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2월 23일 수요일 밤, 뉴욕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그 주 들어 두 번째 심야 긴급 회의를 열고 있었습니다. 회의가 시작되고 한 시간쯤 지났을 때 모스크바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에서 "특별 군사 작전"을 시작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이 글은 그날을 가운데에 두고, 앞뒤의 큰 날짜를 유엔과 국제기구가 남긴 기록으로 짚어 봅니다.
이 전쟁은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이 글은 전선이 어디로 움직였는지, 어느 쪽 작전이 어땠는지는 쓰지 않습니다.
대신 유엔 총회의 표결, 국제 법정의 결정, 곡물 협정과 댐 같은 민간의 사건, 나토의 확대, 그리고 유엔 인권 감시단이 하나씩 확인한 민간인 피해처럼 공식 문서에 날짜가 박힌 일만 모았습니다.
2014년: 크림반도와 첫 유엔 표결
이 전쟁의 연표는 2022년보다 여덟 해 앞에서 시작합니다. 2013년 11월 우크라이나 정부는 유럽 통합을 넓히는 협정에 서명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이 결정을 계기로 긴장이 높아졌고, 2014년 1월 말 수도 키이우에서 격한 시위와 충돌이 이어진 끝에 의회가 빅토르 야누코비치 대통령을 해임했습니다.
같은 해 2월 크림반도에 러시아 군대와 장갑차가 배치되었습니다. 3월 16일에는 분리 주민 투표가 열렸고, 유엔 뉴스에 따르면 크림 당국은 투표자의 97% 가까이가 러시아 편입에 찬성했다고 발표했습니다. 뒤이어 푸틴 대통령은 크림을 러시아의 일부로 만드는 조약에 서명했습니다.
2014년 3월 27일 유엔 총회는 이 주민 투표가 "효력이 없다(has no validity)"고 밝히는 결의를 찬성 100, 반대 11, 기권 58로 채택했습니다. 결의는 모든 나라와 국제기구에 크림의 지위 변경을 인정하지 말라고 요청했습니다. 같은 달 유엔 우크라이나 인권 감시단(Human Rights Monitoring Mission in Ukraine, HRMMU)이 배치되었고, 이 감시단은 지금도 우크라이나의 인권 상황을 감시하고 공개 보고합니다.
2022년 2월 24일
그날 밤 안보리 회의를 열며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푸틴 대통령에게 군대를 멈추라고 호소했습니다. 발표 소식이 전해지고 회의가 끝난 뒤 그는 이날을 사무총장 재임 중 "가장 슬픈 순간"이라고 불렀습니다. 우크라이나 당국은 전국에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예비군 동원을 포함한 방위 조치를 발표했습니다.
사람들은 곧바로 집을 떠나기 시작했습니다. 유엔 인도 기구들은 노인과 어린아이를 데린 여성들이 떠나고 있다고 거의 바로 알렸습니다. 유엔난민기구(UNHCR)에 따르면 침공 뒤 48시간이 채 안 되어 5만 명 넘게 우크라이나를 떠났고, 이것은 유럽에서 가장 빠르게 커진 난민 위기의 시작이었습니다.
유엔 총회의 표결들
국제 평화와 안전을 지키는 책임은 안보리에 있습니다. 그런데 상임이사국인 러시아에는 거부권(veto)이 있습니다.
2022년 2월 말 안보리는 러시아의 거부권 때문에 행동하지 못했고, 사안은 193개 회원국이 모두 모이는 총회의 긴급 특별 회의(emergency special session)로 넘어갔습니다. 안보리가 총회 긴급 특별 회의를 소집한 것은 40년 만이었습니다.
3월 2일 총회는 러시아가 국제적으로 인정된 국경 안의 우크라이나 영토에서 모든 군대를 "즉시, 완전히, 조건 없이" 철수하라고 요구하는 결의를 채택했습니다. 찬성 141, 반대 5, 기권 35였고, 반대한 나라는 벨라루스, 북한, 에리트레아, 러시아, 시리아였습니다.
2022년 9월 말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네 지역에서 이른바 주민 투표를 연 뒤 병합을 선언했습니다. 안보리 결의안이 다시 러시아의 거부권에 막히자 총회가 10월 12일 이 문제를 다뤘습니다. 총회는 도네츠크, 헤르손, 루한스크, 자포리자 네 지역을 러시아가 "일시적으로 점령"한 곳으로 적고, 어떤 병합 주장도 인정하지 말라는 결의를 찬성 143, 반대 5, 기권 35로 채택했습니다.
전쟁 1년을 맞은 2023년 2월 말에도 총회는 즉시 휴전과 러시아군 철수를 요구하는 결의를 찬성 141, 반대 7, 기권 32로 통과시켰습니다. 2022~2023년 세 번의 표결에서 찬성은 141~143개국이었고, 기권도 매번 30개국이 넘었습니다.
법정으로 간 전쟁: ICJ와 ICC
이 전쟁은 성격이 다른 두 국제 법정에 올라갔습니다. 국제사법재판소(International Court of Justice, ICJ)의 사건은 우크라이나와 러시아라는 두 나라가 당사자입니다. 국제형사재판소(International Criminal Court, ICC)는 집단살해, 전쟁범죄, 반인도 범죄, 침략 범죄를 저지른 개인을 재판합니다.
우크라이나는 2022년 2월 26일 집단살해방지협약을 근거로 러시아를 ICJ에 제소했습니다. 러시아가 루한스크와 도네츠크에서 집단살해가 있었다고 거짓으로 주장하고, 그것을 막는다는 명분으로 군사 작전을 벌였다는 것이 우크라이나의 주장이었습니다. 3월 16일 ICJ는 13 대 2로 러시아가 "2월 24일 시작한 군사 작전을 즉시 중단해야 한다"는 잠정 조치(provisional measures)를 명령했습니다. 이 명령은 구속력이 있지만 법원에는 그것을 직접 집행할 수단이 없습니다.
본안 절차는 그 뒤로도 이어졌습니다. 2024년 2월 2일 판결에서 ICJ는 우크라이나의 청구 가운데 하나에 대해 관할권이 있고 심리할 수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33개국이 이 사건에 참가 선언을 냈습니다.
2023년 3월 17일에는 ICC 전심재판부 II가 푸틴 대통령과 마리야 르보바-벨로바 러시아 대통령실 아동권리 위원에게 체포 영장을 발부했습니다. 혐의는 우크라이나의 점령 지역에서 러시아로 아이들을 불법으로 추방하고 이송한 전쟁범죄입니다. 영장은 피해자와 증인을 보호하려고 비공개로 두었지만, 재판부는 범죄를 막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며 영장이 있다는 사실과 혐의를 공개하도록 했습니다.
곡물, 댐, 원자력 발전소
2022년 7월 22일 튀르키예 이스탄불에서 러시아, 우크라이나, 튀르키예, 유엔이 흑해 곡물 협정(Black Sea Grain Initiative)에 합의했습니다. 협정은 오데사, 초르노모르스크, 유즈니(피우데니) 세 항구에서 상업용 식량과 비료를 수출하도록 허용했고, 네 당사자의 대표가 이스탄불의 공동 조정 센터에서 이행을 지켜봤습니다.
러시아는 협정을 끝내기로 결정했고, 협정은 세 번째 기간이 끝난 2023년 7월 17일 연장되지 않았습니다. 유엔 뉴스는 그때까지 3천만 톤이 넘는 우크라이나 곡물이 이 길로 세계 시장에 나갔다고 전했고,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러시아의 결정을 깊이 유감스럽게 여긴다고 말했습니다.
2023년 6월 6일에는 우크라이나 남부 드니프로강의 카호우카 댐이 파괴되었습니다. 한밤중에 물이 밀려들어 집들이 잠겼고, 수천 명의 생명이 위험해졌으며, 깨끗한 물을 구하는 일이 큰 문제가 되었습니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는 서로 상대가 댐을 무너뜨렸다고 비난했습니다.
댐 가까운 곳에는 자포리자 원자력 발전소가 있습니다. 러시아군은 침공 직후 체르노빌 원전 터를 장악하고 자포리자 원전을 손에 넣었습니다.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은 직접 자포리자에 가서 국제 사찰관 몇 명을 남겨 상황을 지켜보게 했습니다. 댐이 무너진 날 IAEA는 원전 냉각에 "즉각적인 위협"은 없다고 밝혔습니다.
나토의 확대
전면 침공 뒤 북유럽의 두 나라가 나토에 가입했습니다. 나토 회원국들은 2022년 7월 5일 핀란드의 가입 의정서에 서명했고, 30개 회원국 의회가 모두 비준했습니다. 핀란드는 2023년 4월 4일 가입서를 기탁해 31번째 회원국이 되었습니다.
스웨덴은 2024년 3월 7일 미국 워싱턴에서 가입서를 기탁해 나토의 32번째 회원국이 되었습니다. 200년 넘게 이어 온 비동맹을 끝낸 가입이었습니다. 두 나라가 들어오면서 나토 회원국은 30개국에서 32개국이 되었습니다.
2025~2026년: 평화를 둘러싼 결의
전면 침공 3년이 되는 2025년 2월 24일, 총회에는 평화를 말하는 결의안이 둘 올라왔습니다. 우크라이나가 낸 안은 우크라이나의 영토 보전과 책임 규명을 담았고 찬성 93, 반대 18, 기권 65로 통과했습니다. 미국이 낸 짧은 안은 유럽연합의 수정안이 더해진 뒤 찬성 93, 반대 8, 기권 73으로 채택되었습니다. 미국은 우크라이나 안에 반대했고, 수정된 자기 안에는 기권했습니다.
같은 날 안보리는 미국의 원안을 고치지 않고 찬성 10, 반대 0, 기권 5로 채택했습니다. 이것이 결의 2774입니다. 전면 침공 뒤 안보리가 이 전쟁을 두고 결의를 낸 것은 처음이었고, 결의는 인명 손실을 애도하며 분쟁의 빠른 종식을 촉구했습니다.
2026년 2월, 전면 침공 4년을 맞아 총회는 "우크라이나의 지속적 평화 지지(Support for lasting peace in Ukraine)" 결의를 찬성 107, 반대 12, 기권 51로 채택했습니다. 결의는 즉시, 완전한, 조건 없는 휴전과 전쟁 포로 교환, 강제로 옮겨진 민간인과 아이들의 귀환을 요구했습니다.
민간인 피해 기록
유엔 인권 감시단은 매달 민간인 피해를 보고합니다. 감시단은 피해자와 가족, 목격자 면담, 사진과 영상, 법의학 기록, 의료 기관 자료를 서로 맞춰 본 뒤 "믿을 만한 합리적 근거(reasonable grounds to believe)"가 있는 경우만 숫자에 넣습니다. 그래서 이 숫자는 확인이 끝난 최소한의 기록입니다.
2026년 9월 보고에 따르면 2022년 2월 24일부터 2026년 9월까지 확인된 민간인 사망자는 17,605명, 부상자는 55,846명입니다. 2026년 9월 한 달에만 적어도 328명이 숨지고 2,105명이 다쳤는데, 전면 침공 뒤 9월 가운데 가장 많은 숫자였습니다. 그달 민간인 사상의 첫째 원인은 미사일과 드론 같은 장거리 무기로 전체의 53%였고, 둘째는 단거리 드론으로 23%였습니다.
감시단은 실제 피해가 이보다 상당히 클 가능성이 높다고 적습니다. 특히 2022년 초 오래 격전이 벌어진 마리우폴 같은 도시에서는 피해가 덜 세어졌을 것이라고 봅니다. 러시아 당국도 점령 지역과 러시아 안에서 사상자가 났다고 발표했지만, 감시단은 현장에 갈 수 없어 그 대부분을 검증할 수 없었다고 밝혔습니다. 숫자 하나하나가 이름과 가족이 있는 사람입니다.
이 연표를 읽는 법
같은 질문에도 자료마다 숫자가 다릅니다. 2025년 2월 안보리에서 로즈메리 디카를로 유엔 사무차장은 그때까지 적어도 12,654명의 민간인(어린이 673명 포함)이 숨졌다고 했습니다. 1년 뒤인 2026년 2월에는 "1만 5천 명 넘게" 숨졌다고 했습니다. 이 글의 도표는 2026년 9월 말 기준이므로, 숫자를 옮길 때는 언제까지의 숫자인지를 꼭 함께 적어야 합니다.
총회의 찬성 수는 "몇 나라가 같은 뜻을 공개 표결로 남겼는가"를 보여 줄 뿐, 전쟁의 흐름을 보여 주지는 않습니다. ICJ 명령처럼 구속력이 있어도 집행 수단이 없는 결정도 있습니다. 반대로 곡물 협정처럼 당사자가 직접 합의해 실제 배가 움직인 기록도 있습니다. 문서의 성격을 함께 보면 날짜 하나가 무엇을 뜻하는지 더 정확히 읽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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