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드론일까요, 미사일일까요? 날개를 펴고 날아가 한 지역 위를 빙빙 돌다가, 목표를 찾으면 그대로 내려가 폭발하는 무기가 있습니다. 사람이 타지 않고, 돌아오지 않습니다. 보도에서는 이것을 배회탄약, 자폭 드론, 편도 공격 드론처럼 여러 이름으로 부릅니다.
이 글은 배회탄약(loitering munition)이라는 분류가 무인기와 미사일 사이 어디에 놓이는지 봅니다. 길잡이는 미국 정부의 정의와 공개 문서, 그리고 국제 인도법 논의에 나온 설명입니다.
배회탄약이란: 머물다가 내려가는 탄약
"배회"는 한곳을 떠나지 않고 맴돈다는 뜻입니다. 영어 loiter도 같은 뜻입니다. 이름부터 이 무기의 특징이 한 지역 위에 머문다는 데 있음을 알려 줍니다.
미 육군 공식 사이트에 실린 한 기고는 배회탄약을 목표 지역에서 기다리다가 목표로 돌진하는 무장 드론으로 설명합니다. 국제적십자위원회(ICRC) 블로그에 실린 연구자 두 사람의 글은 조금 더 넓게 봅니다. 센서로 분석한 정보를 써서 목표 위에 머물고, 찾아내고, 부딪쳐 폭발할 수 있는 소모형 무인 항공기의 한 갈래라는 것입니다. 모든 배회탄약이 이런 기술 능력을 갖춘 것은 아니라는 단서도 붙어 있습니다.
두 설명에 같은 요소가 있습니다. 사람이 타지 않고, 한 지역 위에서 시간을 보낼 수 있으며, 기체가 곧 탄약이라서 돌아오지 않습니다.
드론이 폭발물을 떨어뜨리는 경우와는 다릅니다. 두 가지 모두 무인기에서 폭발물을 보낸다는 점은 같지만 목적이 다릅니다. 앞의 것은 드론이 운반자이고, 배회탄약은 기체 자체가 탄약입니다.
무인기의 정의로 보면
배회탄약을 무인기라고 불러도 될까요? 미 국방부의 무인기 정의에 직접 대 볼 수 있습니다. 미 의회조사국(CRS)이 2012년 보고서에 옮긴 정의는 이렇습니다.
- 동력으로 나는 비행체다.
- 사람 조작자를 태우지 않는다.
- 공기의 힘으로 양력을 얻는다.
- 스스로 날거나 원격으로 조종된다.
- 소모형일 수도 있고 회수형일 수도 있다.
- 살상용이든 비살상용이든 탑재물을 실을 수 있다.
눈여겨볼 낱말은 "소모형"입니다. 한 번 쓰고 돌아오지 않아도 그것만으로 무인기 정의에서 빠지지는 않습니다.
앞의 두 설명을 이 목록에 한 줄씩 대 보면, 사람이 타지 않는다, 소모형일 수 있다, 살상용 탑재물을 싣는다는 세 줄이 바로 겹칩니다. 나머지 줄은 기체마다 따로 확인해야 합니다. 정의 문장만 놓고 보면 배회탄약도 무인기 쪽에 들어갈 수 있다는 정도까지가 이 대조로 말할 수 있는 범위입니다.
공식 문서가 배회탄약을 다루는 자리도 같은 쪽을 가리킵니다. CRS는 소형 편도 공격 드론, 곧 배회탄약을 "미 육군 소형 무인 항공기 체계 사업(U.S. Army Small Uncrewed Aircraft Systems Programs)"이라는 문서에서 설명합니다. 연구자들의 글도 배회탄약을 소모형 무인 항공기의 한 갈래로 놓습니다.
미사일과는 어디서 갈리나
같은 정의에는 빠지는 것도 적혀 있습니다. 탄도·준탄도 비행체, 순항미사일, 포탄은 미 국방부 정의에서 무인기로 보지 않습니다.
정의에는 순항미사일을 왜 뺐는지 까닭이 적혀 있지 않습니다. 그리고 "소모형"을 허용하니, 돌아오지 않는다는 점 하나로는 무인기와 미사일이 갈리지 않습니다. 그래서 경계는 정의의 낱말보다 이 무기가 날아가는 동안 무엇을 하는지로 읽는 편이 낫습니다. 공개 자료가 배회탄약을 설명할 때 되풀이하는 것은 두 가지입니다.
첫째는 머무름입니다. 미 육군 기고는 "목표 지역에서 기다린다"고, 연구자들의 글은 "목표 위에 머물며 찾아낸다"고 설명합니다. 날아간 뒤에도 그 지역 위에서 시간을 보내며 표적을 찾을 수 있다는 뜻입니다.
착륙 차례를 기다리며 공항 위를 도는 여객기를 떠올리면 그림이 잡힙니다. 실제로는 다른 점이 더 큽니다. 여객기는 내려와 다시 뜨지만 배회탄약은 내려가는 순간 끝납니다.
둘째는 사람의 고리입니다. 머무는 동안 사람이 기체를 지켜보다가 내려가는 결정을 승인하는가 하는 물음입니다. 제조사 대부분은 그렇다고 내세우는데, 그 말의 뜻은 아래 "사람의 판단은 어디에 남나"에 이어집니다.
기사 속 무기를 이 두 물음에 대 보면 경계가 또렷해집니다. 그 지역 위에서 기다릴 수 있는가, 날아가는 동안 사람이 지켜보고 승인할 수 있는가. "드론"과 "미사일" 가운데 어느 이름을 붙였는지보다 이 두 물음에 어떤 답이 나와 있는지가 더 많은 것을 알려 줍니다.
이름이 여럿인 까닭
배회탄약, 편도 공격 드론, 자폭 드론, 가미카제 드론. 이 말들은 대체로 같은 무리를 가리키지만 강조하는 곳이 다릅니다. "배회"는 머무는 능력을, "편도"는 돌아오지 않는다는 점을, "자폭"과 "가미카제"는 기체가 곧 탄약이라는 점을 앞세웁니다.
공식 문서도 이름을 섞어 씁니다. CRS 문서에서 소형 편도 공격 드론(one-way attack drone)은 "배회탄약"이라는 다른 이름과 함께 나옵니다. 미 재무부 발표에서는 이란이 설계한 편도 공격 무인기가 "가미카제 드론"으로도 불리고, 샤헤드-136이 그 예로 나옵니다.
그래서 기사에서 어느 이름을 보든, 그 기관이 어떤 뜻으로 썼는지 함께 봐야 합니다. 한 기관 안에서도 두 이름을 바꿔 쓰는 일이 있습니다.
공개 사례: 미 육군의 시험
이 분류가 실제 군 사업에서는 어떻게 다뤄질까요? CRS에 따르면 미 육군은 2010년대 중반 특수부대용으로 소형 편도 공격 드론을 적은 수 들였습니다. 그 뒤 LASSO라는 사업으로 기동 여단 전투단에 편도 공격 드론을 들이자고 제안했습니다.
LASSO는 자료마다 풀어 쓴 이름이 조금 다릅니다. CRS는 "Low Altitude Strike and Stalk Ordnance", 육군 기사는 "Low Altitude Stalking and Striking Ordnance"로 적습니다. 낮은 고도에서 따라가고 타격하는 탄약이라는 뜻은 같습니다.
이 사업의 시험은 미 육군 유마 시험장(Yuma Proving Ground)에서 진행됩니다. 목표는 2028년 여름까지 병사들에게 배회탄약을 쥐여 주는 것입니다. 육군의 정밀타격·정찰체계 사업관리실(PSRS)이 네 업체의 시험품으로 위험 감소 시험을 하고 있습니다.
시험의 순서도 공개되어 있습니다. 폭약을 넣기 전에 안전 장치가 뜻대로 작동하는지 확인하는 안전 비행을 먼저 하고, 네 시험품은 환경 조절 시험실, 거친 취급, 기후 시험도 거칩니다.
사람의 판단은 어디에 남나
배회탄약을 둘러싼 논의의 중심은 사람의 통제입니다. 앞에서 본 연구자 두 사람의 글에 따르면, 지금의 배회탄약 제조사 대부분은 사람이 고리 안에 있다(human-in-the-loop)고 내세웁니다. 보통 사람 조작자가 양방향 데이터 링크로 운용을 지켜보고, 무력 사용을 승인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이 무기는 빠르게 퍼졌습니다. 2017년에 10개국이 안 되던 생산국이 2022년 중반에는 24개국 가까이로 두 배 넘게 늘었습니다. 초기 배회탄약인 IAI Harpy 같은 무기는 주로 레이다 체계를 찾아 파괴하도록 설계됐습니다.
두 연구자는 개발과 확산이 국제 규범 논의를 크게 앞지르고 있다고 봅니다. 논의의 자리는 특정재래식무기금지협약(CCW)의 정부전문가그룹(GGE)입니다. 이 무기의 기술 능력에 관한 정보 다수가 제조사와 이어진 몇몇 출처에서 나온다는 점도 문제로 듭니다. 어디까지나 연구자들의 주장이며, ICRC나 각국 정부의 공식 입장과는 구별해 읽어야 합니다.
레이저와 맞닿는 점: 분류 이름 읽기
배회탄약이라는 이름이 "무엇을 하는 무기인가"를 담듯, 레이저 무기에도 분류 이름이 붙습니다. 레이저 무기 글에는 고에너지 레이저(HEL)나 지향성 에너지 무기(directed energy weapon, DEW) 같은 말이 자주 나옵니다.
이름이 넓을수록 그 안에 다른 것이 많이 들어 있습니다. 레이저 무기란 무엇인가에서 고에너지 레이저와 지향성 에너지 무기라는 말이 각각 무엇을 가리키는지 이어서 볼 수 있습니다.
다음에 읽을 글
- 레이저 무기란 무엇인가: 레이저 무기라는 분류 이름이 실제로 무엇을 가리키는지 다룹니다.
- "샤헤드 계열: 같은 이름이어도 모두 같은 드론일까": 편도 공격 무인기로 자주 보도되는 한 계열의 이름이 어떻게 갈리는지 봅니다.
- "군집 드론: 여러 대가 날면 모두 군집일까": 여러 대가 함께 나는 것과 군집이 어떻게 다른지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