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 레이저 빛(630 nm)을 둘로 나눴다가 다시 겹치는 장치에서 거울 하나를 315 nm 옮기면, 화면의 밝고 어두운 무늬가 정확히 한 칸 옮겨 갑니다. 대학 물리 교과서의 예제에 나오는 값입니다. 315 nm는 그 빛 파장(wavelength)의 절반입니다.

거꾸로 보면 곤란한 일이 생깁니다. 거울을 받친 받침이 그만큼만 떨려도 무늬가 흔들린다는 뜻이니까요. 레이저 실험실 바닥에 나사 구멍이 촘촘한 무거운 판이 깔리고, 그 위의 거울과 렌즈가 작은 받침에 하나씩 붙들려 있는 까닭이 여기에 있습니다.

이 판이 광학 정반(optical table, 광학 테이블)이고, 받침이 마운트(mount)입니다. 정반 속이 왜 벌집인지, 다리 속 공기가 무슨 일을 하는지, 마운트가 부품을 어떤 원리로 붙잡는지 차례로 봅니다. 끝에서는 수은 위에 돌판을 띄운 1887년의 실험까지 거슬러 올라갑니다.

빛은 나노미터를 느낀다

간섭(interference)은 빛 두 줄기가 겹쳐 서로 보태거나 지우는 현상입니다. 마이컬슨 간섭계는 빛을 둘로 나눠 서로 다른 길로 보냈다가 다시 합쳐 간섭무늬를 만드는 정밀 기기입니다. 한쪽 거울을 파장의 절반만큼 옮기면 두 길의 차가 한 파장만큼 바뀌고, 무늬 하나하나가 이웃 무늬가 있던 자리로 옮겨 갑니다.

두 칸으로 된 그림. 왼쪽 칸은 마이컬슨 간섭계로, 레이저 빛이 빔 분할기에서 둘로 나뉘어 고정 거울과 움직이는 거울로 갔다가 돌아와 아래 화면에서 만난다. 움직이는 거울 옆에 파장의 절반(λ/2)만큼 움직인다는 화살표가 있다. 오른쪽 칸은 화면의 밝고 어두운 무늬 띠 두 줄로, 거울이 λ/2 움직인 뒤 밝은 무늬 하나하나가 이웃 무늬가 있던 자리로 옮겨 간 모습을 화살표로 보인다. 아래 상자에 교과서 예제의 값, 630 nm 붉은 빛에서 거울이 315 nm 움직이면 무늬 한 칸이라는 글이 있다. 축척이 없는 개념도다
간섭계의 거울이 파장의 절반만 움직여도 무늬가 한 칸 옮겨 갑니다. 축척이 없는 개념도입니다 (도표)(도표)

지나가는 무늬를 세면 파장의 몇 분의 1까지 맞는 아주 작은 변위를 잴 수 있습니다. 간섭계를 정밀 측정에 쓰는 까닭입니다. 같은 성질 때문에 간섭계는 원치 않는 떨림에도 똑같이 예민합니다.

이 예민함이 가장 멀리 간 곳이 중력파 관측소 LIGO입니다. LIGO 연구소의 설명에 따르면 중력파는 거울 사이의 거리를 10⁻¹⁹ m만큼 바꾸고, 간섭계는 가까운 도로의 차량, 대륙 반대편의 날씨, 바다의 물결, 지구의 거의 모든 큰 지진까지 느낍니다. 그래서 40 kg 거울 하나하나를 360 kg짜리 4단 진자에 매달고, 그 둘레를 여러 겹의 능동·수동 진동 차단 장치로 감쌌습니다.

실험실의 광학 정반이 맡은 일도 방향은 같습니다. 빛이 지나가는 부품들이 서로에 대해 움직이지 않게 하는 것입니다.

완벽하게 단단한 것은 없다

완벽한 강체(rigid body)에서는 어느 두 점 사이의 거리도 시간이 지나도 변하지 않습니다. 모든 부품을 이런 강체 하나로 묶으면 부품끼리 서로 움직이지 않고, 광학계의 성능도 떨어지지 않습니다. 진동원은 완전히 없앨 수 없으니, 부품들을 단단한 구조로 이어 상대 운동을 줄이는 것이 목표가 됩니다.

문제는 완벽하게 단단한 구조를 만들 수 없다는 데 있습니다. Newport의 기술 노트는 그 대신 따져야 할 힘을 셋으로 나눕니다.

힘무엇이 생기나줄이는 방향
동적 힘(진동)구조가 진동수에 따라 변형되고, 구조의 공진이 부품 사이의 상대 운동을 키울 수 있음부품을 공진이 감쇠된 단단한 구조로 잇고, 바닥 진동을 기계식 필터나 능동 상쇄로 막음
정적 힘시간에 따라 변하지 않는 변형. 장비를 더하거나 옮기면 바뀌어 정렬이 틀어짐바깥 힘을 받아도 덜 변형되는 단단한 구조
온도고르지 않은 온도 변화가 보통 한 시간 이상에 걸쳐 구조를 천천히 휘게 함온도 변화를 줄이고, 구조를 온도에 둔하게 설계

흔들림이라고 하면 떨림만 떠올리기 쉽습니다. 하지만 표의 셋째 줄처럼 한 시간 넘게 천천히 진행되는 휨도 정렬을 틀어 놓습니다.

속이 벌집인 정반

광학 정반은 정밀한 광학 실험의 단단한 바탕입니다. 빔 경로에 놓인 부품 사이의 상대 운동이 만드는 오차를 없애도록 설계하고, 그 설계에서 가장 먼저 따지는 것이 강성입니다. 강성에는 두 얼굴이 있습니다. 장비를 옮기거나 더할 때 덜 휘는 정적 강성, 바닥 진동·소리·정반 위의 기계가 흔들 때 덜 휘는 동적 강성입니다.

보통의 광학 정반은 면판 두 장 사이에 가벼운 벌집 심재(honeycomb core)를 끼운 샌드위치 구조입니다. 벌집은 아주 가벼우면서 매우 단단한 구조를 만들 때 흔히 쓰는 모양입니다. 구조가 가벼워지면 크게 휘며 떠는 공진이 더 높은 진동수로 옮겨 가고, 같은 진동 힘을 받아도 덜 휩니다.

Newport의 카탈로그는 고급 광학 응용 대부분에서 강철 벌집이 화강암을 대신한 가장 큰 이유를 여기서 찾습니다. 화강암은 무거워 공진이 낮은 진동수에서 생기고, 그만큼 면이 크게 휘기 때문입니다.

벌집에는 감쇠(damping)가 크다는 장점도 있습니다. 부품 사이의 상대 운동이 일으키는 방해는 대개 정반이 크게 굽거나 비틀리는 모드에서 생기는데, 감쇠는 그 떨림의 진폭을 줄여 정반 면 위의 상대 운동을 줄입니다. 광간섭계처럼 아주 정밀한 응용에서는 감쇠를 최대로 하는 것이 꼭 필요합니다.

윗면의 나사 구멍에도 손이 많이 갑니다. 이 회사 정반의 장착 나사 구멍은 25 mm(1 inch) 간격의 격자에 놓이고, 구멍마다 부식하지 않는 원뿔 모양 컵으로 아래를 막습니다. 레이저 색소나 냉각액, 가끔 엎지르는 커피가 벌집 속으로 스며들지 않게 하려는 것입니다.

다리 속의 공기 스프링

정반은 보통 부드러운 공기식 진동 차단기(pneumatic vibration isolator) 위에 놓입니다. 차단기 안에는 유연한 막으로 막은 압축 공기 방이 있고, 이 공기가 피스톤을 통해 정반을 받칩니다. 피스톤이 방 안으로 밀려 들어가면 공기의 압력이 올라 부드러운 스프링처럼 되밀어 냅니다.

광학 정반 아래 공기식 진동 차단기의 단면을 단순하게 그린 개념도. 정반이 피스톤 위에 놓이고, 피스톤 아래에는 유연한 막으로 막은 압축 공기 방이 있어 부드러운 스프링처럼 밀어 올린다. 공기 방은 가는 통로로 둘째 방과 이어지고, 통로를 지나는 공기가 에너지를 잃어 감쇠가 생긴다고 적혀 있다. 아래에는 바닥의 빠른 떨림은 크고 차단기를 지난 정반의 빠른 떨림은 작다는 물결 화살표가 있다. 실제 제품이 아니며 치수가 없다
공기식 차단기는 압축 공기를 스프링으로, 가는 통로를 지나는 공기 흐름을 감쇠로 씁니다. 실제 제품이 아닌 단순한 개념도입니다 (도표)(도표)

스프링 위에 무게를 얹은 계에는 저마다 고유 진동수가 있습니다. 음 '라'에 맞춘 소리굽쇠가 440 Hz로 떠는 것처럼, 건드리면 스스로 떠는 진동수입니다. 질량-스프링 계의 고유 진동수는 질량이 클수록, 스프링이 무를수록 낮아집니다. 공기식 차단기에서는 공기 방의 부피를 키우면 고유 진동수가 낮아집니다.

바닥의 떨림이 정반에 얼마나 전해지는지는 진동수에 따라 셋으로 갈립니다. 고유 진동수보다 훨씬 느린 떨림은 그대로 전해지고, 고유 진동수 근처의 떨림은 오히려 커지며, 훨씬 빠른 떨림은 걸러집니다.

공기식 차단기는 일종의 기계식 저역 통과 필터입니다. 고유 진동수를 낮추면 더 느린 떨림까지 걸러지므로, 고유 진동수를 낮추는 것이 설계의 주된 목표입니다. 세 구간을 그래프로 보려면 「진동과 충격: 흔들리는 곳에서 광학계를 지키기」의 전달률 그림이 도움이 됩니다.

봉우리를 낮추는 것은 감쇠입니다. 소리굽쇠 끝을 물에 담그면 떨림이 거의 곧바로 멎듯이, 감쇠는 떨림의 에너지를 빼내 진동을 빨리 잦아들게 합니다. 공기식 차단기에서는 공기가 가는 관이나 작은 구멍을 지나 다른 방으로 흐르며 에너지를 잃고, 이것이 감쇠 노릇을 합니다.

공짜는 아닙니다. 감쇠를 키우면 공진 봉우리는 낮아지지만, 빠른 떨림이 줄어드는 기울기가 완만해집니다. 고유 진동수와 감쇠 사이에서 맞바꿈을 해야 하는 셈입니다.

여섯 점으로 붙잡기: 키네마틱 원리

정반이 바닥이라면 마운트는 손입니다. 어떤 광학계든 광학 부품은 저마다 어떤 방식으로든 고정해야 하고, 계의 성능은 광학 부품만큼 마운트와 위치 정확도에도 달려 있습니다.

세 발 의자를 떠올리면 마운트의 원리가 보입니다. 세 발 의자는 다리 길이가 조금씩 달라도 다리 셋이 늘 바닥에 닿습니다. 실제로는 대가도 있습니다. 짐이 세 다리가 이루는 삼각형 안에 있어야 해서 더 잘 넘어집니다.

이 생각을 정리한 것이 정확한 구속(exact constraint) 설계입니다. 부품을 붙잡는 점의 수가 묶어야 할 자유도의 수와 같아야 한다는 원리입니다. 키네마틱 커플링(kinematic coupling)은 두 부품 사이의 자유도 여섯 개를 정확히 구속하고, 접촉점 여섯 개로 한 부품의 위치와 방향을 다른 부품에 대해 정합니다. 접촉점 수가 자유도 수와 같아 성능을 미리 내다볼 수 있습니다.

세 칸으로 된 그림. 왼쪽 칸은 세 발 의자로, 다리 셋이 길이와 상관없이 늘 바닥에 닿는다고 적혀 있다. 가운데 칸은 위에서 본 켈빈형으로, 공 하나는 원뿔 모양 오목(접촉 3), 하나는 그쪽을 향한 V 홈(접촉 2), 하나는 평면(접촉 1)에 놓여 3 + 2 + 1 = 6이다. 오른쪽 칸은 위에서 본 맥스웰형으로, 가운데를 향한 V 홈 셋에 공이 하나씩 놓여 2 + 2 + 2 = 6이다. 아래에 흔한 키네마틱 거울 마운트가 같은 콘·홈·평면 생각을 쓴다는 글이 있다. 숫자는 접촉점 수이고 치수와 각도는 없다
키네마틱 방식은 접촉점 여섯 개로 위치와 방향을 정합니다. 숫자는 접촉점 수이고 치수가 없는 개념도입니다 (도표)(도표)

이름이 붙은 방식이 둘 있습니다. 공 하나는 사면체 모양 오목에, 하나는 그쪽을 향한 V 홈에, 하나는 평판에 놓이는 방식은 켈빈 경(Lord Kelvin)이 즐겨 쓴 데서 켈빈 커플링이라 부릅니다. 세 V 홈이 가운데를 향하고 공 셋이 하나씩 놓이는 대칭형은 제임스 클러크 맥스웰이 선호한 방식입니다. MIT 기계공학과 알렉산더 슬로컴(Alexander Slocum) 교수의 리뷰는 두 방식의 기원이 1800년대 초로 보이지만 "발명자"는 뚜렷하지 않다고 적습니다.

거울 마운트의 세 방식

거울의 기울기를 위아래·좌우로 조절하는 광학 마운트는 기본 설계가 세 가지입니다. 가장 흔한 키네마틱 마운트는 앞의 콘·홈·평면을 그대로 씁니다. 스프링으로 이은 두 판의 한 모서리에서 공이 원뿔 모양 홈(콘)에 놓여 축점이 되고, 끝이 둥근 조절 나사 하나는 홈을, 다른 하나는 평면을 밉니다. 자유도마다 꼭 한 가지 방식으로만 구속됩니다.

방식생김새특징
키네마틱(콘·홈·평면)스프링으로 이은 두 판, 공과 조절 나사조절 범위와 안정성이 좋고 값이 쌈. 완전히 직교하지 않아 각을 바꾸면 빔이 조금 옆으로 옮겨 가고 축끼리 얽힘
플렉셔(flexure)단단한 판스프링으로 이은 판들작고, 기계적·열적 안정성이 뛰어남. 조절 범위는 키네마틱보다 좁음
김발(gimbal)직각으로 놓인 두 쌍의 베어링움직임이 참으로 직교함. 회전 중심이 거울 앞면에 있어 각을 바꿔도 빔이 옆으로 옮겨 가지 않음. 아주 큰 부품에 흔히 씀

마운트의 성능은 조절 범위, 분해능, 재현성, 직교성, 안정성, 열 표류, 그리고 값으로 따집니다. 재현성은 같은 조절을 했을 때 같은 자리로 얼마나 가깝게 돌아오는지이고, 직교성은 한 축을 조절할 때 다른 축이 따라 움직이지 않는지입니다. 안정성은 시간이 지나도 자리를 얼마나 잘 지키는지를 말합니다.

분해능이 중요한 까닭은 거울의 성질에 있습니다. 거울이 어떤 각만큼 돌면 반사된 빛은 그 두 배의 각만큼 움직입니다. 그래서 거울에서 먼 곳에 빛을 정확히 맞추려면 마운트가 더 작은 각까지 조절할 수 있어야 합니다.

수은 위에 뜬 돌판에서 오늘의 정반까지

1887년 7월, 미국 웨스턴 리저브 대학 기숙사 지하에서 케이스 응용과학교의 앨버트 마이컬슨과 웨스턴 리저브 대학의 에드워드 몰리가 간섭계 실험을 했습니다. 빛을 전한다고 여겨진 에테르 속을 지구가 움직이는 것을 찾으려는 실험이었습니다. 관측은 그해 4월부터 7월까지 몇 차례 집중해서 했습니다.

앞서 이들을 괴롭힌 것은 바깥 진동이었습니다. 몰리는 간섭계를 큰 사암 판 위에 올리고, 그 판을 수은 웅덩이에 띄워 돌리는 받침을 고안해 이 문제를 풀었습니다. 돌판이 정반, 수은이 받침 노릇을 한 셈입니다.

이런 개선에도 실험은 예상한 크기의 움직임을 찾지 못했습니다. 이 뜻밖의 결과는 1905년 아인슈타인이 상대성 이론을 내놓을 때까지 세계의 물리학자들을 당혹스럽게 했습니다.

오늘의 벌집 정반은 회사 자료로 이야기를 이어 볼 수 있습니다. Newport는 자기 회사가 벌집 광학 벤치의 발명을 이끌었다고 소개하고, 2005년에 처음 시판한 능동 감쇠 광학 정반을 내놓았다고 적습니다. 능동 감쇠는 떨림을 실시간으로 감지해 구동기로 맞서 상쇄하는 방식입니다. 둘 다 회사가 스스로 밝힌 설명입니다.

실험실 밖에서

열 표류는 온도가 바뀔 때 마운트의 자리가 옮겨 가는 정도를 말하고, 마운트의 설계와 재료가 이를 좌우합니다. 온도를 다스리는 실험실에서는 보통 걱정거리가 아닙니다. 그러나 들고 다니거나 항공기에 싣는 장비에서는 결정적일 수 있고, 열을 받는 레이저 안에 광학 부품을 달 때도 따져야 합니다.

정반과 공기 스프링은 실험실 바닥에서 잘 통하는 답입니다. 움직이는 차량·함정·항공기 위의 광학계가 흔들림과 마주하는 방식은 「진동과 충격」에서, 비·먼지·더위와 추위 같은 바깥 조건은 「환경성: 비, 먼지, 더위와 추위, 염분」에서 이어집니다. 정반과 마운트가 다 막지 못한 작은 떨림을 빠른 거울로 바로잡는 방법은 「FSM: 떨림을 잡는 작고 빠른 거울」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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