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투기나 미사일이 부대에 들어오는 소식 앞에는 긴 이야기가 있습니다. 뉴스에는 "마일스톤 B 통과", "정식 사업 전환", "시제품 배치" 같은 말이 나옵니다. 이 말들은 무엇을 가리킬까요?

무기를 사는 일은 가게에서 물건을 고르는 것과 다릅니다. 무엇이 필요한지 정하는 절차, 돈을 정하는 절차, 실제로 개발하고 사는 절차가 따로 있고 서로 맞물려 돕니다. 이 글은 미국 국방부의 공개 자료로 그 짜임을 따라가고, 한국의 절차와 레이저 무기 이야기까지 이어 봅니다.

세 개의 톱니: 필요, 돈, 획득

미 의회조사국(CRS)은 2014년 보고서에서 미국의 모든 무기체계가 세 가지 조건을 거친다고 정리했습니다. 특정한 군의 필요를 채우려는 것이어야 하고, 연방 예산으로 값을 치러야 하며, 획득 체계 안에서 설계되고 만들어져야 합니다. 그래서 무기는 구상에서 배치까지 필요를 정하고, 예산을 세우고, 체계를 획득하는 세 단계를 밟습니다.

이 셋을 합쳐 흔히 "큰 A(Big A)" 획득이라고 부릅니다. 세 번째 단계인 국방 획득 체계(Defense Acquisition System, DAS)만 따로 가리킬 때는 "작은 a"라고 합니다. 기사에서 "획득"이라는 말이 어느 쪽을 뜻하는지에 따라 이야기의 범위가 달라집니다.

원 세 개가 나란히 맞닿은 도표. 왼쪽 원은 요구(Requirements, 어떤 능력이 필요한가, JCIDS 2003~2025년, JFRP 2025년부터), 가운데 원은 자원(Resources, 돈이 얼마나 언제, 해마다 도는 예산 절차 PPBE), 오른쪽 원은 획득(Acquisition, 어떻게 개발하고 사나, 국방 획득 체계 DAS, 작은 a, 2025년 11월 전투 획득 체계 WAS로 이름이 바뀜). 아래 점선이 셋을 잇고, 무기 사업 하나가 셋 모두에 기대며 조직도가 아닌 개념 그림이라는 설명이 있다
미국 국방부의 세 절차. 셋을 합쳐 '큰 A' 획득이라고 부릅니다 (도표)(도표)

첫 번째 톱니인 요구 절차는 오랫동안 합동 능력 통합·개발 체계(JCIDS)라는 이름이었습니다. 2003년에 만들어졌고, 합참 차장이 의장인 합동요구감독위원회(JROC)가 관리했습니다. 2026년 CRS 자료에는 이것을 2025년에 합동군 요구 절차(JFRP)가 대신했다고 적혀 있습니다.

요구가 꼭 새 무기로 이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확인된 필요는 교리나 훈련, 조직을 바꿔서 채울 수도 있고, 새 무기체계를 사서 채울 수도 있습니다.

돈은 2년 앞서 준비가 시작된다: 예산 절차

두 번째 톱니는 계획·예산 절차(Planning, Programming, Budgeting, and Execution, PPBE)입니다. 1961년 로버트 맥나마라 국방장관이 PPBS라는 이름으로 세웠고, 2003년에 지금 이름으로 바뀌었습니다. 해마다 돌면서, 어떤 사업에 돈을 댈지를 전략 목표에 맞춰 정하는 틀입니다.

이 절차는 달력에 따라 움직입니다. 한 회계연도의 주기는 대개 그 돈을 실제로 쓸 해보다 2년 넘게 앞서 시작합니다.

단계는 넷입니다. 기획 단계에서 국방기획지침(DPG)이 나오고, 계획 단계에서 각 기관이 5년을 내다본 계획목표각서(POM)를 냅니다. 예산 단계에서는 그 첫해를 예산 꼴로 바꾸고, 마지막 집행 단계에서 돈을 쓴 내역과 사업 결과를 평가합니다.

예산안은 대개 12월에 백악관 예산관리처(OMB)로 가고, 대통령 예산안은 보통 2월에 의회로 갑니다. 이 절차는 대통령 예산안의 국방부 몫과 함께, 앞으로 5년의 자금 계획(FYDP)도 고쳐 씁니다.

관문 세 개: 마일스톤 A·B·C

세 번째 톱니가 획득 체계입니다. 크고 복잡한 사업은 마일스톤(milestone)이라는 관문을 지나며 단계를 넘어갑니다. 각 관문에서는 마일스톤 결정권자(MDA)가 사업이 기준을 채웠는지 보고 다음 단계로 보낼지를 정합니다. 2014년 CRS 보고서가 정리한 단계는 이렇습니다.

단계 다섯 칸이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놓인 도표. 물자 해결책 분석(대안 비교), 기술 성숙·위험 감소(경쟁 시제품), 공학·제조 개발(하나로 통합된 체계), 생산·배치(저율 생산 뒤 전율 생산), 운용·지원(수명 주기 비용의 최대 70%). 칸 사이에 붉은 마름모 A, B, C가 있고 B 위에 정식 사업이 되며 비용·일정·성능 기준선이 생긴다는 설명이 있다. 아래 띠는 C 앞까지 주로 연구개발 예산, C 뒤로 조달 예산으로 나뉜다. 맨 아래에 대부분의 사업은 B에서 들어오고, 일부 사업은 C 전에 조달 예산을 받으며, 2020년부터 이 길이 여러 경로 가운데 하나(주요 능력 획득)라는 메모가 있다
주요 능력 획득 경로의 단계와 마일스톤. 단계 설명은 2014년 미 의회조사국 문서, 조달 예산과의 관계는 2026년 문서에서 옮겼습니다 (도표)(도표)

첫 관문 앞에는 물자 해결책 분석 단계가 있습니다. 필요를 채울 여러 방법을 견주는 대안 분석을 하고, 이때 무기의 전체 수명 동안 드는 비용도 함께 봅니다. 마일스톤 A를 지나면 기술 성숙·위험 감소 단계입니다. 새 기술과 설계를 다듬어 요구를 채우면서 비용 상한 안에 들 수 있는지 판단할 수 있게 만들고, 업체들이 경쟁 시제품을 내놓기도 합니다.

마일스톤 B에서 사업의 성격이 바뀝니다. 대부분의 사업이 여기서 시작하고, 이 관문을 지나면 정식 사업(program of record)이 됩니다. 성능·일정·비용 목표를 적은 사업 기준선도 이때 승인됩니다.

이어지는 공학·제조 개발 단계에서는 모든 기술을 하나의 체계로 묶고 생산을 준비합니다. 운용 시험평가는 그 체계가 작전에 효과적이고, 쓰기에 알맞고, 살아남을 수 있는지를 봅니다.

마일스톤 C를 지나면 생산·배치 단계입니다. 먼저 적은 수를 만드는 저율 초도 생산을 하고, 시험평가를 충분히 마치고 승인을 받으면 전율 생산으로 넘어갑니다. 2026년 CRS 자료에 따르면 주요 능력을 만드는 사업은 대개 마일스톤 C 승인 뒤에 조달 예산을 받고, 그 전에는 주로 연구·개발·시험·평가(RDT&E) 예산으로 움직입니다. 다만 마일스톤 C 전에 조달 예산을 받는 사업도 있습니다.

마지막은 운용·지원 단계입니다. 무기가 부대에서 쓰이고 정비받다가 퇴역하는 기간입니다. 2014년 CRS 보고서는 체계 전체 수명 주기 비용의 최대 70%가 이 단계에서 생길 수 있다고 적었습니다. 사는 값보다 쓰고 고치는 값이 더 클 수 있다는 뜻이고, 이 비용을 운용·유지비(operating and support costs, O&S)라고 부릅니다.

관문을 공항 보안 검색대에 빗대 볼 수 있습니다. 서류와 조건을 갖춰야 다음 구역으로 들어갈 수 있는 점은 닮았습니다. 실제로는 다릅니다. 검색대는 같은 기준으로 모두를 보지만, 마일스톤의 서류와 검토는 사업의 크기와 위험에 따라 맞춰 바뀝니다.

길은 하나가 아니다: 여러 획득 경로

관문을 차례로 지나는 길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국방부는 2020년에 획득 정책을 고쳐 새 기술을 사용자에게 더 빨리 넘기려 했습니다. 미 회계감사원(GAO)은 이 개혁을 묶어 적응형 획득 체계(Adaptive Acquisition Framework, AAF)라고 부릅니다.

AAF에는 여섯 경로가 있고, 그 가운데 넷이 무기체계와 바로 이어집니다. 경로마다 관문과 비용·일정 목표, 서류가 다르고, 각 군은 사려는 능력에 맞춰 하나 이상의 경로를 고를 수 있습니다. 앞에서 본 마일스톤 길은 2020년 개혁 뒤 그 가운데 하나인 주요 능력 획득(MCA) 경로입니다.

적응형 획득 체계(2020년)의 여섯 경로 도표. 무기체계와 바로 이어지는 넷은 긴급 능력 획득(긴급한 작전 필요를 2년 안에), 중간 단계 획득(사업 시작 뒤 5년 안에, 신속 시제품과 6개월 안에 생산을 시작하는 신속 배치 두 갈래), 주요 능력 획득(복잡한 사업, 마일스톤 A·B·C), 소프트웨어 획득. 아래 회색 칸 둘은 국방 업무 체계와 용역 획득
적응형 획득 체계의 여섯 경로와 미 회계감사원이 적은 시간 목표 (도표)(도표)

긴급 능력 획득(UCA)은 급한 작전 필요를 2년 안에 채우는 것이 목표입니다. 중간 단계 획득(Middle Tier of Acquisition, MTA)은 사업 시작 뒤 5년 안에 끝내려는 길입니다. 이 길에는 쓸 수 있는 시제품을 빨리 만드는 신속 시제품 갈래와, 이미 검증된 기술로 빨리 배치하는 신속 배치 갈래가 있습니다. 신속 배치는 6개월 안에 생산을 시작해야 합니다.

MTA의 근거는 2016 회계연도 국방수권법입니다. 이 법은 2~5년에 끝낼 사업을 위한 다른 획득 절차를 만들라고 했습니다. GAO에 따르면 MTA 사업은 합동요구감독위원회의 정책과 절차를 따르지 않아도 되는 등 몇 가지 유연성을 갖습니다.

주요 능력 획득 경로는 주요 국방 획득 사업(MDAP) 같은 복잡한 사업을 위한 길입니다. MDAP는 대개 국방장관이 지정했거나, 2020 회계연도 불변 달러로 연구개발에 5억 2,500만 달러, 조달에 30억 6,500만 달러가 넘게 들 것으로 보이는 사업입니다. 이 금액을 넘어도 MTA 경로 사업처럼 MDAP로 보지 않는 경우가 있습니다.

바뀌는 중인 제도

이 짜임은 지금도 움직이고 있습니다. 예산 쪽에서는 2024년 3월 PPBE 개혁 위원회가 권고 28개를 냈습니다. 첫 권고는 PPBE를 새 국방 자원 체계(DRS)로 바꾸고, 네 과정을 전략·자원 배분·집행의 세 과정으로 줄이자는 것입니다.

획득 쪽에서도 2024~2025년에 행정부와 의회가 함께 개혁안을 내놓았습니다. 2025년 4월 행정명령 14265는 낡은 획득 절차를 속도와 유연성, 실행에 무게를 두고 빨리 고치겠다고 했습니다. 의회에서는 2024년 12월 상원의 FoRGED 법안, 2025년 6월 하원의 SPEED 법안이 발의됐습니다.

평가는 엇갈립니다. 2025년 8월 CRS 자료에 따르면 10년 넘게 이어진 개혁이 절차를 나아지게 했다고 보는 분석가가 있습니다. 반대로 국방부의 관료 구조와 절차 탓에 성과가 대체로 적었다고 보는 분석가도 있습니다. 일부 개정안은 권한을 사업이나 포트폴리오, 각 군 수준으로 내려 획득 절차를 더 분산시킬 수 있다고도 봤습니다.

그 뒤 2025년 11월에는 세 번째 톱니의 이름까지 바뀌었습니다. 2026년 GAO 보고서에 따르면 국방장관은 11월 7일 국방 획득 체계(DAS)를 전투 획득 체계(Warfighting Acquisition System)로 바꾼다는 제목의 정책 메모를 냈습니다. 작전 능력을 제때, 서둘러 전하는 일을 가장 앞에 두겠다는 내용입니다. 같은 달 다른 메모로는 무기체계 요구를 정하던 JCIDS를 없애라고 지시했습니다.

의회는 2026 회계연도 국방수권법으로 포트폴리오 획득 책임자(portfolio acquisition executive)를 두게 했습니다. 사업을 능력별 묶음(포트폴리오)으로 모으고, 그 묶음에 든 사업의 계획과 예산, 집행 권한을 이 책임자에게 주는 짜임입니다. 다만 이런 정책 변화가 뚜렷한 결과를 낳았는지 보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것이 같은 GAO 보고서의 판단입니다.

한국은 어떻게 하나

한국에서 무기를 사고 만드는 사업은 방위력개선사업(defense capability improvement program)이라고 부릅니다. 방위사업청은 이것을 군사력을 개선하려고 무기체계를 사거나, 새로 개발하고 성능을 개량하는 연구개발을 하고, 그에 따른 시설을 짓는 사업이라고 설명합니다.

출발점은 소요(requirement)입니다. 각 군이 소요를 제기하고 합동참모본부가 결정하면, 방위사업청이 통합사업관리팀(IPT)을 정합니다. 이 팀이 선행연구로 사업 추진 전략을 세운 뒤 연구개발이나 국내·국외 구매로 갑니다. 그다음은 양산·배치, 운영·유지, 폐기입니다.

미국의 세 톱니와 겹쳐 보면 닮은 곳이 보입니다. 소요는 요구 절차에, 연구개발과 구매는 획득 체계에 해당합니다. 한국에서는 국방중기계획과 시험평가 기능이 2014년 11월 방위사업법 개정으로 국방부(합참)로 옮겨졌습니다. 기관별로 맡는 일과 시험평가 판정은 K-방산 기술 지도에 자세히 나옵니다.

레이저와 맞닿는 점: 시제품과 정식 사업 사이

레이저 무기 기사에는 "시제품"이라는 말이 자주 나옵니다. GAO는 2023년 보고서에서 국방부가 지향성 에너지 무기(directed energy weapon, DEW)에 해마다 약 10억 달러를 쓴다고 밝혔습니다. 고에너지 레이저가 시연에서 드론을 떨어뜨린 일도 있었지만, 시제품을 획득 사업으로 넘기는 데에는 어려움이 있다고 봤습니다.

그 틈에는 "죽음의 계곡(valley of death)"이라는 별명이 있습니다. 개발하는 쪽과 획득하는 쪽 사이의 간격입니다. 예컨대 획득 쪽은 개발 쪽이 만들어 낼 수 있는 것보다 높은 기술 성숙도를 요구할 수 있습니다. 시제품을 획득 사업으로 넘기려면 그 기술을 이어서 개발해 줄 전환 상대를 찾아야 합니다.

예산의 시간도 걸림돌입니다. 같은 보고서는 사업 구상이 처음 떠오른 뒤 첫 예산을 받기까지 적어도 1년 반이 걸릴 수 있다고 적었습니다.

시제품의 끝은 셋으로 갈립니다. 운용으로 넘어가거나, 다른 쓰임을 찾거나, 중단됩니다. 운용으로 넘어가는 길에도 신속 배치, 기존 사업에 쓰기, 새 사업 시작이 있습니다.

레이저 무기가 "배치됐다"는 기사와 "정식 사업이 됐다"는 기사가 왜 다른지는 레이저 무기 기사 읽는 법에서 이어집니다. 지금까지 공개된 사례는 지금 공개된 레이저 무기 사례에 모여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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