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리콥터 한 대가 숲 위를 천천히 지나갑니다. 위에서 내려다보면 보이는 것은 나뭇잎뿐입니다. 그런데 나중에 자료를 풀어 보면, 나무를 걷어 낸 듯한 땅의 높낮이가 수많은 점으로 찍혀 나옵니다.

이 점들을 찍는 장비가 라이다(lidar)입니다. 군은 이 기술로 넓은 땅의 3차원 지도를 만들고, 잎과 위장 아래를 들여다보고, 바다 밑과 수면 가까운 물속을 재려고 해 왔습니다. 라이다가 무엇을 재는지, 공개된 군 연구와 기관의 사례가 어떻게 이어졌는지, 그리고 어디서 막히는지를 차례로 살펴보겠습니다.

레이다의 빛 버전

라이다(light detection and ranging)는 펄스 레이저 빛으로 거리를 재는 원격 탐사 방법입니다. LiDAR로 쓰기도 하고, 군 연구 자료에서는 LADAR나 ladar라는 이름이 자주 보입니다. 하는 일은 레이다와 닮았지만 전파 대신 레이저 빛의 짧은 펄스를 씁니다.

라이다는 스스로 빛을 내보내고 그 반사를 받습니다. 햇빛에 기대어 찍는 사진기와 달리 능동 센서라서 밤에도 잴 수 있고, 밤에는 공기가 대개 더 맑고 하늘에 비행기도 적습니다. 미 해양대기청(NOAA)의 안내서 『Lidar 101』에는 실제로 라이다 자료의 대부분을 밤에 모은다고 적혀 있습니다.

거리를 재는 바탕은 빛이 갔다 오는 시간입니다. 왕복 시간과 펄스 폭이 거리를 어떻게 정하는지는 레이저로 재기: 거리 측정과 라이다의 기초에서 자세히 풀었습니다. 여기서는 그렇게 얻은 거리 하나하나가 어떻게 지도가 되는지부터 봅니다.

점 구름이 지도가 되기까지

라이다가 처음 얻는 것은 거리 하나입니다. 이 거리가 땅 위의 한 점이 되려면 두 가지가 더 붙어야 합니다. 펄스를 어느 각도로 쏘았는지, 그리고 그 순간 센서가 어디에 있었는지입니다.

비행기에서는 위치를 GPS가, 기울기와 방향을 관성 측정 장치(inertial measurement unit, IMU)가 알려 줍니다. 시간 차와 각도와 센서 위치가 모이면 점마다 위도·경도·높이가 생깁니다. 이런 점이 수없이 모인 것을 점 구름(point cloud)이라고 부릅니다.

깜깜한 방에서 긴 막대로 여기저기 짚어 보며 방의 모양을 알아내는 일과 비슷합니다. 실제로는 막대 대신 빛이 가고, 짚는 횟수가 비교할 수 없이 많으며, 짚을 때마다 내 자리와 막대의 방향을 함께 적는다는 점이 다릅니다. 점 구름에서 땅 높낮이를 담은 수치 표고 모델, 나무 높이 모델, 건물 모델, 등고선을 뽑아내야 비로소 쓸 수 있는 지도가 됩니다.

이 방식이 처음부터 하늘에서 쓰인 것은 아닙니다. 라이다는 처음에 대기 속 입자를 재는 데 쓰였고, 1980년대에 GPS가 나오면서 움직이는 센서, 곧 비행 라이다로 쓰임이 넓어졌습니다. 1990년대 초에는 IMU가 나아지면서 10 cm 단위의 정확도를 내기 시작했습니다.

나뭇잎 사이로 땅 보기

라이다도 나뭇잎을 뚫지는 못합니다. 그런데도 숲 아래 땅을 그릴 수 있는 것은 점의 수 덕분입니다. 쏜 펄스 가운데 일부만 잎 사이 틈으로 땅에 닿아도, 숲을 덮을 만큼의 땅 점은 대개 모입니다.

NOAA 안내서의 어림 규칙은 단순합니다. 나무 아래에서 올려다보아 하늘이 보이면 그 자리는 라이다로 잴 수 있습니다. 반대로 열대 우림처럼 빈틈이 거의 없는 숲에서는 점이 거의 다 나무 꼭대기와 중간 잎에 맺혀 땅 점이 적습니다.

왼쪽은 듬성한 숲, 오른쪽은 빽빽한 숲 위에서 레이저 펄스가 아래로 내려가는 도표. 왼쪽에서는 일부 펄스가 잎 사이 틈으로 땅에 닿아 땅 점이 찍히고, 오른쪽에서는 펄스가 거의 다 나무 꼭대기와 중간 잎에서 돌아와 땅 점이 적다. 아래에 하늘이 보이면 잴 수 있다는 어림 규칙이 적혀 있다
라이다는 잎을 뚫는 것이 아니라 잎 사이 틈으로 땅을 봅니다. 틈이 없으면 땅 점도 적습니다 (도표, 펄스 수와 모양은 예시)(도표)

군 연구에서 이 성질은 레이다와 나란히 놓였습니다. 지상 차량은 비행기나 위성의 마이크로파 레이다로 찾고 그릴 수 있지만, 위장망과 나무 잎이 레이다의 성능을 떨어뜨릴 수 있습니다. 파장(wavelength)이 긴 마이크로파로 잎을 뚫을 수는 있어도 대개 영상의 해상도를 잃습니다. MIT 링컨 연구소가 2005년 Lincoln Laboratory Journal에 실은 DARPA Jigsaw 사업 논문은 이 문제에서 출발합니다.

Jigsaw의 공개 목표는 위장이나 잎 아래 숨은 군 지상 차량을 하늘에서 3차원으로 그려 알아보는 고해상도 영상 라이다를 만드는 것이었습니다. 링컨 연구소의 시험 센서는 UH-1 헬리콥터에 실렸고, 밤낮으로 작동하며 짧은 레이저 펄스로 3차원 영상을 만들었습니다. 이 기술은 로봇의 시각, 자율 주행 차량의 항법, 제조 품질 관리, 지형 측량에도 쓸 수 있다고 소개됐습니다.

넓은 땅을 한 번에: 연구용 시험기와 재난 지도

링컨 연구소는 1970년대부터 고해상도 라이다 센서와 기술을 개발해 왔습니다. 작은 고체 마이크로칩 레이저와 효율 높은 가이거 모드 애벌랜치 광다이오드(APD) 배열이 센서를 작고 튼튼하게 만들었습니다. 그 결과물 가운데 하나가 비행 라이다 시험기 ALIRT(Airborne Ladar Imaging Research Testbed)입니다.

ALIRT는 펄스 하나로 점 하나가 아니라 장면 한 조각을 잽니다. 짧은 레이저 펄스가 땅의 넓은 자리를 한꺼번에 비추면, 흩어져 돌아온 빛의 일부가 수신기로 들어와 장면의 다른 부분이 검출기 배열의 다른 화소에 맺힙니다. 화소마다 빛이 돌아온 시각을 따로 재므로, 카메라 같은 밝기 사진 대신 거리 사진 한 장이 나옵니다.

이 거리 사진을 지도 위에 놓으려면 앞에서 본 위치와 자세 정보가 있어야 합니다. ALIRT에서는 GPS/IMU가 수신기의 위치와 방향을 주고, 스캔 거울이 망원경의 시야를 넓은 장면 위로 빠르게 옮깁니다. 연구소는 이 시험기가 군과 민간 모두에 쓰임이 많다고 소개했습니다.

ALIRT의 주요 쓰임이 시연된 곳은 2010년 1월 아이티 지진 뒤의 지원 작전이었습니다. 연구소 기술 노트에는 30일 동안 49번 비행해 지진 피해를 입은 수도 포르토프랭스 대부분의 표면 모델을 만들었다고 적혀 있습니다. 이 지도는 헬리콥터 착륙장 찾기, 도로와 다리의 통행 판단, 난민 캠프의 변화를 보고 식량과 물을 나누는 일, 범람원 분석으로 임시 주거지를 고르는 일에 쓰였습니다. 대응을 이끈 군 기관은 미 남부사령부(USSOUTHCOM)였습니다.

2011년 R&D 100 상 발표에는 ALIRT가 2010년 10월부터 아프가니스탄에 배치돼 150번이 넘는 비행에서 영상 자료를 모았다는 기록도 있습니다. 쓰임으로는 잎이나 위장에 가린 물체 찾기, 지형의 변화 보기, 나라 크기의 기준 지도 만들기가 함께 소개됐습니다.

가로 연표 도표. 라이다는 처음 대기 속 입자를 재는 데 쓰였고, 1970년대 MIT 링컨 연구소의 라이다 개발 시작, 1980년대 GPS로 비행 라이다가 넓어짐, 1990년대 초 IMU가 나아져 10 cm 단위 정확도, 2005년 숲 아래를 보는 DARPA Jigsaw 논문과 UH-1 헬리콥터 시험 센서, 2010년 1월 ALIRT의 아이티 지진 지도, 2010년 10월부터 아프가니스탄 배치가 차례로 적혀 있다
공개 자료로 본 라이다와 군용 라이다의 주요 시기. NOAA와 MIT 링컨 연구소 자료에 적힌 것만 옮겼습니다 (도표)(도표)

바다로 간 라이다

땅을 재는 지형 라이다는 보통 근적외선 레이저를 씁니다. 이 빛은 파장 때문에 수면을 뚫지 못합니다. 바다 밑을 재는 수심 라이다는 물을 지나는 초록 빛을 써서 바다와 강바닥의 높이까지 잽니다. NOAA 안내서에 따르면 수심 라이다는 비행 라이다의 첫 쓰임 가운데 하나였습니다.

비행기에서 두 빛이 내려가는 도표. 근적외선 빛은 땅에서 반사되지만 바다에서는 수면에서 멈춘다. 초록 빛은 수면을 지나 맑은 물에서는 바닥까지 닿고, 오른쪽의 탁한 물과 부서지는 파도 구간에서는 금방 흐려져 바닥에 닿지 못한다
지형 라이다의 근적외선은 수면에서 멈추고, 수심 라이다의 초록 빛은 맑은 물에서 바닥까지 갑니다. 탁한 물과 파도 앞에서는 둘 다 어렵습니다 (도표, 깊이는 예시)(도표)

이 일을 군과 민간 기관이 함께 맡는 곳이 있습니다. 공동 비행 수심 라이다 기술 센터(JALBTCX)는 미 육군 공병단(USACE), 미 해군 기상해양사령부, NOAA의 해안 지도와 해도 작성을 돕는 수심 라이다의 운영과 연구개발을 맡습니다. 직원도 NOAA 국립측지국, 해군 해양국, 그리고 공병단의 모빌 지구와 공병 연구개발 센터(ERDC)에서 모였습니다.

라이다는 수면 가까운 물속의 위험물을 찾는 데도 쓰입니다. AN/AES-1 공중 레이저 기뢰 탐지 체계(ALMDS)는 MH-60S 헬리콥터에 실려, 떠 있거나 수면 가까이 매어 둔 기뢰를 찾고 가려내 위치를 정하는 것을 임무로 합니다. 제조사 노스럽 그러먼의 설명으로는 바깥에 단 장비 꾸러미 안의 펄스 레이저와 스트리크관(streak tube) 수신기가 수면 가까운 물을 영상으로 그리고, 물속으로 장비를 끌지 않고 밤낮으로 쓸 수 있습니다. 연안 전투함(LCS)의 기뢰 대항 임무 묶음에도 들어갑니다.

구름과 탁한 물 앞에서

라이다는 하늘이 맑아야 합니다. NOAA 안내서는 레이다와 달리 라이다가 구름, 비, 짙은 연무를 뚫지 못해서 날씨가 좋을 때 날아야 한다고 적었습니다. 구름 너머를 보는 일은 전파를 쓰는 레이다의 몫으로 남습니다. 빛이 공기 속에서 왜 약해지고 흩어지는지는 대기 전파: 흡수, 산란, 난류, 열 블루밍에서 따로 다룹니다.

물도 맑아야 합니다. 수심 라이다는 비교적 맑은 물에서 바닥 높이를 잴 수 있지만, 아주 탁한 물이나 부서지는 파도가 있는 곳에서는 빛이 들어가는 깊이가 몇 피트 이하로 줄어듭니다. 파도가 세고 물이 탁한 곳에서는 자료에 큰 빈틈이 자주 생깁니다.

숲에도 틈이 있어야 합니다. 앞에서 본 것처럼 빽빽한 숲에서는 땅 점이 적습니다. 라이다는 무엇이든 꿰뚫어 보는 눈이 아니라, 빛이 오갈 길이 있는 곳을 아주 촘촘하게 재는 자에 가깝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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