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북쪽 바다 위를 지나는 배 한 척을 수천 km 떨어진 안테나가 찾아낸다고 하면 이상하게 들립니다. 지구는 둥글고, 그 거리라면 배는 수평선 한참 아래에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호주는 그런 일을 하는 레이다를 1970년부터 핵심 연구 사업으로 키워 왔습니다.

비결은 하늘 높이 떠 있는 전기를 띤 공기층, 전리층입니다. 보통 레이다가 왜 수평선에서 멈추는지부터 보면, 초수평선 레이다(over-the-horizon radar, OTHR)가 무엇을 바꿨는지와 하늘에 기대는 대가가 무엇인지가 함께 보입니다.

보통 레이다는 왜 수평선에서 멈추나

레이다는 전파를 보내고 물체에 부딪혀 돌아온 반사를 받아 물체를 찾습니다. 기본 원리는 레이다: 전파로 거리와 움직임을 어떻게 알까에 있습니다. 문제는 그 전파가 가는 길입니다.

공항에서 흔히 보는 마이크로파 레이다의 전파는 직선으로 나아갑니다. 그래서 가시선(line of sight, LOS) 너머, 곧 눈에 보이는 수평선 너머의 물체는 찾지 못합니다. 미 기상청도 같은 한계를 기상 레이다에서 설명합니다. 빔은 곧게 나가고 지구 표면의 곡률을 따르지 않으므로, 멀리 있는 폭풍은 가장 낮은 각도로 살펴도 가운데 높이쯤만 보인다는 것입니다.

둥근 지구 위 왼쪽에 레이다가 있고, 레이다에서 곧은 빔이 수평선에 스치듯 나가 하늘로 멀어진다. 수평선 너머 낮게 나는 비행기는 빔 아래 지구 곡면의 그늘에 있어 빔이 닿지 않는다. 치수와 값이 없는 개념 그림이라는 메모가 있다
레이다 빔은 곧게 나가고 지구는 둥급니다. 수평선 너머 낮은 곳은 빔 아래 그늘에 남습니다 (도표)(도표)

곧은 막대를 공 표면에 대 보면 이 모습이 그려집니다. 막대는 한 점에서만 공에 닿고, 그 점을 지나면 공 표면과 점점 멀어집니다. 실제 전파는 막대처럼 단단한 선이 아니지만, 곧게 나가는 한 수평선 너머 낮은 곳이 빔 아래 그늘에 남는다는 점은 같습니다.

전리층: 하늘에 걸린 전파의 거울

전리층(ionosphere)은 지구 대기의 위층입니다. 태양의 극자외선과 X선이 공기의 원자와 분자에서 전자를 떼어 내어 전자가 많은 층을 만듭니다. 높이는 자료에 따라 다르게 적혀 있습니다. 미 해양대기청(NOAA)의 우주기상예측센터(SWPC)는 80~약 600 km로, 미 우주군 기지의 진달리 레이다 팩트시트는 75~450 km로 적었습니다.

이 층이 중요한 까닭은 통신과 항법에 쓰는 전파를 반사하고 바꾸기 때문입니다. 안쪽에는 D, E, F층이라 부르는 여러 층이 생깁니다.

전리층은 늘 같은 모습이 아닙니다. 이온화의 대부분이 햇빛에서 오므로 지구의 밤 쪽은 낮 쪽보다 이온화가 훨씬 적습니다. 태양 활동도 영향을 줍니다. 극자외선과 X선의 세기는 11년 태양 주기에 걸쳐 거의 10배까지 오르내리고, 전리층의 밀도도 따라 바뀝니다.

단파(high frequency, HF) 전파에서 이 변화는 바로 드러납니다. 전리층의 밀도와 구조가 바뀌면 전파가 가는 길이 달라지고, 때로는 전송이 완전히 막힙니다. 태양 플레어 때 짙어진 D층은 어떤 주파수(frequency)에서는 전파를 반사하고 다른 주파수에서는 흡수합니다. 플레어에 따른 전파 두절은 지구의 낮 쪽에서 일어나고, 해가 머리 위에 있을 때 가장 셉니다.

하늘파 초수평선 레이다

전리층이 단파를 땅으로 되돌린다면, 그 성질을 레이다에 쓸 수 있지 않을까요? 하늘파 초수평선 레이다가 그 생각입니다. 송신기는 단파를 하늘로 쏘고, 전리층이 그 전파를 굴절시켜 지구 쪽으로 휘어 내립니다. 휘어 내려온 전파는 수평선 훨씬 너머의 하늘이나 바다를 비춥니다.

충분히 큰 금속 표면을 가진 물체에 전파가 닿으면, 에너지 일부가 들어온 길을 따라 되돌아갑니다. 호주의 진달리 레이다에서는 그 반향이 비슷한 길로 송신소와 떨어진 수신소에 돌아왔습니다. 이런 레이다는 보통 아주 큰 고정식 송신 안테나와 수신 안테나로 이뤄집니다.

왼쪽에 송신소와 조금 떨어진 수신소가 있다. 송신소에서 나간 단파가 위쪽 전리층에서 휘어 아래로 내려와 수평선 너머 먼 바다의 물체를 비추고, 반향이 비슷한 길로 수신소에 돌아온다. 아래쪽에는 바닷가 레이다에서 나간 지표파가 바다 표면을 따라 수평선 너머로 붙어 가는 짧은 경로가 따로 그려져 있다. 높이·각도·주파수 값이 없는 개념 그림이다
하늘파는 전리층에서 휘어 먼 곳을 비추고, 지표파는 바닷물 표면을 따라 수평선을 넘습니다 (도표)(도표)

그렇다면 넓게 비친 곳에서 물체를 어떻게 가려낼까요? 초수평선 레이다는 도플러 이동(Doppler shift)의 원리를 씁니다. 레이다 쪽으로 다가오거나 멀어지는 움직임이 둘레의 움직임과 다르면 물체를 찾을 수 있습니다. 받은 에너지에서 물체를 가려내는 일은 컴퓨터가 처리합니다.

얼마나 멀리 볼까요? 호주 국방과학기술그룹(DSTG)은 진달리 운용 레이다망(JORN)이 1,000~3,000 km 거리에서 넓은 지역을 감시한다고 밝힙니다. 캐나다 국방부도 새 북극 초수평선 레이다를 소개하며 3000 km까지 떨어진 표적을 관측하는 그림을 실었습니다.

다만 이 범위는 고정된 값이 아닙니다. 미 우주군 기지 팩트시트는 거리 방향의 감시 범위가 주로 전리층 상태에 따라 달라진다고 적었습니다.

바다를 따라가는 지표파

수평선을 넘는 길은 하늘 말고도 하나 더 있습니다. 바닷가에 세운 단파 레이다는 전파를 바다 표면에 붙여 보냅니다. 바닷물은 전기가 잘 통하고, 수직 편광 전자기파는 둥근 바다 표면에 달라붙어 갑니다. 그래서 이 전파는 지구 곡면을 따라 보이는 수평선 너머까지 갑니다.

미 해양대기청의 연안 관측망(IOOS)은 이런 단파 레이다로 바다 표층 해류의 속도와 방향을 거의 실시간으로 잽니다. 무기가 아니라 해양 관측 장비지만, 수평선 너머를 보는 원리는 같은 갈래입니다.

주파수가 낮을수록 신호는 수평선 너머로 더 멀리 갑니다. IOOS의 예를 보면 5 MHz에서는 레이다 거리 200 km가 흔한데, 같은 자리의 마이크로파 레이다라면 수평선이 30 km에 그칠 수 있습니다. 반대로 100 MHz를 넘으면 전파는 마이크로파나 빛처럼 가시선에 묶입니다.

이 방식은 전파가 바다 표면을 따라 전해져야 합니다. 어떤 물 위를 지나느냐에 따라 거리도 크게 달라집니다. 같은 12 MHz 신호가 연안 바다에서는 90 km를 갈 수 있지만, 바다가 아닌 오대호 한 곳 위에서는 5 km 정도만 갑니다.

공개된 역사: 호주, 미국, 캐나다

호주에서 이 기술은 1950년대 무기연구소(Weapons Research Establishment)의 전리층 연구에서 시작됐습니다. 진달리 단파 초수평선 레이다는 1970년부터 핵심 연구 사업이 됐고, 호주 북쪽의 바다와 하늘 접근로를 감시하려고 개발했습니다. 진달리(Jindalee)는 원주민 말로 "눈이 볼 수 없는 곳", 수평선 너머처럼 눈이 닿지 않는 곳을 뜻합니다.

첫 초수평선 레이다는 1974년 앨리스스프링스에 연구 사업으로 세워졌습니다. 이 레이다는 1983년 초에 첫 배를 찾았고 1984년 초에 첫 항공기를 자동으로 추적했습니다. 개념 시연에서 실제 운용 능력으로 가는 데에는 1971년부터 1987년까지 걸렸습니다.

1987년 호주 국방백서는 초수평선 레이다 연구에 투자하고 운용 체계를 갖추자는 권고를 받아들였습니다. 그 결과 2003년에 JORN이 취역해, 앨리스스프링스의 원래 진달리 시설에 더해 레이다 두 대가 호주군에 넘어갔습니다.

가로 연표 도표. 1950년대 호주의 전리층 연구, 1970년 진달리 핵심 연구 사업, 1974년 앨리스스프링스 첫 초수평선 레이다, 1983년 미 회계감사원의 OTH-B 재평가 권고, 1983~1984년 진달리가 첫 배와 첫 항공기를 찾음, 1987년 호주 국방백서, 1991년 미 회계감사원의 OTH-B·ROTHR 보고서, 2003년 JORN 취역, 2022년 캐나다 NORAD 현대화 계획, 2025년 캐나다 첫 부지 선정, 2029년 12월 캐나다 초기 능력 목표
공개 자료에 적힌 초수평선 레이다의 주요 연도. 호주·미국·캐나다 정부 기관의 자료에서만 옮겼습니다 (도표)(도표)

미국에도 같은 계열의 사업이 있었습니다. 미 공군의 초수평선 후방산란(Over-the-Horizon Backscatter, OTH-B) 레이다입니다. 미 회계감사원(GAO)은 1983년 보고서에서 이 레이다가 미 본토를 향한 소련 폭격기의 "선행(precursor)" 공격에 맞서 장거리 전술 경보를 주려고 설계됐다고 적고, 필요성을 완전히 다시 평가하라고 권고했습니다.

1991년 GAO 보고서는 국방부가 OTH-B를 마약 단속에 쓰려는 계획을 살피면서 해군의 이동식 초수평선 레이다(ROTHR) 사업도 함께 다뤘습니다. 그 뒤 국방부는 중앙 레이다 체계와 OTH-B 추가 구역의 조달 계획을 취소했습니다.

가장 최근의 이야기는 캐나다입니다. 캐나다는 2022년에 앞으로 20년에 걸친 북미항공우주방위사령부(NORAD) 현대화 계획을 발표했고, 그 하나로 북극 초수평선 레이다(A-OTHR)를 만듭니다. 2025년 7월에 첫 송신 부지와 수신 부지를 골랐고, 완전히 운용하려면 송신 두 곳과 수신 두 곳, 모두 네 곳이 필요합니다.

2026년에는 호주와 정부 간 획득 약정을 맺어 호주의 초수평선 레이다 기술을 들여오는 틀을 세웠습니다. 캐나다가 내다보는 초기 능력 시점은 2029년 12월입니다.

하늘이 바뀌면 보이는 것도 바뀐다

초수평선 레이다의 장점과 한계는 같은 곳에서 나옵니다. 거울로 쓰는 전리층이 계속 바뀌기 때문입니다. 미 우주군 기지 팩트시트는 JORN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태양 활동과 함께 유성, 지자기 활동, 낮과 밤에 따른 전리층의 변화를 듭니다. 뇌우의 번개도 국지적으로 전리층을 바꿀 수 있습니다.

바다도 변수입니다. 거친 바다와 바람은 레이다 잡음(clutter)을 늘려, 바다 위의 배를 찾기 아주 어렵게 만들 수 있습니다.

먼 길을 다녀온 신호는 약합니다. 캐나다 국방부는 송신 부지에서 멀리 나갔다가 메아리쳐 수신 부지에 닿는 전파가 아주 약할 것이라고 설명합니다. 그래서 부지를 고르는 조건도 까다롭습니다. 외지고 평평하고 마른 땅이어야 하고, 전파 잡음을 내는 곳에서 알맞게 떨어져 있어야 하며, 전력원과는 가까워야 합니다.

이 어려움은 처음부터 알려져 있었습니다. 진달리 개발에 참여한 과학자의 회고를 실은 DSTG 기사에서, 전리층 물리학자들은 가장 큰 과제가 "반사층이라고 여겨지는 이 층이 실제로 어떻게 움직이는지 아는 것"이었다고 말합니다. 전리층을 거울에 빗댈 수는 있지만, 실제로는 밀도와 구조가 낮과 밤, 태양 활동에 따라 바뀌는 거울입니다.

레이저와 맞닿는 점: 파장이 길을 정한다

초수평선 레이다의 이야기는 결국 전자기파의 파장(wavelength)에 따라 길이 달라진다는 이야기입니다. 단파는 전리층에서 휘고 바닷물에 붙어 가지만, 100 MHz를 넘는 전파는 마이크로파나 빛처럼 가시선에 묶입니다.

레이저도 빛입니다. 빛의 전송이 가시선에 묶인다면, 레이저 빔도 곧게 보이는 곳까지만 닿습니다. 같은 전자기파라도 파장에 따라 대기와 만나는 방식이 얼마나 다른지는 파장은 왜 중요한가: 보이는 빛과 보이지 않는 빛에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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