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탄이 잘 흡수하는 파장(wavelength)의 빛을 위성에서 쏘고 싶은데, 그 파장을 바로 내는 레이저 물질이 마땅치 않다면 어떻게 할까요? 다른 파장의 센 레이저를 하나 만든 뒤, 그 빛을 결정에 통과시켜 원하는 파장으로 바꾸는 길이 있습니다.
결정 안에서 레이저 빛 하나를 파장이 다른 두 빛으로 나누는 현상을 광 파라메트릭 생성이라고 합니다. 이 결정을 거울 사이에 넣어 빛을 계속 오가게 한 장치가 광 파라메트릭 발진기(optical parametric oscillator, OPO)입니다. 이렇게 빛을 나누는 광 파라메트릭 장치는 보통의 레이저 이득 매질(gain medium)이 작동하지 않는 파장에서도 충분한 파장 조정 범위와 에너지를 낼 수 있습니다. 그래서 NASA 고다드 우주비행센터 연구진은 위성에서 메탄을 재는 라이다(lidar)에 이런 장치가 알맞다고 보았습니다.
광자(photon) 하나가 둘로 갈라지는 원리부터 봅니다. 그다음 결정을 한 번 지나가는 증폭기(amplifier)와 거울 사이에 가둔 발진기의 차이, 파장을 바꾸는 방법, 1960년대의 흐름, 지금의 쓰임과 어려운 점을 차례로 짚습니다.
광자 하나가 둘로 갈라진다
빛이 아주 세지면 결정은 들어온 빛과 다른 주파수(frequency)의 빛을 만들어 낼 수 있습니다. 들어온 빛의 진동수를 두 배로 하는 2차 조화파 발생도 그 하나이고, 두 빛의 진동수를 더하거나 빼는 일도 같은 원리에서 나옵니다.
광 파라메트릭 생성(optical parametric generation, OPG)은 들어온 레이저 빔 하나에서 에너지가 다른 두 빔을 만드는 비선형 효과입니다. 연속으로 파장을 바꾸는 레이저 광원의 중요한 바탕 하나가 이 효과입니다. 결정 안에서는 들어온 펄스의 광자가 두 광자로 나뉩니다.
환전에 견줄 수 있습니다. 만 원짜리 한 장을 칠천 원과 삼천 원으로 바꾸면 합은 그대로입니다. 실제 결정에서는 어떤 비율로 나눌지를 마음대로 고를 수 없고, 결정과 빛이 함께 맞춰야 하는 조건이 그 비율을 정한다는 점이 다릅니다.
세 빛의 이름: 펌프, 신호, 아이들러
결정에 넣는 센 빛을 펌프(pump)라고 부릅니다. 나뉘어 나온 두 빛은 신호(signal)와 아이들러(idler)입니다. NASA 고다드의 기체 라이다 지상 시연에서는 근적외선 쪽 출력을 신호, 중적외선 쪽 출력을 아이들러라고 불렀습니다.
두 광자의 파장은 결정 안에서 에너지 조건을 만족해야 합니다. 광자의 에너지는 파장에 반비례해서, 전자볼트(eV)로 나타낸 에너지는 1.24를 마이크로미터로 나타낸 파장으로 나눈 값입니다. 펌프 광자 하나의 에너지가 신호와 아이들러에 나뉘므로, 파장으로 쓰면 아래 한 줄이 됩니다.
1/λₚ = 1/λₛ + 1/λᵢ
λₚ는 펌프, λₛ는 신호, λᵢ는 아이들러의 파장입니다. 나뉜 두 광자는 저마다 펌프보다 에너지가 작으니, 두 빛 모두 펌프보다 파장이 깁니다.
NASA 고다드의 한 시스템이 좋은 예입니다. 1064 nm 펌프로 1573 nm 신호와 3291 nm 아이들러를 만들어, 신호로는 이산화탄소를, 아이들러로는 메탄을 함께 쟀습니다. 에너지로 바꾸면 펌프 약 1.165 eV가 신호 0.788 eV와 아이들러 0.377 eV로 나뉘어 합이 맞습니다.
박자가 맞아야 쌓인다: 위상 정합
에너지만 맞는다고 빛이 잘 생기지는 않습니다. 결정 곳곳에서 생긴 작은 파동들이 서로 보강되며 쌓여야 쓸 만한 세기가 됩니다. 파동들의 위상(phase), 곧 박자가 맞아야 한다는 이 조건을 위상 정합(phase matching)이라고 부르고, 신호와 아이들러의 파장은 에너지 조건과 위상 정합 조건을 함께 만족해야 합니다.
진동수를 두 배로 만드는 경우를 보면 뜻이 분명해집니다. 두 배 진동수의 파동이 보강되어 쌓이려면 처음 빛과 두 배 진동수 빛의 위상 속도가 같아야 합니다. 빛의 진행 방향에 따라 굴절률이 다른 복굴절 결정을 쓰면 이 조건을 맞출 수 있습니다.
다른 길도 있습니다. 결정의 분극 방향을 일정한 주기로 뒤집어 비선형 계수의 부호가 양과 음을 번갈아 가지게 만든 결정, 예를 들어 주기 분극 니오브산 리튬(PPLN)입니다. 이 방식을 준위상 정합(quasi-phase matching, QPM)이라고 합니다. NASA 고다드 연구진은 PPLN 같은 준위상 정합 소자의 비선형성이 높아, 결정을 한 번만 지나가는 배치로도 근적외선과 중적외선 빛을 효율 좋게 만들 수 있다고 적었습니다.
거울 사이에 가두면 발진기가 된다
나뉜 빛을 얻는 방법은 크게 둘입니다. 하나는 광 파라메트릭 증폭기(optical parametric amplifier)라고 부르는 OPA입니다. 펌프와 함께 약한 씨앗 레이저(seed laser) 빛을 넣어 결정을 한 번 지나가게 하는, 씨앗을 넣은 광 파라메트릭 생성입니다.
OPA를 지나온 빛에는 신호, 아이들러, 쓰고 남은 펌프가 섞여 있습니다. 이색 거울로 세 빛을 다른 길로 나눈 뒤, 쓰임에 따라 신호나 아이들러, 또는 둘 다를 씁니다.
다른 하나가 이 글의 주인공인 OPO입니다. 결정을 거울로 이룬 공진기(optical resonator) 안에 두어, 빛이 결정을 여러 번 오가며 되먹임을 받게 합니다. 이름에 붙은 발진기(oscillator)가 이 구조를 가리킵니다.
되먹임은 장점을 줍니다. NASA 고다드 연구진에 따르면 OPO는 대체로 출력 빔 품질(beam quality)이 더 좋고 출력 선폭(linewidth)이 더 좁으며 전기를 빛으로 바꾸는 효율이 더 높습니다. 그 대신 손이 더 갑니다. 정렬에 민감하고, 파장을 끊김 없이 바꾸기가 쉽지 않으며, 광학 부품과 전자 장치가 더 필요하고 자주 손봐야 합니다.
파장을 돌리는 손잡이
OPO와 OPA가 쓸모 있는 까닭은 파장을 바꿀 수 있다는 데 있습니다. 손잡이는 여러 가지입니다.
가장 직접적인 손잡이는 씨앗입니다. OPA에서는 씨앗 레이저의 파장을 맞추면 신호와 아이들러의 출력 파장이 따라 바뀝니다. 씨앗이 펌프의 에너지를 어느 쪽으로 나눌지 정해 주는 셈입니다.
결정 쪽에도 손잡이가 있습니다. 준위상 정합 결정의 주기를 자리마다 다르게 부채꼴로 만든 결정은, 빔에 수직한 방향으로 옮기면 빔이 지나는 곳의 주기가 바뀝니다. 이런 부채꼴 구조는 OPO에도 쓰였습니다.
거울과 씨앗을 함께 쓰는 방법도 있습니다. NASA 랭글리의 메탄 라이다 사업에서 Fibertek은 체적 브래그 격자를 OPO의 출력 거울로 써서 중심 파장을 크게 맞추고, OPO에 씨앗 빛을 넣어 주파수를 정밀하게 잡으려 했습니다. 원하는 파장으로 맞추는 손잡이와 그 자리에 붙잡아 두는 손잡이를 나눈 셈입니다.
1960년대: 이론에서 첫 발진까지
레이저가 처음 나온 해는 1960년입니다. 한 해 뒤인 1961년, 레이저 빛의 진동수를 두 배로 만든 간단한 실험이 보고되었고, 이것이 비선형 광학 현상을 처음 보인 실험입니다. 같은 해 J. A. Giordmaine은 「결정 안에서 빛 섞기(Mixing of light beams in crystals)」를 발표했습니다.
1962년에는 N. M. Kroll이 공간으로 퍼진 매질의 파라메트릭 증폭을 다루며, 그것을 광학 주파수에서 조정 가능한 발진기 설계에 응용하는 논문을 냈습니다. 1960년대 초에는 합 주파수 생성 같은 다른 비선형 효과도 잇따라 확인되었습니다.
이론이 실험이 된 것은 1965년입니다. 벨 전화 연구소(Bell Telephone Laboratories)의 J. A. Giordmaine과 Robert C. Miller가 「광학 주파수에서 LiNbO₃의 조정 가능한 결맞은 파라메트릭 발진」이라는 논문을 Physical Review Letters 14권에 실었습니다. 레이저가 나온 지 5년 뒤의 일입니다.
옛 미국광학회인 Optica는 두 사람이 광 파라메트릭 발진기를 개발했고, 그 공로로 1986년 R. W. Wood 상을 받았다고 적고 있습니다.
비행기에서 메탄을 재다
오늘날 OPO와 OPA의 쓰임 가운데 공개 자료가 많은 곳은 기체를 재는 라이다입니다. NASA 고다드 연구진은 지구 궤도 위성에서 메탄을 원격으로 재려고 나노초 펄스 OPA를 개발해 왔습니다. 메탄은 지구에서 강한 온실가스입니다.
이 OPA는 2011년 캘리포니아 상공의 비행 시험에서 시연되었습니다. 그 뒤 논문에서 연구진은 지상과 약 11 km 고도의 비행기에서 메탄을 검출하는 데 성공했다고 보고했습니다. 2015년 비행 시험에는 OPA와 OPO를 함께 실을 계획이라고 적은 논문도 있습니다.
어느 쪽이 나은지는 쓰는 곳과 판단에 따라 갈립니다. 고다드 연구진은 많은 기체 감지 라이다가 OPO 방식이라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OPA의 단순하고 튼튼한 광학 배치가 우주 응용, 특히 지구 원격 탐사에 유력하다고 보았습니다. NASA 랭글리의 1.6 µm 메탄 라이다 사업에서 Fibertek은 효율이 더 높고 높은 에너지로 키울 수 있다는 이유로 OPO 방식을 골랐습니다.
초단 펄스, 통신 파장, 양자 잡음
연구실의 레이저 광원에서도 OPO와 OPA는 흔히 쓰입니다. 예전에는 파장을 넓게 바꾸는 데 동기 펌핑 색소 레이저를 썼지만 지금은 쓰지 않습니다. 동기 펌핑은 모드 잠금된 다른 레이저의 펄스로, 펄스가 공진기를 한 바퀴 도는 박자에 맞춰 이득을 올렸다 내렸다 하는 방식입니다. 고체 레이저가 근적외선에서 넓게 조정되는 펄스를 내고, 출력이 커서 광 파라메트릭 증폭기와 발진기 같은 비선형 변환으로 닿을 수 있는 스펙트럼을 넓힐 수 있기 때문입니다.
아주 짧은 펄스에서도 이름이 나옵니다. 가시광과 근적외선에서 6 fs보다 짧은 펄스 폭(pulse duration)은 몇 가지 기술로 따로따로 얻었고, 광 파라메트릭 증폭이 그 하나입니다. 평균 출력과 펄스 에너지가 함께 높은 몇 주기 펄스로 가는 길 하나도 광 파라메트릭 처프 펄스 증폭(chirped pulse amplification, CPA), 곧 OPCPA입니다. 처프 펄스 증폭은 펄스를 시간으로 길게 늘여 증폭한 뒤 다시 줄이는 기법이고, 이름대로 OPCPA는 그 증폭을 광 파라메트릭 증폭으로 합니다.
통신 파장에도 닿습니다. 동기 펌핑 OPO로 1.55 µm 둘레에서 넓게 조정되는 피코초 펄스를 최대 350 mW 평균 출력으로 낸 결과가 있고, 이런 전고체 OPO는 광통신의 S·C·L 대역에 닿을 수 있습니다. S·C·L 대역은 통신에서 이름을 붙여 나눠 쓰는 파장 띠입니다. 펌프 쪽에 광섬유 증폭기를 더해 OPO의 반복률(repetition rate)을 80 GHz까지 올린 결과도 있습니다.
뜻밖의 쓰임은 중력파 검출기입니다. 양자역학은 중력파 검출기 같은 가장 정밀한 측정에 근본적인 한계를 둡니다. 양자 샷 잡음과 양자 반작용 잡음이 합쳐진 무작위 잡음이 그 한계로, 간섭계의 표준 양자 한계라고 부릅니다.
압착광(squeezed light)은 이 양자 잡음의 퍼짐을 눌러 모양을 바꾼 빛입니다. 압착하지 않은 빛의 잡음 분포를 원으로 그리면, 압착광에서는 그 원이 납작한 타원이 되어 어떤 방향으로 잰 잡음이 줄어듭니다.
검출기들은 10년 넘게 단순한 압착광으로 잡음을 줄여 왔고, 표준 양자 한계를 넘을 수 있는 주파수 의존 압착광은 이제 막 쓰기 시작했습니다. 막스 플랑크 중력물리연구소의 하노버 연구진은 압착광 광원 안의 OPO를 공진에서 비껴 맞추는 방법으로 주파수 의존 압착광을 만들었습니다. 연구소는 이 방법이 검출기의 기존 장치 조합을 대신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았습니다.
장점과 어려운 점
장점은 분명합니다. 이득 매질이 마땅치 않은 파장에서도 빛을 낼 수 있고, 씨앗이나 결정 주기를 바꿔 파장을 옮길 수 있습니다. 쓰고 싶은 파장에 맞는 레이저 물질을 새로 찾지 않아도, 잘 다듬어진 펌프 레이저 하나에서 출발할 수 있습니다.
대가도 있습니다. 먼저 센 펌프 레이저가 따로 있어야 합니다. 공진기를 쓰는 OPO는 정렬에 민감하고 파장을 끊김 없이 바꾸기 어려우며, 부품과 손볼 일이 늘어납니다.
빛이 세다는 점도 부담입니다. Fibertek의 시험에서는 높은 세기의 1064 nm 펌프 빛과 3 µm 아이들러 빛이 체적 브래그 격자에 닿지 않게 해 손상을 막는 일이 꼭 필요했습니다. 센 빛이 부품을 상하게 할 수 있다는 점도 OPO를 다루기 어렵게 합니다.
다음에 읽을 글
- 「비선형 결정과 2차 조화파: 적외선이 초록빛이 되는 원리」: 같은 결정이 하는 "더하기" 쪽 일과 위상 정합을 자세히 봅니다.
- 「파장은 왜 중요한가: 보이는 빛과 보이지 않는 빛」: 왜 굳이 파장을 바꾸려 하는지, 파장마다 무엇이 달라지는지 봅니다.
- 「레이저로 재기: 거리 측정과 라이다의 기초」: 메탄 라이다가 바탕에 둔 레이저 측정의 기본입니다.
- 「초단 펄스 레이저 가공: 열이 덜 남는 이유」: 아주 짧은 펄스가 실제로 어디에 쓰이는지 봅니다.
- 「한 가닥의 한계 ①: 비선형 효과(SBS, SRS)」: 광섬유 안에서는 비선형 효과가 오히려 걸림돌이 되는 경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