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두운 방에서 휴대폰 카메라를 켜면 화면이 흐릿하게나마 방 안을 보여 줍니다. 레이저 연구실의 파워미터(power meter)는 눈에 보이지 않는 빔의 세기를 숫자로 띄웁니다. 우주의 위성은 지구에서 돌아온 빛 알갱이를 하나씩 셉니다. 셋 다 빛을 전기 신호로 바꾸는 부품인 광검출기(photodetector)가 있어서 할 수 있는 일입니다.
광검출기 가운데 가장 흔한 것이 포토다이오드(photodiode)입니다. 작은 반도체 조각에 빛이 닿으면 전류가 흐릅니다. 그 전류의 크기로 빛이 얼마나 들어왔는지를 압니다.
빛이 어떻게 전류가 될까요? 이 글은 그 출발점인 광전 효과에서 시작해 포토다이오드의 속, 재료가 볼 수 있는 파장(wavelength), 빠르게 재는 조건, 약한 빛을 키우는 방법, 그리고 실제로 쓰이는 곳과 한계를 공개 자료로 따라갑니다.
빛이 전자를 떼어 낸다: 광전 효과
금속 전극에 빛을 비추면 전극 사이에 불꽃이 더 쉽게 튑니다. 이 현상을 광전 효과(photoelectric effect)라 합니다. 1887년 Hertz가 음극에 자외선을 비추는 실험에서 처음 발견했습니다.
이상한 점이 하나 있었습니다. 당시 이론으로는 빛이 셀수록 전자가 잘 튀어나와야 했습니다. 그런데 실제로는 빛의 진동수(frequency)가 어느 값을 넘어야만 광전 효과가 일어났습니다.
1905년부터 낸 연구에서 Albert Einstein은 빛이 정해진 에너지를 가진 알갱이, 곧 양자로 이루어진다고 설명했습니다. 빛 알갱이 하나인 광자(photon)가 전자 하나를 떼어 내려면 진동수가 어떤 최솟값을 넘어야 합니다. 빛을 아무리 세게 비춰도 광자 하나하나의 에너지가 모자라면 전자는 떨어지지 않습니다.
노벨재단은 1921년 물리학상을 Einstein에게 주면서 특히 "광전 효과의 법칙을 발견한 공로"를 들었습니다. 그해 선정 위원회는 기준에 맞는 추천이 없다고 보아 상을 한 해 미뤘고, Einstein은 1921년 상을 1922년에 받았습니다.
오늘날 광검출기는 동작 원리로 크게 세 갈래로 나뉩니다. 빛이 진공 속 물질의 표면에서 전자를 밖으로 튀어나오게 하는 외부 광전 효과, 전자가 물질 밖으로 나가지 않고 안에서 움직일 수 있게 되는 내부 광전 효과, 그리고 빛을 열로 바꿔 재는 열 방식입니다. 포토다이오드는 내부 광전 효과를 씁니다.
포토다이오드 안에서 일어나는 일
포토다이오드의 중심은 PN 접합(PN junction)입니다. 전자가 남는 N형 반도체와 전자가 모자란 P형 반도체를 맞붙인 곳입니다. 두 층이 만나는 사이에는 움직일 전하가 거의 없는 얇은 영역이 생기는데, 이것을 공핍층(depletion layer)이라 합니다. 공핍층에는 전기장이 걸려 있습니다.
빛의 에너지가 반도체의 띠틈(band gap) 에너지보다 크면, 묶여 있던 전자가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는 상태로 올라갑니다. 전자가 떠난 자리에는 양전하처럼 움직이는 빈자리, 곧 정공(hole)이 남습니다. 빛이 전자-정공 쌍(electron-hole pair)을 만든 것입니다.
공핍층의 전기장은 전자를 N층 쪽으로, 정공을 P층 쪽으로 밀어 갈라놓습니다. 두 층에 전극을 달아 바깥 회로에 이으면 이 전하들이 흘러 전류가 됩니다. 생기는 전자-정공 쌍의 수는 들어온 빛의 양에 비례합니다.
물이 흐르는 비탈길에 공을 떨어뜨리는 모습을 떠올릴 수 있습니다. 공핍층의 전기장이 비탈이고, 빛이 만든 전자와 정공은 비탈을 따라 서로 반대쪽으로 굴러갑니다. 실제로는 전자와 정공이 반대 부호의 전하라서 같은 전기장 속에서 반대 방향으로 힘을 받는 것이고, 공핍층 밖에서 생긴 전하는 비탈 없이 천천히 퍼져서 접합까지 옵니다.
교과서에서는 포토다이오드를 빛의 세기에 따라 전류를 내보내는 전류원으로 그립니다. 전류는 들어온 광출력에 따라 정해지며, 그 사이에 양자 효율(quantum efficiency)이 들어갑니다. 양자 효율은 들어온 광자 수에 비해 전류로 꺼낼 수 있는 전자의 수가 얼마인지를 나타냅니다. 광자 열 개가 들어와 전자 아홉 개가 나오면 90%입니다.
실리콘 포토다이오드의 광전류는 들어온 빛의 양에 아주 곧게 비례합니다. 종류와 회로에 따라 다르지만, 이 비례가 아홉 자릿수가 넘는 넓은 범위에서 지켜질 수 있습니다. 빛을 숫자로 재는 파워미터에 포토다이오드가 쓰이는 까닭입니다.
재료가 볼 수 있는 파장을 정한다
광자 하나의 에너지는 파장이 길수록 작습니다. 광자의 에너지가 띠틈보다 작으면 전자를 올리지 못하고 그냥 지나갑니다. 그래서 반도체마다 볼 수 있는 가장 긴 파장, 곧 차단 파장(cutoff wavelength)이 있습니다.
상온의 실리콘은 띠틈 에너지가 1.12 eV이고 차단 파장은 1100 nm입니다. 짧은 파장 쪽에도 끝이 있어서, 보통 실리콘 포토다이오드는 320 nm, 자외선을 강화한 것은 190 nm에서 끊깁니다. 이 경계는 실리콘 자체의 성질과 빛이 들어오는 창 재료가 함께 정합니다.
적외선(infrared) 가운데 차단 파장에 가까운 근적외선은 실리콘이 다루기 까다롭습니다. 근적외선 감도를 높인 실리콘 PIN 포토다이오드는 900 nm에서 1100 nm 사이 감도를 크게 끌어올렸습니다. 빛을 흡수하는 층을 두껍게 하는 방법도 있지만, 그러면 높은 전압이 필요하고 암전류가 늘며 응답이 느려집니다.
더 긴 적외선에는 다른 재료가 필요합니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 제트추진연구소(JPL)의 적외선 검출기는 주기율표의 III족과 V족 원소를 합친 III-V 반도체, 예를 들어 인듐 갈륨 비소(InGaAs)를 바탕으로 합니다. 파장이 왜 중요한지는 파장은 왜 중요한가: 보이는 빛과 보이지 않는 빛에서 더 다룹니다.
빠르게 재려면 작아야 한다
포토다이오드가 얼마나 빨리 반응하는지는 보통 상승 시간으로 나타냅니다. 출력이 최고값의 10%에서 90%까지 오르는 데 걸리는 시간입니다. 이 시간을 정하는 요인은 크게 둘입니다.
첫째는 전기 회로의 시간 상수입니다. PN 접합은 두 전극 사이에 얇은 층이 낀 축전기와 같아서 정전 용량을 가집니다. 이 정전 용량은 빛을 받는 면적에 거의 비례하고 공핍층 두께에 반비례합니다. 정전 용량이 크면 전하를 채우고 비우는 데 시간이 걸리고, 대부분의 포토다이오드는 바로 이 시간 상수로 속도가 제한됩니다.
둘째는 전하가 전극까지 가는 이동 시간입니다. 면적을 줄이고 층을 두껍게 하면 정전 용량은 줄지만, 층이 두꺼워질수록 전하가 건너야 할 거리가 늘어납니다. 어느 지점부터는 이 이동 시간이 속도를 정합니다. 공핍층 밖에서 생긴 전하가 천천히 퍼져 오는 시간도 응답을 늦춥니다.
그래서 아주 빠른 포토다이오드는 작습니다. 교과서는 대부분의 경우 필요한 시간 분해능을 얻으려면 광신호를 검출기의 작은 면적에 좁게 모아야 한다고 설명합니다. 상용 고속 포토다이오드는 대역폭이 약 60 GHz, 가장 짧은 시간 분해능이 약 5 ps까지 갈 수 있지만, 그 분해능을 쓰려면 특별한 고속 샘플링 오실로스코프가 필요합니다.
그보다 짧은 펄스 폭(pulse duration)은 전자 장비로 따라가지 못합니다. 그런 펄스는 광학적인 방법으로 따로 잽니다. 그 방법은 빛을 재는 장비: 파워미터, 빔 프로파일러, 스펙트럼 분석기에 소개되어 있습니다.
약한 빛을 키우기: APD와 광전자 증배관
빛이 아주 약하면 광자 하나가 전자 하나를 만드는 것만으로는 신호가 잡음에 묻힙니다. 이때 검출기 안에서 전자의 수를 불리는 방법을 씁니다.
사태 포토다이오드(avalanche photodiode, APD)는 포토다이오드에 높은 역전압을 걸어 안쪽에 아주 센 전기장 영역을 만듭니다. 빛이 만든 전자가 이 영역에서 가속되어 결정 격자와 부딪히면 새 전자-정공 쌍이 생깁니다. 새로 생긴 쌍이 또 다른 쌍을 만들면서 전하가 눈덩이처럼 불어나는데, 이것을 사태 증배(avalanche multiplication)라 합니다. 신호가 커진 덕분에 잡음의 영향이 줄어 보통 PIN 포토다이오드보다 신호 대 잡음비가 높습니다.
광전자 증배관(photomultiplier tube, PMT)은 외부 광전 효과를 쓰는 진공관입니다. 빛이 광음극(photocathode)에 닿으면 전자가 진공 속으로 튀어나옵니다. 이 전자는 다이노드(dynode)라는 전극으로 끌려가 부딪히며 여러 개의 2차 전자를 떼어 내고, 이 일이 여러 단에서 되풀이됩니다. 마지막 단을 나온 전자 덩어리는 처음보다 100만~1,000만 배까지 늘어나 양극에 모입니다.
광전자 증배관의 뼈대는 꽤 오래되었습니다. 1939년 Zworykin과 Rajchman이 개발한 정전 집속형 광전자 증배관이 지금 쓰는 것의 기본 구조라고 제조사 안내서의 역사 절은 적습니다.
빛 대신 열로 재는 검출기
모든 광검출기가 전자를 떼어 내는 것은 아닙니다. 레이저 출력을 재는 파워미터 가운데에는 서모파일(thermopile)을 쓰는 것이 있습니다. 서모파일은 온도 차를 전압으로 바꾸는 열전대를 여러 개 촘촘히 이은 것입니다.
서모파일 한쪽의 흡수 재료가 레이저 빛을 받아 데워지고, 다른 쪽은 방열판에 붙어 차갑게 남습니다. 흡수된 레이저 에너지는 열이 되어 두 면 사이에 온도 차를 만듭니다. 이 온도 차에 비례하는 전압이 나오고, 온도 차는 레이저 출력에 비례합니다.
두 방식은 장단점이 엇갈립니다. 열 방식은 감도가 낮지만 파장에 따라 반응이 달라지지 않습니다. 포토다이오드는 응답도가 재료의 띠틈에 달려 파장마다 크게 다르므로, 다른 광원을 재려면 다른 검출기가 필요합니다.
대신 포토다이오드는 서모파일보다 빠르고, 온도 변화의 영향을 덜 받고, 잡음이 낮습니다. 감도가 높은 만큼 주변 빛의 잡음을 받기 쉽다는 약점도 있습니다.
우주에서 광자 하나씩 세기: ICESat-2
NASA의 위성 ICESat-2에 실린 장비 ATLAS는 광검출기를 극한까지 쓰는 예입니다. ATLAS는 532 nm 레이저 빛을 여섯 개 빔으로 쏘고, 광자 하나에도 반응하는 검출기로 광자 하나하나가 지표까지 갔다 오는 시간을 잽니다.
수신기가 모은 빛은 햇빛을 줄이는 필터를 지나 광섬유를 타고 빔마다 따로 광자 계수(photon-counting) 검출기에 들어갑니다. 검출기는 광자를 잡을 때마다 디지털 신호를 하나씩 냅니다. 각 사건의 시각은 약 200 ps 정밀도로 기록됩니다. 수신 광학계에는 광전자 증배관도 들어 있습니다.
ATLAS는 맑은 하늘 아래 깨끗한 눈 표면에서 강한 빔마다 한 발에 평균 광전자 12개가 돌아오도록 설계되었습니다. 많이 받을수록 좋을 것 같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광자가 많이 몰리면 광자 계수 검출기의 데드 타임(dead time) 동안 놓치는 검출 사건이 생겨 측정이 일그러집니다.
이 값은 신호 대 잡음비와 그 왜곡 사이의 타협입니다. ATLAS가 거리를 재는 방식은 레이저로 재기: 거리 측정과 라이다의 기초에 있습니다.
한계와 어려운 점
먼저 빛이 없어도 흐르는 전류가 있습니다. 암전류(dark current)라 부르며, 아주 약한 빛을 잴 때 잡음이 됩니다. 포토다이오드에 역전압을 걸면 비례 범위가 넓어지고 응답이 빨라지지만 암전류와 잡음도 함께 늘어납니다. 우주의 ATLAS에서도 빛이 없을 때 세어지는 암계수가 검출기마다 초당 10,000 미만이지만, 남대서양 이상대(South Atlantic Anomaly) 위에서는 초당 50,000까지 오를 수 있습니다.
센 빛도 문제입니다. 레이저 빛을 작은 점에 모으면 단위 면적당 빛이 늘어 빛과 전류의 비례가 무너집니다. 그런데 빠른 검출기는 작아야 하므로, 속도와 받을 수 있는 빛의 양 사이에 줄다리기가 생깁니다.
온도도 걸립니다. APD의 이득은 온도가 오르면 같은 전압에서 작아집니다. 일정한 출력을 얻으려면 온도에 맞춰 전압을 바꾸거나 소자 온도를 일정하게 지켜야 합니다. 운반자마다 증배가 고르지 않아 생기는 과잉 잡음(excess noise)도 더해집니다.
적외선 검출기는 차갑게 지켜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NASA JPL은 이전보다 높은 온도에서 동작하는 것이 매우 유리하다며 150 K에서 동작하는 적외선 검출기를 개발했고, 80 K에서 동작하는 장파 적외선 배열로 찍은 사진도 공개했습니다. 동작 온도가 올라가도 맞춤 냉각기는 여전히 필요하다고 JPL은 밝힙니다.
다음에 읽을 글
- 빛의 기초: 파동, 파장, 주파수, 광자: 광자의 에너지와 파장의 관계를 다시 봅니다.
- 빛을 재는 장비: 파워미터, 빔 프로파일러, 스펙트럼 분석기: 검출기가 들어간 측정 장비와 교정을 다룹니다.
- 레이저로 재기: 거리 측정과 라이다의 기초: 돌아온 빛의 시간으로 거리를 재는 방법입니다.
- 「파면 센서: 샥-하트만 센서로 빛의 일그러짐을 재기」: 검출기 배열로 빛의 모양을 재는 장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