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을 지나는 군용기를 올려다보면 날개 모양이 제각각입니다. 몸통에서 곧게 뻗은 날개가 있고, 화살촉처럼 뒤로 젖힌 날개가 있고, 커다란 세모 하나처럼 생긴 비행기도 있습니다. 날면서 날개를 폈다 접었다 하는 비행기도 있었습니다.

이 모양들은 멋을 내려고 고른 것이 아닙니다. 비행기가 소리의 빠르기에 가까워질수록 공기는 전혀 다르게 움직이고, 날개는 그 변화를 따라 바뀌어 왔습니다. 후퇴익, 삼각익, 가변익이 각각 어떤 문제를 풀려고 나왔고 무엇을 대가로 치렀는지, 미국 항공우주국(NASA)과 그 전신인 국가항공자문위원회(NACA)가 공개한 자료로 따라가 보겠습니다.

날개를 위에서 보면

날개를 말하려면 낱말 몇 개가 먼저 필요합니다. 날개의 앞쪽 가장자리는 앞전, 뒤쪽 가장자리는 뒷전입니다. 앞전에서 뒷전까지의 거리는 시위(chord), 한쪽 날개 끝에서 반대쪽 끝까지의 거리는 날개폭(span)이라고 합니다.

위에서 내려다본 날개 모양은 평면형(planform)이라고 부릅니다. 직사각형 날개라면 날개폭 어디에서나 시위가 같습니다. 대부분의 현대 항공기는 그렇지 않아서, 시위가 날개폭을 따라 달라지고 앞전과 뒷전이 뒤로 젖혀져 있기도 합니다. 이 낱말들은 오늘날 항공 산업 전체가 쓰는 말이고, 1900년의 라이트 형제도 대부분 알고 있었습니다.

위에서 본 날개 평면형 네 가지를 나란히 놓은 도표. 첫째는 곧은 직사각형 날개로 앞전, 뒷전, 시위, 날개폭이 표시되어 있다. 둘째는 뒤로 젖힌 후퇴익으로 후퇴각이 표시되어 있다. 셋째는 세모꼴 삼각익이다. 넷째는 가변익으로, 펼친 날개와 뒤로 젖힌 날개가 겹쳐 그려져 있다. 실제 기체를 본뜨지 않은 도형이라는 메모가 있다
위에서 내려다본 날개 모양, 곧 평면형 네 가지. 앞전·뒷전·시위·날개폭은 어느 날개에나 쓰는 낱말입니다 (도표)(도표)

날개가 끝에서 끝까지 얼마나 길고 가는지는 가로세로비(aspect ratio)로 나타냅니다. 고성능 글라이더처럼 날개폭이 긴 날개는 가로세로비가 크고, 우주왕복선처럼 날개폭이 짧거나 시위가 두꺼운 날개는 가로세로비가 작습니다. 가로세로비가 클수록 항력(drag)이 낮고 활공을 잘합니다. 글라이더 날개가 길쭉한 까닭입니다.

그렇다면 빨리 날아야 하는 비행기도 날개를 길고 곧게 만들면 될까요? 소리의 빠르기에 가까워지면 답이 달라집니다.

소리의 빠르기 가까이에서 생기는 일

느리게 나는 비행기 둘레에서는 공기의 밀도가 그대로입니다. NASA 교육 자료는 그 범위를 보통 시속 250마일 아래로 잡습니다. 더 빨라지면 비행기가 가진 에너지 일부가 공기를 누르는 데 쓰이고, 그 자리의 공기 밀도가 바뀝니다. 공기가 비행기에 주는 힘은 밀도에 달려 있으니 이 압축성 효과가 힘 자체를 바꾸고, 속도가 빠를수록 그 영향도 커집니다.

속도가 소리의 빠르기에 얼마나 가까운지는 마하수(Mach number)로 잽니다. 비행기 속도를 소리의 빠르기로 나눈 값입니다. 해수면에서 소리의 빠르기는 약 330 m/s입니다.

마하수가 거의 1이 되면 그 흐름을 천음속(transonic)이라고 합니다. 이때 비행기 표면의 어떤 곳에서는 공기가 이미 소리보다 빠르게 흐릅니다. 날카로운 교란은 충격파(shock wave)를 만들고, 충격파는 양력과 항력을 함께 바꿉니다.

한때는 "소리의 벽"이 있어서 소리보다 빨리 나는 일은 불가능하다고 믿었습니다. 실제로 그 벽은 음속 근처에서 압축성 때문에 항력이 커지는 현상이었습니다. 지금도 항공기는 이 큰 항력 때문에 마하 1 근처에서 순항하지 않습니다.

1930년대 말에는 한 가지가 분명해져 있었습니다. 전통적인 곧은 날개와 비교적 두꺼운 날개 단면은 음속에 가까운 비행에 맞지 않았습니다. 천음속에서 나타나는 큰 항력과 다른 문제를 줄이려고 뒤로 젖힌 새 날개 모양들이 제안되기 시작했습니다.

후퇴익: 날개를 뒤로 젖힌 까닭

날개를 뒤로 젖히자는 생각은 독일에서 먼저 나왔습니다. 독일의 공기역학자 아돌프 부제만(Adolf Busemann)이 초음속에서 조파 항력을 줄이려고 날개를 젖히자고 처음 제안했습니다. 조파 항력은 충격파 때문에 생기는 항력입니다. NASA 명예의 전당은 이것을 1934년 국제 회의의 일로, NASA 랭글리 연구소의 다른 문서는 "부제만의 1935년 이론"으로 적습니다.

그 회의에는 NACA의 주요 인사들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NACA에서는 아무도 그 이론의 중요성을 알아보지 못했습니다.

미국에서는 랭글리의 로버트 T. 존스(Robert T. Jones)가 따로 같은 답에 닿았습니다. 그는 1945년 1월에 마친 이론 연구에서, 날개의 압력 분포가 오로지 "앞전에 수직인 방향의 운동 성분"으로 정해진다는 것을 보였습니다. 부제만의 연구와는 별개로 얻은 결과였습니다.

그림으로 보면 뜻이 잡힙니다. 뒤로 젖힌 날개에 정면에서 바람이 분다고 해 봅시다. 이 바람을 앞전에 수직인 성분과 앞전을 따라 흐르는 성분으로 나누면, 날개 압력을 정하는 것은 수직인 성분입니다. 날개를 많이 젖힐수록 이 수직 성분은 실제 비행 속도보다 작아집니다.

위에서 본 뒤로 젖힌 날개 한쪽과, 정면에서 불어오는 바람 화살표. 바람 화살표가 앞전에 수직인 짧은 화살표와 앞전을 따라가는 화살표 둘로 나뉘어 있다. 날개 압력을 정하는 것은 수직 성분이라는 설명과, 값이 없는 개념 그림이라는 메모가 있다
뒤로 젖힌 날개에 부는 바람을 앞전에 수직인 성분과 앞전을 따라가는 성분으로 나눈 그림. 날개를 많이 젖힐수록 수직 성분이 작아집니다 (도표)(도표)

비탈을 곧장 오르지 않고 비스듬히 오르면 발밑의 경사가 완만해지는 것과 닮았습니다. 실제로는 다릅니다. 비탈에서는 걷는 거리가 늘어나는 대가가 있지만, 날개에서 줄어드는 것은 날개 압력을 정하는 속도 성분입니다.

존스는 효율적인 초음속 비행을 하려면 날개를 마하 원뿔 뒤로 젖혀야 한다고도 지적했습니다. 마하 원뿔은 초음속 흐름에서 작은 교란이 전해지는 원뿔 모양의 범위입니다. 날개 앞전을 이 원뿔 뒤로 젖히면 앞전에서는 흐름이 아음속이 되고 조파 항력이 줄어듭니다.

존스의 보고서는 순탄하게 나오지 않았습니다. 랭글리 안의 편집 위원회가 보고서를 내지 말자고 권했고, 몇 달 동안 막혀 있다가 비행 중 자유 낙하 시험과 초음속 풍동 실험이 그의 결과를 확인했습니다. 공개가 승인된 바로 그날, 독일 전문가들이 여러 해 동안 후퇴익을 연구해 왔다는 소식이 NACA 본부에서 왔습니다.

독일은 이미 실제 기체에 젖힌 날개를 달고 있었습니다. 제트 전투기 Me 262의 가장 놀라운 점은 뒤로 젖힌 날개였고, 이 날개는 압축성 항력이 시작되는 때를 늦춰 속도에서 앞서게 했습니다. 그때 연합국에서는 이 이점이 이해되지 않았다고 Polhamus의 NASA 문서는 적습니다.

뜻밖의 사실도 있습니다. Me 262의 후퇴는 1940년의 설계 변경에서 우연히 생긴 결과였습니다. 같은 해 독일 연구자들은 부제만의 초음속 후퇴익 이론이 음속보다 느린 영역의 압축성 효과에도 들어맞는다는 것을 풍동에서 보였습니다.

존스의 이론과 전쟁 뒤 손에 넣은 독일의 후퇴익 자료는 랭글리와 에임스 연구소의 폭넓은 후퇴익 연구로, 공군과 업계의 항공기 개발로 이어졌습니다. 후퇴익에도 버릇은 있었습니다. 젖힌 날개를 단 비행기는 낮은 속도와 선회에서 기수가 들리는 경향이 있어, 날개 울타리(wing fence) 같은 장치로 다스려야 했습니다.

삼각익: 세모 모양 날개

뒤로 젖힌 새 날개 가운데 하나를 독일 과학자 알렉산더 리피슈(Alexander M. Lippisch)가 내놓았습니다. 세모꼴 날개로, 그리스 문자 델타(Δ)를 닮아 델타익이라는 이름이 붙었습니다. 우리말로는 삼각익입니다. 2차 대전 중 리피슈는 이 모양의 낮은 속도 특성을 보려고 삼각익 글라이더를 만들었습니다.

삼각익에는 두 가지 장점이 한 모양에 들어 있습니다. 날카로운 각은 항력을 줄이고, 넓은 면적은 양력을 늘립니다. 날개를 아주 얇게 만들어도 매우 튼튼했습니다.

전쟁이 끝날 때 리피슈와 그의 글라이더는 연합국 손에 들어갔습니다. NACA의 풍동 연구도 고속에서 삼각익의 가능성을 따로 확인했습니다. 미국 업체 Consolidated-Vultee는 낮은 아음속과 높은 아음속에서 삼각익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살피는 비행 모형을 만들었고, 이 기체는 1948년 9월 18일에 공식 첫 비행을 했습니다.

이 기체의 공군 명칭은 XF-92A였습니다. 이름은 시제 전투기였지만 맡은 일은 연구기였습니다.

XF-92A는 삼각익 항공기가 실용적이라는 것을 보여 주었습니다. 동시에 기체 자체의 결점도 드러냈습니다. 기수가 심하게 들리는 문제가 있었는데, NASA 자료에는 그 크기가 자주 6 g를 넘었고 한 번은 8 g를 넘었다고 적혀 있습니다.

Consolidated-Vultee의 새 이름인 Convair는 이 문제를 고쳤고, XF-92A의 경험을 F-102·F-106 요격기, XF2Y-1 Sea Dart 제트 수상 전투기, B-58 전략 폭격기 개발에 썼습니다. 프랑스의 Mirage도 삼각익을 썼고, 유럽의 Typhoon은 삼각익을 21세기로 이어 가고 있습니다.

가변익: 날면서 모양을 바꾸는 날개

후퇴익과 삼각익은 빠른 속도의 문제를 풀었습니다. 하지만 비행기가 늘 빨리 나는 것은 아닙니다. 뜨고 내릴 때는 느리게 날아야 합니다. 그렇다면 날개 모양을 상황에 따라 바꾸면 어떨까요?

이 생각을 시험한 기체가 미국의 Bell X-5입니다. 실용 항공기라면 날개를 다 펼친 채 이륙해 이륙 속도와 필요한 활주로 길이를 줄이고, 하늘에 오른 뒤 날개를 뒤로 젖혀 항력을 줄이고 속도를 높일 수 있습니다. 연구용으로도 쓸모가 컸습니다. 그때의 후퇴익 연구기들은 저마다 한 가지 날개 각도의 자료만 줄 수 있었는데, 각도를 바꾸는 기체 한 대는 그런 연구기 여러 대 몫을 했습니다.

X-5의 뿌리는 독일의 실험기 Messerschmitt P.1101입니다. P.1101은 땅에서 35~45° 사이 세 각도로 날개를 맞출 수 있었고, 날아 보기 전인 1945년 4월 미군 손에 들어갔습니다. NACA도 같은 해에 가변익 풍동 연구를 따로 하고 있었습니다.

X-5는 땅이 아니라 비행 중에 각도를 바꿀 수 있었습니다. 1951년 6월 20일에 첫 비행을 했고, 날개는 비행 중 20°에서 60°까지 돌아갔습니다.

대가는 복잡한 장치였습니다. 날개를 뒤로 젖히면 무게중심(center of gravity)과 압력 중심이 옮겨 갑니다. 이를 메우려고 X-5는 날개를 젖히는 동안 날개 뭉치 전체를 동체 안의 레일을 따라 앞으로 함께 옮겼습니다. 착륙은 후퇴각 40° 이하에서만 안전했습니다.

비행 성질에도 문제가 있었습니다. NACA 조종사 스콧 크로스필드(A. Scott Crossfield)는 X-5가 스핀(spin)에 들어가면 끔찍한 비행기였고 빠져나오는 데 오래 걸렸다고 돌아보았습니다. 1953년 10월 13일에는 공군의 X-5가 스핀 사고를 일으켜 레이먼드 팝슨(Raymond Popson) 소령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그때 날개는 60° 자리에 있었습니다.

날개를 앞뒤로 옮겨야 하는 문제는 1958년 말 랭글리에서 풀렸습니다. 날개를 옮기지 않고도 넓은 후퇴각 범위에서 안정성을 지키는 배치가 나왔고, 랭글리 문서는 이를 바깥 축(outboard pivot)이라고 부릅니다. 이 연구가 F-111로 이어진 개발 계획의 시작이었습니다.

미 국방부는 1962년 11월 24일 F-111의 첫 개발 계약을 냈습니다. NASA 랭글리의 1966년 작업 문서는 F-111을 세계 첫 초음속 가변익 항공기라고 부르고, 날개를 최대 날개폭 자리로 펼치면 효율적인 아음속 비행에 맞는 모양이 된다고 설명합니다. 그보다 앞선 X-5와 Grumman XF-10F는 아음속 기체였고, 날개를 앞뒤로 옮겨야 해서 구조가 복잡했습니다.

날개를 바꾸는 생각은 한 갈래 더 있었습니다. 1942년 독일의 리하르트 포크트(Richard Vogt)가 처음 내놓은 비스듬한 날개(oblique wing)는 곧은 날개 하나를 몸통의 한 점을 축으로 통째로 돌립니다. 그러면 한쪽은 뒤로, 다른 쪽은 앞으로 젖혀진 가위 모양이 됩니다. 존스는 1970년 에임스로 돌아와 이 형상을 연구했습니다.

가로 연표 도표. 1934~1935년 부제만의 후퇴익 제안, 1940년 Me 262 설계 변경, 1945년 존스의 이론, 1948년 XF-92A 공식 첫 비행, 1951년 X-5 첫 비행, 1958년 랭글리의 바깥 축 연구, 1962년 F-111 개발 계약이 차례로 놓여 있다. 위쪽은 후퇴익, 가운데는 삼각익, 아래쪽은 가변익 갈래로 색이 나뉜다
후퇴익, 삼각익, 가변익의 주요 연도. NASA와 NACA의 공개 자료에 적힌 것만 옮겼습니다 (도표)(도표)

한 모양으로 모든 속도를 맞출 수 없다

네 가지 날개를 나란히 놓으면 공통점이 보입니다. 어느 속도에서 얻는 것이 있으면 다른 데서 내주는 것이 있습니다.

길고 곧은 날개는 가로세로비가 커서 항력이 낮고 활공을 잘하지만, 음속에 가까운 비행에는 맞지 않았습니다. 뒤로 젖힌 날개는 압축성 항력이 시작되는 때를 늦췄지만, 낮은 속도에서 기수가 들리는 경향을 다스려야 했습니다. 삼각익은 얇고도 튼튼했지만 첫 연구기는 심한 기수 들림을 보였습니다. 가변익은 펼친 날개와 젖힌 날개를 함께 가지려 했고, 그 대가로 복잡한 장치를 받아들였습니다.

이 비교는 어느 날개가 더 낫다는 순위가 아닙니다. 비행기가 주로 어떤 속도로 날며 어떤 일을 하느냐에 따라 맞는 날개가 달라진다는 뜻입니다.

비행기는 이렇게 속도와 모양 사이에서 고른 결과입니다. 그 위에 레이저 무기 같은 새 장비를 실을 때 차량, 함정, 항공기마다 조건이 왜 다른지는 무게와 탑재에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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