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에서 "몇 kW급 레이저"라는 말을 보면 힘이 센 장치라는 느낌은 오는데, 정확히 무엇이 센 것인지는 잘 잡히지 않습니다. 출력, 에너지, 세기(방사 조도, intensity, irradiance)는 모두 "얼마나 센가"를 말하는 것 같지만 재는 대상이 서로 다릅니다.

출력(power)은 1초에 얼마인지, 에너지(energy)는 다 합쳐 얼마인지, 세기는 좁은 면적에 얼마인지를 말합니다. 단위는 순서대로 와트(W), 줄(J), 와트 매 제곱센티미터(W/cm²)입니다.

출력, 에너지, 세기를 세 칸으로 나누어 단위, 뜻, 일상 예를 적은 도표
출력, 에너지, 세기 한눈에 보기 (도표)(도표)

출력(W): 1초에 나오는 에너지

출력은 1초 동안 에너지가 얼마나 오가는가입니다. OpenStax 물리 교과서(College Physics 2e)는 출력을 "일이 이루어지는 비율"이라고 정의합니다. 일은 에너지가 옮겨지는 것이니, 출력은 에너지가 쓰이는 비율이기도 합니다.

출력의 단위는 와트(W)이고, 1 와트는 1 줄/초입니다. 그러니 1 W는 1초에 1 J을 쓰는 출력입니다.

일상에서는 전구가 좋은 예입니다. 같은 교과서에서 60 W 전구는 1초에 60 J의 에너지를 씁니다.

그런데 60 W 백열전구에서 빛이 되는 것은 5 W뿐이고, 나머지 55 W는 열로 흩어집니다. 같은 전구에도 쓰는 출력과 빛이 된 출력이 따로 있는 셈입니다. 이 구분은 뒤의 "kW급" 절에서 다시 필요합니다.

에너지(J): 출력에 시간을 곱한 것

출력이 일정하다면 에너지(J)는 출력(W)에 시간(s)을 곱해 구합니다. 1 W로 1 s 동안 쓰면 1 W × 1 s = 1 J/s × 1 s = 1 J입니다. 60 W 전구를 10초 켜 두면 60 W × 10 s = 600 J입니다(계산).

같은 600 J을 600 W로 낸다면 1초면 됩니다. 600 W × 1 s = 600 J이기 때문입니다(계산). 에너지가 같아도 출력은 다를 수 있습니다.

에너지는 물통에 받은 물의 양이고 출력은 수도꼭지에서 1초에 나오는 물의 양이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실제로는 물은 통에 그대로 남지만, 전구가 쓴 에너지는 빛과 열로 모습이 바뀐다는 점이 다릅니다.

세기(W/cm²): 같은 출력도 좁게 모으면 달라진다

세기는 출력을 면적으로 나눈 값입니다. OpenStax 대학물리 교재(University Physics Volume 2)는 전자기파의 세기를 "단위 면적당 출력"이라고 쓰고 단위를 W/m²로 적습니다. 이 글은 W/cm²를 쓰는데, 1 cm² = 10⁻⁴ m²이므로 1 W/cm² = 10⁴ W/m²입니다(계산).

I = P ÷ A

I는 세기(W/cm²), P는 출력(W), A는 빔이 닿는 면적(cm²)입니다.

같은 1 W라도 넓은 점에 퍼지면 세기가 낮고 좁은 점에 모이면 높습니다. 1 W를 1 cm²에 주면 1 W ÷ 1 cm² = 1 W/cm²이고, 면적이 0.1 cm²이면 1 W ÷ 0.1 cm² = 10 W/cm²입니다(계산, 빔이 균일하다고 가정).

같은 1 W를 넓은 원과 면적이 10분의 1인 좁은 원에 모았을 때 세기가 1 W/cm²와 10 W/cm²로 달라지는 도표
같은 출력 1 W도 점이 좁아지면 세기가 커집니다 (도표, 계산 예)(도표)

같은 힘으로 손바닥으로 누를 때와 손가락 끝으로 누를 때를 떠올리면 느낌이 옵니다. 좁은 곳에 모을수록 세게 느껴집니다. 다만 세기는 힘이 아니라 출력을 면적으로 나눈 값입니다.

크기를 가늠하는 예로, College Physics 2e는 지표에 닿는 햇빛이 최대 약 1.3 kW/m²의 출력을 나른다고 적습니다. 1.3 kW/m² = 1,300 W/m² = 0.13 W/cm²입니다(계산).

이 양에는 이름이 둘입니다. OpenStax 대학물리 교재는 "intensity"라고 부르지만, 국제단위계(SI) 문서의 단위 표는 면적당 출력(W/m²)을 "irradiance"(방사 조도)로, 입체각당 출력(W/sr)을 "radiant intensity"로 나누어 적습니다.

입체각은 방향이 퍼진 정도를 재는 각입니다. W/sr는 면적당 값이 아니므로 둘은 다른 양입니다. 그래서 이 글은 "세기"라고 쓰되, 처음에 방사 조도를 함께 적었습니다.

평균 출력과 첨두 출력

레이저가 빛을 끊지 않고 내면 출력은 하나로 말하면 됩니다. 짧은 펄스로 끊어 내면 "출력"이라는 말이 둘로 갈립니다. 자세한 이야기는 "CW 레이저와 펄스 레이저는 어떻게 다른가"에서 다룹니다.

평균 출력(average power)은 어떤 시간 동안 낸 에너지를 그 시간으로 나눈 값입니다. OpenStax 대학물리 교재(University Physics Volume 1)는 어떤 시간 동안 한 일을 그 시간으로 나눈 값으로 정의하는데, 일이 곧 옮겨진 에너지이므로 같은 말입니다.

첨두 출력(peak power)은 펄스의 최대 광 출력이고, 펄스 에너지(pulse energy)는 펄스 하나가 가진 광 에너지의 총량입니다. RP Photonics 백과에 따르면 펄스가 짧으면 펄스 에너지가 크지 않아도 첨두 출력이 매우 높아질 수 있습니다.

"kW급"이라는 말 읽기

먼저 단위입니다. 국제도량형국(BIPM)의 접두어 표에서 k(킬로)는 10³배, M(메가)는 10⁶배, m(밀리)는 10⁻³배입니다. 미 의회조사국(Congressional Research Service, CRS) 보고서 R46925는 각주에서 "1 킬로와트는 1,000 와트, 1 메가와트는 100만 와트"라고 풀어 줍니다.

밀리(m), 킬로(k), 메가(M) 접두어의 곱하는 수와 와트로 쓴 예를 담은 표 도표
단위 접두어 m, k, M (도표)(도표)

같은 보고서는 빔 출력을 메가와트(MW)가 아니라 킬로와트(kW)로 재는 레이저를 이야기하고, 고체 레이저(solid-state laser)가 "전기 동력으로 작동한다"고 적습니다. 앞의 전구처럼 레이저에도 전기로 들어가는 출력과 빔으로 나오는 출력이 따로 있고, 두 값이 같다는 보장은 없습니다.

그런데 이 보고서에는 "kW급"이 어느 쪽을 가리키는지 정하는 문장이 없습니다. 기사에서 "kW급"을 만나면 광 출력인지 전기 입력인지 단정하지 말고, 기사가 무엇을 쟀다고 밝히는지부터 확인해야 합니다.

"kW급"이 알려 주는 것은 1초당 에너지 한 가지뿐입니다. 에너지 = 출력 × 시간, 세기 = 출력 ÷ 면적이라는 앞의 두 관계로 보면, 이 숫자 하나로는 두 가지를 알 수 없습니다.

  • 몇 초 동안 나오는가: 이것을 알아야 에너지(J)가 나옵니다.
  • 빔이 얼마나 좁게 모이는가: 이것을 알아야 세기(W/cm²)가 나옵니다.

다음에 읽을 글

이어지는 글은 세 편입니다. "CW 레이저와 펄스 레이저는 어떻게 다른가"는 평균 출력과 첨두 출력을 이어서 다룹니다.

"단위와 dB 노트: W, dBm, 배율 바꿔 읽기"는 자료마다 다른 단위를 바꿔 읽는 법을, "레이저 무기 기사 읽는 법: ‘kW급’, ‘사거리’, ‘한 발 비용’"은 기사에 나오는 말이 무엇을 뜻하는지를 다룹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