987년 1.54 µm 어븀 첨가 광섬유 증폭기 논문. 2004년 첫 1 kW 근사 단일 모드 광섬유 레이저. 2013년까지 10년 남짓 만에 100 W 안팎에서 10 kW 넘게, 2 µm에서는 1 kW 안팎. 연도 사이 간격은 실제 비율이 아니다
유리 막대에서 킬로와트 광섬유까지. 금색은 첫 광섬유 레이저와 증폭기, 파란색은 통신용 증폭기, 빨간색은 고출력 광섬유 레이저입니다. 연도 사이 간격은 실제 비율이 아닙니다 (도표)(도표)

고출력 쪽은 2000년대에 빨라졌습니다. 첫 1 kW 근사 단일 모드 광섬유 레이저는 2004년 ORC에서 시연되었습니다. Coherent의 2013년 자료는 근사 단일 모드 광섬유 레이저의 출력이 10년 남짓 만에 100 W 안팎에서 10 kW 넘게 늘었고, 눈에 더 안전한 파장의 출력도 2 µm에서 1 kW 안팎까지 따라왔다고 정리합니다.

오늘날 광섬유 레이저는 플라스틱에서 금속까지 자르고 용접하는 멀티킬로와트 빔을 냅니다. 연구용 광섬유를 만드는 ORC의 활성 첨가 원소 목록에도 이터븀, 네오디뮴, 어븀, 어븀과 이터븀, 툴륨, 홀뮴이 함께 올라 있습니다.

한계와 맞바꿈

원소마다 얻는 것이 있으면 내주는 것도 있습니다.

  • 녹는 양에 한계가 있습니다. 유리에 넣을 수 있는 희토류의 양이 많지 않아 첨가 농도가 결정보다 낮습니다. 그래서 광섬유가 길어집니다.
  • 3준위 레이저는 펌프가 많이 듭니다. 이터븀과 어븀은 3준위 레이저로 분류되고, 어븀은 그 때문에 펌프 출력이 많이 든다고 설명됩니다.
  • 양자 결손은 열이 됩니다. 이터븀은 그 몫이 작지만 0은 아닙니다. 툴륨은 몫이 커서 교차 이완에 기대고, 그러려면 농도를 높여야 합니다. 열이 광섬유에 어떤 문제를 일으키는지는 「한 가닥의 한계 ②: 열과 모드 불안정성」에서 이어집니다.
  • 긴 파장은 아직 비쌉니다. 2 µm 레이저는 1·1.5 µm 레이저보다 아직 값이 더 나갑니다.
  • "눈에 더 안전한"은 안전하다는 뜻이 아닙니다. 이터븀의 1030~1100 nm는 망막 위험 영역 안에 있고, 1,400 nm보다 긴 파장도 각막과 피부를 다치게 할 수 있습니다.

펌프 빛을 광섬유의 어느 길로 넣는지는 「이중 클래드 광섬유와 펌프 빛 넣기」에, 원소마다 다른 펌프 파장을 맞추는 부품 이야기는 「펌프 다이오드: 전기를 빛으로 바꾸는 부품」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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