움직이는 것을 맞히려면 그것이 지금 있는 곳이 아니라 앞으로 있을 곳으로 가야 합니다. 그런데 쫓는 쪽은 표적이 어디로 갈지 미리 알 수 없습니다. 표적이 방향을 바꾸면 미리 셈해 둔 만남의 점도 함께 움직입니다.
비례항법(proportional navigation, PN)은 이 물음에 대한 오래된 답 가운데 하나입니다. 만날 점을 셈하는 대신, 표적이 보이는 방향이 돌지 않게 하는 데 집중합니다. 이 글은 그 생각이 어디서 나오는지, 미사일이 무엇을 재야 하는지, 왜 오래 쓰였고 어디서 한계가 드러났는지를 따라갑니다.
방향이 그대로면 부딪힌다
바다의 항해 규칙에서 시작해 보겠습니다. 국제·내수 항해 규칙 제7조는 다가오는 배의 나침반 방위가 눈에 띄게 바뀌지 않으면 충돌 위험이 있다고 보라고 정합니다. 저 배가 계속 같은 방향에 보이는데 점점 커진다면, 두 배는 같은 점으로 가고 있다는 뜻입니다.
왜 그럴까요? 속도는 늘 무엇에 대한 속도인지 밝혀야 합니다. 동쪽으로 10 m/s로 가는 기차에 탄 사람이 동쪽으로 15 m/s로 달리는 옆 기차를 기준으로 삼으면, 그 사람은 서쪽으로 5 m/s로 움직이는 셈입니다.
상대 운동으로 보면, 상대가 보이는 방향이 그대로라는 것은 상대가 나를 향해 곧게 다가온다는 말과 같습니다.
배와 미사일은 이 규칙을 정반대로 씁니다. 배는 이런 상태를 알아채고 피하려 하고, 미사일은 이런 상태를 일부러 만들려 합니다.
규칙 자체에도 단서가 붙어 있습니다. 아주 큰 배나 예인 중인 배에 다가갈 때, 또는 가까운 거리에서는 방위가 눈에 띄게 바뀌어도 위험이 있을 수 있습니다. 크기가 있는 물체를 한 점처럼 다루면 놓치는 것이 생긴다는 뜻입니다.
시선과 시선 각속도
미사일에서 표적을 바라보는 선을 시선(line of sight, LOS)이라고 부릅니다. 미사일과 표적이 움직이면 이 선은 길이가 바뀌고 방향도 돕니다. 상대 속도는 이 두 성분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하나는 거리가 줄거나 느는 성분이고, 다른 하나는 시선이 회전하는 성분입니다.
거리가 줄어드는 빠르기를 접근 속도(closing velocity, Vc)라고 합니다. 다가가고 있다면 거리는 줄어들고, 접근 속도는 양수가 됩니다. 시선이 회전하는 빠르기는 시선 각속도(LOS rate)입니다. 1초에 얼마나 도는지, 곧 각도의 변화로 나타냅니다(아래 식에서는 라디안 단위로 셉니다).
앞의 항해 규칙을 이 말로 바꾸면 이렇습니다. 요격이 보장되는 조건은 셋이 함께 갖춰질 때입니다. 시선 각속도가 0이고, 미사일이 시선 방향으로 표적만큼 이상 가속할 수 있고, 거리가 처음부터 줄어들고 있어야 합니다. 셋 가운데 첫째가 항해 규칙의 "방위가 그대로"에 해당합니다.
종말 유도를 분석할 때는 미사일이 이런 충돌 침로(collision course)에 있거나 그에 가깝다고 흔히 가정합니다. 실제로는 대개 그렇지 않습니다. 특히 교전 초반에는 표적 위치가 꽤 불확실하고, 표적이 앞으로 어떻게 움직일지도 미리 알 수 없습니다. 그래서 날아가는 동안 계속 바로잡는 규칙이 필요합니다.
비례항법의 규칙
비례항법은 그 바로잡는 규칙입니다. 유도 미사일과 표적 사이의 시선 각속도에 비례하는 유도 명령을 냅니다. 시선이 돌기 시작하면, 그 회전을 없애는 쪽으로 미사일을 틉니다. 시선이 빨리 돌수록 더 세게 틉니다.
평면에서 움직이는 경우, 그 규칙은 한 줄로 쓸 수 있습니다. a는 명령 가속도, N은 항법비(navigation ratio)라는 상수, Vc는 접근 속도, λ̇는 시선 각속도입니다. 도표에서는 λ̇를 dλ/dt로 적었습니다.
a = N × Vc × λ̇
이 명령 가속은 시선에 직각인 쪽을 향합니다. 식을 그대로 읽으면, 같은 시선 회전이라도 빨리 다가갈수록 더 크게 방향을 틀라는 명령이 나옵니다. 항법비는 아무 값이나 되지 않습니다. 단순화한 이론에서도 항법비가 2 이하이면 유도가 불안정해집니다.
이 식에는 큰 가정이 하나 숨어 있습니다. 미사일이 명령에 곧바로, 완벽하게 따른다는 가정입니다. 실제 가속은 날개 같은 공기역학 조종면을 꺾거나 조종용 추력기를 써서, 또는 둘을 함께 써서 만듭니다. 그 사이에는 시간이 걸리므로 실제 미사일은 식만큼 이상적으로 움직이지 않습니다.
비례항법에는 변형도 있습니다. 위의 꼴은 "참 비례항법(true PN)"이라고 부르고, "순수 비례항법(pure proportional navigation, PPN)"은 가속을 시선이 아니라 미사일의 속도 방향에 직각으로 명령합니다. 규칙은 짧지만 그 결과를 푸는 일은 쉽지 않습니다. 운동 방정식이 강하게 비선형이라서, 식으로 깔끔하게 풀어낸 결과는 제한적입니다.
미사일은 시선 각속도를 어떻게 아나
식에 필요한 값은 둘입니다. 접근 속도와 시선 각속도입니다. 둘을 어떻게 얻는지는 미사일이 어떤 센서로 표적을 보고, 그 센서를 몸체에 어떻게 붙였는지에 따라 달라집니다.
접근 속도부터 보겠습니다. 미사일이 전파를 쏘거나 다른 곳에서 비춘 전파를 받는 방식이라면, 표적에서 돌아온 신호의 도플러 효과(Doppler shift)로 접근 속도를 잘 추정할 수 있습니다. 다른 방식에서는 거리나 접근 속도를 바깥에서 주기적으로 미사일에 올려 보내기도 합니다.
시선 각속도는 탐색기에서 나옵니다. 어떤 탐색기는 김발(gimbal) 위에 얹혀 몸체의 흔들림에서 떨어져 있고, 볼 수 있는 범위도 넓습니다. 넓은 범위가 필요 없거나 적외선 초점면 배열을 쓰는 탐색기는 몸체에 바로 붙이기도 하는데, 이것을 스트랩다운(strapdown)이라고 부릅니다. 탐색기의 짜임은 미사일 탐색기: 무기 앞부분의 "눈"에 더 자세히 나옵니다.
센서가 보내는 자료에는 잡음이 섞여 있습니다. 그래서 유도 필터가 날 자료를 받아 유도 법칙이 쓸 신호를 추정하고 거릅니다. 유도 법칙이 가속 명령을 정하면, 자동조종장치(autopilot)가 그 가속을 내는 데 필요한 날개·추력 명령을 냅니다.
관성항법장치(inertial navigation system, INS)는 미사일 자신의 위치·속도·자세 같은 움직임을 알려 줍니다. 미사일이 움직이면 미사일과 표적의 위치 관계가 바뀌고, 탐색기는 다시 잽니다.
이 고리가 호밍 유도(homing guidance)의 뼈대입니다. 유도·항법·제어 체계는 되먹임 원리로 돌아갑니다. 비례항법은 그 고리 한가운데에서 "얼마나 틀지"를 정하는 한 칸입니다.
오래 쓰인 까닭과 한계
비례항법은 가장 오래되고 가장 자주 쓰이는 유도 법칙 가운데 하나입니다. 많은 유도 미사일이 마지막 호밍 단계에서 어떤 형태로든 이것을 씁니다. 공대지·공대공·지대공 미사일에 쓰이고, 우주에서 두 비행체가 만나는 랑데부 같은 일에도 쓰입니다.
오래 쓰인 까닭으로는 단순함이 꼽힙니다. 기본 꼴의 비례항법은 더 정교한 방식보다 표적의 움직임에 대한 정보를 적게 요구하고, 그만큼 미사일에 실을 센서의 부담이 줄어듭니다. 2010년 무렵까지 50년 동안 믿을 만하고 튼튼하다는 것도 드러났습니다.
1970년대 중반에는 한계도 드러났습니다. 2010년 APL 기술지 특집의 객원 편집자 글에 따르면, 비례항법은 1970년대와 그 뒤까지 선택받는 유도 법칙이었습니다. 그러나 그 무렵에는 기동성이 큰 항공기, 초음속 순항미사일 같은 새 위협이 비례항법 유도 무기의 효과를 떨어뜨릴 수 있다는 것이 분명해졌습니다. 이 깨달음과 컴퓨터 소형화·계산 능력의 발전이 함께 새 유도 기법을 낳았고, 그 중심은 선형-이차 최적화 방법이었습니다.
그렇다고 비례항법이 밀려난 것은 아닙니다. 같은 글은 2010년에도 많은 유도 미사일이 비례항법이나 가까운 변형을 쓴다고 적었습니다. 이 규칙 뒤의 두 가정, 곧 미사일이 곧바로 반응한다는 것과 필요한 값을 잡음 없이 안다는 것은 현실에서 맞지 않습니다. 그 틈이 설계의 어려움이 생기는 곳입니다.
레이저와 맞닿는 점: 시선을 붙드는 일
비례항법에서 가장 중요한 값은 시선이 얼마나 빨리 도는지입니다. 그 값을 재려면 탐색기가 몸체가 움직이는 동안에도 표적을 향한 방향을 놓치지 않아야 합니다. 센서를 몸체의 움직임에서 떼어 놓는 김발이 그 일을 돕습니다.
레이저 무기도 비슷한 숙제를 안고 있습니다. 빔을 표적의 한 점에 붙들어 두려면 표적을 향한 방향을 계속 재고 바로잡아야 합니다. 그 이야기는 김발과 조준·추적: 빔을 한 점에 붙들어 두는 일에 이어집니다.
다음에 읽을 글
- 미사일 탐색기: 무기 앞부분의 "눈": 시선 각속도를 재는 탐색기가 무엇으로 이루어지는지 봅니다.
- 공대공 미사일: 미사일의 눈은 무엇을 볼까: 비례항법을 쓰는 미사일 무리 가운데 하나를 봅니다.
- 김발과 조준·추적: 빔을 한 점에 붙들어 두는 일: 레이저 무기가 방향을 붙드는 방법을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