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투기 한 대를 살 돈으로 무엇을 더 할 수 있을까요? 미 공군이 내놓은 답 가운데 하나는 조종사 없이 전투기 곁을 나는 큰 무인기입니다. 이름은 협동 전투기(Collaborative Combat Aircraft, CCA)입니다.
이 글은 CCA가 왜 나왔는지, 사업이 어떤 단계를 거쳐 어디까지 왔는지, 뉴스에 나오는 여러 숫자가 무엇을 뜻하는지를 따라갑니다. 근거는 미 의회조사국(CRS) 자료와 미 공군 발표입니다.
사람이 탄 항공기와 무인기를 한 팀으로 묶는 유무인 복합(manned-unmanned teaming, MUM-T)이라는 생각 전체는 유무인 복합체계 글에 있습니다. 여기서는 CCA 사업 하나를 깊게 봅니다.
왜 전투기 곁에 무인기를 두려 하나
군용기는 대체로 개발하고, 사고, 굴리는 데 모두 돈이 많이 듭니다. 1990년대 이후 미 공군의 기체 수는 줄었고, 그런 비용이 까닭의 일부로 꼽힙니다. 비싼 비행기를 점점 적게 갖게 된 셈입니다.
CCA는 이 흐름을 바꿔 보려는 시도입니다. 공군 관계자들은 CCA 값이 유인 전투기의 3분의 1 정도일 수 있다고 추정했습니다. 훈련을 가상으로 하면 기체가 덜 날아 정비·유지 비용이 낮아질 수 있고, 그렇게 아낀 돈으로 유인 전투기보다 많은 수를 살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셋 다 추정이나 가능성을 말하는 문장이라는 점은 기억해 둘 만합니다.
작전 환경도 까닭입니다. CRS는 장거리 미사일과 정교한 방공 체계 같은 중국의 반접근·지역거부(A2/AD) 능력이 미 공군의 공중 우세 확보에 도전이 됐다고 봅니다. 공군은 크고 한데 모인 기지 대신 흩어진 여러 곳의 망에서 작전하는 신속 전투 전개(agile combat employment, ACE)라는 개념도 추진하고 있습니다. 흩어진 곳에 둔 CCA는 전투기 전력에 센서나 장거리 무기를 더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CCA는 무엇을 맡을 수 있나
공군 설명으로 CCA는 제트 엔진을 단 큰 무인기입니다. 맡을 수 있는 임무로는 공대공 전투, 공대지 전투, 전자전, 표적 지정, 정보·감시·정찰이 꼽힙니다. 원문의 표현은 이런 임무를 위해 "갖출 수 있다"입니다. 한 기체가 이 모두를 한꺼번에 한다는 뜻으로 읽으면 안 됩니다.
더 중요한 것은 사람과의 관계입니다. CCA의 AI 소프트웨어는 조종사와 협력하고 조종사의 지시를 받도록 계획돼 있습니다. 2025년 공군이 의회에 낸 전술 전투기 전력 구조 보고서에서도 CCA는 유인기를 대신하는 기체가 아니라 보강하는 기체입니다. CCA는 어느 정도 자율(autonomy)을 갖되, 운용에는 사람이 관여하도록 돼 있습니다.
편대장 곁에 새 팀원이 붙는 모습을 떠올리면 그림이 잡힙니다. 실제로는 다릅니다. 이 팀원은 소프트웨어로 움직이는 기체이고, 무엇을 얼마나 스스로 판단하게 할지는 아직 의회와 군이 따지고 있는 물음입니다.
CCA 혼자 가는 사업도 아닙니다. CCA는 공군의 차세대 공중 우세(Next-Generation Air Dominance, NGAD) 체계군 사업에 들어 있고, 이 사업에는 앞으로의 유인 전투기, 센서, 무기 등이 함께 들어갈 수 있습니다. 여러 무기가 한 몸처럼 맞물려야 하는 체계의 체계(system of systems)의 한 조각인 셈입니다.
다섯 곳에서 둘로: 1단계의 흐름
CCA가 갑자기 생긴 것은 아닙니다. 지난 10년 동안 공군, 국방고등연구계획국(DARPA), 공군연구소(AFRL)가 자율성과 소프트웨어, 모듈식으로 개량할 수 있는 플랫폼을 여러 차례 개발하고 시험했습니다.
2024년 공군은 Anduril, Boeing, General Atomics Aeronautical Systems(GA-ASI), Lockheed Martin, Northrop Grumman 다섯 곳에 첫 설계·제작 계약을 줬습니다. 같은 해 뒤에 이 가운데 Anduril과 GA-ASI 두 곳이 1단계(Increment 1)의 양산 대표 시험기를 만드는 계약을 따냈습니다. 당시 공군은 1단계로 5년 동안 100대 넘게 주문할 계획이었습니다.
2025년 3월에는 두 시제기가 이름을 받았습니다. GA-ASI의 기체는 YFQ-42A, Anduril의 기체는 YFQ-44A입니다. Y는 시제기라는 뜻이고 양산에 들어가면 뺍니다. F는 전투기, Q는 무인 항공기, 42와 44는 설계 번호, A는 첫 형입니다.
당시 공군 참모총장 앨빈(David W. Allvin) 대장은 두 해도 안 된 전에는 종이 위에만 있던 기체가 그해 여름 날 준비가 된다고 말했습니다. 공군 역사에서 처음 갖는 전투기 기호라며, 상징일 수도 있다는 말도 덧붙였습니다.
실제 첫 비행은 그해 하반기에 있었습니다. YFQ-42A가 8월 27일에 처음 날았고, 10월에는 Anduril이 반자율로 설계한 YFQ-44A의 첫 비행을 발표했습니다. 두 기체는 캘리포니아에서 개발 시험을, 네바다주 넬리스 공군기지의 실험 운용 부대(Experimental Operations Unit, EOU)에서 운용 평가를 받았습니다. 2025년 5월에는 캘리포니아주 빌(Beale) 공군기지가 CCA 항공기 준비 부대의 우선 후보지로 발표됐습니다.
2026년 6월에는 한 걸음 더 나갔습니다. 공군은 1단계로 General Atomics의 FQ-42와 Anduril의 FQ-44에 체계 개발·생산 계약을 줬습니다. 이름에서 시제기를 뜻하는 Y가 빠졌습니다. 공군은 이 계약을 계획보다 넉 달 앞서 줬다고 밝혔습니다.
2단계(Increment 2)는 아직 앞 단계입니다. CRS가 옮긴 보도에 따르면 공군은 2단계의 예비 작업을 시작했고, 1단계에 뽑히지 않은 곳을 포함해 20곳 넘는 업체와 일할 계획입니다. 2026 회계연도 초에 여러 곳, 어쩌면 외국 업체에도 2단계 계약을 줄 수 있다는 한 공군 관계자의 말도 보도로 전해졌습니다.
기체와 소프트웨어를 따로 산다
스마트폰을 사면 앱은 따로 깔고, 새 판이 나오면 바꿉니다. CCA 사업은 기체와, 그 기체가 임무를 하게 하는 임무 자율 소프트웨어를 비슷하게 떼어 놓았습니다. 공군은 이것을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떼어 놓는다(decoupling)고 부르고, 임무 자율을 "따로 파는 소프트웨어"로 다룹니다. 다만 앱 가게처럼 누구나 올리는 것은 아니고, 공군이 고른 업체끼리 계약 안에서 경쟁합니다.
2026년 6월 공군은 Anduril, General Atomics, Lockheed Martin, Northrop Grumman, RTX Collins Aerospace, Shield AI 여섯 곳의 계약 풀에 임무 자율 생산 계약을 줬습니다. 기본 계약은 6년짜리입니다. 그 가운데 Anduril, RTX Collins Aerospace, Shield AI 세 곳은 6개월짜리 경쟁 단계 두 번 가운데 첫 번째를 맡았습니다. 이 경쟁 끝에 1단계의 임무 자율 주 공급자를 고르며, 선정은 2027년 여름까지로 잡혀 있습니다.
여러 업체의 소프트웨어를 같은 기체에 얹으려면 공통의 틀이 있어야 합니다. 그 틀이 정부가 가진 자율 정부 기준 구조(Autonomy Government Reference Architecture, A-GRA)입니다. 모든 업체가 이 구조를 계속 따라야 하고, 그래서 어느 업체의 소프트웨어든 쉽게 통합하고 갱신하며 다른 기체로 옮길 수 있게 됩니다.
값을 치르는 방식도 새롭습니다. 운용자의 의견과 전투 성과가 공군이 임무 자율에 치르는 값을 정합니다. 업체가 요구와 의견에 맞는 능력을 낼 때만 사용료 전액이 나갑니다.
돈과 의회의 물음
2025 회계연도에는 두 갈래 돈이 들어갔습니다. 연속 세출법으로 CCA 연구·개발·시험·평가(RDT&E)에 재량 예산 7억 1,170만 달러가 나갔고, 2025 회계연도 조정법이 의무 예산 6억 7,800만 달러를 따로 줬습니다. 그 사이 상원 세출위원회는 CCA 예산을 NGAD 예산 항목에서 떼어 따로 두자고 권고했습니다.
2026 회계연도에 공군은 재량 예산 1억 2,640만 달러를 요청했습니다. 연구개발 1억 1,140만 달러와 조달 1,500만 달러입니다. 의무 예산까지 합쳐 공군이 잡은 2026 회계연도 CCA 예산은 8억 440만 달러입니다. 요청은 요청일 뿐이어서, 의회는 이것을 승인·거부·수정하거나 처리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의회는 돈만 보지 않습니다. 하원 군사위원회는 계획한 임무 묶음과 그에 따른 비용·일정, CCA 운용자를 위한 사람-기계 접점, 시제기를 전면 생산으로 키울 능력을 보고하라고 했습니다. 상원 군사위원회는 F-35와 주 방위군·예비군을 CCA 운용 구조에 넣는 계획, 그리고 EOU가 다른 시험과 겹치지 않는지를 물었습니다.
더 큰 물음도 남아 있습니다. 자율성에 더 기대는 것의 위험과 이점, 많은 수를 조달·시험·제조·운용할 계획이 충분한지, 큰 무인기 수백 대를 보관하고 옮기는 일입니다. 첫 물음은 AI 소프트웨어가 발전하면 앞으로의 CCA가 사람 운용자보다 빠르게 전장 변화에 대응할 수도 있다는 CRS의 전망과 함께 나옵니다. 사람의 판단을 어디에 둘지는 자율무기와 인간 통제에서 이어 볼 수 있습니다.
1,000대, 150대, 100대: 숫자 읽기
CCA 기사에는 숫자가 자주 나옵니다. 그런데 같은 "몇 대"라도 성격이 서로 다릅니다.
- 약 1,000대: 2023년 한 공군 관계자가 말한 "개념상의 계획(notional plans)"입니다. 첨단 유인 전투기 약 500대에 CCA를 두 대씩 짝짓는다는 가정에서 나왔습니다. 2026년 6월 발표에서도 공군은 실전용 CCA 약 1,000대를 배치할 뜻을 밝혔지만, 기한은 적지 않았습니다.
- 150대 넘게: 2026년 6월 공군 장관 밍크(Troy Meink)가 말한 수입니다. 2020년대 말까지 실전용 CCA를 150대 넘게 산다는 길입니다.
- 100대 넘게: 1단계 기체를 5년 동안 100대 넘게 주문하려던 공군의 계획입니다. CRS 자료에는 "계획했다"는 지난 일로 적혀 있습니다.
세 숫자는 서로 틀린 것이 아닙니다. 말한 때와 말한 사람, 걸린 기한이 다를 뿐입니다. 구상과 계획과 뜻은 계약과 같지 않으니, "CCA 1,000대"라는 제목을 보면 누가 언제 어떤 조건으로 한 말인지부터 찾아보는 편이 좋습니다.
레이저 무기 뉴스도 다르지 않습니다. "kW급"이나 "사거리" 같은 말도 시험에서 낸 값인지 앞으로의 목표인지 가려 읽어야 뜻이 잡힙니다. 그 읽는 법은 레이저 무기 기사 읽는 법에 정리돼 있습니다.
다음에 읽을 글
- 유무인 복합체계: 조종사의 동료가 드론이라면: 헬기와 무인기의 짝부터 호주의 계획까지, 사람과 무인기를 한 팀으로 묶는 생각 전체를 봅니다.
- 자율무기와 인간 통제: AI는 어디까지 판단할까: 자율성에 더 기댈 때 사람의 판단이 어디에 남는지 봅니다.
- 레이저 무기 기사 읽는 법: 뉴스 속 숫자와 표현을 가려 읽는 법을 레이저 무기로 연습합니다.
- 여러 무기체계는 어떻게 함께 움직이나: 체계의 체계: CCA 같은 기체가 더 큰 체계 안에서 맞물리는 방식을 봅니다.