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바닥으로 물 위를 천천히 밀면 물결이 손보다 먼저 앞으로 퍼져 나갑니다. 손을 아주 빨리 휘두르면 앞에 물이 쌓이며 날카로운 물마루가 섭니다. 공기 속을 나는 비행기에도 비슷한 일이 일어납니다. 다만 공기에서 그 경계가 되는 빠르기가 바로 소리의 빠르기, 음속입니다.

음속을 넘는 순간 공기는 앞에서 오는 비행기를 미리 알아채지 못합니다. 그래서 공기의 압력과 밀도가 한순간에 뛰는 얇은 면, 충격파(shock wave)가 생깁니다. 음속이 무엇인지에서 시작해 마하수(Mach number), 충격파, 땅에서 듣는 소닉붐(sonic boom), 그리고 1947년 첫 초음속 비행과 그 뒤의 설계 이야기까지 차례로 봅니다.

음속과 마하수

소리는 공기 속을 지나는 아주 작은 흔들림입니다. 기체 분자들이 제멋대로 움직이며 서로 부딪쳐 그 흔들림을 옆으로 넘겨 줍니다. 그래서 음속은 기체의 종류와 온도에 따라 달라집니다.

지구 대기는 대부분 질소와 산소이고, 온도는 고도에 따라 꽤 복잡하게 바뀝니다. 해면에 정지한 표준 대기라면 음속은 약 761 mph, 초속 1,100 ft쯤입니다. 미터로는 약 330 m/s입니다. 높이 올라가면 온도가 달라지니 음속도 달라집니다.

비행기는 음속과 상관없이 원하는 빠르기로 날 수 있습니다. 엔지니어가 신경 쓰는 것은 비행 속도를 그 자리의 음속으로 나눈 비율입니다. 19세기 말 기체의 흐름을 연구한 물리학자 에른스트 마흐(Ernst Mach)의 이름을 따서 이 비율을 마하수라 부릅니다. 마하 2라면 그 고도의 음속보다 두 배 빠르게 난다는 뜻입니다.

느리게 날 때(보통 250 mph 아래) 공기의 밀도는 거의 그대로입니다. 더 빨라지면 비행기 에너지의 일부가 공기를 누르는 데 쓰이고, 공기 밀도가 곳곳에서 바뀝니다. 이것을 압축성 효과라 하고, 그 크기를 정하는 것이 마하수입니다.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마하수가 커지는 가로 띠 도표. 마하 1 아래는 아음속, 마하 1 근처는 천음속, 1에서 3은 초음속, 3에서 5는 높은 초음속, 5 넘게는 극초음속이다. 칸마다 압축성 효과가 작음, 아주 중요함, 충격파가 생길 수 있음, 공력 가열이 중요함, 공기 자체가 크게 바뀜이라는 짧은 설명이 있고, 위에 해면 표준 대기의 음속은 약 761 mph, 1,100 ft/s라는 메모가 있다
마하수로 나눈 비행 구간. 경계와 설명은 NASA 교육 자료를 따랐습니다 (도표)(도표)

NASA 교육 자료는 마하수로 비행 구간을 나눕니다. 음속보다 훨씬 느린 아음속에서는 압축성 효과가 작아 무시해도 됩니다. 마하 1 근처의 천음속에서는 압축성 효과가 아주 중요해집니다.

마하 1에서 3까지의 초음속에서는 기체 모양과 속도에 따라 충격파가 생길 수 있고, 마하 3에서 5 사이에서는 공력 가열(aerodynamic heating)이 설계에 아주 중요해집니다. 마하 5를 넘는 극초음속에서는 그 큰 에너지가 공기 자체에 큰 영향을 줍니다.

풍동 시험에서도 마하수가 중요합니다. 실험과 실제 비행의 마하수를 가깝게 맞춰야 합니다. 낮은 속도에서 잰 항력(drag) 값을 마하 2에 그대로 쓰면 완전히 틀린 답이 나옵니다.

소리보다 빠르면 공기가 미리 비켜나지 못한다

움직이는 음원이 있다고 해 봅시다. 음원은 계속 동그란 음파를 내고, 음파는 음원의 빠르기와 상관없이 음속으로 퍼집니다.

음원이 음속보다 느리면 음파는 음원보다 앞서 나갑니다. 앞쪽에서는 음파가 몰려 간격이 좁아지고, 뒤쪽에서는 벌어집니다. 구급차가 지나갈 때 사이렌 높이가 바뀌는 도플러 효과가 이것입니다.

음원이 음속에 가까워지면 앞쪽 음파의 간격이 거의 0이 됩니다. 음파들이 음원 바로 앞에 한 줄로 쌓여 하나의 마하파(Mach wave)가 됩니다. 음속을 넘으면 음원이 자기가 낸 음파를 앞질러 나가고, 음파들을 감싸는 원뿔이 생깁니다. 음원이 빠를수록 이 원뿔은 더 뾰족해집니다.

세 칸 도표. 왼쪽 아음속 칸에서는 움직이는 점이 남긴 동그라미 음파들이 앞쪽에서 촘촘하고 뒤쪽에서 성기다. 가운데 마하 1 칸에서는 동그라미들이 점의 앞에서 한 줄로 겹쳐 하나의 마하파가 된다. 오른쪽 초음속 칸에서는 동그라미들이 점 뒤로 처지고 그 바깥을 감싸는 원뿔이 생기며, 원뿔의 반각에 마하각 mu가 표시돼 있다. 아래에 sin mu = 1/M과 마하 2이면 30도, 마하 1.5이면 약 42도라는 계산 메모가 있다
음원이 빨라질수록 음파가 앞에 쌓이다가 원뿔이 됩니다. 마하각 값은 식으로 계산했습니다 (도표)(도표)

원뿔의 반각을 마하각(Mach angle)이라 합니다. 마하각은 마하수에만 달려 있고, 식 하나로 나타납니다.

\sin \mu = 1 / M

마하 2라면 사인값이 0.5여서 마하각은 30°입니다. 이 원뿔이 초음속의 핵심입니다. 초음속 흐름에서 작은 흔들림은 원뿔 안에서 뒤쪽으로만 전해집니다. 앞쪽으로 전해지는 영향이 없으니, 비행기 앞의 공기는 비행기가 다가온다는 신호를 미리 받지 못합니다.

여기서 하나를 구별해야 합니다. 이 원뿔은 음원이 낸 작은 소리가 만든 마하파입니다. 실제 비행기 둘레에서는 공기가 기체 모양을 따라 크게 꺾이며 흐르고, 그 흐름이 만드는 충격파는 마하각이 아니라 기체의 모양과 속도에 따라 정해지는 다른 각으로 기웁니다. 작은 소리가 지나간 앞뒤의 공기 상태는 같지만, 충격파를 지난 공기는 크게 달라집니다.

충격파를 지나면 공기는 어떻게 바뀌나

물체가 음속보다 빨리 움직이고 공기가 지나갈 길이 갑자기 좁아지면 충격파가 생깁니다. 충격파는 공기의 성질이 크게 바뀌는 아주 얇은 영역입니다. 공기가 이 면을 지나면 압력, 온도, 밀도가 거의 한순간에 오릅니다.

반대로 내려가는 것도 있습니다. 충격파 뒤에서 흐름의 마하수와 속도는 줄어듭니다. 전온도는 그대로지만, 전압력(total pressure)은 늘 충격파 앞보다 뒤가 낮습니다. 충격파는 되돌릴 수 없는 과정이라 그만큼 손실이 생기는 셈입니다.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흐르는 공기가 가운데 세로로 그린 얇은 충격파를 지나는 개념도. 충격파 뒤에서 정압, 온도, 밀도는 위쪽 화살표로 오르고, 마하수, 흐름 속도, 전압력은 아래쪽 화살표로 내려간다. 전온도는 그대로라는 표시가 있다. 오른쪽 작은 그림에는 쐐기 모양 물체 앞의 기운 경사 충격파와 뭉툭한 물체 앞의 수직 충격파가 있다. 값이 없는 개념 그림이라는 메모가 있다
충격파를 지나면 공기가 거의 한순간에 바뀝니다. 오르고 내리는 방향만 보인 그림입니다 (도표)(도표)

충격파가 흐름에 수직으로 서면 수직 충격파(normal shock), 비스듬히 기울면 경사 충격파(oblique shock)라 부릅니다. 꺾이는 각이 너무 크거나 마하수가 너무 낮으면 경사 충격파 대신 수직 충격파가 생깁니다. 경사 충격파를 다루는 식은 1951년 NACA 보고서(NACA-1135)에 정리됐습니다.

초음속기에서 경사 충격파는 기수, 날개와 꼬리의 앞전에서 생깁니다. 흐름이 원래 상태로 돌아가는 뒷전에서도 생깁니다.

충격파가 늘 골칫거리인 것은 아닙니다. 빠른 비행기의 흡입구는 경사 충격파로 엔진에 들어갈 공기를 누르는데, 돌아가는 기계 없이 공기 압력을 높이는 방법입니다. 이 생각은 램제트와 스크램제트 글로 이어집니다.

소닉붐: 땅에서 듣는 충격파

초음속기가 머리 위를 지나면 땅에서는 천둥 같은 소리가 들립니다. 이것이 소닉붐입니다. 배가 지나가면 뱃머리에서 물결이 V자로 퍼지듯, 초음속기 둘레에서 밀려난 공기가 충격파를 만듭니다. 실제로는 물결이 수면을 따라 퍼지는 것과 달리, 충격파는 비행기 둘레로 원뿔 모양을 이루며 땅까지 내려옵니다.

옆에서 본 개념도. 오른쪽으로 나는 단순한 비행기 모양의 기수와 꼬리에서 원뿔 모양 충격파 두 개가 뒤로 퍼져 땅에 닿는다. 땅 위에는 원뿔이 닿는 자리를 따라 소닉붐이 이어진다는 띠가 있고, 작은 상자에 대부분의 사람은 두 번을 한 번으로 듣는다는 설명이 있다. 치수가 없는 개념 그림이라는 메모가 있다
기수와 꼬리에서 생긴 두 원뿔이 땅에 닿으며 비행 경로를 따라 소닉붐을 남깁니다 (도표)(도표)

원뿔이 비행 경로를 따라 땅을 쓸고 지나가므로, 소닉붐은 한 번 터지고 끝나는 소리가 아닙니다. 원뿔이 닿는 폭 전체에 걸쳐 경로를 따라 이어집니다. 충격파로 쌓였던 압력이 갑자기 풀리는 순간이 귀에 "쾅" 하고 들립니다.

압력 변화 자체는 생각보다 작습니다. 1 ft²당 몇 파운드 정도로, 엘리베이터로 두세 층 내려갈 때 느끼는 기압 변화와 비슷합니다. 크기보다 변화가 갑작스럽다는 점이 소리를 만듭니다. 소닉붐의 세기는 보통 대기압 위로 더해진 압력, 곧 과압(overpressure)으로 잽니다.

항공기는 기수와 꼬리에서 원뿔을 하나씩, 모두 두 개 만듭니다. 대부분의 사람은 둘을 가려 듣지 못해 한 번으로 듣지만, 우주왕복선만큼 큰 비행체라면 두 번이 뚜렷이 들립니다. 세기에는 기체의 무게·크기·모양, 고도, 비행 경로, 날씨가 함께 영향을 줍니다. 크고 무거울수록 충격파가 세고, 길고 가늘수록 약하며, 뚱뚱하고 뭉툭할수록 셀 수 있습니다.

소닉붐은 땅 위 사람들에게 방해가 되고 재산을 해칠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미국 연방 규정 14 CFR 91.817은 따로 허가를 받지 않은 민간 항공기가 미국에서 마하 1을 넘겨 나는 것을 막아 둡니다. 지금 시행 중인 규정에도 이 금지가 그대로 있습니다.

이 금지를 바꾸는 절차는 이미 시작됐습니다. 미국 연방항공청(FAA)은 2026년 7월, 육지 위 민간 초음속 비행 금지를 없애고 소음에 기초한 임시 인증 기준을 두는 규칙안을 냈습니다. 의견 접수는 8월에 끝났고, 규칙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습니다.

NASA는 충격파 소음을 다스리고 줄이는 방법을 찾아 규제 기관이 육지 위 초음속 비행을 허용하게 하는 것을 소닉붐 연구의 목표로 둡니다. NASA Quesst 임무의 X-59는 시끄러운 소닉붐 없이 초음속으로 나는 기술을 보여 주려고 만든 실험기로, 2025년에 첫 비행을 했습니다. NASA는 X-59가 머리 위를 날 때 사람들이 어떻게 느끼는지 조사해 국내외 규제 기관과 나누려 합니다.

소리 장벽을 넘기까지: X-1과 면적 법칙

1930년대 말부터 빠른 비행기의 날개 위에는 아음속과 초음속 흐름이 함께 생겼습니다. 항력이 늘고, 날개 위 흐름이 심하게 흐트러지고, 조종면이 잘 듣지 않았습니다. 풍동도 같은 문제를 겪어 이 구간의 자료를 믿기 어려웠습니다.

한때 "소리 장벽(sound barrier)"이 있어 음속보다 빨리 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믿었던 까닭입니다. 실제로 소리 장벽은 압축성 효과로 음속 근처에서 항력이 오르는 현상이었고, 지금도 그 큰 항력 때문에 항공기는 마하 1 근처에서 순항하지 않습니다.

전용 연구기가 자료를 얻을 현실적인 길로 꼽혔고, 그렇게 만든 것이 벨(Bell)의 X-1입니다. 동체는 초음속에서 안정하다고 알려진 .50 구경 기관총 탄환과 같은 모양이었습니다. X-1은 B-29의 폭탄창에서 공중 발사된 뒤 로켓 엔진으로 시험 고도까지 올라갔습니다.

1947년 10월 14일, 예거(Charles Yeager)가 고도 43,000 ft에서 마하 1.06에 이르렀습니다. NASA 자료는 그를 처음으로 초음속 비행을 한 사람으로, 스미스소니언 국립항공우주박물관은 X-1을 음속보다 빨리 난 첫 비행기로 기록합니다.

공군은 두 시간 뒤 비행과 자료를 일급 비밀로 정했습니다. 소식은 1947년 12월에야 새어 나갔고, 공군의 공식 확인은 1948년 3월에 나왔습니다.

음속을 넘을 수 있다는 것이 밝혀진 뒤에도 천음속 항력은 남은 숙제였습니다. 1951년 말, 미국 항공자문위원회(NACA) 랭글리 연구소의 휘트컴(Richard Whitcomb)은 천음속 풍동에서 후퇴익과 동체를 붙인 모형을 시험했습니다. 슐리렌(schlieren) 사진에 찍힌 충격파는 예상과 달랐고 더 컸습니다. 이 충격파의 손실이 천음속에서 항력을 급히 키우고 있었습니다.

휘트컴은 날개와 동체를 따로 보지 않기로 했습니다. 기수에서 꼬리까지 기체 전체의 단면적이 늘었다 줄어드는 모양을 되도록 매끄러운 곡선으로 맞춰야 한다고 본 것입니다. 이것이 면적 법칙(area rule)입니다.

날개가 붙는 자리에서 단면적이 갑자기 커지니, 가장 단순한 해법은 그 자리의 동체를 오목하게 들이는 것이었습니다. 당시 엔지니어들은 이 모양을 "콜라병" 모양이라 불렀습니다. 휘트컴은 이 업적으로 1954년 콜리어 트로피(Collier Trophy)를 받았습니다.

레이저와 맞닿는 점: 빛을 휘게 하는 공기

휘트컴이 충격파를 본 슐리렌 사진은 빛의 성질 하나에 기댑니다. 빛은 유체의 밀도가 바뀌는 곳을 지날 때마다 휩니다. 충격파는 압력·온도·밀도가 가파르게 바뀌는 얇은 영역이어서, 그곳을 지난 빛은 다른 빛과 다른 길로 꺾입니다.

풍동의 슐리렌 장치에서는 꺾인 빛이 칼날에 막혀, 밀도가 바뀌는 곳이 사진에 어두운 선으로 남습니다. 사진은 평면이지만 실제 충격파는 입체라서, 읽는 데는 경험이 필요합니다.

NASA는 이 기법을 하늘로 가져갔습니다. 미 공군 시험 조종사 학교의 T-38 두 대가 약 30 ft 떨어져 초음속으로 편대 비행할 때, 두 기체의 충격파가 서로 만나는 모습을 처음으로 공중에서 찍었습니다. 이런 충격파가 보통 땅에서 소닉붐으로 들립니다.

공기의 밀도 차이가 빛을 휘게 한다는 성질은 레이저 무기에서는 골칫거리가 됩니다. 온도가 고르지 않은 공기 덩어리가 섞이는 대기 난류(atmospheric turbulence)는 곳곳에서 빛을 조금씩 다르게 휘게 해 빔을 퍼뜨리고 흐립니다. 그 이야기는 대기 전파: 흡수, 산란, 난류, 열 블루밍 글에서 풀었습니다. 충격파 사진에서는 이 성질이 도구가 되고, 레이저 빔에서는 넘어야 할 한계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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